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겸이 말하기 전에 경혜는 웃으며 입을 열었다.
“제가 이곳을 선택했어요. 학교와 가까워서 몇 분이면 도착할 수 있으니까요. 특별히 운전하거나 미리 예약할 필요가 없으니, 간단하고 편리하잖아요. 이 가게의 맛도 꽤 괜찮고요.”
현빈은 담담하게 응답했지만, 믿지 않은 모양이었다.
“강 대표님 정말 복이 많은 사람이야.”
번마다 다정한 여자친구를 찾을 수 있다니.
경혜는 웃음 하나 변하지 않고 한 바퀴 휙 둘러보았다.
“어머! 조 교수님도 계셨네요? 모두 아는 사이인 것 같으니 같이 앉는 건 어때요?”
그녀는 열정적으로 말을 마친 다음, 또 고개를 돌려 도겸을 바라보았다.
“어때요?”
“나야 상관없지. 너만 괜찮다면.”
“아.”
인훈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미안하지만 우린 이미 식사를 마쳤거든요.”
경혜는 깜짝 놀랐다.
“네?”
“이 테이블에 앉고 싶은 거 아니었어요? 잘됐네요, 자자...”
말하면서 인훈은 바로 일어서더니 외투를 들었다.
재석, 현빈과 정은도 얼른 일어나 두 사람에게 자리를 비켜주었다.
“자, 두 사람 얼른 앉아요.”
경혜와 도겸은 말문이 막혔다.
현빈이 말했다.
“난 계산하러 갈게.”
인훈과 정은도 말을 이어받았다.
“저도 같이 가요.”
“그럼 다 같이 가면 되겠네.”
말이 끝나자, 일행은 카운터에 가서 계산을 했고, 곧이어 식당을 나왔다.
도겸과 경혜는 테이블 앞에 서서 앉지도 못했다.
경혜는 눈을 드리우며 말했다.
“미안해요, 도움이 되지 못한 것 같네요.”
도겸은 무뚝뚝하게 앉아 메뉴판을 내밀었다.
“음식 시켜.”
경혜는 조심스럽게 세 요리를 주문한 다음 그에게 물었다.
“도겸 씨는 뭘 먹고 싶어요?”
도겸은 고개를 저었다.
“난 필요 없어.”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며, 남자는 연거푸 담배 세 대나 피웠다.
하얀 연기가 감도는 가운데, 도겸의 눈빛은 음침하고 포악했다.
...
또 월요일이 찾아왔고, 아침수업이 끝난 후, 정은과 민지, 서준은 곧장 이웃 대학으로 달려갔다.
실험실로 가서 실험 가운으로 갈아입은 뒤, 세 사람은 각자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