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시리아에 있던 변지현은 시후의 메시지를 보고 정말 감동을 받았다. 이 기간 동안 동기들은 시리아에서 많은 어려움과 위험에 직면했고, 비록 위험은 가까스로 피할 수 있었지만 다큐멘터리 촬영을 위해 시리아에 계속 머무르는 것은 여전히 매우 위험하다는 것을 모두가 잘 알고 있었다. 변지현은 실제로 시후로부터 3000만 달러의 후원을 받을 수 있다면 모든 팀원들의 개인 안전과, 촬영 자금이 질적으로 향상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를 생각하며 그녀는 시후에게 답했다. 시후가 기뻐하며 답했다. 변지현은 서둘러 말했다. 변 교수는 변지현이 군사 작전에 참여할 것이라는 소식을 듣자마자 서둘러 시후에게 말했다. "시후 씨, 제발 지현이를 설득해서 그곳에 가지 말라고 해줘요! 이건 전쟁이고, 잘못하다가 총을 맞기라도 한다면..! 만약 죽지 않더라도 목숨이 위험하게 되겠죠..!”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잘 알고 있습니다.. 한 번 설득 해볼게요..." 그런 다음 그는 계속해서 변지현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개인적으로 당신이 이런 종류의 군사 작전에 참여하지 말 것을 제안합니다.. 오늘 팀원들과 함께 모두 그곳에 가지 말고 함께 모여서 제 제안을 한 번 잘 생각해보세요.. 여러분 모두가 동의한다면, 저는 즉시 후원금을 주고, 여러분의 안전을 보호할 수 있을 겁니다..! 여러분의 팀은 즉시 블랙워터 컴퍼니에 용병 집단을 고용할 수 있을 것이고요. 어떻게 생
변 교수는 "시후 씨, 정말 고마워요. 걱정하지 말고.. 이 삼촌이 때가 오면 최선을 다해 보답하죠!"라며 고마워했다.시후는 살짝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삼촌, 저에게 그렇게 예의 바르게 대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렇게 말한 뒤 시후는 시간을 보더니 말했다. "그런데 삼촌, 오늘 강의는 없으세요?? 아마도 있으실 것 같은데.. 그럼 더 이상 방해하지 않겠습니다. 다음에 이야기하시죠.”변 교수는 시계를 보더니 서둘러 말했다. "아이코, 말하지 않았으면 잊어버릴 뻔했군..! 곧 다음 수업이 있어서.. 그렇다면 오늘 이후에 일정이 없으면 그냥 내 사무실에 있어요. 이 강의가 끝나면 같이 식사 한 끼 하자고..”"삼촌, 아무래도 강의 하시느라 굉장히 바쁘실 텐데요.. 식사는 다른 날로 연기해도 될 것 같습니다.”변 교수는 손을 저었다. "우리는 바쁘지만, 늘 중간중간 쉴 시간이 있어요. 게다가 지금 우리 얼마만에 다시 만난 거예요? 솔직히 말해서 난 이야기를 좀 더 나누고 싶어..!” 이에 변 교수는 진지하게 말했다. "하지만, 이것도 좀 다르기는 하겠죠.. 혹시 이후에 일정이 있으면 날짜를 바꾸죠. 어쨌든 우리는 서울에 있으니 또 만날 수도 있을 것이고..”시후는 이후에 일정이 없었는데, 사무실에 있으면 변 교수의 일이 지연될 것을 걱정했다. 사실 시후 역시도 과거의 어머니에 대해 잘 몰랐기 때문에, 여전히 변 교수와 더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마찬가지였다. 20년 동안 그를 만나지도 못했는데, 어머니의 동기를 우연히 만난 그는 이 기회를 빌어 변 교수에게서 어머니의 이야기를 더 많이 듣고 싶었다. 그래서 그는 입을 열었다. "그럼 삼촌, 제가 여기서 기다리겠습니다.""오케이~!" 변 교수는 신이 나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앉아서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보고 있어요. 내 강의는 1시간이니, 강의가 끝난 뒤에 다시 봅시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변 교수가 수업 자료를 가지고 떠나는 것을 지켜보았고, 할 일 없이 변 교수의 사무실 소파에
시후는 최우진의 일을 누군가 왜 조사하는 것인지 쉽게 이해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최우식은 최우진에게 일어난 일들이 자신의 아들이 저지른 잘못 때문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오송 그룹은 절대로 최우진을 이렇게 만든 당사자를 조사하러 오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지금의 최우진을 조사하러 온 사람은 오송 그룹에서 파견된 사람이 아닐 가능성만을 추측할 수 있을 뿐이다.시후는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지금은 자신에게 불쾌감을 준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미 처벌을 받았고, 아직 처벌을 받지 않은 사람들은 창원의 엘에이치 그룹과 미국의 호그비츠 가문 밖에 없었다. 지금 두 그룹 모두 시후 때문에 큰 손실을 입었을 것이고, 시후는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있으니 손실의 원인을 찾고 싶다면 조금씩 안개를 걷어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시후는 지금 최우진의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사람은 이 두 그룹 중 하나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음에 틀림없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그는 진설아에게 물었다. 그럼 누가 최우진을 조사하고 있는지 본 건가요?”"네, 봤어요. 노인 한 분과 청년 한 명.. 두 사람이에요.”시후는 다시 물었다. "이 두 사람은 지금 어디에 있죠?""조금 전에 공대 맞은 편의 작은 광장에서 그들을 만났어요.. 그런데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어요.”시후는 작은 광장이 자신이 있는 건물의 반대편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재빨리 반대편 창가로 가서 아래층을 살펴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맞은편 작은 광장에 노인과 청년 두 사람이 걸어 다니는 것이 보였다..! 두 사람 중에서 노인은 마치 신비한 영혼을 가지고 잇는 듯한 특이한 아우라를 풍기고 있었는데, 시후는 박청운에게서 이런 느낌을 경험했지만 그는 박청운과 다른 뭔가가 있는 것 같았다. 시후는 『구현보감』을 얻은 이후로 이런 아우라를 가진 사람에 특히 예민했기 때문에, 이 노인이 분명히 박청운과 같은 도술의 대가이거나 우은찬과 같은 종류의 사람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마성홍은 이어 이렇게 말했다. "게다가 우리는 그를 해치려고 온 것이 아니다! 엘에이치 그룹은 우리가 그의 신원을 알아내기를 원하지만, 나는 엘에이치 그룹과 그 사이의 싸움에 개입할 생각이 없거든! 만약 우리가 그를 찾는다면 나는 그의 정체를 절대 엘에이치 그룹에 밝히지 않을 것이다."마크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 "예?! 할아버지, 우리는 엘에이치 그룹의 요청에 응하여 엘에이치 그룹과 대척하고 있는 적을 조사하러 왔잖아요. 그런데 우리가 엘에이치 그룹을 돕지 않는다면, 그것은 계약을 위반하는 것이 아닐까요..?”마성홍은 그를 노려보며 화를 내며 말했다. "이 녀석아!! 우리가 서울에 오려고 계획한 순간 우리는 더 이상 엘에이치 그룹을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다!!” 마성홍은 계속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가 서울에 온 목적은 그저 이 대단한 거물을 찾는 것이었어! 우리가 이 거물에서 발전의 기회를 찾을 수 있는지 알아보고 싶었던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엘에이치 그룹이 이 사람을 처리하고 싶다고 해도 내가 왜 동의했겠니? 진정한 용의 운명을 타고 난 인물과 맞붙으라고 하는데, 그 누가 아무리 많은 돈을 준다고 하더라도 나는 절대 동의할 수 없을 거다." 마성홍은 다시 말했다. "정말 이 거물을 찾아낸다면, 그의 상황을 엘에이치 그룹에게 누설하지는 않겠지만 반드시 엘에이치 그룹이 나에게 준 돈을 한 푼도 남겨 놓지 않고 모두 돌려줄 것이다. 그냥 엘에이치 그룹을 위해 봉사했다고 치는 거지.”마크는 당황한 듯 말했다. "흠.. 일시적인 계약 위반도 위반인데.. 우리가 사람들에게 신뢰를 잃으면 앞으로 어떻게 사회에서 발판을 얻을 수 있겠어요..?”마성홍은 힘없이 고개를 저으며 다음과 같이 증손자에게 상기시켰다. "마크야, 운명을 더 깊이 있게 믿으면 믿을수록 결국 그것을 거스를 수 없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상대방은 진정한 용의 운명을 타고났다. 그렇다면, 우리 같은 사람들은 결코 그의 상대가 아니야.. 그러니까 무슨 일이 있어도, 그 사람에게 대항
변 교수가 말한 유명한 순두부 집은 두부를 100% 수제로 만들어 판매하는 두부요리 전문점으로, 국산 콩과 유기농 콩을 사용하여 만든 메주, 된장, 순두부, 두부 전골 등을 판매하여 인기를 얻고 있는 식당이었다. 따라서 최근 전국에 여러 지점을 두고 많은 손님들에게 깊은 사랑을 받고 있었다.식당 입구에 도착한 변 교수는 시후에게 이곳을 소개했다. “나는 어렸을 때 10대까지 서울에서 살다가 미국으로 유학을 갔어요. 미국에서 수십 년을 살다가 한국으로 돌아오니 고향 음식이 너무 먹고 싶더라고요. 진짜 한국 음식 말이에요.. 전통의 맛이라고 할까..? 그런데 내가 여기를 우연히 왔다가 정말 음식들이 다 맛있어서 질리지가 않더라고요~ 또 수제 두부로 만든 다양한 음식을 제공하니까, 먹고 싶은 걸 고를 수도 있고 말이죠. 그런데 시후 씨는 여기서 식사를 한 적이 있으려나..?”시후는 살짝 웃으며 말했다. "아니요, 사실 저는 딱히 맛집을 찾아다니는 성격이 아니라서요.. 하하.. 제가 보육원에서 지내던 시간 동안 그냥 배만 채우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제가 일을 하게 되었을 때, 공사 현장에서는 그냥 삼각 김밥이나 라면 같은 것들로 배를 채워도 만족스럽다고 생각했었어요..”변 교수는 한숨을 쉬지 않을 수 없었다. "시후 씨가 여덟 살이 되기 전에 살았던 삶은.. 아마도 그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화려하고 부유했을 텐데.. 어찌 그 오랜 세월 동안 그런 힘든 생활에 적응했죠?”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어렸을 때 부모님께서는 늘 저에게 가르치신 것이 있었습니다. 모든 일에 일희일비 하지 말라고요.. 그냥 삶 자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좋은 음식을 먹고 살 때나, 삼각 김밥을 먹고 지낼 때나 사실 별 차이가 없다고 생각했거든요..”변 교수는 시후의 말을 듣고 감동을 받은 듯 말했다. "정말 시후 씨의 어머니와 똑같네요.. 우리가 학부 때 공부할 때 당신의 어머니는 스스로 엄청나게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함으로써
시후는 살짝 놀랐지만, 아무런 단서도 주지 않기 위해 자연스럽게 뒤를 돌아보았다.이때 마성홍과 마크는 자신들이 찾고 있는 사람이 바로 뒤에 앉아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들은 시후보다 조금 일찍 도착했고, 음식이 이미 나왔기 때문에 그들은 한동안 식사에 집중하고 있었다.식사하는 동안 마크는 마성홍에게 물었다. "할아버지, 이번에 한국에 얼마나 오래 머무르실 생각이세요? 계획은 하고 오셨어요?”마성홍은 고개를 저었다. "아직 모른다.. 천천히 계획을 세워 봐야지.. 나는 이런 기회가 자주 오지 않을 것 같아서 그 사람을 찾기 전까지는 떠날 생각이 없다.”마크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뭔가 말하려고 하는 듯했지만, 주변 환경을 둘러보며 입을 다물었다. 이때 마성홍의 휴대폰이 울렸다. 그는 소성봉에게서 전화가 온 것을 확인하고 통화 버튼을 눌렀다. "마 선생님, 혹시 그 용의 운명을 타고 난 사람이 누구인지 찾으셨습니까?”마성홍은 유감스러운 듯 말했다. "저희가.. 몇 시간 전에 도착했기 때문에 그렇게 빠르게 사람을 찾을 수는 없습니다..”소성봉은 다시 물었다. "마 선생님, 혹시 그 사람을 찾게 된다면.. 그 사람을 바로 죽일 수 있습니까?"마성홍은 표정이 바뀌더니 진지하게 말했다. "저는 그저 그 사람이 누구인지 찾아보러 왔을 뿐, 회장님이 말한 것은 할 수 없습니다.”그러자 소성봉은 다소 불안한 어조로 말했다. "그냥 그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만 하면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 결과는 똑같지 않겠습니까?? 내가 어젯밤에 악몽을 꾸었어요!! 꿈에서 내가 가진 돈을 모두 잃는 꿈이었단 말입니다..! 그러니까 이 심각한 문제를 없애지 않으면 나는 앞으로는 잠도 편하게 못 잘 겁니다!! 불안 장애가 생길 것 같다고요!!”마성홍은 다소 차가운 어조로 말했다. "소 회장, 나는 내 인생에서 오직 세 가지 일만 합니다.. 이 세 가지는 직접 내 두 눈으로 보고, 머리로 계산을 하고, 계산한 것을 수정하는 거요
시후를 놀라게 한 것은 소성봉이 풍수 대가에게 자신에 대해서 조사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었다. 조금 전 노인이 전화를 할 때 막연하게 이야기한 것 같기는 했지만, 그가 언급한 이야기 중에 명확한 핵심이 들어 있었다. 예를 들어 노인은 두 눈으로 직접 보고, 계획을 하고, 수정한다고 했는데 이것은 마치 도술 대가의 방식처럼 들렸다. 도술을 배워 풍수를 읽을 수 있는 사람으로 말하자면, 그들은 고대의 재상과 같은데 한 국가의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지만, 장군은 아니기에 사람을 죽이거나 군대를 이끌고 싸울 수는 없을 것이다. 물론 재상의 말 때문에 수천 명이 죽을 수도 있겠지만, 자신의 손은 결코 피로 물들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역사상에 기록된 재상들은 모두 명예로운 인물은 아니었을 것이지만, 도술의 대가들 중에는 부를 추구하고 직접 손에 피를 묻히기도 하는 살마들이 있을 것이다.하지만, 시후의 생각에 눈앞에 있는 노인은 마치 곧은 심지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시후는 노인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기다려 보고, 당분간은 그를 가만히 두기로 결정한 것은 조금 전 확인한 그의 태도였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그는 먼저 공격하는 쪽을 선택했을 것이다.마성홍은 자신이 찾고 있던 용의 운명을 타고난 인물이 자신과 같은 식당에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그들은 시후보다 일찍 도착했고 음식이 일찍 제공되었기 때문에, 시후와 변 교수가 식사를 시작했을 때 이미 음식 값을 지불하고 함께 식당을 떠났다.시후는 두 사람에게 너무 많은 에너지를 들이지 않고, 변 교수에게 어머니의 업적에 대해 계속 물었다. 그동안, 시후는 아버지의 아내이자, 자신의 어머니로서의 어머니의 면모만 알고 있었을 뿐, 다른 방면에서 어머니가 얼마나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었는지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변 교수의 이야기를 통해 그는 마침내 자신의 기억 속에 단편적으로 남아 있는 어머니의 이미지를 더욱 입체적으로 만들 수 있게 되었다.한 시간 넘게 식사를 한 뒤,
그들은 악령을 쫓아내는 것도 하는데, 드라마에서 나오는 무당들이 굿을 하여 악령을 쫓아내는 것과 비슷한 종류의 일이었다. 요즘 젊은이들은 이런 것을 믿지 않는데, 지식인들도 이런 종류의 일들을 믿지 않는 것이 대다수였다. 변 교수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오랜 세월 외국에 나가서 살아왔기에 비과학적인 일들을 믿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 오른쪽 눈이 계속 떨려 오고 딸이 시리아 정부군과의 군사 작전에 참여하고 있다고 하니 뭔가 불안해서 갑자기 점이라도 쳐보는 것이 어떨까 생각해보았다. 그래서 그는 시후에게 물었다. "시후 씨, 뒤에 해야 할 일이 있으면 어서 돌아가도 됩니다. 나는 그냥 잠시 둘러보다 가려고요."시후는 변 교수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리자 점집이 있는 것을 보고 물었다. “삼촌, 혹시 뭔가 걱정이 돼서 그러시는 거예요?”변 교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한숨을 쉬었다. "하아.. 이제서야 왜 사람들이 종교적 신념을 갖는 이유를 알겠어.. 지금처럼 무기력할 때는 정말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에 신앙을 찾게 되는 거지.. 결국 종교적 신념이나 봉건 미신을 믿게 되는 것 같아요..”시후는 살짝 웃으며 말했다. "아무래도 저도 그렇다 할 바쁜 일은 없으니 그냥 함께 하겠습니다.”변 교수는 별생각 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시후와 함께 점집으로 갔다.점집으로 들어가자, 까무잡잡한 피부에 백발에다 흰 수염을 길게 기른 약간 마른 노인이 앉아 있었다. 그 노인은 70~80세쯤 되어 보였는데, 그는 의자에 혼자 앉아 여유롭게 수염을 만지작대고 있었다. 변 교수가 그에게 다가가자, 입을 열기도 전에 노인이 그에게 물었다. "길운이나 불운에 대해서 점을 보고 싶어서 온 거요..?”변 교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예, 제 딸이 안전한지 여쭤보고 싶습니다.”노인은 짧게 답한 뒤 대나무 가지들이 가득 담긴 통을 밀어 올리며 말했다. "자, 그럼 여기 와서 딸 생각을 하고 통을 한 번 흔들어 보시오.”변 교수는 딸을 생각하
시후의 외할머니가 시후를 직접 만나고 싶다고 말하자, 배유현은 급히 말했다. “죄송합니다, 사모님... 여러분들을 살려주신 은인께서는 행방이 일정하지 않으셔요. 이번에도 저에게 약을 전달해주신 후, 아직 해야 할 중요한 일이 많다며 바로 떠나셨기 때문입니다.” 사실 엄밀히 따지자면, 배유현이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었다. 시후는 정말 자주 이동했기 때문에 행방이 일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캐나다, 미국, 홍콩, 멕시코를 오가는 터라 시후의 구체적인 계획은 배유현도 알지 못했다. 게다가, 시후는 이미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 센터를 떠난 상태였다. 그는 지금 버킹엄 호텔로 돌아가, 이토 그룹과 하영수가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배유현의 말을 듣고 매우 아쉬운 듯 말했다. “그분께서는 우리 집안 구성원들을 모두 구해주셨고, 이번엔 제이크 한 경감까지 살려주셨어요. 이처럼 큰 은혜는 우리 자손 대대로 다 갚지 못할 만큼 대단한 것인데, 그분은 단 한 번도 우리에게 보답할 기회를 주지 않으셔서...”배유현은 위로하듯 말했다. “사모님, 그건 저도 마찬가지랍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은인께 큰 은혜를 입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보답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저 그분을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며 곁에서 도울 수 밖에요.”이때 안충주가 말을 이었다. “배유현 회장, 예전에 한국의 경매장에서 당신의 할아버지인 전 회장님께서 갑작스레 몸져 누우셨고, 그 틈을 타서 당신의 큰아버지가 권력을 빼앗았죠. 그런데 전 회장님께서는 다시 건강을 회복하셨고, 당신과 함께 뉴욕으로 돌아오셔서 결국 페이셔스 그룹을 다시 맡으셨는데... 내가 짐작하는 게 맞다면, 그 당시 우리의 목숨을 살려준 은인이 당신 역시 도와주신 겁니까?”“네 맞습니다.” 배유현은 숨김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분이 아니었다면, 제 할아버지는 한국에서 목숨을 부지하셨다 해도, 저와 함께 큰아버지의 추격에서 벗어날 수 없었을 겁니다.”안충주는 눈빛이 번뜩이며 말
안산과 안충주는 재빨리 두 사람을 AB 빌딩 안으로 데리고 갔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층으로 올라갔다.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안산은 제이크 한을 이끌고 회의실로 향했다.현재 Samson 그룹의 구성원들은 안산의 뜻에 따라, 모두가 배유현에게 직접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두 응접실에 모여 있었다. 안산이 응접실의 문을 열자, 그 안에 앉아 있던 Samson 그룹 구성원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하지만 그들은 문 너머로 들어오는 사람이 배유현이 아니라, Samson 그룹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던 제이크 한이라는 사실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제이크 한을 본 순간, Samson 그룹 식구들은 엄청난 충격에 빠졌고, 어느 누구도 이 상황을 쉽게 믿을 수 없었다. 그들은 모두 제이크 한이 이미 세상을 떠났으며, 그것도 Samson 그룹과 관련된 일에 휘말려 그렇게 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제이크 한이 갑자기 눈앞에 나타났을 때, 현장에 있던 모든 Samson 그룹 사람들은 마치 사고 기능이 정지된 것처럼 얼어붙고 말았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앞으로 다가가 안산에게 물었다. “여보... 이... 이 사람이 정말 제이크 한 그 친구가 맞아요? 아니면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가요? 혹시 내 정신이 이상해진 건가요?”“맞아. 제이크 한 그 친구가 맞다고!” 안산은 흥분하여 말했다. “정말로 제이크 한이 맞아! 이 친구가 살아 있었어! 배유현 회장이 데려온 거요!”그제야 가족들은 뒤따라 들어온 배유현을 발견했다.시후의 외할머니는 놀람과 기쁨이 교차된 표정으로 배유현을 바라보며 물었다. “배유현 회장...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을 해줄 수 있을까요? 그날 사건이 벌어졌을 때, 우리를 살려준 분께서는 제이크 한은 이미 살릴 수 없는 상태라고 하지 않으셨나요?”배유현은 사실대로 말했다. “그때 그 분은 제이크 한 경감의 뇌가 아직 완전히 죽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셨어요. 하지만 신체의
배유현은 안산이 자신을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며, 곧바로 공손하게 말했다. "회장님, 요즘 건강은 괜찮으시지요?"안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배유현 회장 덕분에 요즘 꽤 잘 지내고 있습니다."배유현은 재빨리 말했다. "안 회장님,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아도 됩니다. 저는 나이도 많이 어리고, 그런 말씀을 들을 자격이 없습니다!"그러자 안산의 곁에 있던 안충주도 이때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했다. "배유현 회장님, 안녕하십니까."배유현 역시 공손히 인사했다. "안충주 선생님, 안녕하세요."안충주는 걱정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님, 실례가 안 된다면... 제 친구 제이크 한은 지금 어디에 묻혀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가능하시다면 주소를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조만간 찾아가 조의를 표하고 싶어서요.”배유현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그녀의 옆에서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쓰고 있던 한 남자가 갑자기 소리쳤다. "충주! 나 제이크 한은 아직 안 죽었어!"그 말이 떨어지자, 안충주와 그 곁에 있던 안산은 모두 깜짝 놀라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들은 그 목소리가 분명 제이크 한의 목소리라는 것을 알아차리기는 했지만, 눈앞에 서 있는 이가 제이크 한이 맞을 것이라고는 도저히 믿기 어려운 듯했다.왜냐하면 그날 체육관에서 Samson 그룹 최정예 경호원들이 암살자들에게 잔혹하게 살해당했을 때, 그들은 직접 시체를 보지는 못했지만 가장 먼저 총알에 맞은 제이크 한은 살아남을 수 없을 것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들을 구해준 시후도 분명히 제이크 한이 이미 죽었으며, 신 조차도 그를 살릴 수 없을 거라고 말했었다. 그렇기에 그들이 어떻게 제이크 한이 죽은 뒤 살아 돌아왔다는 걸 믿을 수 있겠는가?제이크 한은 Samson 그룹의 두 사람이 눈을 크게 뜨고 아무 말없이 자신을 바라보고만 있자, 참지 못하고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확 벗으며 외쳤다. "나야! 나! 아직 안 죽었다고!""이런 젠장!" 안충주는 너
안충주는 서둘러 휴대폰으로 인터넷에서 배유현의 사진 몇 장을 검색해 안산에게 보여주었다.안산은 몇 번 사진을 훑어본 후 휴대폰을 돌려주었지만, 순간적으로 멍하니 한 사람의 모습이 뇌리를 스쳐 지나가는 듯하더니 갑자기 물었다. “충주야... 제이크 한, 그 친구를 배유현 회장이 데려간 거 아니었나?”안충주는 놀라며 되물었다. “아버지, 제이크 한을 기억하신 거예요?”안산은 멍하니 말했다. “조금 전 머릿속에 뭔가 스치듯 지나갔어. 그날 우리를 구해준 은인이 ‘제이크 한은 이미 죽었다’고 말했던 것 같은데...” 그러면서 재빨리 물었다. “충주야, 그날 그 은인이 그러지 않았니? 제이크 한의 시신은 자신이 사람을 보내 정중히 장례 치르겠다고?”안충주는 아버지가 그날의 일부를 기억해낸 것에 놀라면서도,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네... 그 은인은 정말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마 그 일을 배유현 회장에게 맡긴 것 같아요.”그러자 안산은 눈가가 붉어지며 자책했다. “나는 제이크 한 그 친구에게 정말 면목이 없다... 그 친구의 부친에게도, 그 친구의 아내와 딸에게도... 나는 그들에게 모두 죄인이나 마찬가지야...”안충주는 서둘러 위로했다. “아버지, 이건 아버지 혼자만의 잘못이 아니에요. 우리 집안 전체가 큰 빚을 진 거니까요.”안산은 다시 물었다. “그럼 제이크 한의 아내와 딸은 어떻게 됐냐?”안충주는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쪽은 제가 손을 쓸 수가 없었어요... 그날 은인이 분명히 당부했었으니까요. 제이크 한의 죽음을 누구에게도 알려선 안 된다고... 심지어 그의 아내에게도요. 그래서 제이크 한의 아내가 저에게 계속 전화를 걸어 남편의 행방을 묻고 있는데, 저도 어쩔 수 없이 그 부분은 모른다고 둘러댈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아마도 이미 경찰에 실종 신고까지 한 걸로 알고 있는데, 뉴욕 경찰은 아직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한 것 같습니다...”“하아...” 안산은 깊게 한숨을 쉬며 당부했다. “방법을 좀 찾아서, 그의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