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말을 듣자마자 장주완의 얼굴이 돼지 간처럼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이놈들이 얼마나 무서운지 뻔히 아는데, 김혜민이 제 발로 온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왜? 전화 안 할 거야? 얼씨구? 의리 있네? 깡 있네? 좋아, 그럼 잠시 후에 네 사지를 부러뜨려 주마.”
박지호가 비웃음을 터뜨렸다.
그 말을 듣자 장주완은 눈도 깜짝하지 않고 휴대폰을 꺼냈다.
“제가 바로 전화하겠습니다.”
곧바로 전화가 연결되었고 김혜민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뭔 일인데?”
아까 있었던 동창 모임 때문에 김혜민은 이들에 대한 정이 뚝 떨어진 상태였다.
“혜민아. 얼른 모던 유흥업소로 와줘. 급하게 상의할 일이 있어.”
장주완은 죽어도 사실을 말할 수 없었다.
지금 상황을 알면 김혜민이 절대 올 수 없었기 때문이다.
“무슨 일인데? 전화로 얘기해.”
김혜민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전화로는 절대 못 할 얘기야. 전화로 얘기할 수 있으면 급하게 상의할 일이라고 하지 않았겠지.”
장주완은 거의 애원하듯 말했다.
“진짜야. 혜민아, 네가 직접 와봐야 해. 내가 왜 널 속이겠어?”
“알았어, 이따가 갈게.”
“아, 그리고 네 남자친구도 같이 데리고 와.”
장주완이 황급히 한마디 덧붙였다.
“왜? 또 애들과 함께 조롱하려고? 됐어, 나 혼자 갈 거야.”
김혜민은 전화를 툭 끊어버렸다.
김혜민이 데려가고 싶지 않아서 안 데려가는 게 아니었다.
진서준은 지금 김연아와 함께 있었다.
그런데 이 타이밍에 진서준을 데려가면 김연아가 과연 어떻게 생각할까?
김혜민은 차를 몰아 유흥업소로 향했다.
그와 동시에 리앙이 온몸에 붕대를 감은 채 유흥업소에 도착했다.
“리앙 씨. 이게 무슨 일입니까? 누가 리앙 씨를 이 지경으로 만든 거죠?”
박지호는 온몸에 붕대를 감은 리앙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 사람은 차이더리스 그룹의 셋째 도련님이라 신분과 지위가 박지호와 맞먹는 인물이었다.
그런 리앙을 이렇게 처참하게 만든 놈이 대체 누구란 말인가?
“말도 마세요. 나도 그 자식이 누군지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