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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화

Penulis: 곽오
멍해진 고운란이 방문을 쾅 닫은 채 혼자 방에서 울고 있다.

이강현, 내가 어떻게 너를 믿을 수 있겠어?

거실에서 이 모습을 모두 목격한 최순이 이강현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그는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한 채 그저 부엌 쪽으로 돌아섰다.

22일, 카이사르 호텔에 대한 소문은 점점 더 심해졌다.

매년 이맘때면 고 씨 집안은 증손녀의 생일을 미리 준비한다. 비록 고운란과 이강현이 늘 고흥윤을 비롯한 모두에게 비웃음을 당하는 존재지만, 고 씨 어르신의 증손녀에 대한 사랑은 변함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고 씨 집안이 유난히 조용하고 증손녀의 생일을 준비하는 기척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소문에 의하면, 집안 어르신이 이미 그 증손녀에 대한 애정을 잃었다고 한다. 바로 이강현 그 쓸모없는 자식이 수차례 어르신에게 대들었기 때문이겠지.

게다가, 이번에는 카이사르 호텔의 소문도 피해갈 수 없다. 그 날 호텔을 빌린 부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신분조차 알려지지 않아 23일에 대한 기대와 호기심이 커져가고 있다.

과연 누구일까?

고 씨 집안의 회사 내부, 친척과 회사 고위층 사람들이 하나같이 분개했다. 이강현과 고운란만 아니었으면 그들도 다른 사람의 비웃음거리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친척들이 요 며칠 거의 집 밖으로 나가지 않고 숨어있고, 어르신조차도 집에 몸을 숨기고 있다.

이전에는 집안 모두가 이맘때쯤 솔이의 생일을 대대적으로 준비했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괘씸해! 고운란과 이강현만 아니었으면 우리 고 씨 집안이 이렇게 창피하지 않았을 텐데!”

“이강현은 정말 남자의 수치야. 죽어 마땅하지!”

“고운란도 그래, 그 여자 때문에 우리가 모두 다른 사람의 비난과 비웃음을 당하고 있잖아.”

고 씨 가문의 몇 사람이 모여 분분한 의견을 나누며 한스러움을 토로했다.

고흥윤은 오히려 담담하게 웃으며 기대하는 표정을 지었다.

“왜 웃어? 설마, 잘 된 일이라고 생각해?”

집안 사람중 하나가 고흥윤에게 물었다.

“너희들, 생각이 짧네. 이 일은 커질수록 좋아.”

고흥윤은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말했다. 주변 사람들은 어리둥절한 모습으로 전혀 알아듣지 못하고, 고청아가 한쪽에서 손톱을 정리하며 웃으며 말했다.

“너네 다 멍청하네. 일이 커질수록 창피한 건 고운란과 이강현이지. 이렇게 되면 고 씨 집안과 고운란은 아무 관계도 없다고. 우리 집안 어르신은 체면을 중시하시지. 고운란처럼 가문 망신을 시킨 사람이 뭘 바라겠어? 강성 그룹과의 계약 내용이 진행되기만 하면 고운란도 금방 버려질 걸.”

다른 사람들도 이내 말 뜻을 이해하고 얼굴에 고소하다는 듯 웃음이 떠올랐다.

“그런 거였군, 하하, 역시 둘은 생각이 있었네!”

“내 말이! 역시 이 집안은 흥윤 형이 관리해야 해!”

고흥윤은 몇 번 만족한 듯 웃다가 갑자기 물었다.

“맞다, 너희들 카이사르 호텔에 갈거야? 그 신비주의 부자 만나러 가보자구. 듣자하니 많은 사람들이 참석할 예정이라던데. 300테이블이나 초대했대. 그 호텔 10개 층, 주변 호텔도 다 예약이 찼대. 모두 그 신비주의 부자를 보려고.”

“가지, 당연히! 공짜로 저녁을 먹을 수 있는 기회인가! 모든 테이블 다 200만원짜리 고급 식사 코스라고 들었어.”

“정말요? 그럼 저도 갈래요!”

잇달아 너도나도 가겠다고 소리쳤다. 비록 고씨 어르신이 누구도 가지 못하게 명령을 내렸지만, 어떻게 막을 수 있겠는가?

오늘 김미나는 마음이 매우 좋지 않다. 절반은 이전에 자신을 따라다니던 남자들이 무리를 지어 자신이 귀국하자 마자 김씨 집안에 와서 혼담을 꺼내고, 절반은 자신의 절친 고운란 때문이다. 며칠 동안 서울에서 떠들썩했던 카이사르 호텔의 일을 그녀도 들었다.

빌어먹을 이강현!

그 사람만 아니었으면 고운란도 이렇게 고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녀는 지금 고운란을 찾으러 가려고 한다. 틀림없이 지금 매우 괴로울 거야.

그때, 갑자기 그녀의 휴대폰이 울렸다. 낯선 번호가 뜨더니, 한 번 끊기고 다시 울린다. 성질이 급하고 도도한 김미나는 받자마자 소리를 질렀다.

“뭐야? 나 대출도 안받고 집도 안살거야!! 뭘 이렇게 영업을 해대!”

“김미나?”

수화기 너머로 낯익은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예쁜 얼굴을 찡그리며 루이비통 가방을 메고 팔짱을 낀 김미나가 차갑게 물었다.

“누구야? 또 나 따라다니는 놈이야? 우리 집 앞에서 줄이나 서.”

“나야, 이강현.”

그녀는 이름을 듣자마자 발작하듯이 욕설을 퍼부었다.

“이강현? 무슨 낯짝으로 나한테 전화하는 거지? 운란이가 너 때문에 며칠간 얼마나 비난을 받았는지 알아? 이 찌질한 놈! 멍청아!”

시원하게 10분가량 욕을 퍼부은 후에야 그녀는 한숨을 쉬며 차분하게 이어서 말했다.

“왜 전화했어? 혹시 나한테 마음이라도 있는거야? 이게 완전 찌질한 데다 변태까지! 운란이한테 바로 말할거야!”

수화기 너머에 선 이강현은 멍한 표정이었다. 김미나가 생각이 없다는 말은 들었는데, 진짜일 줄은…….

찌질이 취급을 당하더라도 고운란을 위해, 큰 뜻을 위해 참아본다.

“너 지금 오해하고 있어. 내 마음속에는 운란이밖에 없어. 너한테 전화한 건 도움을 청하려고 그런거야.”

“도움?”

차가운 표정으로 빨간색 페라리의 차문을 열고 검은색 스커트에 싸인 곧고 하얀 긴 다리를 밀어넣으며 김미나가 말했다.

“내가 왜 너를 도와줘야 돼?”

“운란이 일이야. 나를 돕는 게 운란이를 돕는 거야.”

“운란이?”

이강현의 말에 김미나가 눈살을 찌푸리며 잠시 망설이더니 이어서 말했다.

“무슨 일인데?”

운란이와 관련된 일이라면, 내가 도와야지.

“내일 밤, 네가 운란이랑 내 딸 솔이를 데리고 카이사르 호텔에 가 줘. 비밀을 꼭 지켜야 해! 운란이에게 알리지 마.”

이강현은 고운란이 좋아하기를 바라며 이미 모든 준비를 마쳤다.

“내일 밤? 23일이잖아, 어머! 너 미쳤어? 내일 밤 카이사르 호텔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뻔히 알면서도 이런다고? 운란이를 도시 전체의 웃음거리로 만들고 싶어?!”

이놈은 짐승만도 못하다. 결정적인 순간에 이런 행동을 하다니!

“23일은 내 딸의 생일이자 운란이가 엄마로서 수난을 당하는 하루야. 나는 그날을 영원히 잊지 않을거야. 운란이는 내가 일생을 다해 지켜줄 여자니까, 깜짝 선물을 주고싶어. 좀 도와줘.”

진지하게 말하는 이강현이 김미나를 감동시켰다.

김미나의 생일 역시 엄마가 수난을 당한 하루였다. 그녀는 아이를 낳는다는 게 어떤 기분인지 모르지만, 태어나자마자 어머니가 돌아가셨고 지금까지 아버지와 함께 자랐다. 어머니에 대해서는 아무 기억이 없다. 자신이 어머니를 죽였다는 생각 때문에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아무도 모르게 스스로를 미워했다. 이 때문에 아버지도 그녀에게 20여 년 동안 냉담했다.

“좋아, 내가 도와줄게. 하지만, 만에 하나라도 운란이를 망신 당하게 한다면, 내가 제일 먼저 너를 없애버릴 거야!”

이를 악물고 통화를 끊은 김미나가 혼자 차에 앉아 운전대에 엎드려 울었다.

엄마, 보고싶어…….

드디어, 23일이 되었다.

서울 도시 전체가 흥분으로 가득하고, 언론도 일찍이 앞다투어 카이사르 호텔로 달려가 준비를 하고 있었다.

저녁 8시, 밤의 장막 아래, 휘황찬란하고 환하게 켜져 있는 카이사르 호텔의 등불.

부근의 거리들도 네온사인이 반짝이고 군중들이 넘쳐흘러 한동안 교통체증을 초래했다. 다들 오늘 밤 호텔에 와서 신비주의 부자를 보려는 것!

인근 호텔, 백화점 등도 사람으로 가득 찼고, 모두들 휴대폰을 들고 잔뜩 기대하는 장면이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날 밤 카이사르 호텔은 거금을 들여 야외 크리스탈 궁전을 만들었다. 마치 활짝 핀 흰색 장미처럼, 그 빛나는 수정과 붉은 장미가 깔린 호텔 옥상에서 온 도시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장면이 연출될 것이다. 저 사람의 아내와 딸은 얼마나 행복할까.

고 씨 집안 둘째네 집.

“미나야, 도대체 날 어디로 데려가는 거야? 나 이따가 병원에 솔이 데리러 갈 거야.”

고운란은 등이 훤히 드러나는 검은색의 옷을 입고 치장하고 있다. 우아하고 매혹적인 그녀. 흡사 검은 백조를 연상시키는 모습을 가볍게 훑어보며 김미나가 웃었다.

“묻지 말고 오기나 해. 어쨌든 내 말 들어. 내 친구가 너를 위해서 서프라이즈로 준비한 게 있는데, 때가 되면 알게 될 거야.”

“서프라이즈? 친구? 누군데?”

고운란이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거울 속의 자신을 바라보았다.

“엄마.”

바로 이 때 김씨네 가정부가 마스크를 쓴 채, 공주 치마를 입은 솔이를 안아서 건네주었다.

“응, 솔이야.”

고운란이 솔이를 받아서 안으며 더욱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김미나를 바라보았다.

“미나야, 도대체 뭘 하려는 거야. 왜 솔이까지 데려왔어? 그 친구가 내 딸도 보자고 한 거야?”

“아이고, 묻지 마. 도착하면 알게 될 거야. 가자.”

곧 김미나는 고운란과 호기심 가득한 솔이를 데리고 곧장 카이사르 호텔로 향했다. 지하주차장에 주차했기 때문에 고운란은 아직 자신이 카이사르 호텔에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엘리베이터에 올랐을 때, 비로소 이곳이 깔끔하고 정리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입구에는 붉은 색 유니폼을 입은 두 여자가 자신을 보고 있었다.

“고 아가씨, 따라오세요.”

“나를 안다고?”

그녀는 의아해하며 이상하다고 느꼈다.

“미나야,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영문도 모른 채 긴장한 상태로 묻는 고운란, 그리고 김미나는 옆에서 몰래 웃고 있었다. 얘가 왜 말을 안 하지?

몇 사람이 더 엘리베이터에 오르자, 김미나는 마음속으로 이 빌어먹을 이강현이 자신과 고운란을 실망시키지 않을 정도로 잘 준비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엘리베이터가 올라갈수록, 온 하늘에서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사방이 완전히 투명한 엘리베이터는 마치 카이사르 호텔에서 천국으로 향하는 구름 사다리처럼 보인다. 이곳은 지금, 휴대폰과 카메라를 들고 있는 수만 명의 인파로 들끓고 있다.

“나왔어! 나왔다고! 봐봐, 너무 예뻐!”

이제서야 고운란은 자신이 어디에 왔는지 깨닫고 얼굴이 충격으로 가득찼다. 입을 가리고 눈가에는 눈물이 핑 돌며 그녀의 시선이 카이사르 호텔 곳곳으로, 온통 붐비는 사람들 속으로 향했다.

팡팡!

온 하늘에 펼쳐지는 오색찬란한 불꽃.

“미나야, 여기… 여기 카이사르 호텔이야? 우리가 잘못 온 거 아니야?”

고운란은 긴장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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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도하고 귀여운 나의 와이프   제1086화

    “무슨 소리야! 이강현 그 자식 내 손자 발 뒤꿈치에도 못 가! 딴 소리 말고 그냥 할 건지 말 건지나 말해.”어르신은 말을 마친 후 분노에 찬 눈으로 이강현을 노려보았다. 고운란이 이강현의 감언이설에 속은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저 역시 아까 말했던 것처럼 이강현이 한 말이 바로 제 뜻이예요.”“너 정말! 나 너 같은 손녀 없어, 너희들 우리 고씨 집안 자식 아니야!”어르신이 소리를 지른 뒤 휴대전화를 떨어뜨리고 화가 나서 고건민에게 더 심한 말을 하려고 할 때 고건강은 어르신을 힘껏 잡아당겼다.“아버지, 화내지 마세요, 화내면 몸이 상해요, 진정하세요.”고건강은 상황이 더 나빠지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만약 고씨 집안이 무너지면 고운란의 도움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지금 기회를 잡아 잘 보이려고 하였다.어르신은 고건강을 노려보며 고건강까지 욕하려고 하였다.“아버지, 화내지 마세요, 형님한테 끌려가면 안 돼요. 큰 형이 둘째 형한테 원한이 많은 거 아시잖아요. 우리 사이가 틀어지면 그게 큰 형이 바라는 거예요.”“근데 지금 둘째 형 쪽이 대세인데 앞으로 그쪽한테 기대할 지도 모르니까 사이가 틀어지면 우리도 득 볼 게 없어요. 일단 넘어가세요.”이득 외에 고건강 눈에는 도덕 같은 게 보이지 않았다. 충분한 이득만 얻을 수 있다면 누구라도 다 팔아먹을 수 있었다.그래서 지금 고건강은 자기 먹거리를 챙기기 위해 고민국 생각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어르신도 늙은 여우라 고건강 말을 듣고 속으로 다시 생각을 정리했다.방금 화가 난 김에 하마터면 일을 그를 칠 번 했다. 지금 고운란의 위세든, 이강현이 말한 진성택과의 관계든 두 사람의 세력이 강해짐을 보여주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고나서 어르신은 마음을 진정시켰다. 고건강의 말이 맞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셋째야, 네 말이 맞아, 방금 내가 큰 실수를 할 뻔했어.”“잘 생각했어요. 이럴 때 강력하게 나가면 두 쪽 다 다치게 돼요.”어르신 표정이 느긋해지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 도도하고 귀여운 나의 와이프   제1085화

    이강현의 손에서 득을 못 보게 될 것을 알아차리고 어르신은 즉시 전략을 바꿔 고운란을 찾기로 하였다.뭐라해도 자기 친 손녀인데 할아버지가 부탁하면 아무리 싫어도 자기 말을 따를 것이라고 생각했다.이강현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어르신이 좀 지나치시다고 생각했다. 할말 못할 말 다 했는데 늙은 티를 내면서 덕 좀 보려고 하니 어이없었다.“할아버지, 상황은 다 얘기했고, 계속 고집부리시겠다면 운란에게 전화하세요.”“보자 보자하니, 네가 누구인 줄 알아! 너는 그냥 이 집안의 데릴사위일 뿐이야!”고민국은 눈을 부릅뜨고 소리쳤다.“허허.”이강현은 가볍게 웃으며 돌아서서 밖으로 걸어갔다.“너 무슨 태도야! 거기 서!”고민국은 앞으로 나가 이강현의 팔을 잡아당기며 이강현을 혼내려고 하였다.고건민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두 사람 사이를 가로막았다.“형님, 말로 하시죠, 화내지 마시구요.”“흥! 쟤 말 잘하는 거 좀 봐? 너무 건방지잖아!”어르신이 핸드폰을 들고 말했다.“입 다 다물어, 운란이한테 전화할 거야!”고민국은 황급히 입을 다물었다. 그러나 이강현을 잡은 손은 놓지 않았다.이강현은 차가운 눈으로 구민국을 바라보았다. 고민국은 뒷머리가 섬뜩한 것을 느끼며 이강현의 눈빛에 완전히 겁을 먹고 손을 놓아버렸다.“너 여기 가만히 있어, 내 명령없이 한 발짝도 움직이지 마.”고민국은 겁을 누르고 낮은 소리로 말했다.어르신 전화가 연결되었고, 전화 저편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여보세요, 할아버지.”“빨리 돌아와, 할 말이 있어.”고운란이 어리둥절했다. 지금은 손님을 접대해야 해서 움직일 수 없었다.“할아버지, 아빠랑 이강현이 돌아가지 않았나요? 무슨 일 있으세요?”“이강현 그 새끼 얘기 꺼내지도 마! 그 자식 정말 사람 미치게 하는 재주 있어. 너 지금 원일그룹 사장 아니야? 집안 사업 망하게 생겼어, 원일그룹이 사라고 해.”고운란이 듣던 중 자기 할아버지 상업도덕에 어긋하는 말에 가슴이 서늘해졌다. “할아버지, 지금 손님을 접대해

  • 도도하고 귀여운 나의 와이프   제108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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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도하고 귀여운 나의 와이프   제1083화

    “진성택과 제 관계는 말할 필요 없고, 말 해도 믿지 않을 테니까 그냥 시키는 대로만 움직인다고 아시면 돼요.”이강현은 뒷짐을 지고 고개를 들어 상위권의 기세를 보여주었다.이강현의 도도한 모습에 고민국과 고건강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진성택이 왜 네 말을 들어, 네가 뭐라고!”고건강이 참지 못하고 말했다.이강현은 고건강을 상대하지 않고 담담한 표정으로 어르신만 바라보았다.어르신은 무거운 한숨을 내쉬며 굳은 얼굴로 고민국에게 말했다.“전화해서 진성택 지시 맞는지 확인해봐.”“아버지! 그걸 왜 물어봐요. 순전히 허튼소리예요! 믿을 필요 없어요!”“하라면 하지, 쓸데없는 말이 왜 그렇게 많아.”어르신의 표정이 더욱 언짢아졌다.고민국은 더 이상 반박할 수 없어 마지못해 휴대전화를 꺼내 바이어들의 전화를 뒤지기 시작했다.고건민은 그 틈을 타 이강현을 끌어당기며 낮은 소리로 물었다.“솔직히 말해 봐, 진성택이랑 무슨 관계야?”“제가 진성택 손자의 목숨을 구한 적이 있다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그때 운란이 힘들어 하니까 그냥 도움을 요청한 거예요.”고건민은 눈알을 굴리더니 이강현을 깊이 들여다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고건민의 속으로 이강현의 해명을 믿지는 않았지만 진성택이 이강현의 지시를 따른 다른 말은 믿었다.예전에 왕씨 어르신 생신 때 진성택이 이강현을 데리러 차를 몰고온 장면이 떠올리고 고건민은 이강현과 진성택 사이 관계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더욱 깊이 믿었다.그러나 지금 고건민은 깊이 따질 마음은 없고, 오히려 고민국과 고건강이 망신을 당한 모습을 보고 싶어 하였다.몇 년 동안 고건민은 고민국과 고건강으로부터 온갖 탄압을 받았으며 많은 고통을 겪었으니, 지금 그들이 좌절하는 것을 볼 수 있다면 당연히 더없이 기쁜 일이다.고민국이 건넨 전화는 이미 상대방에게 연결되었고, 연결된 후 상대방이 말하기도 전에 먼저 열정적으로 말하기 시작했다.“형님, 저 민국이예요.”“어 그래, 나 지금 회의 들어가봐야

  • 도도하고 귀여운 나의 와이프   제1082화

    “운란이 아무리 사장이라고 해도 도우려면 그만한 이유가 있어야 도움을 수 있죠.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가족 사업에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아요.”이강현이 말을 마치자 그들 모두 가슴이 답답하기 짝이 없었지만 반박할 말이 없었다.체면이 깎인 어르신은 고민국을 매섭게 노려보며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그를 원망했다.고민국은 이를 악물고 억지를 부리며 말했다.“네가 뭘 안다고 나서? 그래, 네 말이 맞다고 치자, 그래도 운란이 우리 회사 제품 독점판매해서 도와줄 수 있잖아!”“그건 돕는 게 아니라 공과 사를 구분 못하는 거죠, 그럼 한 달도 못 버티고 쫓겨날 건데 그걸 바라세요?”이강현이 되물었다.할 말을 잃은 고민국은 이강현을 매섭게 노려보았다.“뭘 그렇게 말해, 우리 제품 사다가 중간에서 가격을 올려 팔면 되잖아, 실적도 올리고!”어르신은 고개를 끄덕이며 고민국의 말에 동의하였다.“민국이 말이 맞아, 회사 제품을 사가서 다시 팔면 문제없어.”“허허.”이강현은 약간 경멸하는 눈빛으로 웃으며 그들을 바라보았다.“왜 오더가 빠지는지 아직 잘 모르시는군요. 기술, 생산라인, 원가 아무 것도 경쟁력이 없는 제품 누가 사겠어요?”“전에 장사가 잘 됐다는 얘기하지 마시구요, 그건 제가 받아온 오더예요! 운란이 너무 힘들어 하니까 제가 진성택에게 사람을 시켜 오더 내리라고 부탁했어요!”이강현의 말이 나오자 방 안의 사람들 모두 놀라하며 눈을 크게 떴다.사실 그들도 회사 제품이 가격이 높지만 그에 비해 품질이 뒤떨어 시장 경쟁력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고운란이 오더를 받아낼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자신의 미모로 고객의 환심을 샀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그러나 지금 이 순간 이강현이 한 말은 그들의 생각을 뒤엎었다.이강현의 말을 믿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너, 너 여기서 무슨 헛소리야! 네가 무슨 능력이 있다고 진성택을 찾아? 진성택이 무슨 사람인데 네가 부탁해서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인 거 같아?!”고민국은 이강현에게 손가락질하며

  • 도도하고 귀여운 나의 와이프   제1081화

    어르신의 엄격한 말투에 고건민의 마음은 두려웠다.“그래요 아버지, 운란이 사장이라도 아버지 손녀딸이에요.”“흥!”어르신이 콧방귀를 뀌며 눈을 지긋이 감고 말했다.“사장이라고 집 장사도 잊은 게야?! 있는 지분을 다 팔았다고 연을 완전히 끊을 수 있다고 생각해?!”“그게…… 일도 그만뒀는데 그럴 명분이 안 되죠.”고건민은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둘째 너 쓸데없는 소리 그만해, 운란이 나가고 나서 오더 크게 줄었다고 들었어, 네 딸과 상관이 없다고 생각해?!”“별말 없이 지분 팔 때 알아봤다니까, 갈 곳을 찾아두고 가족 사업 망치려고 작성한 거 맞죠.”고건강이 따라 말했다.그들의 비난에 고건민은 입이 열 개라도 변명할 수 없는 무력함을 느꼈다.이미 마음속 선입견을 두어 고건민이 뭐라고 해도 믿지 않을 것이다.게다가 고건민도 지금 말하고 있는 이유 모두 핑계일 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왜 말이 없어? 인정 못하겠어? 너희들 정말 이렇게까지 비열할 줄은 정말 몰랐다. 가족 사업 망치고 나서 우리한테 미안하지도 않아?!”고민국이 노호했다.얼굴이 하얗게 변한 고건민은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았다.“아니요, 집안에 해가 되는 일 정말 한 적이 없어요. 아버지 믿어주세요.”“다른 말은 필요 없고, 원일그룹도 의약업을 하고 있지, 운란이 집안 사업에 도움을 보태라고 말해, 오더도 주고, 지금 그만한 능력이 있는 거 아니야?”어르신이 이제서야 용건을 말했다. 고건민은 쓴웃음을 지으며 목이 쉬어 말했다.“운란이 사장이지만 아직 막 부임해서 너무 티 내서 하면 안 돼요, 그보다 지금 회사일 운란이 한 마디로 움직이는 거 아니잖아요.”“그래서 안 하겠다는 거야? 눈뜨고 집안 사업이 망하는 거 보고싶어? 너 그러고도 내 자식이야?!”어르신은 눈을 부릅뜨고 고건민을 노려보며 죽여버릴 것만 같았다.고건민은 당황한 듯 고개를 돌려 이강현을 바라보며 이강현이 빨리 와서 도와주기를 바랐다.“할아버지, 큰아버지, 작은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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