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 진동이 이어졌다.양시연은 침대에 누워 핸드폰을 가만히 바라만 보았다. 연정훈은 메시지를 보내지 않으면 통화를 걸어왔다.양시연은 그 어떤 것에도 답장하지 않았다.그리고 마지막으로 이어진 문자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내일 오후. 강남 시티에서 만나.]‘쳇. 무슨 상사가 명령하듯 구네.’양시연은 입을 삐죽였다.양시연은 침대 위를 한참이나 뒹굴뒹굴했다. 당연하게도 양시연은 마음이 흔들리고 있었다.아직 정리하지 못한 감정, 채워지지 않은 허영심, 눈앞에 보이는 이득, 그동안의 서러움 등 모든 감정이 뒤죽박죽 섞여버렸고 무게의 추가 점점 연정훈을 향해 기울어졌다.지금 생각해 보니 엔의 말도 틀린 건 아니었다. 어쩌면 연정훈에게 딜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양시연은 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제대로 자리를 잡고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비가 그치고 날이 밝았다. 양시연은 아침 일찍 일어나 인터참에 다녀왔고 경인에 있는 양씨 그룹 본부에도 다녀왔다. 그리고 일성 그룹의 마무리 작업까지 마쳤다.그렇게 바쁜 반나절을 보내고 운전하고 있는 양시연은 심장이 쿵쿵 뛰었다.어젯밤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해 심장이 빨리 뛰는 것 같았다.조금 짜증이 올라올 때쯤 핸드폰이 울렸다.수신자는 연정훈.“여보세요?”“강남 시티로 와. 네가 좋아하는 갈비찜 있어.”“...”그 말에 양시연은 갑자기 배가 고픈 것 같았다.그래서 잠시 고민하다가 유턴했다.‘그래. 가보는 거야. 뭐 두려운 것 있어?’강남 시티에 도착하자 마침 정오가 되었고 화창한 날씨에 양시연은 기분이 좋아졌다.정원 앞까지 걸어가는데 문이 먼저 열렸다.연정훈은 검정 티에 회색 트레이닝 바지를 매치해 입었고 간만에 힘을 뺀 차림이었다. 그제야 제 나이로 보였다.연정훈은 자연스럽게 양시연의 가방을 받아 쥐고 허리 숙여 실내화를 꺼냈다.‘참, 몸 둘 바를 모르겠네.’양시연은 갑자기 부승희의 말이 떠올랐다. 그리고 여전히 무덤덤한 연정훈의 얼굴을 보며 고민에 잠겼다.‘연정훈이 고분고분 말을 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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