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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처 결혼식 깽판기
전처 결혼식 깽판기
مؤلف: 인가인

제1화

مؤلف: 인가인
“한 달에 잠자리 값으로 1억씩이나 받아 가면서 대체 뭐가 불만인 건데?”

적막이 내려앉은 밤, 남자가 나른한 자세로 소파에 기대앉은 채 차분한 말투로 말했다. 그의 무심한 태도에 소파 옆에 서 있는 여자에 대한 경멸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순간 강소안은 머리가 윙 했고 가슴 속 깊이 억눌러왔던 서러움이 단숨에 터질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1억? 잠자리 값?”

뜨거운 눈물이 볼을 타고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강소안이 남자의 차가운 시선을 정면으로 마주했다.

“천무진, 난 당신한테 시집을 온 거지, 몸을 판 게 아니야...”

‘돈 좀 쥐여주고 밤마다 잠자리 시중이나 드는 게 결혼이야? 이게 몸을 파는 거랑 뭐가 달라? 단지 합법적인 혼인신고서가 있다는 차이일 뿐이지. 당신이 생각하는 결혼이 고작 이런 거였어? 아니다. 당신 눈에 난 그저 이런 대접이나 받을 자격밖에 없는 여자였구나.’

세 시간 전, 강소안이 CCTV 영상 하나를 받았다.

깊은 밤, 섹시한 옷차림의 한 여자가 천무진이 묵고 있는 호텔 스위트룸의 문을 두드렸다.

문이 열리고 천무진이 그 여자를 룸으로 들인 뒤 무려 세 시간이 지나서야 여자가 밖으로 나왔다.

평소 천무진의 잠자리 시간과 엇비슷한 시간이었다. 처음에는 그저 출장 중에 욕구를 풀 도구가 필요했겠거니 생각했다.

2년의 결혼 생활 동안 생리 기간을 제외하고 밤마다 그녀를 품을 정도로 성욕이 강한 남자였으니까.

강소안은 수만 가지 이유를 찾아 스스로를 다독였다. 분명 무슨 사정이 있을 거라고.

오늘은 천무진의 생일이었다. 그의 기분을 망치고 싶지 않아 내일 다시 물어보기로 했다.

그녀는 쇼콜라 케이크를 직접 만들었고 늘 그랬듯 생일 서프라이즈를 준비했다.

지난 2년 동안 생일과 결혼기념일에 항상 강소안이 혼자 설레는 마음으로 이벤트를 준비했다.

원래는 천무진이 낭만과 거리가 먼 사람인 줄 알았다. 은강시에서 가장 큰 호텔을 빌려 회사 부대표인 임효정의 생일을 챙겨준 기사를 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는 단지 임효정의 웃음을 사려고 전 직원 수십만 명에게 보너스를 줬다. 그리고 수많은 기자 앞에서 임효정에게 수억 원에 달하는 보석을 생일 선물로 주기도 했다.

그리고 지금 천무진의 목에 걸린 블랙 한정판 넥타이는 한 시간 전 임효정이 직접 매준 것이었다.

단순히 한 번의 생일 파티와 CCTV 영상만으로는 아무것도 설명할 수 없지만 그 모든 중심에 같은 사람이 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강소안은 한눈에 알아봤다. 생일 파티에서 꽃처럼 웃으며 천무진과 깊은 눈빛을 주고받던 임효정이 바로 그의 방으로 들어간 여자라는 것을.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여전히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있었다.

‘이 모든 게 다 오해일 수도 있잖아.’

강소안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무진 씨, 출장 때마다 같이 다니는 회사 부대표가 여자라는 걸 왜 한 번도 말 안 했어?”

“회사 일이야. 네가 굳이 알 필요 없는 일이고.”

천무진이 차갑게 대답했다.

강소안이 손수 끓인 해장국을 먹으면서 그녀의 휴대폰에 뜬 임효정의 생일 파티 기사를 보고도 변명 한마디 하지 않았다.

그녀가 입술을 잘근잘근 씹으며 용기를 냈다.

“여자 부하 직원 생일을 챙겨주는 것도 업무 중 하나야?”

천무진이 미간을 살짝 찌푸리더니 깊이를 알 수 없는 눈동자로 강소안을 쳐다봤다.

밤하늘처럼 깊은 그의 눈동자에 비친 그녀의 모습이 지나치게 작고 초라해 보였다. 그가 뿜어내는 불쾌한 기운이 그녀를 집어삼키는 듯했다.

“내 일에 간섭하지 마. 가서 짐 챙겨. 나 출장 가야 하니까.”

천무진의 태도가 무척이나 강압적이었다. 오늘 밤 다른 여자를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게 한 기사에 대해서는 입도 벙긋하지 않은 건 물론이고 강소안이 더 캐묻지 못하도록 했다.

강소안이 결국 참았던 화를 터뜨렸다.

“우린 부부야. 내가 왜 간섭하면 안 돼? 당신이 그 여자한테 선물한 수억 원짜리 보석, 우리 부부 공동 재산이야. 그 여자한테 쓴 돈을 따져 물을 권리가 있다고.”

“고작 수억 원 쓴 걸 가지고 너한테 일일이 보고해야 해? 너의 친정에서 나한테 수백억을 가져갈 땐 왜 이렇게 따지지 않았어?”

천무진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골격이 뚜렷한 얼굴에 서늘한 냉기가 감돌았다.

비록 비밀리에 올린 결혼이었지만 결혼 후 강씨 가문이 천무진에게서 많은 돈을 가져갔다는 걸 강소안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거랑 다르지. 우린 부부야. 그 여자가 나랑 비교가 돼?”

“비교가 안 되는 건 너야.”

천무진의 눈빛에 담긴 경멸이 가시 돋친 칼날이 되어 강소안의 심장을 가차 없이 찔렀다가 다시 뽑히는 듯했다.

“부대표가 올린 실적에 비하면 수억 원은 푼돈이야. 그런데 네가 비교가 된다고 생각해?”

강소안의 심장이 피투성이가 되어 너덜거렸다.

이토록 얼음장처럼 차가운 천무진의 눈빛을 지금까지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침대 위에서 강소안을 품고 달콤한 사랑을 속삭이던 남자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그렇게 좋으면 그냥 그 여자랑 결혼할 것이지, 왜 나랑 결혼했어?”

강소안의 눈시울이 붉어졌고 목소리도 살짝 떨렸다.

“날 좋아해서 나랑 결혼한 거 아니었어?”

눈물로 시야가 뿌옇게 흐려진 탓에 천무진의 얼굴도 흐릿해졌다.

길고 깊은 갈색 눈, 오뚝한 콧날, 얇은 입술을 지녔고 넓은 어깨와 좁은 허리를 감싼 블랙 고급 맞춤 슈트를 입고 있었는데 범접할 수 없는 고귀함을 내뿜었다.

결혼 2년 동안 매일 보면서도 볼 때마다 가슴이 뛰었다. 외모, 능력, 집안 뭐 하나 빠지는 게 없는 남자였다. 강소안은 그에게서 그 어떤 단점도 찾아내지 못했다.

처음 천무진을 만났을 때 어린 시절 정혼자라는 사실을 알고 첫눈에 반했었다.

천무진이 그녀를 좋아하는지는... 알지 못했다.

2년 전, 강씨 가문이 투자 실패로 가세가 급격히 기울자 아버지는 강소안을 돈 많은 늙은이에게 팔아넘기려 했다. 그때 천무진이 나타나 결혼을 이행하겠다고 나섰고 덕분에 강소안은 천씨 가문 안주인 자리에 앉게 되었다.

그땐 천무진이 그녀를 좋아하는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지금 보니 좋아하는 사람이 따로 있었다.

그 여자는 천무진과 나란히 서서 비즈니스 세계를 누볐고 강소안 같은 가정주부가 범접할 수 없는 뛰어난 능력을 지닌 엘리트였다.

사실 강소안도 결혼 전에는 명문대를 졸업하고 앞날이 창창하던 인테리어 디자이너였다.

천무진을 위해 기꺼이 꿈을 포기했고 비밀결혼에 동의하여 남편만을 바라보는 아내로 살기로 했던 것이었다.

강소안을 좋아해서 결혼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 천무진이 실소를 터뜨리더니 남은 술을 단숨에 들이켜고 위층으로 향했다.

“날 조금도 좋아하지 않는다면 이쯤에서 끝내자. 이혼해, 우리.”

강소안이 눈을 질끈 감고 내뱉었다.

사랑 없는 결혼은 그녀가 원하던 게 아니었다. 천무진이 원래 차가운 사람이라면 참을 수 있지만 그녀에게만 차가운 건 참을 수 없었다.

강소안의 울부짖음이 천무진의 눈엔 그저 억지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한 달에 잠자리 값으로 1억 원이나 받으니 그것으로 만족하며 살라고 했다.

그의 눈에 부부란 없었다. 오직 거래만 있을 뿐.

심지어 잠자리 값이라는 말이 얼마나 심한 말인지조차 인지하지 못한 듯 당당하게 강소안을 나무랐다.

“내 말이 틀렸어? 나랑 이혼하면 다시 강씨 가문 큰딸로 돌아가서 잘 살 수 있을 것 같아? 강소안, 순진한 생각 좀 버리고 눈치 챙겨.”

“나 사지가 멀쩡해. 강씨 가문으로 돌아가지 않아도 잘 살 수 있어.”

강소안이 눈물을 삼키며 천무진보다 먼저 위층으로 올라갔다. 그러고는 구석에 처박아두었던 흰색 캐리어를 꺼내 옷을 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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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처 결혼식 깽판기   제30화

    천무진이 손을 내밀어 허벅지 위에 놓인 강소안의 손을 잡았다.거칠고 단단한 손가락으로 그녀의 매끄럽고 부드러운 손등을 천천히 쓰다듬었다. 그가 그녀 쪽으로 몸을 기울이자 주변 공기가 순식간에 뜨겁게 달아올랐다.“나랑 집에 가자, 응?”천무진의 숨결이 한층 더 거칠어졌다.농밀한 수컷의 향기가 강소안을 빈틈없이 감싸 안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녀의 머릿속은 그 어느 때보다 또렷하게 깨어 있었다.여기서 천무진을 거절하면 은강시 병원들의 진료 기록을 손에 넣을 다른 방도가 있을지 고민해봤다. 안타깝게도 없었다.현실을 직시한 순간 강소안이 선택을 내렸다.천무진의 차가운 입술이 그녀의 입술 위로 닿아도 피하지 않았다.차 안을 감돌던 팽팽한 긴장감이 뜨거운 열기로 바뀌었다.늦가을의 첫 비가 갑작스레 쏟아지기 시작했다. 전조등 불빛이 텅 빈 도로를 비추는 가운데 빗방울이 유리창 위로 떨어졌다가 다시 흘러내렸다.빗소리와 남자의 거친 숨소리가 한데 뒤엉켰다. 천무진이 그의 가슴팍을 밀어내는 강소안의 손을 가볍게 제압했다.며칠 동안 억눌렀던 욕망이 터져 나와 마음 같아서는 이 자리에서 강소안을 덮치고 싶었다.아직 차 안에서 해본 적이 없었기에 오늘 한번 시도할 생각이었다.품 안의 여자가 계속 반항해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강소안이 거래에 응하든 말든 커다란 손으로 그녀를 번쩍 들어 올려 무릎 위로 끌어당겼다.어차피 거절하지 않을 것이다. 이번에 꽤 고집을 부리긴 했지만 주제 파악을 잘하는 그녀라 그가 던져준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테니까.천무진의 예상대로 강소안은 거부하지 않았다. 거부했을 때 감당해야 할 후폭풍이 너무나 두려웠기 때문이었다.하지만 그렇다고 승낙하지도 않았다.‘내 입으로 동의한다고 말하지만 않으면 돼. 그러면 혁이 사건이 무사히 해결되고 난 뒤에 다시 이혼을 요구해도 약속을 어겼다고 할 수 없어.’천무진이 점점 통제력을 잃어갔다. 강소안의 옷이 이미 잔뜩 헝클어졌고 정말 이곳에서 끝장을 볼 기세였다.그가 강소

  • 전처 결혼식 깽판기   제2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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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처 결혼식 깽판기   제28화

    강소안이 속으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며칠 내내 짙게 끼어 있던 마음속 먹구름이 조금은 걷히는 기분이었다.“그건 그렇고 본가엔 웬일로 왔어?”천승군이 다시 입을 열었다.“그냥... 병원 일 때문에 부탁드리러 왔어요.”그녀의 설명에 천승군이 미간을 찌푸렸다.“그런 거라면 무진이한테 얘기해도 되잖아.”강소안이 아무 말이 없자 뭔가를 눈치챈 천승군이 다정하게 웃으며 화제를 돌렸다.“모처럼 왔으니 밥이나 먹고 가. 할머니 지금 낮잠 주무셔. 안 그래도 아까 네 얘기를 하시더라.”“아니에요, 아버님.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 이만 가볼게요.”천무진이 본가에 거의 오지 않는다는 걸 강소안도 알고 있었다. 최해숙이 그녀를 본다면 천무진에게 전화하여 오라고 할 게 뻔했다.천승군은 강소안이 동생 일로 마음고생이 심하다는 걸 알기에 더 이상 붙잡지 않고 따뜻한 위로만 건넸다.강소안이 떠난 뒤 천승군이 다시 신문을 집어 들었다. 그의 시선이 1면 헤드라인에 머물렀다.[운무 그룹 대표, 부대표의 반려견을 위해 발 벗고 나서다...]한참 동안 깊은 생각에 잠겨 있던 천승군이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천씨 가문 본가에서 나온 강소안은 경찰을 통해 사망자가 다녔던 직장을 알아냈다.시 외곽에 위치한 전자 제품 공장이었다.공장에 도착했을 때 기자 두 명이 경비원 할아버지를 붙잡고 인터뷰하고 있었다. 강소안은 기자들이 완전히 자리를 뜬 후에야 차에서 내려 경비실로 다가갔다.경비원이 눈을 치켜뜨며 물었다.“그쪽은 또 어느 신문사에서 왔어요?”“작은 신문사예요. 어르신, 이거...”강소안이 차에서 미리 챙겨 온 담배 한 갑을 쓱 내밀었다.강성일이 산 거라 꽤 비쌀 것이다. 담배를 본 순간 경비원의 눈빛이 다 반짝였다.“안혜미 씨는 작업장의 일반 직원이었어요. 사고 나기 이삼일 전부터 무단결근을 하더라고요. 우리 공장에 들어온 지도 아직 한 달이 채 안 돼서 다들 잘 알지 못해요.”비싼 담배 한 갑으로 짧은 몇 마디를 바꿨다. 경비원이 말을 마치자마

  • 전처 결혼식 깽판기   제2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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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처 결혼식 깽판기   제26화

    꽤 멀리 떨어져 있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는데도 천무진을 단번에 알아봤다.천무진이 임효정을 품에 안고 있었고 임효정의 이마에 자그마한 거즈가 붙어 있었다. 그들 맞은편에 마이크를 든 기자들이 가득했다.“이렇게 폭력적인 사람이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어요. 제가 고소할 거라는 걸 알고는 저를 보자마자 다짜고짜 손을 대더라고요. 정말 너무 무서웠어요. 무진 오빠가 곁에 있어 줘서 망정이지...”임효정이 가련한 표정을 지으면서 별빛이라도 쏟아질 듯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천무진을 바라봤다.천무진이 걱정 가득한 얼굴로 임효정을 품에 끌어안으며 등을 토닥였다.“이 일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겁니다.”그의 온몸에서 한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기자들은 본래 강성일이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곤욕을 치르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온 참이었다.그러다가 임효정이 폭행을 당해 병원에 왔고 천무진이 곁을 살뜰히 지키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취재 대상을 바로 바꿔버렸다.강소안이 간호사의 부축을 받아 천천히 외래 병동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그녀의 두 눈에 흔들린 기색이라곤 전혀 없었다. 어두운 눈동자 속에 심각한 표정을 한 천무진의 얼굴이 비쳤다.하지만 천무진의 눈에는 품속의 임효정밖에 없었다.“아가씨, 우리 아무래도 돌아서 가는 게 좋겠어요.”정문이 가로막혀 간호사가 옆문으로 가자고 했다.강소안이 천무진과 가까운 거리에서 멈춰 서더니 몇몇 기자들을 지나 천무진을 빤히 응시했다.시선이 너무 노골적이었던 탓일까, 천무진이 무언가를 감지한 듯 불현듯 고개를 돌렸다.강소안이 그의 앞에서 이토록 비참하고 엉망인 모습을 보인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볼에 긁힌 상처가 있었고 피 한 방울이 반쪽 얼굴을 타고 흘러내렸다. 머리 위에 채소가 붙어 있었고 정체를 알 수 없는 끈적한 액체가 옷을 흠뻑 적셨다.이젠 천무진의 두 눈에 스친 감정도 온전히 읽어내지 못했다. 어쩌면 혐오, 혹은 경멸이었을지도...품에 안겨 있던 임효정이 그의 귓가에 대고 뭐라 속삭이자 그가 이내 시선을 거

  • 전처 결혼식 깽판기   제25화

    강소안이 길고 까만 머리칼을 쓸어 넘기다가 멈칫했다.“못 했어. 다음 날에 해야지, 뭐.”“천무진 그 자식이 애지중지하는 여자의 개 소송을 신경 쓰느라 너랑 이혼할 시간도 없었겠지. 개 한 마리 때문에 그 난리를 치다니. 처남이 소송 중인데 매형이란 작자가 개를 위해 나섰다는 걸 남들이 알면 얼마나 웃겠어.”소윤지는 성격이 거침없었고 솔직했다. 기사를 봤을 때 정말 속이 뒤집히는 줄 알았다. 강소안이 상처받을까 봐 밤새 꾹 참았지만 결국 참지 못하고 말을 꺼냈다.강소안이 긴 머리를 하나로 질끈 묶으며 눈꺼풀을 파르르 떨었다. 그러고는 아무렇지 않은 척 옅은 미소를 지었다.“잘됐네. 나도 마침 이혼하러 갈 시간 없거든.”그녀가 가방을 챙겨 들고 경찰서에 가려 했다. 경찰이 사고 현장 주변의 CCTV를 조사 중이라 해서 혹시 실마리가 될 만한 게 있는지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차를 몰고 도로에 진입하자마자 갑자기 휴대폰이 울렸다. 장모연이었다.다급하게 울려대는 벨 소리에 강소안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아침에 최후통첩을 날리고 이렇게 빨리 다시 전화를 걸었다는 건 무슨 일이 생긴 게 분명했다.화면을 밀어 전화를 받았다. 장모연의 다급한 목소리에 험한 욕설이 뒤섞여 있었다.“소안아, 빨리 영산 병원으로 와. 그 사람들이 찾아왔는데 우리를 때리려고...”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전화가 뚝 끊겼다.그 사람들이 유가족을 말하는 건지, 아니면 인터넷의 극성 네티즌들인지 알 수 없었다.강소안이 즉시 차를 돌려 영산 병원으로 달려갔다.소윤지네 집이 영산 병원과 가까워 10분 만에 도착했다.차가 병원에 들어서기도 전에 사람들이 강성일의 차를 둘러싸고 있는 걸 봤다.그들이 날달걀과 채소를 마구잡이로 던지는 바람에 차가 꼼짝도 하지 못했다. 앞 유리창 너머로 차 안에 웅크리고 있는 강성일과 장모연이 어렴풋이 보였다.강소안이 차에서 내려 경비원에게 사람을 더 불러 달라고 부탁하려 했다. 그런데 그녀가 두 걸음도 채 떼기 전에 강성일이 창문을 살짝 내리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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