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안은 천무진의 외도 영상을 보았을 때, 그리고 천무진의 입에서 나오는 모진 말들을 직접 들었을 때 마음이 차갑게 식어버렸다고 생각했었다.하지만 이제야 깨달았다. 천무진이 그녀에게 안겨주는 상처에 끝이 없다는 것을. 더 깊고 처절한 아픔만 끝없이 이어질 뿐이었다.그 고통에 비하면 얼굴에 난 상처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의사가 상처 치료를 마치고 약을 처방해주자 강소안이 감사 인사를 남기고 자리에서 일어났다.부모에게 방패막이로 버려졌다는 비참함보다 천무진이 안겨준 절망감이 아득히 컸다.그녀는 강성일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본인의 살길을 위해서라면 친딸을 버리고도 남을 사람이었다.소윤지의 집으로 돌아와 씻고 나오자마자 장모연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소안아, 무사히 빠져나왔지?”강소안이 콧소리로 짧게 대답했다.“네.”“다행이다. 네 아빠도 네가 어떻게든 빠져나올 줄 알아서 그냥 두고 온 거야. 아빠한테 화난 건 알겠지만 그렇다고 혁이 일까지 모른 척하면 안 돼. 혁이가 너를 얼마나 아끼는데. 사람은 양심이 있어야 해...”딸이 걱정돼서 전화한 게 아니라 강소안이 화가 나서 강혁을 내팽개칠까 봐 떠보는 것이었다.물론 강소안도 강혁을 외면할 생각이 없었다.“앞으로 제게 남은 양심은 누나로서의 양심뿐이에요.”그 말을 끝으로 전화를 끊은 뒤 오준섭에게 전화를 걸었다.오준섭이 이미 인터넷에서 그녀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곤욕을 치른 영상을 봤다. 구경꾼들이 찍어 올린 영상이 순식간에 순위를 장악했다.“소안 씨, 당분간 외출하실 때 조심하셔야겠어요. 그래도 이번 기사는 우리 쪽에 유리하게 작용할 겁니다. 이성적인 네티즌들 사이에서 무고한 사람을 공격하는 건 선을 넘었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어요.”“감사합니다, 변호사님. 하지만 제 능력이 부족해서 아직 이렇다 할 성과가 없네요. 혹시 제가 더 알아봐야 할 게 있을까요?”강소안이 두 다리를 끌어안고 소파에 웅크렸다. 몸이 말라서 그런지 더욱 안쓰러워 보였다. 표정도 멍했고 두 눈도 초점을 잃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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