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S시의 최고 재벌 강지혁의 약혼녀가 하루아침에 교통사고로 죽게 되면서 임유진은 음주운전 가해자라는 죄명을 안고 3년 형을 선고받는다. 지옥 같았던 3년간의 복역 생활을 어렵사리 버텨낸 그녀, 겨우 출소하여 자유를 찾는가 싶었는데 소문의 그 강지혁을 건드리게 됐을 줄이야? 남자의 정체를 알게 된 그녀는 그의 앞에 무릎 꿇고 애원했다. “강지혁, 제발 나 좀 놔줘.” 이에 강지혁은 입꼬리를 씩 말아 올렸다. “난 누나 절대 안 놔줘.” 모두 말한다. 강지혁은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이라고. 하지만 그는 옥살이하고 나온 환경미화원을 위해 간이고 쓸개고 모두 빼줄 것처럼 사랑을 속삭였다. 하지만 교통사고가 나던 날의 진실이 밝혀지면서 둘의 사랑은 산산이 조각나 버린다. 그렇게 두 사람의 사랑은 그녀의 도망으로 그렇게 끝나는 듯했으나……. 몇 년 후의 어느 날, 남자가 그녀의 앞에 무릎 꿇고 애원했다. “유진, 너만 나한테 돌아온다면 나 뭐든 할게.” 그런 남자의 눈빛을 지그시 바라보던 여자의 입에서 이윽고 한마디가 툭 튀어나왔다. “그러면 죽어.”
View More양서현의 말은 명백한 협박이었다.그녀는 돈이 필요했다.이혼 당시 곽동현에게서 받은 위자료와 집을 담보로 얻은 대출금까지 이미 모두 새 애인의 말만 믿고 투자했다가 망해버렸고 이제는 빚만 남았던 것이었다.그래서였다. 그녀는 곽동현의 시장 가게를 빼앗아 그 빚을 메우려는 속셈이었다.곽동현의 얼굴은 분노로 붉게 상기되어 있었다.한때 부부였던 여자가 이렇게까지 치졸하게 협박하리라곤 상상도 못 했다.그는 손이 떨리며 분노와 수치가 동시에 치밀었다.그때 탁유미가 한 걸음 앞으로 나서더니 차갑고 단호한 눈빛으로 양서현을 노려봤다.“곽동현 씨와 저는 그저 평범한 친구 사이일 뿐이에요. 만약 당신이 이런 식으로 허위 사실을 퍼뜨리면 그 뒷감당은 직접 하셔야 할 거예요. 누구든 제 명예를 더럽히면 저는 끝까지 법적으로 대응할 겁니다. 당신은 재산 다 잃고 신문에 사과문까지 내게 될지도 모르죠.”그 순간 탁유미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고 그녀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세는 ‘가장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어떤 대가도 감수하겠다’라는 결의 그 자체였다.그 압도적인 눈빛에 양서현은 본능적으로 한 발 물러섰고 숨이 턱 막히며 말이 나오지 않았다.탁유미는 천천히 걸음을 앞으로 옮기며 말했다.“믿기지 않는다면... 직접 해보시든가요!”“너...!”순간 양서현은 얼굴을 붉히며 이를 악물었다.“이 여자가... 정말 내가 가만 안 둘 줄 알아?!”그리고 그녀가 손을 번쩍 들어 올려 탁유미를 때리려는 순간.팍!!어딘가에서 날아온 손이 그녀의 뺨을 세게 후려쳤고 양서현은 그대로 비틀거리며 몇 걸음이나 뒤로 물러났다.“아악...!”얼굴을 감싸 쥔 그녀는 충격에 휩싸인 눈으로 앞을 올려다봤다.그 앞에는 차가운 눈빛의 한 남자가 서 있었다.정갈한 슈트 차림 고요하지만 강압적인 존재감.한눈에 보아도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임이 느껴졌다.양서현의 목소리가 떨렸다.“당신... 누구야? 아무 이유 없이 사람을 때려? 경찰 부를 거야!”하지만 이경빈은 그녀
곽동현이 작업하느라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을 때 탁유미가 무심하게 휴지를 건넸다.“닦으세요.”“고맙습니다.”곽동현은 휴지로 땀을 닦고 재빨리 겉옷을 벗었다.그러자 탁유미는 자연스럽게 벗은 겉옷을 받아 들고 잔잔한 미소를 보였다.“제가 더 감사하죠. 안 그랬으면 수리기사 불러야 했을 텐데요.”“이 정도야 별일 아니에요. 요즘은 기사 부르면 출장비에 공임비까지... 그 돈 아까워요. 고칠 게 있으면 그냥 저한테 말하세요. 제가 할 수 있으면 해드릴게요. 유미 씨는 돈 아끼고 저는 운동 삼고.”“그렇게까지 하실 필요 없어요.”탁유미가 손을 내저었다.“이웃끼리 이런 일로 체면 차릴 필요 있나요. 게다가... 우리 윤아가 윤이랑 그렇게 잘 지내잖아요. 앞으로 자주 놀러 올 것 같은데 이참에 서로 도와주죠.”그 말에 탁유미의 눈빛이 부드럽게 풀렸다.“저희 집 식구들도 다들 연아를 좋아해요. 혹시라도 바쁘시거나 손이 부족할 땐 저희한테 맡기세요. 제가 봐드릴게요. 연아는 너무 사랑스러워서... 마치 딸이 하나 더 생긴 기분이에요.”그녀의 말에는 무심한 듯한 따뜻함이 묻어 있었다.하지만 그 따뜻함이 문득 그녀의 쓰라린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한때 그녀도 그런 딸을 꿈꿨었다.곽연아만큼이나 웃는 얼굴이 예쁜 작고 귀여운 딸아이.하지만 그 꿈은 이제 영영 닿을 수 없는 곳으로 가버렸다.한편 곽동현은 잠시 말을 잊고 그런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았고 그러자 탁유미는 눈치라도 챈 듯 살짝 고개를 숙였다.“아... 저 다른 뜻은 없어요. 그냥... 연아가 너무 귀여워서요. 제가 딸이 없으니까 괜히 더 눈길이 가네요. 혹시 오해하셨다면 죄송해요. 진짜 그런 건 아니에요.”하지만 말을 덧붙일수록 분위기는 점점 더 어색해졌다.결국 그녀는 말을 멈추고 얼굴을 붉혔다.“그냥... 그런 뜻이 아니라는 것만 알아주세요.”그러자 곽동현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알아요. 유미 씨가 그런 사람 아닌 거 잘 알죠. 괜찮아요.”그의 목소리는 따뜻하고 차분했다.“하지
훈련이 끝날 무렵 도장 안엔 숨소리와 땀 냄새만이 가득했다.탁윤은 매트 위에서 연신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며 숨이 턱까지 차올라도 멈추지 않았다.그 모습을 본 사범은 감탄을 내뱉었다.“이 나이에 이런 근성 보기 힘든데요. 보통 애들은 몇 번 맞으면 울고 도망가요.”멀리서 지켜보던 이경빈의 눈빛이 잠시 흔들렸다.탁윤의 눈빛... 차갑고 단단한 그 눈빛은 탁유미의 눈빛을 똑 닮아있었다.그는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아들이 이토록 강해지고 싶어 하는 명확한 이유...엄마를 지키고 싶어서.자신을 버린 아버지처럼 나약하지 않기 위해서.그건 아이의 결심이라기보다는 삶에 떠밀린 어른의 각오 같았다.그러다 이경빈은 갑자기 목이 막혀오는 걸 느꼈다.만약 그때 그가 분노와 복수심에 눈이 멀지 않았다면... 그는 지금쯤 따뜻한 집에서탁유미와 아들과 함께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훈련이 끝나자 이경빈이 조심스레 다가갔다.“윤아, 내가 집까지 데려다줄게.”그러나 탁윤은 타올로 땀을 닦으며 고개를 저었다.“괜찮아요. 근처에 버스 다니는 거 봤어요. 저 혼자 갈 수 있어요!”“그래도 위험할 수도 있잖아.”“전 괜찮아요. 앞으로도 제가 혼자 다닐 거예요.”그 말투엔 분명한 거리감이 있었고 이경빈은 결국 얼굴이 굳었다.“넌 왜 그렇게 나를 밀어내려고 하니? 내가 네 아빠야.”“저는 태어날 때부터... 아빠 같은 거 없었어요!”그 짧은 한마디가 비수처럼 이경빈의 가슴을 뚫었다.그 말에 그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고 탁윤은 고개를 숙인 채 조용히 탈의실로 걸어 들어갔다.그리고 탁윤의 발소리가 멀어질수록 이경빈의 눈빛은 점점 더 흐려졌다.잠시 후 버스 창가에 앉은 탁윤은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고 어린아이의 얼굴에는 결심이 어려 있었다.한편 이경빈은 비서를 시켜 그 버스를 따라가게 했고 탁윤이 안전하게 집에 도착하자 비서는 곧 전화를 걸었다.“대표님, 도련님께서 무사히 집에 도착했습니다.”“앞으로도 윤이가 오고 가는 길엔 항상 따라붙어.
탁유미는 전화를 끊자마자 물건을 챙기며 자리에서 일어났다.응급실의 공기가 이상하리만큼 답답하게 느껴졌다.“이제 가야겠어.”그녀의 목소리는 짧고 단호했다.그때 뒤에서 이경빈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오늘은 내가 널 데리고 나왔으니까 데려다주는 것도 끝까지 내 몫이야.”그는 언제나 그랬다. 결정을 내리면 상대가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방식으로 밀어붙였다.그렇게 탁유미는 거부할 틈도 없이 차에 올랐고 돌아가는 길 차 안은 묘하게 조용했다.이경빈은 앞만 바라보며 운전했고 그의 눈가엔 피곤함과 미련이 뒤섞여 있었다.잠시 후 차가 탁유미의 가게 앞에 멈췄을 때 그녀는 조용히 문고리를 잡았다.“유미야.”그러자 이경빈의 갈라진 목소리가 그녀를 붙잡았다.“난 믿지 않아. ‘서로 아무 상관 없는 게 우리에게 가장 좋은 결말’이라는 말. 애초에 네가 윤이를 낳기로 했을 때 우린 이미 다시는 ‘남남’이 될 수 없게 된 거야.”그러나 탁유미는 고개를 숙인 채 문을 열고 침묵을 유지하며 차에서 내려섰다.이경빈은 그녀의 뒷모습을 사라질 때까지 오래 바라보다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그러고는 천천히 시동을 걸어 자리를 떠났다.가게로 돌아오자 김수영이 다급히 다가오며 물었다.하긴 딸이 이경빈과 함께 나갔으니 걱정되는 게 당연했다.“이경빈. 그 사람... 너한테 무슨 짓 한 건 아니지?”“아니에요, 엄마.”걱정하는 어머니를 안심시키고자 탁유미는 억지로 웃어 보였다.“그냥 연아 찾는 걸 도와줬어요.”탁유미의 말투는 담담했지만 그 속엔 설명할 수 없는 피로가 섞여 있었다....밤이 되자 탁유미는 아들 탁윤을 불러 앉혔다.“윤아.”“응. 엄마?”“너 계속 태권도 하고 싶어? 아니면 지난번에 아빠가 데려가서 보여준... 그 실전 격투기 같은 거 그걸 배우고 싶어?”그 말에 탁윤은 잠시 멍하니 탁유미를 바라보았고 탁유미는 다시 조용히 말을 이었다.“생각 잘하고 말해. 넌 이제 아홉 살이야. 곧 열 살이 되고. 앞으로 뭘 선택하느냐가 네 인생에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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