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구주, 왕의 귀환: Bab 2271 - Bab 2280

2380 Bab

제2271화

윤구주는 말이 없었다.‘내 검도 문제도 아직 해결 못 했는데 여기까지 와서 이게 무슨 일인지.’“파도가 마치 거대한 강물처럼 끊임없이 밀려드는구나. 이제 누군지 알겠어.”윤구주는 낮게 읊조리듯 말했다.그 순간, 윤구주의 신념술 안에 훨씬 더 많은 기운들이 나타났다.“수련자들이 엄청 많아. 내공도 높고 한 번도 본 적 없는 공법들이야.”윤구주는 문아름을 바라봤다. 이 상황이 마치 문아름의 예상대로 굴러가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곧 시작될 거야. 아마 곧 있으면 구씨 일가 사람들을 만나게 될 거야.”문아름이 말했다.그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낙천이 자신의 족속의 기운을 감지했고 흥분한 표정으로 먼 곳을 가리켰다.그가 손짓한 방향을 따라가 보니 수천 개가 넘는 금속 꼭두각시들이 끝없이 밀려오고 있었다.“전부 구씨 일가 사람들 같군.”기린수가 말했다. 동시에 일행 모두 삼안인과 삼안인의 지배를 받는 전투 꼭두각시들이 구씨 일가 사람들을 몰아 이쪽으로 몰고 오는 장면을 확인했다.“기린수.”윤구주는 기린수에게 눈빛을 보냈다.“걱정 마, 저하. 여기 네 사람은 내가 확실히 지킬 테니까!”기린수는 히죽 웃으며 대답했다.슉!다음 순간, 윤구주는 산에서 몸을 날려 구씨 일가 사람들을 향해 곧장 하강했다.그 모습이 눈앞에 들이닥치자 도망치던 구씨 일가 사람들은 모두 절망에 빠졌다.일부 구씨 일가 사람들은 더 이상 도망칠 수 없다고 판단하고 꼭두각시의 핵을 자폭시키려 준비했다.쿵!하지만 윤구주는 그들의 머리 위를 뛰어넘으며 오뢰술을 펼쳤다.천 개의 벼락이 화살처럼 날아가 구씨 일가 사람들 뒤를 추격하던 전투 꼭두각시들을 단숨에 갈기갈기 찢어놓았다.수백 개의 전투 꼭두각시들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른 채 전부 파괴됐다.쿵쿵!뒤이어 달려온 삼안인들이 동술을 펼쳤다.백 명이 넘는 삼안인들이 혼술을 동시에 사용하자 그 위력은 대단했다.“흥, 혼술밖에 못 쓰는 주제에 그걸로 날 상대하려 했다고? 그럼 지금 사라져라.”윤구주의 눈동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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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72화

윤구주는 신념술로 구씨 일가 사람들을 훑어보았지만 그들에겐 아무런 기운도 느껴지지 않았고 실력도 전혀 파악되지 않았다. 다만 그들 중에서 누가 우두머리인지는 알아볼 수 있었다.구씨 일가 무리 한가운데에는 무려 10미터는 되어 보이는 거대한 꼭두각시 하나가 서 있었는데 인간이라기보다 거대한 거인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구씨 일가 사람들은 모두 그를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었고 그를 수장으로 떠받들고 있었다.그 거대한 꼭두각시는 윤구주를 발견하더니 스스로 다가와 윤구주 앞에 이르러 공손히 예를 표했다.“구씨 일가의 거자라 하옵니다. 구주왕을 뵙습니다.”그 말은 다소 어눌하긴 했지만 확실히 화진어였다.“어? 말이 통하네?”임홍연이 놀란 듯 말했고 옆에 있던 문아름은 그걸로 확신을 얻었다. 이 구씨 일가의 거자는 분명 윤상현과 안면이 있다는 것을 말이다.윤구주는 돌아가지 않고 곧바로 물었다.“저희 할아버지 윤상현은 지금 어디 계십니까?”“며칠 전 삼안인에게 붙잡혀 갔습니다. 지금 저희 구씨 일가는 남은 족속이라곤 이곳에 모인 이들이 전부입니다. 삼안 여황제가 우리를 여기로 몰아넣은 것도 구주왕을 직접 만나게 하려는 의도일지 모릅니다. 그 여자는 이미 구주왕을 주시하고 있습니다.”구씨 일가의 거자가 낮게 말했다.“날 주시하고 있다고요? 그래요, 알겠습니다. 그 외에 내가 아직 모르는 게 있나요?”윤구주가 침착하게 되물었다.잠시 생각에 잠긴 거자는 이내 말을 이었다.“지금 이 천상 구역에서 우리만이 마지막 저항세력입니다. 외부에서 들어온 수련자들은 지난 7만 년 동안 삼안인에게 다 죽거나 잡혀갔습니다.”그 말을 들은 문아름이 윤구주에게 다가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지금까지 알아낸 정보가 전부 내 예상과 일치해. 삼안 여황제가 네가 오기 전에 어르신부터 납치한 것도 널 이곳으로 유인하려는 계산이었어. 이제 와서 돌아가고 싶어도 아마 못 돌아갈 거야.”문아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천상 구역 전역의 영기가 일제히 끓어오르며 요동쳤다.막대한 양의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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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73화

곤륜 구역이 삼안인과 내통했을 가능성은 있지만 정확히 얼마나 많은 이들이 연루돼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윤구주는 잠시 생각을 가다듬은 뒤 서해 검성에게 신념으로 전했다.“좋아. 그럼 임무를 하나 줄게. 철저히 캐내. 뿌리까지 파헤쳐서 연루된 자는 한 명도 남김없이 처단해. 절대 봐주지 마.”“네 말은... 나더러 직접 그 무리한테 가란 거야? 여긴 삼안 여황제의 땅이야. 나야 나가고 싶으면 못 막겠지만 여기서 사고를 칠 수 있을지는 또 다른 문제야.”서해 검성은 미친 듯이 웃고 떠들기는 해도 이성을 잃은 자는 아니었다.그의 광기는 삼안 여황제가 자신을 못 붙잡을 거란 확신에서 오는 것이었지 이 땅에서 마음대로 날뛸 수 있다는 건 아니었다.“걱정 마. 기회는 내가 만들어줄 테니까.”윤구주가 담담히 말했다.“그래, 알겠어. 근데 너도 조심해. 괜히 일도 못 끝내고 목숨까지 잃지 말라고.”“핵심이 어디에 있는지는 너도 잘 알잖아. 감당 안 되겠다 싶으면 바로 빠져. 괜히 목숨 걸고 맞붙을 필요 없어. 그 여황제는 7만 년을 기다렸어. 지금이 그 여자에게는 마지막 기회야. 그런데 넌 아니잖아. 넌 기회가 앞으로도 수두룩해. 내가 보기에는 그 여자 널 무슨 사악한 비법에 넣을 재료로 쓸 생각일 수도 있어. 괜히 낚이지 마.”서해 검성이 진심 어린 경고를 던졌다.“알겠어. 명심할게.”윤구주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그때, 사자황이 신념으로 말을 걸어왔다.“구주왕, 방금 그쪽에서 성수의 기운이 감지됐는데... 그게 설마 그쪽한테서 나온 건가?”윤구주는 이 사자황이라는 자를 따로 알진 못했지만 서해 검성과 함께 이런 곳까지 들어온 인물이니 적어도 믿을 수는 있었다.“난 성수력을 다룰 수 있는 건 맞지만 아직 성수 정혈을 완전히 융합하진 못했어.”윤구주가 솔직하게 답했다.“그럼 이상하군. 혹시 근처에 예전에 붙잡혔던 성수전의 수련자가 있는 건 아니겠지?”사자황은 고개를 갸웃거렸다.그 말을 들은 윤구주는 피식 웃으며 기린수를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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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74화

말은 그렇게 했지만 서해 검성 쪽은 이미 검의 기운을 운용하기 시작했다.혹시라도 자신의 오래된 친구가 밀리기라도 하면 곧바로 나서서 제압할 생각이었다.서해 검성은 윤구주와는 친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구주왕 친구들의 체면까지 봐줄 이유는 없었다.문아름은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수련자들이란 하나같이 자존심만 세고 누구 하나 남 밑에 들려고 하지 않네. 결국에는 실력 있는 사람이 다 먹는 거고 머리 좋다 한들 끝내 힘 있는 사람한테 고개 숙여야 하는 거지.”문아름은 씁쓸하게 중얼거렸다.과거 윤구주를 얕보고 그를 조종하려던 자신이 이제는 그의 손에 의해 생명을 건진 처지가 된 것이다.이젠 그녀는 자신 목숨 하나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문아름은 벌써부터 사자황이 얼마 안 있어 아주 처참하게 당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역시나 기린수의 오만한 성격상 사자황에게 체면 따위 봐줄 리 없었다.“네가 뭔데? 왜 내가 네가 묻는다고 해서 대답해야 하지?”“성수가 되었거나 성수의 혈맥을 제대로 다룰 수 있었다면 그나마 한 번쯤 쳐다는 봤겠지. 하지만 넌 그냥 성수 밑에 딸린 하찮은 하인이잖아? 그런 주제에 내 앞에서 감히 주둥이를 놀려?”기린수가 비웃으며 차갑게 말했다.사자황은 순간 멍해졌다.‘내가 뭘 그렇게 무례하게 했나? 정말 정중하게 말했는데...’곧 이어진 건 억울함이 아닌 분노였다.‘성수의 하인이라니?’“이 자식, 말하는 꼴 하고는! 감히 나한테 그런 말투를 써?”“구주왕! 난 쟤가 누군지도 모르겠고 자네랑 어떤 관계인지는 더더욱 상관없어. 지금부터 저놈을 혼내줄 건데 자네는 어찌할 셈이야?”사자황이 신념으로 윤구주에게 물었다.아무리 화가 나도 구주왕이 곁에 있는데 함부로 나설 수는 없었다.그때, 윤구주는 이쪽을 살피고 있는 또 다른 강력한 동술 수련자를 눈치챘다.이쪽 상황이 그자의 호기심을 자극한 듯했다.그 물음에 윤구주는 대수롭지 않게 답했다.“마음대로 해. 나야 대신 혼 좀 내줬으면 싶은데... 문제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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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75화

갑작스레 터져 나온 이 강력한 동력의 기운에 사자황과 서해 검성은 물론 기린수까지도 얼굴빛이 확 변했다.“저게 바로 삼안인의 여황제인가? 동술이 정말 어마어마하군.”사자황이 차가운 숨을 들이켰다. 아직 정면으로 마주한 것도 아닌데 이 끔찍한 동력의 기운만으로도 등골이 오싹해졌다.‘진짜 싸움이 붙기라도 하면 난 절대 그 여황제의 상대가 되지 못할 거야.’그 순간 기린수가 눈을 부라리며 사자황에게 쏘아붙였다.“멍청한 것! 우리가 지금껏 저하의 정체를 철저히 숨겨왔는데 어쩌자고 대놓고 이름을 불러버려?! 우리 저하가 화진의 인황이라는 걸 네 입으로 떠들 필요가 있냐고!”사자황은 어리둥절할 뿐이었다.‘화진 인황은 천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존재 아니야?’그런 영광스러운 이름을 대놓고 말하는 게 뭐가 문제냐고 생각한 것이다.“상관없어. 어차피 곧 알게 될 거야. 그런데 이렇게 반응이 크다니... 역시 나한테 뭔가 꿍꿍이가 있는 모양이지.”윤구주는 눈을 가늘게 뜨며 중얼거렸다.하지만 사자황은 그런 것 따위 신경 안 썼다.윤구주 수하 녀석이 자신을 우습게 보았으니 일단 기린수부터 혼내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이다.동시에 이 자가 도대체 어떤 존재인지, 왜 성수의 기운이 몸에 흐르고 있는지를 직접 확인할 생각이었다.“야, 주둥이 그만 놀려. 날 이길 수 있다면 뭐라 하든 받아들일게. 근데 그럴 실력도 없으면서 내가 입 한번 잘못 놀렸다고 큰소리칠 자격은 없지 않나?”사자황은 황금 성사자의 허상을 소환하며 전력을 끌어올렸다.하지만 그는 아직 화진의 4대 군신처럼 성수와 자신을 일체화할 수는 없었다.성수 허상을 법신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경지도 되지 못했다.“자, 받아라. 수황권!”사자황의 모든 기운이 주먹에 집중되었고 그 주먹은 황금빛 권의를 만들어냈다.그 권의는 굉음을 내며 기린수를 향해 날아갔다.이 한 방에는 사자황의 내공이 80% 이상 실려 있었다.만약 상대가 이걸 막아낸다면 최소한 자신과 동급의 수련자란 증거였다.반대로 저항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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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76화

하지만 성술 급의 술법을 마주한 기린수의 표정은 마치 모욕을 당한 사람처럼 불쾌하기 짝이 없었다.“이 영감, 제법이군!”“그래, 고통은 영감이 자초한 거야!”기린수는 위력이 열 배로 불어난 권법을 상대로도 머리로 들이받아 그대로 산산조각 내버렸다.“뭐라고? 대체 너 정체가 뭐야!”사자황은 얼굴이 파랗게 질렸고 옆에 있던 서해 검성도 완전히 전투태세에 돌입했다.슉!기린수가 그대로 하늘로 솟구치자 그의 몸속에서 금빛 성력이 뿜어져 나왔다. 성력은 맥락과 골격을 형성하며 집결되었고 그 규모만 해도 족히 몇백 미터에 달했다.그 크기만 놓고 봐도 황금 성사수보다 훨씬 압도적이었다.성력이 맥락과 뼈대를 형성하자 곧이어 살이 붙기 시작했고 살이 완전히 형성되자 거대한 성체 전체가 불꽃에 휩싸였다.금빛의 깃털과 비늘이 불 속에서 연단되어 거듭난 것이다.이 살아 숨 쉬는 성수가 모습을 드러내자 윤구주의 동공이 좁아졌다.“조생성수.”“나는 성수를 조종할 수는 있지만 저 녀석은 아예 성수를 집어삼켜 자신이 성수가 된 거야. 지금 저 기린수 자체가 성수 기린 그 자체라고!”윤구주가 단호히 말했다.“기린!”문아름의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이제 와서 돌이켜보니 자신에겐 애초에 승산이 없었다. 윤구주가 마음만 먹었더라면 기린수를 미리 출관시켜 무림 세력을 단숨에 짓밟을 수도 있었던 것이다.생각해보면 윤구주가 기린수를 출관시키지 않은 건 문아름을 진정한 적으로 여긴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와! 저 성수 뭐예요? 느낌상 사대 전신수인 청룡, 백호, 주작, 현모보다도 더 강력한 거 같은데요?”소채은은 완전히 넋이 나간 상태였고 임홍연도 그에 못지않게 놀라워하고 있었다.“저하실의 고대 초상화에서 본 적 있어. 저건 우리 화진의 영물, 기린이야.”임홍연이 낮게 중얼거렸다.풀썩!무왕은 그 모습을 보자마자 그대로 무릎을 꿇고 온몸으로 성수에게 예를 갖춰 절을 올렸다.“사자황, 이번엔 제대로 단단한 놈을 만났구나. 저자는 내공도 엄청난 데다 저런 신통한 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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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77화

서해 검성이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급해서 헛소리까지 하는구먼.”“설마 네가 수신전에 속해 있다는 것도 잊은 건 아니겠지? 수신전에도 수장이 있다는 걸 말이야.”“수신전 수장!”사자황이 멍하니 기린 금수를 바라보다가 그제야 무언가를 떠올렸다.황금 성사수의 화신이 모습을 드러냈다.하지만 사자황의 예상과는 정반대로 황금 성사수는 기린금수와 맞서기 위해 나타난 것이 아니었다.오히려 그 거대한 몸을 낮춰 기린금수의 발아래에 머리를 조아린 것이다.그 광경을 본 사자황은 그 자리에서 멍해졌다.‘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이야?’“지금 이 기린수가 바로 수신전의 수장이시다. 너 같은 수신전의 하급자 따위가 주인을 넘어서 신전의 수장을 향해 도전장을 던지다니 네 죄를 알겠느냐?”기린수의 목소리는 천상 구역 전역을 울리는 신령의 음성과도 같았다.그 순간만큼은 기린수가 정말로 이 세상의 신처럼 느껴질 정도였다.실로 압도적인 기운이었다.쾅!사자황은 정신이 나간 채 몸을 통제하지도 못한 채 무릎을 꿇고 말았다.“수신전의 수장... 젠장! 내가 어쩌다 수장을 거역한 거지!”사자황의 얼굴이 일그러졌다.지금껏 살아오며 가장 후회되는 순간이었다.수신전은 그에게 있어 은인이었다.과거 곤륜 구역의 가짜 신들에게 맞아 죽을 뻔했던 자신을 보호해준 게 바로 수신전이었으니 말이다.하지만 그보다 사자황을 무너뜨린 건 그다음 장면이었다.인내심이 완전히 바닥난 채 윤구주는 짜증을 감추지 못하고 말했다.“기린수, 넌 도대체 언제까지 시간을 낭비할 셈이야? 내가 널 출관시킨 건 여기 와서 잘난 척하라고 그런 게 아니라고.”마치 신처럼 높이 떠 있던 기린수는 윤구주의 말을 듣고 순간 맥이 풀렸다.“저하, 진짜 내가 멋 좀 부리는 게 그렇게 보기 싫어? 간만에 뽐낼 기회 잡았는데 너무하네, 진짜 재미없게.”곧이어 기린수의 성수 변신이 풀렸고 조화로운 성수의 형상도 함께 사라졌다.수시로 풀었다 다시 쓸 수 있는 이 신통한 능력 하나만으로도 이미 인간계에서는 독보적인 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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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78화

“네 예상대로야. 삼안인 여황제는 내가 올 걸 진작 알고 있었어. 내가 천상 구역에 들어오기 전부터 이미 할아버지를 납치해 황성으로 유인할 준비를 끝낸 거지.”“이번에는 가지 않을 수가 없어.”윤구주는 무거운 말투로 말했다.처음에는 할아버지를 구하고 바로 떠날 생각이었다.하지만 삼안인 여황제가 꾸민 음모를 알게 된 이상, 이 일은 단순한 가족의 문제가 아니었다.화진 전체가 위태로운 상황이었다.이제는 삼안인 여황제를 없애지 않으면 모든 재앙의 씨앗이 남게 되는 것이다.윤구주 일행이 황성으로 향하려 하자 구씨 일가는 먼저 나서서 함께 싸우겠다고 제안했다.“그럴 필요 없어요. 그쪽들과 삼안인의 전력 차이는 너무 크거든요. 따라온다고 해서 달라질 건 없습니다.”윤구주는 이렇게 말한 뒤, 구씨 일가의 수장을 바라보며 물었다.“하지만 한 가지 묻고 싶군요. 내가 삼안인 여황제를 처단해서 천상 구역이 무너지면 여러분들은 과연 살아남을 수 있나요?”구씨 일가 수장은 바로 대답하지 않고 자신의 금속으로 된 몸을 가리킨 뒤 옆에 있는 사람들을 둘러보며 말했다.“보세요. 우리의 지금 이 꼴은 사람입니까, 귀신입니까? 이래도 우리가 살았다고 보십니까?”그때, 문아름이 옆에서 냉소적으로 말했다.“구주왕, 뻔히 아는 걸 왜 묻는 거야? 저 사람들은 이미 혼을 잃었어. 너조차도 이제는 되돌릴 수 없다는 걸 알잖아.”“차마 무정한 사람 되기 싫겠지만 결국 연민을 품은 것도 너고 저들을 내쳐버린 것도 너야.”윤구주는 문아름의 말에 원망이 섞여 있다는 걸 단번에 알아차렸다.“또 시작이야?”윤구주는 문아름을 흘긋 보며 코웃음을 쳤다.문아름은 더 설명하지 않았고 윤구주 역시 그녀가 무엇을 탓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내가 배신할 결심을 채 세우지 못했을 때 좀 더 단호하게 끊어냈어야지. 기회를 줬어 서는 안 되지.’“후회로는 앞을 막을 수 없어요. 우리는 죄를 안고 태어난 사람들입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 자체가 죄죠. 언제쯤 그 빚을 다 갚아야 겨우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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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79화

‘전설에 따르면 총명함이 뛰어난 자는 자기 죽을 날을 미리 알 수 있다고 하지.’‘사람이 죽기 직전이 되면 정신이 크게 혼란스러워지기 마련이라 그런 헛소리를 늘어놓는 거야.’‘죽기 직전까지도 저하를 원망하고 있었다니 저하에 대한 감정이 보통은 아니었군.’기린수는 속으로 이렇게 중얼거렸지만 입 밖으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를 불러들인 것은 단지 우연이 아니라 이유가 있었고 죽더라도 헛되이 죽을 수는 없었다.“출발하자.”윤구주의 명령이 떨어지자 모두가 황성을 향해 나아가려던 찰나 무왕이 갑자기 제정신을 잃고 날뛰기 시작했다.그는 순간적으로 멘탈이 붕괴된 듯 광인처럼 임홍연에게 덤벼들었다.쿵!윤구주의 눈빛이 차가워졌고 손바닥 안의 영기가 요동쳤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기린수가 성력을 펼쳐 무왕을 제압해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시작됐어. 내가 예측한 그대로야. 삼안인 여황제는 오래전부터 이 외부 수련자들의 혼을 몰래 훔쳐 지배해왔고 이들을 죽이지 않은 이유는 바로 이들의 후손이 천상 구역으로 들어오게 만들기 위해서였지.”“이제 여황제가 기다리던 인물이 나타났으니 더 이상 이들은 쓸모가 없어졌고.”문아름이 말했다.윤구주가 동술로 무왕의 몸속을 비춰보니 그의 영혼은 이미 거의 다 갉아 먹힌 상태였다.남아 있는 의식조차 기억만으로 겨우 붙들고 있었고 지금 그 술법이 발동된 이상 윤구주가 무리하게 도와도 결국 식물인간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한때 왕으로 봉해졌고 이름 있는 반씨 가문 출신이었던 인물, 그런 그가 식물인간이 되어 남은 생을 보내는 건 너무나 참담한 결말이었다.윤구주는 기린수에게 눈빛을 보냈고 그 신호를 읽은 기린수가 손을 들어 쥐는 순간, 무왕의 몸은 성력에 의해 분해됐다.“무왕, 화진의 고대 수련자여. 나는 윤구주, 그대를 선배로 존경하며 명복을 빕니다.”윤구주가 허리 숙여 예를 표하자 함께 있던 이들도 모두 무왕에게 고개를 숙였다.기린수는 그 신분상 예를 표할 필요는 없었지만 그래도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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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80화

“상관없어. 어쨌든 나는 그 삼안인 여황제를 만나야 하니까. 큰놈을 만나려면 먼저 그 밑에 졸개들부터 치워야겠지.”윤구주는 몸을 한껏 풀어준 뒤, 하늘의 벼락을 끌어내어 오뢰법으로 온몸을 휘감았다.그 순간, 그는 하나의 번개가 되어 눈부신 섬광으로 튀어 나갔다.쾅! 쾅! 쾅!윤구주가 진법에 부딪힌 순간, 영기가 광폭하게 요동치며 귀가 찢어질 듯한 폭음이 울려 퍼졌다.그는 마치 천둥의 신이라도 된 듯 천둥 벼락으로 사방을 쓸어버렸고 금속 꼭두각시들은 마치 벼 베듯 한 줄 한 줄 무너지며 바닥에 쓸렸다.벼락에 맞은 금속 꼭두각시들은 몸체가 그대로 산산조각 났고 그가 지나간 자리에는 파편만이 흩날렸다.“정말 아깝다. 우리 화진에 저 십만 꼭두각시만 있었더라면 외적이 뭐가 두려웠겠어.”문아름은 아쉬운 듯 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하! 그럴싸하긴 한데 그건 그쪽 생각일 뿐이지. 이 꼭두각시는 구씨 일가 사람들만 다룰 수 있는 거야. 우린 기관술을 하나도 몰라.”“화진에서 그나마 기관술에 능했던 마가는 이미 길을 잘못 들어서 저하에게 씨까지 멸해졌잖아. 저걸 전부 끌고 와도 정비할 사람 없으면 몇 달도 못 가서 다 고철 되는 거지.”“게다가 이 많은 꼭두각시가 쓰는 영기 양도 어마어마해. 우리 화진에 지금 남은 영기가 얼마나 된다고? 저놈들한테 다 주면 수련자들은 도대체 뭘로 수련하라는 건데?”기린수는 입을 삐죽이며 말을 이었다.문아름도 자신이 비현실적인 생각을 했다는 걸 알고 있었다.죽을 날이 머지않았다는 불안감이 마음을 흔들어 놓고 이성이 무뎌졌던 것이다.“아름 씨, 잘 들어둬. 잠시 후 아름 씨가 필요해질 수도 있으니 그때 가서는 괜히 망치지 마.”기린수가 문아름에게 전음을 보냈다.문아름은 기린수의 정체와 성수의 능력을 알고 있었기에 조용히 물었다.“제 말이 맞았던 걸까요? 지난번 천국을 짤 때, 저는 제가 살아남을 확률이 고작 10%라는 걸 봤어요. 저처럼 계산으로 사는 책사는 어떤 일에도 도박 같은 짓은 하지 않죠. 그런데도 그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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