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중천.한성 지하황제.이 분은 틀림없이 하늘을 찌를만한 명성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한성에서의 정중천은 거목이므로 누구나 그의 눈치를 살펴야만 했다.만약 예전의 원용호가 오만했었고 심지어 진여를 가지려고까지 했다면 정중천을 만난 이후로는 감히 그러질 못했다. 그저 쟂빛이 된 얼굴로 한켠에 서있을 뿐이였다.지하세계 사람들은 서로 만나기만 하면 샘이 나서 질투를 하군 했다.“어르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저의 구역으로 거느리고 오신건 어떤 의미인가요?”원용호는 얼굴색이 어두워지더니 아랫입술을 깨물고는 주먹을 꽉 주였다. 그는 불만이 가득했다.이렇게 봐도 원용호는 다이아 하우스의 사장이자 한성 형님이라 불리는 사람들중 한명이였다.그는 비록 감히 정중천에게 말을 걸수 있는 인물은 아니였지만 그렇다고 해서 굽신거리는 정도는 아니였다.정중천은 원용호의 존재를 완전히 무시한채 그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이는 원용호를 매우 화나게 했다.무슨 뜻이지?!나 원용호가 정중천 너의 눈에 들수 없다는거야?하지만 아래의 장면은 원용호 등 뭇 사람들이 몇분이 지나서야 반응을 했다.그는 이미 이강현의 신분을 하고 있는 진여를 알고 있었지만 이 광경을 직접 목격하고나니 감동이 밀물처럼 몰려왔다.정중천은 성큼성큼 이강현 쪽으로 걸어왔다. 그는 이강현을 향해 차렷자세로 경례를 하더니 신사모와 담뱃대를 손에 쥐고는 공손하게 인사를 올렸다.“이 선생님, 늦어서 죄송합니다. 벌을 내리시면 달갑게 받겠습니다.”그는 전 선생님이 늘 말씀하시던 작은 도련님이셨다.용문의 그 작은 도련님이셨다.앞으로 용문의 용군이 되실 분이셨다.이강헌은 약간 어두워진 안색으로 정중천을 바라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아직 늦지 않았네,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알고 있다고 믿네.”원용호는 멍하니 서있었다. 그는 떨리는 가슴을 어찌할지 몰라했다.그는 의아했다. 한성의 지하황제가 이런 평범한 녀석한테 굽신거리는것을 이해할수 없었다.부하?정중천은 자신을 부하라고 자칭했다.그는 당황했다.
강빈이 강성그룹 빌딩을 나서자 문 앞에 검은 벤틀리 한 대가 서 있었고, 옆에는 근엄한 표정의 검은 양복 경비원 십여 명이 옆에 서 있었다.다른 사람이 보면 깜짝 놀랄 거다! 강성그룹 강빈이 외출을 하다니!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서울 강성그룹의 강 사장님과의 만남을 요청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지금, 그가 직접 외출하다니."아버지?"강상인이 전화 속 인물의 목소리를 듣고 멍 해졌다, 자기 아버지가 틀림없었다.이게 뭐야?“상인아, 무슨 일이야? 니가 왜 이 선생 전화를 가지고 있어?”전화기 너머에서 강빈이도 움찔하더니 톤이 높아졌다."이놈이 나를 건드렸자나, 죽여버릴 거야!" 강상인이 눈썹을 치켜 올리며 평온한 얼굴의 이강현을 분노로 가득 차 독살스럽게 바라보았다.우연의 일치일 거야, 우리 아버지가 어떻게 이렇게 별 볼 일 없는 놈을 알아?게다가, 그렇게 공손스럽게!그럴리가!"건방지게 굴지 마! 누가 감히 이 선생에게 무례하게 굴어, 이 선생한테 전화 줘!"강빈은 화가 나서 소리치며 속으로 깜짝 놀랐다. 설마 아들놈이 이 선생을 건드렸단 말인가?강빈은 자기 아들의 천성을 잘 알고 있다, 학식도 재주도 없이 술만 퍼 먹고 다녀 적지 않게 말썽을 일으켰다.만약 이 선생을 건드렸다면, 강씨네는 끝장이다!"아버지…" 어리둥절해 하면서도 이강현에게 휴대전화를 던지며 차갑게 말했다. "자식,괜찮은데, 우리 아버지 번호까지 다 있고 ,그렇다고 달라질 건 없어!"이강현은 아무 말 없이 고운란을 살짝 뒤로 한 채 휴대폰을 들어 눈빛이 담담하게 말했다."강빈 씨? 당신한테 쓸데없는 말 할 시간 없어, 지금 당신 아들이 나를 놓아주지 않는데 한 번만 기회를 줄게." 차가운 말투가 살의를 띠고 있었다.바보가 아닌 강빈은 당연히 알아들을 수 있었다. 겸손하게 "네, 네, 네, 이 선생, 무슨 오해라도 있는가 봅니다. 휴대폰을 아들놈에게 전해주세요. 제가 말씀드리겠습니다." 하였다.이강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휴대폰을 강상인에게 던져 주었다.그러자 강상인이
이강현은 차분한 얼굴로 강빈을 바라보며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강 사장님, 제가 이렇게 해도 의견 없으시겠지요?”강빈, 그가 지금 어떻게 안된다는 말을 할 수 있겠는가? 땅바닥에서 끙끙거리는 아들을 힐끔 쳐다보며 말했다.“이 놈의 죄값으로 마땅하다고 보네. 아들에 대한 이강현 씨 징계가 내 마음에 쏙 드는군.”아들이 패대기쳐졌는데, 그 아버지는 오히려 마음에 쏙 든다고 말한다.정중천은 찬 공기를 한 번 들이켰다. 이강현의 신분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진즉 알고 있었는데도 지금 또 한번 놀라게 된다!‘강빈, 강성그룹 회장, 그의 큰아버지는 강창민이다!’‘그의 인맥과 지위는 나하고 비교도 할 수 없지!’이런 사람이 한 마디라도 하면 그, 정중천은 저 위에서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다.뒤에 공손하게 서 있는 박상호가 보이지 않냐 말이다.바닥에 드러누워 가랑이를 가리고 있는 강상인을 다시 쳐다보았다. 고통스러운 안색으로 자신의 아버지를 보며 눌린 목소리로 말했다.“아버지……저 대신 갚아주세요…….”강빈의 얼굴이 분노로 떨리고 눈빛이 차가워졌다. 이강현이 그의 목숨을 남겨 준 것만해도, 이미 가벼운 처벌이었다!“저 자식 데리고 나가라.”강빈이 차갑게 입을 열었다.“그리고 처치 끝나면, 저 놈 경성으로 돌려보내. 경성에서 한 걸음도 벗어나게 하지 마. 만약 감히 경성을 조금이라도 벗어난다면, 나한테 두 다리 모두 부러트려질 줄 알아!”강빈의 뒤에 있던 수행원이 허리를 굽히며 정중하게 말했다.“예, 사장님.”곧 강상인이 실려 나갔다.이 모든 것을 두 눈으로 직접 본 박상호는 당혹스럽지만 두 눈을 번쩍이며 이강현을 응시했다.‘맞아, 확실히 고씨 집안의 그 변변찮은 사위야!’예전 고씨 집안 어르신이 자신을 손녀 딸 백일잔치에 초대했었다. 그때, 그를 본 적이 있다. 당시 이강현은 그야말로 누구보다 무능한 쓰레기였다.그때는 그도 이강현을 제대로 보지 않았다. 이 젊은 놈이 참 구차하다고 생각했을 뿐.‘지금 보니 모두가 오해하고 있었던 거야!
“이강현, 나한테 농담하지 마!”멍하니 있던 고운란이 이내 화가 났는데도 이강현은 여전히 농담이나 하고 있다.이번 계약의 의미가 뭔지 모르는거야?이강현이 또 입을 열어 뭔가 설명하려 했지만 고운란이 바로 등을 지는 바람에 묵묵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 운란아 네가 감당할 모든 것, 내가 대신 짊어질거야. 내일 저녁 연중기념연회에서, 모든 사람이 부러워하는 대상이 되게 해 줄게! 네가 원하는 거라면 내가, 이강현이 다 준비해 줄거야!다음 날 저녁 무렵, 고씨 가문은 서울의 4성급 호텔의 연회장을 예약하고 파티를 열었다. 호텔 입구의 아름다운 그림자가 담담한 초조함과 노기를 띠며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었다.왜 아직 도착하지 않는거야? 오늘 제대로 차려입게 했다고 도망치는 건 아니겠지.가문의 모든 사람들이 참여하는 고씨 집안의 연중기념연회에서 매번 이강현은 많은 사람들의 조롱을 받았다. 남을 헐뜯으며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들… 오늘은 차려입게 했으니 좀 상황이 다를까…?고운란이 자조하며 고개를 저었다. 이런, 강현이에 대해서 이렇게나 환상을 품고 있다니.“운란아, 오래 기다렸지?”뛰어오며 웃는 얼굴로 말하는 이강현을 그녀가 차갑게 흘겨보며 말했다.“왜 이제 오는거야? 그렇게 옷도 잘 입고 행동도 좀 고치라고 말했는데, 어째서 여전히 이 모양이지?”“내가 옷이 별로 없잖아, 매년 이렇지 뭐, 괜찮아.”이강현이 민망하다는 듯 코를 만지며 말한다.그를 보며 미간이 비틀어져 불만스러운 안색을 비쳤지만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래, 더 바랄 게 뭐가 있겠어? 어차피 이보다 더 비참한 건 없어, 이제 익숙하지. 게다가, 이 못난 사람이 좋은 옷을 입은들 뭐가 바뀌겠어.그리고 오늘 밤, 고흥윤은 틀림없이 자신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됐어, 이따가 내 허락 없이 함부로 말하지 마. 또 웃음거리가 되지 않도록 내가 하라는 대로 해, 알았지?”차갑게 말하는 그녀에게 이강현은 고개를 끄덕이고 허허 웃으며 어찌됐든 상관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 건들
“계약을 따냈다? 너, 그게 무슨 말인지 알아? 이강현의 말을 들은 고흥윤이 즉시 비웃었다.“계약을 따냈어? 그럴 리가! 고운란이 예쁘장하게 생긴 거 말고 무슨 재능이 있겠어, 만약 강성 그룹의 계약을 따냈다면, 내가 차에 치여 죽을게! 하하하!”“어이가 없군! 저 모자란 게 아내의 체면을 세워주지는 못할망정 이곳이 어떤 곳인지도 모르고 감히 큰소리치다니!”“내 생각에는 이강현을 빨리 쫓아내는 게 좋을 것 같은데? 고운란도 어서 사직해!”가문의 운영에 관여하는 친척, 회사 고위층들도 폭소를 터뜨리며 거리낌 없이 둘을 조롱하고 있다.고운란도 매우 화가 나서 이강현의 뺨을 때리고 눈물을 글썽이며 호통쳤다.“너, 도대체 뭐하는 거야? 누가 너더러 함부로 말하라고 했어!”정말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다! 지금 이런 말을 하면 나를 불구덩이에 밀어넣는 거 아니야? 설마, 이미 고흥윤과 한통속이 된 건 아닐까…….화가 나고 억울한 그녀의 손에 맞은 이강현이 멍해졌다.그때, 고흥윤이 조롱하며 말했다.“고운란, 네 남편이 계약을 따냈다고 하는데, 계약서 좀 볼까?”“그래, 꺼내봐!”“계약서는 개뿔, 내가 보기엔 그냥 허세야. 강성 그룹 같이 성장세에 있는 회사가 어떻게 고운란 같은 거랑 계약을 해?”“하하, 맞아. 모지리와 저런 여자라니, 천생연분이다 아주!”연회장 내부가 여러 친척들의 놀림과 풍자로 가득했다.메인 테이블에 앉은 최순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빌어먹을 이강현. 어딜 가나 저 자식이 문제야. 굳이 이럴 때 나서서 말을 하다니, 고의로 내 딸을 불구덩이에 던져?“이강현, 이 몹쓸 놈아, 꺼져!”화가 난 최순이 이강현을 가리키며 호통쳤다. 정말 찢어버리고 싶었다.그리고 이 순간, 고흥윤은 고운란의 복잡한 얼굴을 보고 계약을 따낸 게 아니라고 짐작했다.“네가 계약을 따내지 못한 이상, 지난번 내기를 지켜야 해. 지금, 모두의 면전에서 사직해.”고운란의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지며 작은 주먹을 꽉 쥔 채 말했다.“나는…….”“그래
“너 뭐야, 입 닥쳐! 네가 말할 자격이나 돼?”이때 최순이 달려들어 원한을 가득 품은 눈빛으로 이강현에게 손가락질하며 욕설을 퍼부었다.이 찌질한 놈이 뭘 더 창피하게 하려고 말을 계속 하는 거야?고 씨 어르신도 이 일에 더 이상 매달리고 싶지 않았다.“됐어, 계약서를 따냈으니 너희들이 서로 힘을 합쳐 나머지 일도 성사시켜야 해. 그게 가문을 위한 일이고 서울 상류층에 진입할 지름길이야. 절대 나태해서는 안 돼. 알았지?”고흥윤이 즉시 소리쳤다.“네, 절대 실망시키지 않겠습니다!”고청아도 따라서 고개를 끄덕였다.“운란아, 너는?”어르신이 좋지 않은 안색으로 고개를 돌렸다.“알았어요, 할아버지.”고운란의 대답을 듣고서야 고개를 끄덕였다. 연회장 안은 가문이 강성 그룹과의 계약을 따낸 일로 매우 떠들썩했다. 하지만, 한 마디 말이 분위기를 바꿨다.“할아버지, 만약 제가 잘못 기억하는 게 아니라면, 지난번에 운란이와 고흥윤이 내기를 했어요. 만약 계약을 따낸다면 회사 부사장의 자리는 운란이 것이 된다고요.”고운란의 옆에 앉은 이강현의 말이었다.탁!고흥윤이 화가 나 테이블을 두드리며 말했다.“뭐 하는 짓이야! 이강현, 여기는 우리 고 씨 가문의 연회야. 너 같은 외부인이 무슨 자격으로 이래라저래라 하는거지!”고흥휸도 그 내기를 기억하지만, 언급하지 않았다. 아마 고운란도 언급하지 않겠지, 어떤 더러운 수단으로 계약을 따냈는지도 불분명한데!“그러게 말이다! 이강현, 네가 도대체 뭔데 감히 대드는 거야!”고청아도 날카롭게 소리쳤다.이때, 최순이 더욱 화가 나서 달려들어 손을 휘둘렀다.“이강현, 너 꺼져! 여기서 꺼져!”그러나 그녀의 손바닥은 그에게 닿지 못했다. 줄곧 묵묵히 말하지 않던 고운란이 일어나서 차갑게 최순을 쳐다보며 말했다.“엄마, 그만하세요. 이 사람 제 남편이예요.”뜻밖에도 자신의 딸이 불량배 편을 들다니.“운란아, 너… 너 미쳤구나. 왜 쓸모없는 놈 편을 드니!”최순의 두 눈이 커졌고, 고운란은 차갑게 고흥윤
아직은, 아직은 때가 아니야.생각을 마친 이강현이 웃으며 말했다.“그냥 너를 격려한 거지. 진짜 이유는 그 강상인한테 있는 거 아닐까?”강상인?그 이름을 들은 최순이 눈살을 찌푸리며 흥분해서 물었다.“우리 딸, 정말 그 사람이랑 관련있는 거니?”“아니, 멋대로 생각하지 마, 우리 아무 관계도 아니야!”말을 마치자마자 눈을 부릅뜬 그녀가 이강현을 잡아당겨 방으로 들어가 문을 쾅 닫고 차가운 얼굴로 물었다.“방금 그 말, 무슨 뜻이야? 당신도 나를 의심해?”화가 난 고운란의 얼굴이 붉어지고 눈가에 눈물이 약간 맺히고 있었다. 지금까지 이 사람을 의심한 적이 한 번도 없는데, 지금 자신을 이렇게 의심하고 있다니. 비꼬는 거야 뭐야?“당신은 남자도 아니야, 나 이제부터 당신 부인 아니야!”화를 내며 주먹으로 그의 가슴팍을 치는 그녀를 껴안고 이강현이 말했다.“당신이 오해한 거야. 내 말은, 지난번 그 일 말이야. 강상인은 당신이 경찰에 신고할까 봐 두려웠을 거야. 강성 그룹은 상장회사고 대기업인데 당신에게 이렇게 약한 모습을 보이는 걸 보면, 예상컨데 얼마 지나지 않아 사과하러 올 거야.”고운란의 두 눈이 깜박거렸다.“정말?”“바보야, 내가 어떻게 당신을 의심할 수 있겠어. 사랑하기도 바쁜데.”고운란의 볼이 새빨개지는 동시에 갑자기 무언가 깨닫고 그를 세게 밀친 뒤 눈가의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무슨 헛소리야, 무슨 사랑!”말을 마치자 곧 몸을 돌려 화장실로 들어갔다. 그 아름다운 뒷모습을 보며 입가에 웃음기가 떠오른 이강현은 휴대폰을 들어 강빈에게 연락했다.거실에 있던 최순은 덩실덩실 춤을 추고 있다.“아이고, 여보, 우리 운란이가 정말 그 강성 그룹 도련님과 어떤 관계가 있다면 좋은 일 아니야?”최순의 머릿속에는 딸이 부자에게 시집가서 자신도 덩달아 덕을 볼 생각으로 가득하다. 고건민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당신은 우리 집안이 온 도시에서 멸시와 조소를 당했으면 좋겠어?”“무슨 뜻이야? 내가 창피하고
멍해진 고운란이 방문을 쾅 닫은 채 혼자 방에서 울고 있다.이강현, 내가 어떻게 너를 믿을 수 있겠어?거실에서 이 모습을 모두 목격한 최순이 이강현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그는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한 채 그저 부엌 쪽으로 돌아섰다.22일, 카이사르 호텔에 대한 소문은 점점 더 심해졌다.매년 이맘때면 고 씨 집안은 증손녀의 생일을 미리 준비한다. 비록 고운란과 이강현이 늘 고흥윤을 비롯한 모두에게 비웃음을 당하는 존재지만, 고 씨 어르신의 증손녀에 대한 사랑은 변함없었다.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고 씨 집안이 유난히 조용하고 증손녀의 생일을 준비하는 기척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소문에 의하면, 집안 어르신이 이미 그 증손녀에 대한 애정을 잃었다고 한다. 바로 이강현 그 쓸모없는 자식이 수차례 어르신에게 대들었기 때문이겠지.게다가, 이번에는 카이사르 호텔의 소문도 피해갈 수 없다. 그 날 호텔을 빌린 부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신분조차 알려지지 않아 23일에 대한 기대와 호기심이 커져가고 있다.과연 누구일까?고 씨 집안의 회사 내부, 친척과 회사 고위층 사람들이 하나같이 분개했다. 이강현과 고운란만 아니었으면 그들도 다른 사람의 비웃음거리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친척들이 요 며칠 거의 집 밖으로 나가지 않고 숨어있고, 어르신조차도 집에 몸을 숨기고 있다.이전에는 집안 모두가 이맘때쯤 솔이의 생일을 대대적으로 준비했지만, 이번에는 다르다.“괘씸해! 고운란과 이강현만 아니었으면 우리 고 씨 집안이 이렇게 창피하지 않았을 텐데!”“이강현은 정말 남자의 수치야. 죽어 마땅하지!”“고운란도 그래, 그 여자 때문에 우리가 모두 다른 사람의 비난과 비웃음을 당하고 있잖아.”고 씨 가문의 몇 사람이 모여 분분한 의견을 나누며 한스러움을 토로했다.고흥윤은 오히려 담담하게 웃으며 기대하는 표정을 지었다.“왜 웃어? 설마, 잘 된 일이라고 생각해?”집안 사람중 하나가 고흥윤에게 물었다.“너희들, 생각이 짧네. 이 일은 커질수록 좋아.”고흥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