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에서 내려 휴대폰을 켜자마자, 마치 해킹이라도 당한 듯 수백 개의 메시지가 쏟아져 나왔다.여러 사람에게서 온 부재중 전화도 가득했다.엄마가 톡으로 남긴 메시지가 눈에 띄었다.[솔아, 너 진짜 왜 이렇게 제멋대로니.][시험 잘 봤으면 말을 했어야지, 우리한테 숨기면 어떡해?][너 대체 어디 간 거야? 언제쯤 되어야 엄마 속을 안 썩일래?]강지후가 보낸 문자도 수두룩했다.[권미래, 너 이번 수능 대박 난 거였어? 잘됐다. 이제 같이 경국대 가면 되겠네.][그만 유난 떨고 얼른 돌아와. 이모 또 걱정하시잖아.][나중에 나랑 학교 가서 수강신청 하자.]나는 미간을 찌푸린 채 메시지들을 전부 확인한 뒤, 망설임 없이 차단하고 삭제해 버렸다.공항 밖으로 나서자, 낯선 바람이 얼굴을 스쳐 지나갔다.새 출발을 향한 용기를 품고, 나는 오롯이 나만의 미래를 향해 걸어 나갈 것이다.내비게이션 앱을 켜고 학교로 가는 길을 검색하던 그때였다.누군가 내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고개를 들자, 지적이고 우아한 기품이 물씬 풍기는 여성이 서 있었다.그녀는 휴대폰 화면과 내 얼굴을 번갈아 대조해 보더니, 이내 손뼉을 치며 반갑게 웃었다.“맞네, 너였구나.”낯선 타지에서 혼자 있던 터라, 나는 바짝 경계했다.“누구세요? 무슨 일이시죠?”이내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몇 걸음 물러서며, 캐리어를 끌고 언제든 튀어 나갈 준비했다.그런데 여성은 내 팔을 덥석 잡더니, 어디론가 통화를 하며 도망치지 말라고 소리쳤다.겁이 질린 나는 결국 캐리어마저 내팽개친 채 죽기 살기로 뛰었다.넋이 나간 상태로 휴대폰만 달랑 쥔 채 겨우 홍문대에 도착했다.오는 내내 잃어버린 짐을 새로 마련하려면 돈이 얼마나 들지 머릿속으로 계산했다.모아둔 돈이 조금 있긴 해도 등록금에 생활비만 해도 만만치 않은 지출이었기에, 하루빨리 알바부터 구해야겠다고 다짐했다.어느덧 건물 앞에 다다르자, 신입생들을 맞이하러 나온 교수님이 보였다.길에서 시간을 지체한 탓에 이미 다른 학생들은 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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