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나도 적절한 기회에 그만두려고 했어.”
청아가 자조적으로 웃으며 말했다.
“어차피 연인 사이가 될 수 없다면, 확실히 끊는 게 나으니까.”
“그럼 앞으로 어떻게 할 거야? 시카고로 돌아갈 거야?”
“아니!”
청아의 눈빛은 맑고 깨끗했다.
“3 년 전에 이미 한 번 도망쳤어. 하지만 이번에는 도망치지 않을 거야. 나는 강성에서 자랐고 강성이 좋아.”
“그래서 더 이상 떠돌지 않을 거고, 더 이상 요요에게 떠돌이 생활을 시키고 싶진 않아.”
“한 회사에 이력서를 냈고, 추석 연휴가 지나면 면접 보러 갈 거야. 내 전공이랑 관련된 일이야.”
청아가 손으로 볼을 받치며 눈에는 기대가 가득 차 있었다.
“원래 내 꿈은 훌륭한 건축가가 되는 거였어.”
“이 몇 년 동안 가족을 위해, 요요를 위해 살았지만, 나 자신을 위해 살아본 적은 없었어. 그래서 이제부터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거야!”
소희는 이렇게 단호한 청아를 보며 진심을 다해서 응원했다.
“넌 할 수 있을 거야!”
이에 청아가 돌아보며 미소 지었다.
“고마워, 소희야!”
“나한테 고마워할 필요 없어!”
소희가 입술을 살짝 깨물며 웃었다.
그러다 갑자기 연못가에서 요요가 흥분해서 박수치며 큰 소리로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둘이 돌아보니, 두 사람이 긴 팔의 큰 물고기를 잡아 올린 것이었다. 강재석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오석을 불렀다.
“오늘 밤에는 이 물고기를 먹도록 하지!”
그때 청아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고, 전화를 확인해 보니 우임승의 전화였다.
“청아야, 오늘 명절인데 집에 갔어?”
“아니요, 친구랑 함께 있어요.”
“명절에 왜 엄마랑 함께 시간을 안 보내?”
이에 청아는 이유를 말하지 않고 화제를 돌렸다.
“아빠는 어때요?”
“괜찮아, 상사들이 나를 잘 챙겨줘. 명절에는 많은 혜택도 줬어.”
“네가 걱정할 필요 없어. 너는 너랑 요요만 잘 돌보면 돼.”
우임승이 기뻐하며 말했다.
“그냥 안부 전화였어.”
청아는 우임승이 정말로 제대로 일하고 있는 것을 보고 마음이 놓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