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한 것도 없는데 뭘 자꾸 사과하라는 거야? 공수진이 짠 판에 놀아난 건 나야. 사과받아야 할 사람은 나라고. 이경빈, 너 정말 이번 일이 내 잘못이라고 생각해?”
“수작 피우지 마. 오늘 넌 네 의지와 상관없이 무조건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려야 해!”
이경빈의 말에 탁유미가 피식 웃었다.
“못 본 새에 꼭두각시가 다 됐구나. 저들이 뭐라고 하면 그저 곧이곧대로 믿는 거야? 이경빈, 공수진이 네 목숨을 살려줬다고 했지? 아니, 공수진은 아무것도 안 했어. 네가 지금 멀쩡히 살아있는 것에 공수진은 아무런 도움도 안 됐다고!”
탁유미의 말이 끝나자마자 공씨 부부의 표정이 미묘하게 일그러졌다.
느긋하게 물을 마시고 있던 공수진도 그 말을 듣고는 하마터면 손에 든 물컵을 떨어트릴 뻔했다.
‘설마 탁유미 저게 뭘 알고 말하는 건가...?’
“경빈 씨... 탁유미 씨 왜 저래요? 나는 지금 탁유미 씨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하나도 못 알아듣겠어요...”
공수진은 창백한 얼굴로 한껏 아련한 표정을 지으며 이경빈을 바라보았다.
이에 이경빈은 공수진의 어깨를 토닥이며 그녀를 안심시켰다.
“아무것도 아니야. 궁지에 몰려서 하는 말이니까 신경 쓰지 마.”
그때 공한철이 탁유미 쪽으로 다가가더니 그대로 그녀의 뺨을 힘껏 내리쳤다.
“이게 진짜! 그래도 애 엄마라고 봐줬더니 어디서 터무니없는 헛소리를 지껄여? 너 같은 건 평생 감옥에서 썩었어야 했어!”
공한철은 말을 마친 후 고개를 돌려 탁유미를 제압한 두 남성에게 소리를 질렀다.
“빨리 무릎 꿇리지 않고 뭐해?!”
그 말에 두 남성은 이경빈을 바라보았고 이경빈은 그들에게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두 명의 부하직원은 이경빈의 허가가 떨어지자마자 손에 힘을 가해 그대로 탁유미의 상체를 아래로 찍어눌렀다.
다리에 힘을 주어 조금이나마 버티던 탁유미는 이내 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바닥에 무릎을 꿇게 되었다.
얼마나 세게 꿇었는지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고통이 전달해오는 듯했다.
탁유미는 무릎이 아플 것이 분명한데도 마음의 고통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