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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로맨스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 제1396화

제1396화

Author: 유진
하지만 이제는 그 누구에게도 사과하고 싶지 않다.

사과를 하면 공수진을 질투해 나쁜 마음을 먹고 일부러 계단에서 밀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꼴이 되니까.

만약 그렇게 되면 윤이 앞에서는 평생 머리를 들지 못하게 된다.

이경빈은 탁유미의 고요함에 어쩐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사실 그녀가 조용해졌으니 이제는 그녀와 닿고 있는 손을 거두어들여야 마땅했다.

하지만 그의 손은 머리의 통제를 벗어난 듯 그녀의 조금 차가운 볼에서 떠날 줄을 몰랐고 심지어는 이 감각을 더 느끼고 싶어 하는 것 같아 보였다.

탁유미는 얼굴이 확연히 말라 있었고 피부도 백옥같았던 예전과는 달리 조금 타 있었으며 촉감도 조금 거칠었다.

하지만 청초하고도 수려한 얼굴 윤곽은 여전했으며 예쁘게 내린 눈썹과 작고 앙증맞은 코, 그리고 눈을 감으면 더 훤히 보이는 풍성한 속눈썹도 예전과 하나 다를 것 없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마치 인형처럼 가만히 있는 모습에 이경빈은 한참을 시선을 떼지 못하다가 차량이 병원 입구에 다 도착해서야 정신을 차리고 서둘러 손을 거두어들였다.

“나는 사과 안 해.”

차 문이 열린 순간 탁유미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그 말에 이경빈은 강경한 태도로 그녀를 차에서 끌어냈다.

“그건 네가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야!”

탁유미는 결국 이경빈의 손에 이끌려 억지로 공수진의 병실에 데려와 졌다.

병실 안에는 공수진은 물론이고 그녀의 부모님도 함께 있었다.

“경빈 씨... 탁유미 씨는 왜 데리고 온 거예요?”

공수진이 병상에서 몸을 일으키며 물었다.

“이번 일 이대로 넘길 생각 없다고 했잖아.”

이경빈은 말을 마친 후 다시 탁유미를 바라보았다.

“또다시 감옥에 들어가고 싶은 게 아니라면 지금 당장 사과해!”

탁유미는 차가운 눈빛으로 병실 안을 쭉 훑어보더니 담담하게 말했다.

“난 분명히 말했어. 사과 같은 거 안 한다고.”

그 말에 공수진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윤이가 너 보러 감옥으로 면회 가기를 바라는 거야? 그래?”

잔뜩 분노한 이경빈의 목소리가 또다시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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