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33“흣.”민서는 성진의 목을 있는 힘껏 끌어안았다. 내가 뭐라고 이렇게 간절하게 원하는 걸까. 그의 입술을 받아 물고 빨았다. 원하는 대로 혀를 내주었고 그가 주는 타액을 받아 마셨다. 진하게 풍기는 술냄새마저 달콤했다.그의 팔이 허리를 감아 당겼다. 서로의 하반신이 바짝 밀착했다. 단단했고 뜨거웠다. 민서는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그의 눈빛, 손짓, 몸짓 하나하나에서 자신을 향한 열망을 느꼈다면 착각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맞닿은 몸으로 느껴지는 것은 너무나 선명하지 않은가.입안으로 파고든 성진의 혀를 휘감고 빨았다. 그가 입을 더 크게 벌리고 턱을 삼키기라도 할 듯 덤벼들었다. 신발장에 눌린 등이 아플 정도로 그가 온 몸으로 그녀를 밀어붙이고 있었다. 그녀는 그의 목을 끌어안은 손을 들어 머리를 쓰다듬었다.주고 싶었다. 그가 이토록 열망하는 자신을 그에게 온전히 내주고 싶었다. 비루한 몸뚱이 따위, 그가 아니었다면 진즉에 죽어 없어졌을 거였다. 조금도 아깝지가 않았다.“하읏!”민서는 목을 젖혔다. 성진의 입술이 그녀의 턱을 물었다. 뜨거워진 민서의 몸이 아래로 진득하게 젖어갔다. 그의 혀가 민서의 턱 선을 타고 내려가 목을 핥았다. 그녀는 쓰다듬고 있던 성진의 머리카락을 움켜쥐었다.두려웠다. 그때처럼 다시 과호흡이 올 것 같았다. 그 때 괴로웠던 것도 두려웠지만, 자신의 잘못도 아닌 것에 자책하던 성진의 모습을 다시 보는 것이 더 두려웠다. 그가 사과하는 것이 싫었다. 사과하고 키스를 멈춰버리는 것이 싫었다.머리카락을 잡힌 성진이 그녀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그리고 그녀의 의도를 지레짐작하고는 그녀에게서 몸을 떼어내려 했다. 하지만 민서는 그가 그렇게 하도록 두지 않았다. 그의 얼굴을 끌어당겨 그의 입술을 핥았다.“키스…… 더 해주세요.”민서는 덮쳐오는 성진의 입술 사이로 제가 먼저 혀를 밀어 넣었다. 그의 입안을 더듬고 휘저었다. 그가 앓는 소리를 내며 그녀를 더 강하게 끌어안았다.숨이 섞이고 혀가 섞였다. 욕심껏 탐닉하고 기꺼이 내주
Last Updated: 2026-04-25
Chapter: 32“자, 잠깐만요.”민서가 몸을 빼보려 했지만 될 리가 없었다. 그녀는 서둘러 손으로 입을 막았다. 그의 입술이 그녀의 손등에 가로막혔다. 손등에 비벼지는 입술 감촉에 어색해하는데, 그가 그녀의 손등을 핥았다. 스스로 틀어막은 입에서 놀란 비명소리가 눌려 나왔다.“보지 마라, 동혁아.”룸미러로 뒷좌석을 힐끔거리던 동혁이 근식의 낮은 경고에 헛기침을 하며 자세를 바로잡았다.“네, 형님.”대답은 그렇게 했지만, 몸도 마음도 뜨거운 20대 초반의 남성에게는 다소 무리가 있는 주문이었다. 그가 존경해마지않는 큰형님의 애정행각이었다. 성진의 취한 모습도 처음 보지만 여자와 스킨십하는 것도 처음 보는 동혁이었다. 그는 몸이 뜨거워지는 걸 느꼈다.솔직히 제대로 보이지도 않았다. 큰형님의 품에 쏙 들어가는 사이즈의 형수님이었다. 룸미러의 각도로 볼 수 있는 건 성진의 뒤통수와 민서의 머리 위쪽 정도였다. 하지만 거칠어진 성진의 숨소리와 민서가 놀라는 소리, 성진이 작게 속삭이며 민서에게 애원하는 목소리는 너무 자극적이어서 자꾸만 룸미러에 시선이 갔다.“키스하게 해줘.”맞닿은 성진의 몸이 뜨거웠다. 그는 계속해서 민서의 손등에 키스하며 속삭였다. 그의 얼굴이 너무 가까웠다. 민서의 머릿속이 어지러웠다.“민서야. 제발……”‘그쪽’도 아니고 ‘민서 씨’도 아닌 ‘민서야’였다. 간절하게 애원하는 속삭임에 그녀는 흔들렸다. 그의 손이 그녀의 손목을 부드럽게 잡아 끌어내렸다.“아프게 하지 않을게. 약속해.”입술을 막고 있던 민서의 손이 치워지고, 성진의 입술이 그녀의 입술에 닿았다. 커피향이 났다. 눈물이 날 것 같아서 민서는 눈을 감았다.나는 이 남자와의 키스를 그리워했던 것 같다. 아닌 척 했지만 이 남자에게 끌리고 있었나보다. 나를 뜨거운 시선으로 바라보면서도 존댓말을 쓰면서 거리를 두며 나를 배려해주는 이 남자를…… 좋아하게 되었나보다.눈물이 민서의 볼을 타고 흘렀다.그의 혀가 그녀의 입술을 핥았고, 그녀는 입술을 열었다. 혀를 내밀어 그의 혀를 살짝
Last Updated: 2026-04-20
Chapter: 3111시가 다 되어가는 시각이었다. 성진은 차 뒷좌석에서 생각에 잠겨 있었다.“곧 도착입니다, 형님.”“그래.”근식은 룸미러로 성진의 모습을 확인하고 씩 웃었다.황 회장과의 만남이 길어지면서 조금 예민해진 성진이었다. 워낙 성진을 예뻐하는 황 회장이었기에 망정이지, 다른 고객들 중 하나였다면 진즉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오고간 이야기의 규모가 생각보다 커서 성진도 부담이 되는 모양이었다. 민서가 일하는 바로 가면서 저렇게 심각한 표정을 짓는 건 본 적이 없었다.“황 회장님의 제안은 거절하시면 안 됩니다.”“알아.”“아시면서 뭘 그렇게 고민하십니까, 형님?”“글쎄다. 영 내키지가 않네. 동혁이한테서 연락은?”“별 일 없다고 합니다. 좀 시끄러운 손님들이 와서 정신없이 바쁘다는 것 말고는 괜찮답니다.”성진의 미간에 골이 생겼다. 손님이 적은 한적한 가게라서 민서가 여유롭게 일한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는데, 정신없이 바쁘다고 하니 마음에 들지 않은 거였다.곧 차가 멈췄고 성진이 내렸다. 골목에 위치한 바 앞은 한적했다. 그는 거침없이 걸어가 바의 출입문을 열었다.“야, 애 죽겠다, 그만 먹여!”“먹고 죽어, 새끼야!”문이 열리자마자 왁자지껄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테이블 하나에 남자 넷 여자 하나. 바에 동혁과 남자 하나. 그는 빠르게 매장 내부의 인원을 파악하고는 안으로 들어갔다. 민서가 그를 보더니 활짝 웃으며 인사를 건네왔다.“어서오세요. 오늘은 늦으셨네요, 손님.”“일이 있어서.”성진이 재킷을 벗어 의자에 걸쳐놓고는 민서 앞에 앉았다. 바에 상체를 기대고 서 있던 남자가 성진을 보았다. 30대 중후반 정도의 늘씬한 남자였다.“민서 씨, 이거 차별 같은데? 이 손님은 왜 이렇게 반갑게 맞이하는 거야?”“단골이시거든요.”“나도 자주 오잖아. 나도 단골 해주고 반갑게 말 걸어달라고.”“자주 오시는 건 맞는데 우리 사장님 만나러 오시는 거잖아요. 우리 단골손님이랑 비교가 되나요.”“이거 서운한데?”“음, 저한
Last Updated: 2026-04-18
Chapter: 30***성진의 상처는 빠르게 아물었다. 원체 그의 체력이 좋은 것도 있었지만, 민서가 매일 서투르게나마 상처를 소독해주었고, 단백질 위주의 건강에 좋은 음식을 정성껏 만들어준 덕분이었다. 물론 제대로 된 수발은 근식의 몫이었다. 사무실과 병원, 성진의 아파트를 오가며 각종 약들과 보양식을 갖다 바쳤다.“빨리 나으십쇼, 형님. 혼자 하려니 죽겠습니다.”“엄살은. 내가 발 빼고 너 혼자 해도 되겠는데?”“말도 안 되는 소리인 거 아시죠? 황 회장이 형님을 얼마나 찾는지 말씀드렸잖습니까. 양 전무 같은 경우에는 형님 없이는 못 맡기겠다고, 형님 복귀하면 연락 달라고 합디다.”“츱, 까탈스런 영감탱이들.”근식이 입혀주는 수트 재킷 단추를 여미며 성진이 혀를 찼다.“황 회장님이 급하신 모양이더라고요, 형님.”“그 양반이 급하거나 말거나.”시계를 차고 지갑을 챙긴 성진이 방을 나와 현관으로 걸어가는 동안 근식이 소지품을 챙겨와 그 뒤를 따랐다.“그래도 그러시면 안 됩니다, 형님. 황 회장님이 그래도 제일 큰 고객인데 말입니다, 형님.”“시끄러워.”“그러지 마시고, 형수님한테 가기 전에 잠깐 아주 잠깐만 황 회장님 얼굴 보고 갑시다, 네?”계속해서 졸라대는 근식이었다. 평소와는 다른 그 태도에 성진은 걸음을 멈추고 근식의 얼굴을 한참 쳐다보았다.“뭐냐?”“뭐가요?”“그 영감이 뭐라 그래? 또 지랄맞게 굴어?”근식의 눈동자가 슬며시 옆으로 기울었다가 돌아왔다. 성진은 속으로 혀를 찼다.“그런 거 없었습니다. 워낙 그 양반 성격이 불같아서 그러지요. 일처리 느린 거 못 견뎌하시는 분이잖습니까.”“지금 간다고 연락해.”못마땅한 표정으로 한 마디 뱉은 채 걸음을 옮기는 성진의 뒤에서 근식이 쾌재를 불렀다. 성진이 직접 움직인다고 하니 일이 쉬워질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성진은 이상할 정도로 나이 많은 고객들에게 잘 먹혔다. 지금은 저렇게 기분 나쁜 기색을 숨기지 않고 틱틱거리지만, 막상 고객 앞에서는 정중하고 예의바르게 행동할 것이었다. 깍듯
Last Updated: 2026-04-16
Chapter: 29성진이 자세한 설명을 피하는 이유를 대충이나마 짐작한 민서는 그가 자신을 보면서 웃자 흠칫 놀랐다.아니, 왜 웃고 그러세요. 그쪽이 깡패라는 것만으로도 불법적인 일 한다는 걸 다 설명하신 거잖아요. 다른 사람한테 말 옮기는 일 같은 거 안 하니까 그만 쳐다보세요.어색해진 민서가 바쁜 척 손을 놀렸다. 신경 쓰지 않는 척하면서 아직도 자신을 쳐다보고 있나 힐끔힐끔 성진을 확인했다.“큰일이다, 민서 씨. 저 사람, 민서 씨한테 관심있나봐.”카페 사장이 민서 쪽으로 상체를 바짝 기울인 채 속삭였다. 그런 거 아니라고 할 수가 없어서 그녀는 어색하게 웃었다.“그냥 깡패 아니라 되게 위험한 일 하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혼자 있을 때 저런 손님 들어오면 무섭잖아.”“위험한 손님 아니에요. 오히려 진상 손님을 두 번이나 쫓아내주셨어요.”민서도 목소리를 낮춰 속삭였다. 카페 사장이 ‘그래?’ 하며 놀라더니 성진을 향해 배시시 웃었다. 성진은 두 사람을 지켜보다 미간을 좁혔다. 두 여자가 서로 속닥거리다가 자신을 보며 웃는 모양이 의심스러웠던 것이다. 빨리 마시고 나가줬으면 좋겠는데, 여자는 민서에게 또 뭐라 속삭이고는 까르르 웃었다.“그러지 마세요, 손님. 전 당분간 누굴 만나거나 할 생각이 없어요.”“어머, 왜?”“그냥…….”여자가 손을 뻗어 민서의 어깨를 쓰다듬었다. 그리고 또 속삭였다. 가만히 듣던 민서의 표정이 난처한 기색으로 바뀌었다.마음에 안 들어.그는 다시 블랙 러시안을 들이켰다. 독한 알콜이 목구멍을 태울 듯 덥히고 넘어갔다.“그럼 나 섹스 온 더 비치 말고 다른 거 추천해줘요.”여자가 빨대로 남은 칵테일을 쭉 들이켰다. 그리고 얼음만 남은 빈 잔을 내밀었다. 민서는 잔과 코스터를 수거하고는 메뉴판을 꺼냈다.“이거랑 이것처럼 이름이 섹스 온 더 비치같이 좀 선정적이다 하는 칵테일이 보통은 달콤해서 마시기 좋아요.”“그러다 훅 가고?”여자가 민서에게 윙크를 날렸고, 민서는 손가락 총을 쏘았다.“그렇죠.”“흐응, 궁금하네.”
Last Updated: 2026-04-16
Chapter: 28구석자리에 숨어서 애정행각을 벌이던 커플이 나가고 민서가 테이블을 치우고 돌아오는데 문이 열리고 젊은 여자 한 명이 들어왔다. 손님이 없으니 일찍 문 닫고 집에 가자고 하려던 성진은 눈썹을 꿈틀거리며 불만을 표했다.“어서오세요.”여자는 민서의 인사에 환하게 웃으며 아는 척을 한 후 성진의 옆자리에 앉았다.“원래 이 시간에 오면 손님이 없었는데, 오늘은 손님이 두 분이나 계시네요?”“다른 손님이 없을 때 주로 오셔서 그래요. 오늘도 같은 걸로 드릴까요?”“네. 섹스 온 더 비치로 주세요.”자주 오는 손님인지, 여자와 민서는 살갑게 안부를 주고받았다.“가게 문 닫고 나서 그냥 집에 들어가기가 싫은 날이 있어요. 술 한 잔이 먹고 싶은데 같이 먹을 사람도 없고, 사람들 바글바글한데서 혼자 청승 떨기 싫은 그런 날이요. 그런 날엔 여기서 칵테일 한 잔 마시는 게 최고더라고요. 그리고 이왕 마시는 거 맛있는 걸로 마셔야죠.”“원래 혼술하러 오시는 분이 많아요. 조용히 한두 잔씩 드시고 가시고요.”허리케인 글라스에 얼음을 담으며 여자의 넋두리 같은 말에 민서가 웃었다. 쉐이커에도 얼음을 담는 민서의 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보는 성진 쪽으로 여자가 의자를 당겨 앉았다.“동네에선 못 보던 분이시네요. 안녕하세요,”“아, 네.”“근처에 사시나요? 이렇게 근사하게 생기신 분인데 제 기억엔 없어서요.”“아니요.”“댁이 어디신데요?”“……닥산동입니다.”“어머, 멀리도 오셨네요? 근처에 볼일이라도 있으셨나봐요.”“……직장이 근처라.”“어머어머, 무슨 일 하시는데요?”보드카에 이어 오렌지 주스를 쉐이커에 붓던 민서가 눈을 들어 두 사람을 힐끗 보고는 웃음을 꾹 눌러 참았다. 혼자서 칵테일 마시러 오는 손님들 중에 가장 빨리 친해진, 붙임성 좋은 카페 사장이었다. 말 수 적은 성진이 귀찮아하는 것이 민서에게는 너무나 잘 보이는데, 손님에게는 보이지 않는 모양이었다.“깡패입니다.”카페 사장이 눈을 동그랗게 떴고, 민서는 ‘쿡’ 짧은 웃음을 흘리고 말았다.
Last Updated: 2026-04-12
Chapter: 25두 간호사가 수술 준비로 분주한 동안 형민은 여자에게 음경 골절에 대해 설명을 해주었다.“음경에 피가 몰리면서 발기가 되는 건 알고 계시죠? 음경에 피가 들어차게 되는 음경해면체가 있고, 그 음경해면체를 둘러싸고 있는 것이 백막이에요. 평소에는 흐물흐물한데, 발기가 되면 막대기처럼 딱딱해지거든요. 음경 골절은 바로 그 백막이 찢어지게 되는 겁니다. 치료시기에 따라 예후가 달라집니다. 바로 응급실로 가는 것이 제일 좋겠지만, 방치하지 않고 이렇게 병원에 오신 건 아주 잘하신 겁니다.”형민의 말에 여자는 팔꿈치로 남자의 허리를 찔렀다. ‘아, 왜!’하며 짜증을 내는 남자에게 거보라며, 자기 말 안 듣고 병원 안 왔으면 큰일날뻔하지 않았냐며 잔소리를 늘어놓았다. 내 몸인데 왜 네가 더 난리냐며 퉁명스럽게 말하는 남자에게 ‘다른 곳은 몰라도 거기’는 자신의 것이나 다름없다며 윽박지르는 여자를 보며 형민은 기분이 씁쓸해졌다.부부란 저런 것이겠지. 그의 시선이 수술준비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성아에게 절로 가 닿았다. 저 여자가 이 보호자처럼 내 몸을 걱정해주었으면 좋겠는데.수술 준비가 끝이 나고, 형민과 민영이 환자를 데리고 수술실로 들어갔다. 성아는 초조해하는 보호자를 대기실로 안내했다.“잘 되겠죠?”“그럼요. 우리 선생님이 지금은 이렇게 작은 병원에 계시지만, H대학병원에서 유명하셨어요. 임상 경험도 많으시고 수술 경험도 많으시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성아의 말에 여자의 얼굴에 약간의 안도감이 번졌다. 급한 마음에 가장 가까운 비뇨기과를 찾아온 것이라 큰 기대는 않았는데 정말 다행이라며 성아의 손을 꼭 쥐고 흔들었다. 하지만 초조함을 완전 덜어내지는 못했는지 의자 사이를 서성대기 시작했다.성아는 문득 아이도 있는 부부사이에 남자의 성기능이 저렇게 중요할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남자와의 섹스가 주는 즐거움이 분명 있긴 했다. 하지만 남녀사이에 중요
Last Updated: 2026-04-24
Chapter: 24용규는 가만히 얼굴을 가져가 성아의 볼에 쪽 하고 입을 맞췄다. 한창 사진에 집중해있던 성아가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고개를 돌려 용규를 보았다. 그 표정도 표정이지만, 살짝 벌어진 입술이 그렇게 탐스러울 수 없었다. 용규는 두 손으로 성아의 얼굴을 감싸고 입술을 입에 살짝 물고 빨았다.잠시 잊고 있었던 자신의 입장이 떠오른 성아는 팔에 힘을 주어 용규를 밀어냈다.“이러지…… 말아요, 고용규 씨.”용규는 가슴을 밀어내고 있는 성아의 두 팔을 잡았다. 그리고 끌어당겨 품에 안았다. 벗어나려 바르작거리는 성아의 귓가에 나지막이 속삭였다.“한 번에 많은 걸 달라고 하지 않을게요. 욕심나서 미칠 것 같은데, 지금 당장이라도 성아씨를 가지고 싶은데…… 참을 거예요. 천천히 성아씨의 마음이 내게 올 수 있도록…… 참고 기다릴 거예요. 그러니 입술만, 키스만이라도 허락해줘요.”용규의 달콤한 속삭임에 성아의 마음이 말랑말랑해졌다. 용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 선입견이라는 걸 얼마 전에 알게 되었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까지 그 선입견을 버리지 못한 모양이었다. 그저 쉽게 여자를 만나고 쉽게 헤어지는 그런 사람이라고만 생각했지, 이렇게 자신의 욕망을 참아가며 기다리겠다 말하는 사람일 거라는 생각을 못했다. 게다가 자신은 이미 이 남자와 섹스를 한 적이 있었다. 보통 남자들은 한 번 자고 나면 두 번, 세 번은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도 말이다.성아의 침묵을 긍정으로 받아들인 용규가 천천히 성아를 품에서 떼어냈다. 양손으로 감싸면 쏙 들어오는 성아의 작은 얼굴 구석구석에 입술도장을 찍었다. 성아의 눈꺼풀이 반쯤 내려오고, 용규는 그녀의 도톰한 입술을 물었다. 말캉하면서도 탄력있는 입술을 핥고 빨고 살짝 깨물었다. 살짝 벌어진 입술 사이로 혀를 집어넣어 그 안에 있는 것
Last Updated: 2026-04-23
Chapter: 23한참 뒤적거리고 들여다보던 성아가 갑자기 뭔가 떠올랐다는 듯이 작게 감탄사를 내뱉었다.“아까 찍은 사진 보여주신댔잖아요.”“이제 생각났어요? 저기 위에 놨어요. 가서 봐요, 마음에 들 거에요.”성아는 기대에 찬 표정으로 용규가 가리킨 곳으로 가 앉았다. 금방 뽑아낸 사진 뭉치가 제법 두툼했다. 하나하나 살펴보는 성아의 표정이 제법 진지했다. 숙제 검사를 받는 아이 심정이 된 용규가 성아의 맞은편 소파에 앉아 그녀의 얼굴을 살폈다.“제 사진이 많네요.”“성아 씨를 찍으러 간 거니까요.”“그랬…… 네? 절요?”사진에서 눈을 떼지 않고 심드렁하게 대답하던 성아가 고개를 번쩍 들었다. 용규는 최대한 순진한 표정을 지으며 웃었다.“성아 씨의 웃는 모습을 찍고 싶었어요. 성아 씨는 탐나는 모델이거든요. 프로 모델이 아니라 카메라를 의식할 수도 있잖아요. 그걸 막기 위해 약간의 장치가 필요했고 말이죠.”성아는 잠시 멍한 표정으로 용규를 보았다. 생각도 하지 못했다. 작업하는 걸 보여 주겠다 해서 따라간 것이고, 그의 작업에 도움이 되리라는 생각에 아이들과 함께 어울렸을 뿐이었다. 아이들이 즐거워하고 자신을 많이 따랐기에 도움이 되었다는 뿌듯함도 살짝 느꼈는데, 목적이 아이들이 아니라 자신이었다니.사진을 다시 들여다보았다. 신나게 웃어대는 자신의 모습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아이들과 함께 즐거워하는 모습이 순진하면서도 밝아보였다. 실제 자신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었지만, 아주 예뻐 보였다.“기분 나쁘다거나 하진 않죠? 먼저 허락을 받을까 생각도 했지만, 그러면 내가 원하는 사진이 안 나올 것 같았어요.”“기분이 나쁘다기보단…… 얼떨떨하네요. 내게도 이런 표정이 나오는군요. 웃을 때 이런 모습이군요.”“원래 사람들은 자기 표정을 잘 몰라요. 거울을 보면 되지 않느냐 하겠지만 거울을 보는 순
Last Updated: 2026-04-22
Chapter: 22성아는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신나게 놀았다. 그만큼 많이 웃었고. 그동안 알게 모르게 쌓여있던 스트레스가 모두 풀린 듯한 기분이었다. 용규가 전에 내밀었던 아이들 사진이 연출한 것이 아니라 정말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감정을 그대로 담은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아이들이 옷을 갈아입으러 건물 안으로 들어가고, 성아는 흠뻑 젖은 채 용규에게 다가갔다.“즐거워 보이네요, 성아씨.”“네. 이렇게 웃어본 거, 정말 오랜만인 거 같아요. 사진은 잘 찍으셨나요?”“그럼요. 아주 만족스러운 작업이었어요.”성아의 얼굴에 배인 웃음만큼이나 용규의 표정도 즐거워 보였다. 이번 작업의 목적이 아이들이 아니라 성아였던 것을 미리 알리지 않은 덕에, 성아는 카메라를 전혀 의식하지 않았다. 덕분에 자연스러운 표정의 그녀를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 디지털 카메라가 아닌 탓에 당장 확인을 할 수는 없었지만, 멋진 사진이 나올 거라는 예감이 강하게 드는 샷이 몇 있었다. 작업실로 돌아가 확인해보고 싶어 좀이 쑤셨지만, 눈앞의 성아가 먼저였다. 촉촉이 젖은 채로 눈을 반짝이며 웃는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옷이 젖어 그녀의 풍만한 굴곡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도 아주 흡족했다. 일전에 맛보았던 성아의 달콤했던 그 감촉과 향이 떠올랐다. 청바지를 선택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떠올리며 카메라를 정리해 가방에 넣었다.“사진 보고 싶죠? 작업실로 가요.”“하지만…….”성아는 머뭇거리며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았다. 물방울이 뚝뚝 떨어질 정도로 흠뻑 젖은 몸이라, 그의 카시트가 망가질 터였다.“해 지면 쌀쌀해질 텐데 감기 걸릴 거라고요. 얼른 가요.”용규는 아무 것도 모르는 척하며 성아의 어깨
Last Updated: 2026-04-21
Chapter: 21형민과의 분위기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민영이 의아한 표정으로 ‘원장님이랑 무슨 일 있었냐’고 물어왔지만 대답을 할 수 없어 성아는 그저 웃어보여야 했다.할 수만 있다면 흐르는 시간의 멱살을 틀어쥐고 코앞에다 묶어두고 싶었지만, 시간은 성아의 편이 아니었다. 그렇게 토요일이 되었고, 마감시간이 되자마자 귀신같이 전화가 왔다.-끝날 때 됐죠?“네.”-전에 그 카페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얼른 끝내고 와요.“……네.”애매한 듯한 성아의 대답에도 용규는 밝은 목소리로 통화를 끝냈다. 테이블 위에는 다 식어버린 커피 한 잔과 그가 아끼는 카메라가 놓여 있었다. 작업하는 모습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여줄 생각이었다. 오늘 작업을 위해 섭외를 해 놓은 장소도 있었다. 전에 건네주었던 사진들을 마음에 들어 했던 것을 고려해 선정한 장소였다. 든든한 지원군도 하나 심어두었으니 가서 그녀의 마음을 홀랑 뺏어오기만 하면 되는 셈이었다.“이거 치워주시고 아메리카노 하나 더 주세요.”직원을 불러 커피를 새로 시켰다. 직원은 노골적으로 별 희한한 놈 다 보겠다는 표정으로 다가왔다. 마시지도 않은 커피를 세 잔째 시키는 용규가 정상적으로 보이기에는 좀 무리이긴 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용규는 즐거운 표정이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성아가 보였다. 용규는 자세를 바로잡고 멀찌감치 떨어진 커피잔을 바짝 앞으로 당겼다.“오래 기다리셨나요?”“금방 왔어요. 봐요, 커피에 김 오르는 거.”희한한 놈 뭐하려고 그러나, 귀를 기울이고 있던 직원이 소리 없이 헛구역질을 하는 게 슬쩍 곁눈으로 보였으나, 용규는 과감히 무시했다.간단히 목을 축인 두 사람이 일어섰다. 용
Last Updated: 2026-04-20
Chapter: 20“냉찜질 해주시고요, 지금은 급성기라 절대 안정이 필요합니다. 운동 삼가시구요, 성관계도 삼가셔야 해요.”“자, 자위는요?”남자의 질문에 형민은 다시 웃었다.“이 시기에 지나친 자위는 부고환을 자극해서 염증을 악화시킬 수도 있고요, 치료를 방해할 수도 있어요.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선택은 환자분이 하시는 거예요. 절대 금주하시구요, 자극적인 음식도 가급적이면 피해주시는 게 좋아요.”“이것저것 하지 말라는 거 투성이네요.”형민의 처방에 남자가 불만스럽게 말했다. 그렇게 중요한 데가 아픈데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것 다 하고 싶냐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형민은 애써 웃었다.“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불임이 될 수도 있습니다. 염증이 더 심해지면 번질 수도 있고,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어요. 잘 생각하셨으면 합니다.”“네.”“주사 있고요, 다음 주에 오시면 됩니다.”어기적거리는 걸음으로 나가는 환자의 뒷모습을 보면서 형민은 쓴 입맛을 다셨다. 다른 곳도 아니고 남자의 몸 중 가장 중요한 곳이라 할 수 있는 고환이 아픈데도 비뇨기과라는 이유로 참았다는 소리가 계속 신경에 거슬렸다. 절친이라 할 수 있는 성훈이 변태라 놀리긴 했지만, 본인은 자신의 진료과목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비뇨기과가 아니라면 어디에 가서 남자들의 성기능에 대해 상담하고 치료할 수 있단 말인가! 이렇게 훌륭한 곳임에도 사람들의 인식이 좋지 않다는 사실이 살짝 억울했다.지금 신혼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민영도 비뇨기과 간호사라는 직업 때문에 결혼 과정에서 마찰이 있었다고 했다. 형민이 잘 설명하고 설득해서 결혼 후에도 계속 출근할 수 있었던 거였다. 그러한 점은 성아라 해도 다르
Last Updated: 2026-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