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를 왜 타. 불편하게.”장모연이 현관에 뒀던 차 키 하나를 꺼내 강소안에게 건넸다.“네가 1초라도 지체하면 혁이가 그만큼 더 고생하니까 얼른 가.”택시를 타고 가는 건 확실히 불편했다. 지금 강혁이 처한 상황이 떠오른 강소안은 아픈 것도 신경 쓸 새가 없이 차 키를 받아 든 채 서둘러 계단을 뛰어 내려갔다.1시간 후 주강 법률 사무소.강소안이 차에서 내리자마자 법률 사무소 입구에 낯익은 이가 서 있는 걸 봤다.아까 급하게 뛰쳐나온 바람에 천무진이 겉옷조차 걸치지 않은 상태였다.새하얀 셔츠가 바람에 펄럭였고 두어 번 걷어 올린 소매 아래로 굵은 핏줄이 선명하게 보였다. 묘한 섹시함마저 풍기는 자태였다.그의 옆에 임효정이 안색이 창백한 채로 그의 팔짱을 끼고 서 있었다.두 사람과 마주 서 있는 남자가 바로 주강 법률 사무소의 대표이자 법조계에서 명망이 높은 주태우 변호사였다.천무진과 오랜 친구 사이였지만 이 잘난 친구 때문에 늘 골머리를 앓곤 했다.“무진아, 나 너무 곤란하게 하지 마. 이미 강소안 씨 동생 사건 파악 다 끝냈어.”천무진이 타협의 여지조차 주지 않았다.“파악만 했지, 아직 수임 계약서에 사인 안 했잖아. 효정이 사건 네가 직접 맡아.”그 말에 주태우가 미간을 짚으며 어이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어서 너 같은 놈이랑 친구가 됐는지 원.”“오빠, 변호사님 너무 난처하게 하지 마. 다른 변호사한테 맡겨도 되잖아. 어차피 큰 사건도 아니고 고소가 성립될지도 아직 모르는데.”임효정이 사려 깊은 척하며 간드러지고 가녀린 목소리로 거들었다.“이 녀석이 직접 나서야 승산이 제일 확실하니까 그러지.”천무진이 주태우의 어깨를 툭 쳤다.“수고해줘, 그럼.”무심하게 내뱉은 한마디가 주태우의 마지막 발버둥마저 가볍게 꺾어버렸다. 말을 마친 천무진이 임효정을 부축한 채 떠나려 했다.강소안이 계단 아래에 서서 그들을 지켜봤다. 세 사람의 대화를 토씨 하나 빠뜨리지 않고 똑똑히 들었다. 결국 한발 늦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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