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강지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유진 씨를 정말 사랑한다면, 유진 씨를 정말 아껴주고 싶다면 유진 씨한테 상처가 되는 일은 하지 말아줘요.”
그 말에 강지혁의 몸이 미세하게 떨렸다. 그리고 조금 뒤에야 아주 작게 말을 내뱉었다.
“이 세상에서 유진이가 아주 조금의 상처도 받지 않기를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바로 나일 겁니다.”
...
강현수는 조금 떨리는 마음으로 병실 안으로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가 보니 피곤해 보이는 얼굴로 환자복을 입은 채 반쯤 누워있는 임유진의 모습이 보였다.
“미안해...”
강현수가 먼저 말을 걸었다.
그런 방식으로 그녀에게 사실을 알려줄 생각은 없었다. 그리고 그로 인해 그녀가 병원에 입원하게 만들 생각도 없었다.
그는 메일로 전해 받은 진실을 가능하면 끝까지 마음속에 묻어둘 생각이었다. 그리고 다른 방식으로 진세령에게 죗값을 치르게 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참으로 야속하게도 세상일은 뜻대로 되는 법이 없었고 최악의 방식으로 그녀에게 진실을 전하게 되었다.
마치 그녀를 미치도록 사랑하고 있으면서도 정작 그녀가 가장 필요할 때 도움을 주지 못하고 그녀를 믿지 못했던 그때처럼 말이다.
그녀가 강지혁을 선택하게 만든 건 결국 그였다. 그가 두 손으로 직접 그녀를 강지혁의 곁으로 밀어버렸다.
“현수 씨가 미안해할 필요는 없죠.”
임유진이 말했다.
“익명으로 받았다던 그 메일, 나한테도 보여줄래요? 내 메일로 그대로 보내줘요.”
강현수는 그녀의 말에 조금 의외라는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 메일을 보려고?”
“네. 안 될까요?”
임유진이 담담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안될 건 없지만 너 지금 몸이...”
“내 몸은 내가 알아서 해요. 갑자기 흥분하거나 그럴 일은 없을 거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임유진은 자신의 두 눈으로 직접 그 사건의 진실을 보고 싶었다.
그 누구보다 그녀가 가장 먼저 알았어야 하는 일이니까. 또한 진애령이 죽은 지금 당사자는 이제 그녀밖에 없으니까.
강현수는 잠깐 멈칫하더니 이내 휴대폰을 꺼내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