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정수도 마침내 윤태호에게 화가 났는지 얼굴을 굳히며 소리쳤다.
“윤태호, 말장난은 그만해! 난 이미 결정했어. 널 해고할 뿐만 아니라 관련 부서에 네 행위도 신고할 거야. 너 같은 인간은 의사 자격도 없어!”
윤태호는 전혀 기죽지 않고 단호하게 맞받아쳤다.
“제가 의사 자격이 없다면 곽 부원장님 같은 사람은 더더욱 자격 없겠네요.”
그러고는 이경진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제가 이재영 씨의 뺨을 때린 건 이재영 씨를 깨우기 위해서였습니다. 당신도 원치 않으시겠죠? 아버님이 평생 침대에 누워 의식 없이 사시는걸요.”
곽정수의 표정이 확 바뀌었다.
“윤태호, 너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윤태호는 침착하게 말을 이었다.
“부원장님, 제 말을 못 알아듣는 건지 아니면 귀가 먹은 건지 모르겠지만 방금 분명히 말씀드렸습니다. 저는 이재영 씨를 깨우기 위해 뺨을 때린 것이고 병원 규정이나 의료 윤리를 위반한 적은 없습니다.”
곽정수는 헛웃음을 터뜨리며 비웃었다.
“내가 의사로 수십 년 살아오면서 사람 뺨 때리는 걸 치료라 주장하는 건 오늘 처음 봐. 내가 의사 아니었다면 너한테 속을 뻔했네!”
“못 믿으시겠어요?”
윤태호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그럼 직접 보시죠. 이재영 씨, 곧 깨어납니다.”
곽정수는 물론 전혀 믿지 않았다.
‘무려 5년간 의식이 없던 식물인간이 뺨 한 대 맞았다고 깨어난다? 만약 그런 방법이 실제로 효과가 있다면 이 세상에 식물인간이라는 존재 자체가 없을 거야.’
하지만 한편으론 이상했다.
윤태호의 표정엔 조금의 거짓도 없었고 전혀 흔들리지 않는 자신감이 느껴졌다.
‘혹시 정말 깨우는 데 성공한 건가?’
그 생각이 순간 스쳤지만 곽정수는 곧 고개를 저었다.
‘말도 안 돼. 이재영을 살리려고 수많은 의사를 고용했는데 실패했잖아. 이 자식은 고작 수습 의사일 뿐, 정식 발령도 안 난 놈인데! 절대 불가능해! 이건 그냥 거짓말이야!’
곽정수는 차갑게 비웃으며 말했다.
“여기까지 와서도 계속 거짓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