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서의 의문으로 가득 찬 동그란 눈을 마주한 곽승재는 어색한 기침을 했다.
“그냥 묻는 거야.”
곽승재의 반응을 보고 고은서는 그가 생각하는 바를 눈치챘다.
“시후 씨와 은소영 씨는 곧 약혼할 거야. 그 사람이 방에 온 건 우연이었지 나를 구해주려고 일부러 온 게 아니라고.”
“은서야, 우연이든 아니든 나는 민시후에게 정말 고마워.”
곽승재도 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쓸쓸한 어조로 덧붙였다.
“민시후가 널 송민준에게 계속 시달리지 않게 막아줬잖아. 그런 면에선 민시후는 항상 나보다 나았어.”
“예전에 널 지키려고 그렇게 중한 부상까지 입었잖아. 네가 민시후를 따로 만나고 싶다면 내가 조용히 자리를 마련해줄 수 있어.”
기억을 되찾은 민시후라면 고은서도 만나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민시후는 자신을 기억하지 못할뿐더러 곁에는 어울리는 사람도 생겼다. 그러니 고은서는 그와 단둘이 만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됐어. 나는 시후 씨 누나랑 시후 씨의 삶을 방해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어. 지금 이대로가 좋아.”
고은서가 말했다.
곽승재는 아무 말 없이 고은서와 함께 퀸을 한동안 쓰다듬었다. 고은서가 손을 씻으려고 일어서려는 순간 그는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은서야, 만약 민시후가 기억을 되찾고 민씨 가문도 더 이상 걸림돌이 아니라면... 너는 민시후와 함께할 거야?”
고은서는 발걸음을 살짝 멈췄다. 그녀는 곽승재를 바라보며 되물었다.
“솔직한 대답을 원해?”
고은서의 평온한 얼굴과 흔들림 없는 눈빛을 보자 곽승재는 순식간에 가슴이 철렁했다. 그는 퀸을 안아 들며 말했다.
“많이 늦었네, 얼른 쉬어.”
곽승재는 말을 마치자마자 고은서에게 입을 열 틈도 주지 않고 급히 현관문을 열고 나갔다.
“...”
다음날 이른 아침, 고은서가 막 일어났을 때 곽승연이 운전기사 편에 집에 도착했다.
“언니, 할머니께서 며칠 전이 언니 생일이었다고 하시던데요. 왜 저는 같이 놀자고 안 불렀어요?”
곽승연이 약간 섭섭해했다.
고은서는 외할아버지 일을 마치고 돌아와서야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