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아윤이 살고 있는 곳은 원룸형 오피스텔이었다.
윤태호가 도착했을 때, 백아윤은 아직 얼굴에 마스크팩을 붙이고 있었다.
윤태호의 모습을 본 백아윤은 잠시 멈칫했다.
이날 윤태호는 깊은 네이비 톤의 수트에 흰 셔츠, 그리고 와인색 넥타이를 매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세련되면서도 단정했고 웃을 때 풍기는 분위기는 마치 봄바람처럼 따뜻하고 부드러웠다.
“백 교수님, 저 이 정도면 괜찮을까요?”
윤태호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괜찮아.”
백아윤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사실 너한테 입힐 정장을 따로 준비해 뒀는데 벌써 이렇게 잘 차려입고 왔네. 좋아, 이 옷, 네 이미지에 딱 어울린다.”
윤태호는 속으로 살짝 아까운 마음이 들었다.
‘진작 백 교수가 옷을 준비해 놓았다는 걸 알았더라면 그렇게 큰돈 쓰지 않아도 됐는데.’
“그럼 언제 출발할까요?”
윤태호가 다시 물었다.
“잠깐만, 나 옷 좀 갈아입고 올게.”
백아윤은 그렇게 말하고 안방으로 들어갔다.
약 10분쯤 지났을까, 백아윤이 방에서 나오는 순간 윤태호의 눈이 커졌다.
하얀 오프숄더 드레스를 입은 백아윤은 맑고 투명한 쇄골이 은은한 조명 아래 드러났고 잘록한 허리 라인이 도드라지며 전체적으로 우아한 곡선을 자아냈다.
피부는 도자기처럼 하얗고 매끄러웠으며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 같았다.
그녀는 너무나도 우아하고 아름다웠다.
윤태호는 멍하니 그녀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봐온 백아윤은 항상 차가운 업무 복에 단정한 머리, 다소 딱딱한 이미지였는데 오늘은 마치 전혀 다른 사람처럼 느껴졌다.
그만큼 시각적인 충격이 컸다.
백아윤은 윤태호가 너무 빤히 바라보자 조금 쑥스러워져 조용히 물었다.
“괜찮아 보여?”
윤태호는 감탄을 숨기지 않았다.
“괜찮은 정도가 아니죠. 백 교수님, 지금 이 순간 교수님을 표현할 수 있는 말은 딱 두 글자밖에 없어요.”
“뭔데?”
“여신.”
백아윤은 얼굴이 살짝 붉어지며 말했다.
“말은 참 잘하네, 입만 살았어.”
“진짜예요. 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