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두려움은 한 번 겪으면 그뿐이다. 전태윤은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았다.
“이씨 가문에 무슨 일이 생겼어요? 제가 잠에서 깼어요. 잠이 안 오는데 한번 말해줘요.”
하예진이 물었다.
전태윤은 다가와 하혜정의 얼굴에 뽀뽀한 후 낮게 웃으며 대답했다.
“당신의 귀를 더럽힐까 봐 걱정이야. 좋은 일은 아니야. 참, 우리에게는 좋은 일이지. 이씨 가문의 나쁜 일은 우리 가문의 좋은 일이나 다름없으니까.`”
하예진이 흥미로워하는 모습을 보고 전태윤은 그녀의 귀에 대고 몇 마디 속삭이자 그녀는 바로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녀는 전태윤을 쳐다보면서 그다지 믿지 않는 표정을 지었다.
전태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호영이가 그 광경을 보고 너무 믿기지 않아 다시 눈을 비비고 확인했다고 하더라고.”
하혜정은 피식 웃었다.
“너무 어이없네요. 사실이라니... 이모할머니 남편 성이 정 씨죠? 윤정 씨는 그들의 수양딸로서 진실이 드러나기 전에 친딸처럼 키워졌다고 해요. 부녀지간의 감정도 아주 두터울 텐데 제 그런 짓을 벌일 리가 없는데. 누군가 뒤에서 음모를 꾸민 거 아니에요? 이 시 가문의 주인들마다 특별 비서 한명씩 배정들었다고 들었는데 그렇게 실력이 대단해요?”
전태윤이 말을 이었다.
“그 두 사람은 의심하지 않아도 돼. 배후에서 이 모든 것을 꾸민 사람은 이씨 집안 사람 외에는 다른 사람일 리가 없어. 아마도 이씨 가문 사람들중 윤정 씨와 정군호 씨를 죽음으로 몰아넣고 싶거나 죽지 않더라도 그들을 괴롭히고 싶은 사람일 거야.”
“음모를 꾸민 사람은 이 대표님의 성격도 잘 아는 사람일 거야. 이 대표님께서 이런 일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이야. 정군호 씨와 윤정 씨가 무고하다고 해도 이 대표님은 두 사람에게 벌을 줄 거야.”
하혜정은 이윤미를 떠올리며 물었다.
“이윤미 씨 아닐까요?”
“윤미 씨라고 생각해?”
곰곰이 생각해보던 하혜정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닐 것 같아요. 윤정 씨 몸에는 이모할머니의 지독한 피가 흐르고 있고 또 성장 환경도 열악한 편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