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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13화

Author: 고능비
“받을게요.”

우빈은 아빠의 전화를 받기로 했다.

하예정은 휴대폰을 건네며 우빈이가 직접 받게 했다. 그녀는 주형인과 말을 안 할 수 있다면 최대한 피하려 했다.

“아빠.”

우빈이가 전화를 받지 주형인은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우빈아, 아직 안 잤어?”

“잠자면 아빠 전화 못 받잖아요. 아빠, 퇴근하셨어요? 아빠 쪽에 시끄러운 소리가 나요.”

주형인이 답했다.

“아직 퇴근 안 했어. 하지만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퇴근할 수 있지. 너의 이모는?”

“계세요. 이모랑 얘기하실 거예요?”

“우빈아, 며칠 동안 우리 집에 와서 지내면 안 될까? 방학이잖아. 할아버지와 할머니도 네가 보고 싶대.”

주형인은 전화로 하예정과 상의해 우빈을 그의 집으로 데려가 며칠 묵게 할 생각이다. 방학이기도 했고 주경진 부부가 손자를 그리워했기 때문이다.

주서인이 임정한을 주경진 부부의 집으로 보냈는데 혼자라 심심해하자 사촌끼리 친해질 겸 우빈을 데려와 임정한과 놀게 하려 했다.

특히 두 아이가 친해지면 나중에 우빈이가 크게 성공했을 때 임정한도 도와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우빈은 바로 거절했다.

“아빠, 저도 아빠랑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보고 싶지만 내일부터 먼 곳에 가기로 했어요. 갈 수 없어요. 용정이랑 약속했거든요. 내일부터 용정이 집에 놀러 갔다가 엄마가 돌아오실 때까지 기다릴 거예요. 그럼 곧 설이잖아요. 설날이 되면 그때 아빠랑 밥을 먹으러 갈 수 있어요.”

우빈은 주씨 집안에서 지내고 싶지 않았다. 주형인의 친척들과는 애초에 친하지도 않았을뿐더러 자라면서 주씨 집안 사람들을 점점 더 멀리하게 되었다.

“그렇구나. 알았어. 즐겁게 놀고 이모 말 잘 들어야 해.”

주형인은 우빈을 억지로 데려오려 하지 않았다. 사실 그의 부모님과 누나가 임정한이 우빈이와 친해지길 바라는 마음이 주형인에게는 불쾌함으로 다가왔다.

지금까지도 그는 주경진 부부가 주서인만 편애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것이 오직 주서인을 중심으로 돌아갔고 그녀 역시 늘 주씨 집안에서 이익을 챙기려 안간힘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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