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교수님, 무슨 일 있으세요?”
윤태호는 백아윤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는 걸 눈치채고 곧장 물으며 동시에 그녀가 들고 있는 카드 쪽으로 슬쩍 눈길을 돌렸다.
카드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오늘 저녁 7시, 수정 호텔. 꼭 와.]
그리고 제일 아래에는 누군가의 이름이 서명되어 있었다.
소민현.
그 세글자는 춤을 추듯 휘갈겨져 있었고 압도적인 광기가 서려 있었다.
윤태호는 문득 궁금해졌다.
‘카드를 확인하고 당황한 걸 보면 이 이름과 관련된 건가?’
“백 교수님, 이 소민현이란 사람은 누구예요?”
윤태호가 물었다.
“너랑 상관없어.”
백아윤은 짧게 잘라 말하고는 곧장 발걸음을 옮겨 사무실로 들어갔다.
윤태호도 따라 들어가려 했지만 백아윤은 문을 닫자마자 바로 잠가버렸고 윤태호는 문밖에 갇혀버렸다.
“백 교수님, 백 교수님?”
아무리 불러도 안에서 대답이 없자 윤태호는 돌아서서 다시 VIP 병실로 향했다.
병실 문을 열자, 임다은이 침대에 앉아 휴대폰을 들고 웃고 있었다.
웃을 때마다 그녀의 상체가 흔들리며 출렁였고 그 장면은 윤태호에게 꽤 충격적이었다.
윤태호는 순간적으로 정신이 혼미해져 슬쩍 도망치려 했지만 등 뒤에서 임다은의 목소리가 들렸다.
“거기 서요! 이미 들어왔는데 왜 나가요?”
윤태호는 어쩔 수 없이 돌아서서 말했다.
“다은 씨가 너무 행복하게 웃고 있어서 방해하기 싫었어요.”
임다은은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솔직하게 말해봐요.”
윤태호는 당황했다.
‘핑계를 이렇게나 금방 들킬 줄이야.’
“그럼 솔직하게 말할게요. 화내면 안 돼요.”
“안 낼게요. 말해요.”
윤태호는 그녀를 힐끔 보더니 얼굴이 붉어지며 말했다.
“그, 옷 좀 제대로 입으시면 안 될까요?”
임다은은 눈을 가늘게 뜨며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왜요? 맘에 안 들어요?”
그 질문은 너무 곤란했다.
윤태호는 대답도 못 하고 얼굴이 더 빨개졌다.
“이리 와봐요.”
임다은은 손가락으로 윤태호를 불렀다.
“왜요?”
윤태호는 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