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2시. 지안은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의 모습을 가만히 응시했다.과거의 서지안이었다면, 오늘 같은 날에는 강민우가 좋아하는 연한 파스텔 톤의 원피스를 입었을 것이다. 그는 항상 지안에게 '지켜주고 싶은 여자'의 이미지를 원했다. 하늘하늘한 시폰 소재, 옅은 화장, 수줍은 미소. 그것이 강민우가 세팅해 놓은 서그룹 후계자의 '목줄'이었다.하지만 지금 거울 속에 비친 여자는 완전히 달랐다.몸의 실루엣이 날카롭게 떨어지는 짙은 블랙 슈트. 발목을 아슬아슬하게 드러내는 스틸레토 힐. 그리고 창백할 정도로 하얀 피부와 극명한 대비를 이루는 핏빛 레드 립스틱까지.마치 장례식장에 가는 사람 같기도 했고, 누군가의 목을 치러 가는 처형인 같기도 했다.똑똑.“지안아, 준비 다 했어?”문밖에서 들려오는 부드러운 목소리. 강민우였다.지안은 천천히 화장대에서 몸을 돌려 방문을 열었다. 문이 열리고, 지안의 모습을 확인한 강민우의 얼굴에 순간적으로 묘한 이질감이 스쳤다.“어…… 지안아. 옷이…….”“왜. 이상해?”“아니, 이상한 건 아닌데. 오늘 우리 웨딩드레스 가봉하러 가는 날이잖아. 샵 스태프들도 다 볼 텐데, 너무 어두운 거 아닌가 해서. 네가 평소에 입던 스타일도 아니고.”강민우는 눈웃음을 지으며 지안의 어깨에 손을 올리려 했다. 지안은 자연스럽게 걸음을 옮기며 그의 손길을 피했다. 허공에 머문 강민우의 손이 어색하게 갈 곳을 잃었다.“평생 한 번 입는 웨딩드레스 보러 가는 날인데, 옷이 무슨 상관이야. 드레스만 하야면 됐지.”지안의 무심한 대답에 강민우의 미간이 아주 미세하게 좁혀졌다. 하지만 그는 이내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네 말이 맞네. 우리 지안이는 뭘 입어도 예쁘니까. 가자, 늦겠다.”1층으로 내려
最後更新 : 2026-06-09 閱讀更多