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부 헛소리였지. 이런 눈사태 같은 장세라면 이번 달은 물론, 몇 달은 부서 전체가 고개 푹 숙이고 쪼들려 지낼 게 뻔하다. 다 같이 허리끈 졸라매고 연명하겠구먼...’“잠, 잠깐만! 저건 뭐지?”장준휘는 모든 희망이 끊어진 듯 체념에 잠겨 있을 무렵, 시야 끝에 걸린 모니터가 그의 동공을 단번에 조여왔다.끝없이 무너져 내리던 파란 절망의 바다. 그 지옥 같은 화면 한가운데서, 눈을 찌르는 듯 선명한 빨간색 곡선 한 줄기가 치솟고 있었다.그건 단순한 상승세 신호가 아니었다.마치 화산이 분출하듯, 불길처럼 번져 나가며 모든 한기를 삼켜버릴 듯 타오르는 역전의 불꽃이었다.‘아니... 저건 그냥 빨간색 그래프가 아니다. 저건 희망이다. 거센 역풍을 뚫고 선 자만이 붙잡을 수 있는 승리의 불꽃이야.’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모두가 시장이 끝없이 치솟을 거라고 외쳐댔다.“밀어붙여! 몰방이 답이다!”“이참에 바닷가 별장 하나 장만하는 거야!”그러나 그 광기가 사라지자 사람들은 놀란 닭처럼 허겁지겁 소리쳤다.“팔아! 던져! 다 정리해!”그 혼돈 속에서도 단 하나의 팀만은 정반대 길을 걸었다.처음에는 죽으러 가는 미친놈 취급을 받던 그들이 지금은 모든 이가 눈을 감은 자리에서 홀로 눈을 뜬 예언자로 서 있었다.그는 말뿐이 아니라 무려 현금 10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움켜쥔 채, 단호하게 전부 공매도에 쏟아부었다.온 시장이 매수 버튼을 광기에 휩싸여 두드리던 그 순간, 정반대 방향으로 몸을 던진 단 한 사람은 바로 소현성이었다....같은 시각 폭풍의 정중앙, 트레이딩본부 7팀 팀장 집무실.“...”소현성은 잠시 넋이 나간 듯 모니터를 응시하고 있었다.얼굴에는 어떤 감정도 비치지 않았다. 기쁨도 분노도 없었다.화면 위의 숫자들은 파도처럼 쏟아져 내렸고 캔들 차트는 절벽에서 추락하듯 곤두박질쳤다.누가 봐도 처참한 금융 재난의 도식이었다.그러나 그의 시선은 고요했다. 마치 모든 것이 이미 예정된 시나리오라도 되는 듯, 마음속은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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