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의 임정아는 통통한 편이었고 따뜻하고 부드러운 살결은 손에 감길 만큼 포근했다. 그러나 지난 2년 사이 그 살이 모두 사라진 듯했다. 지금의 그녀는 너무 마르고 여려 보여 이런 몸으로 아이를 품는 건 무척 힘들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렇다. 송지원은 아이를 원하고 있었다. 매번 유강후가 아이들 이야기를 자랑처럼 꺼낼 때면 웃는 척하면서도 속이 뒤집혔다. 채팅방을 나가고 싶은 충동이 들 만큼 질투가 끓어올랐다.
한 번 떠오른 생각은 마음속 깊은 곳에 씨앗처럼 뿌리를 내려 서서히 자라났다. 결국 그는 그녀의 연예계 활동을 직접 끊어낼 수밖에 없을지도 몰랐다.
예상과 달리 송지원의 설명은 세밀하고도 적절했으며 그의 목소리에는 끝없는 인내심이 배어 있었다.
설명이 이어지자 하나둘 그의 말에 이끌린 관광객들이 주변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의 뛰어난 외모뿐만 아니라 전문적인 설명과 바다처럼 방대한 지식이 사람들을 자연스럽게 끌어모았다.
이 순간의 그는 차분하고 안정감이 넘쳤으며 깊고 넓은 바다처럼 포용력이 느껴졌다. 임정아도 어느새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그의 익숙한 얼굴과 탄탄한 몸매를 바라보는 순간 식어가던 마음에 다시금 불씨가 피어오르는 듯했다.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은 송지원이 매우 매력적인 남자라는 점이다. 뛰어난 외모는 물론이고 사람을 압도하는 지혜와 수단 그리고 범인이 넘볼 수 없는 지적 능력까지 갖추고 있었다.
송지원은 결코 무례하게 행동하지 않았지만 언제나 가볍고 여유로운 태도로 모든 것을 조종하는 능력을 지녔다.
이런 사람이야말로 더 무서운 법이다. 당신도 모르는 사이 그의 매력에 빠져들고 빠져나올 수 없게 된다.
그녀는 대학 시절 그를 떠올렸다. 학업 성적이 좋지 않았던 그녀를 밤새 가르치며 이해하지 못한 부분을 하나하나 조목조목 설명해 주었다.
그 시절 임정아는 장난기가 심해 수업 중에 송지원에게 몰래 키스하기도 했고 그는 언제나 그런 장난을 받아주었다.
임정아가 충분히 장난을 친 뒤에야 그는 인내심을 갖고 다시 설명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