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에 임유진이 임신한 건 세쌍둥이였어.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그 두 아이 말고 한 아이가 더 있다고. 며칠 전에 우연히 그 나머지 한 명이 어디 있는지 알게 됐어.”
진세령이 말을 이어갔다.
“그 아이를 유괴하면 돈을 금방 구할 수 있을 거야. 그 돈으로 원이도 구하고 지긋지긋한 가난도 청산하는 거지.”
소민준은 진세령이 이러한 생각을 하고 있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진세령, 너 지금 제정신으로 하는 말 맞아? 유괴는 범죄야. 징역형을 살게 될지도 모른다고. 그런데 나한테 그런 짓을 하라고? 차라리 유진이한테 원이를 살려주면 아이가 있는 곳을 알려주겠다고 하는 게 훨씬 더 현실적이야!”
“바보야? 원이 얘기를 하게 되면 당연히 내 이름도 거론될 텐데 그러면 임유진이랑 강지혁이 날 가만히 두겠어? 원이는 구해준다고 쳐도 나는 당연히 감방으로 보내려 하겠지. 그러면 원이는 무사히 풀려나도 또다시 절망을 맛보게 돼. 너는 원이가 엄마 없이 자라도 괜찮아?”
“나는...”
소민준은 그 생각은 못 했는지 좀처럼 말을 잇지 못했다.
“임유진한테서 돈을 받게 되면 그때는 원이도 구할 수 있고 여유 자금도 생겨. 너도 평생 택배 일이나 하면서 힘들게 살 건 아니잖아. 돈이 생기면 병환에 계신 너희 어머니, 그리고 다리 저는 네 동생까지 이제는 고생하면서 살지 않아도 돼.”
진세령은 소민준의 손을 덥석 잡으며 간절한 눈빛으로 설득을 이어갔다.
“원이를 되찾고 돈도 생기면 그때는 해외로 나가자. 방법은 내가 알아볼게. 해외로 가서 새롭게 시작하자. 우리 셋이서 한번 잘살아 보자. 응?”
소민준은 입술을 깨물며 시선을 내렸다.
사실 가세가 완전히 기운 데는 그의 잘못이 컸다. 그때 달콤한 말에 혹해 투자만 하지 않았어도 이렇게까지 힘든 상황에 놓이지는 않았다.
그리고 원이 일도 그랬다. 아버지가 돼서는 아이가 5살이 될 때까지 함께 시간 한번 보내지 못했고 태어났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소민준은 주먹을 꽉 말아쥐며 눈을 질끈 감았다.
만약 원이를 구하는 것을 선택하면 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