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장면을 목격한 주변 사람들은 일제히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감탄을 터뜨렸다.그것은 화산의 8대 절기 중 하나, 포광검영이었다!사실 그것은 단순한 햇빛이 아니라 검광이었고, 진법의 환영 효과로 인해 사람들은 그것을 평범한 햇빛으로 착각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 빛에 직접 노출된 자만이 그것의 무서움을 실감할 수 있었다.아무리 강력한 방어를 해도, 빛을 막을 수 없는 법. 그러나 막지 않는다면, 그 검광은 실제 보검보다도 열 배는 더 날카로웠다.한지훈은 잠시 방심한 사이, 검광의 한 줄기에 몸을 찔리고 말았다. "쉭!"눈 깜짝할 사이에 한지훈의 몸에는 백여 개의 가는 혈흔이 생겨났으며, 각각의 상처는 뼈까지 깊숙이 파고들었다."한지훈, 어떠냐? 죽기 전에 우리 화산의 8대 절기 중 하나를 보게 되었으니, 그만하면 영광이지 않느냐? 하하하!"창안백은 한지훈이 부상을 입은 것을 보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단상 위에 있던 다른 이들도 기쁜 표정을 지어 보였다. 하지만 대장로는 분노로 일그러진 얼굴로 이 무도한 무리들을 노려보고 있었다.그러나 허회원 앞에서는 대장로조차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으며, 두 사람의 지위는 너무나도 차이가 컸다.대장로는 고사하고 무종 전체도 그의 안중에 없을 것이며, 게다가 이곳은 무맹의 홈그라운드이니 말할 것도 없었다. "보았느냐? 스승이 있는 자와 없는 자의 차이가 바로 이것이다. 내가 너를 제자로 받아들이려 한 것은 네 재능을 아껴서이지, 결코 내가 너를 두려워해서가 아니다!""네놈을 죽이는 데에 이 검을 뽑을 필요조차 없지!"허회원은 손에 든 검을 가볍게 흔들며 오만한 표정을 지었다."하아, 오늘 한지훈이 고개를 숙이지 않으면 정말 죽을 것 같구나.""흥, 한지훈이 굴복할 리 없지. 북양왕이라는 자존심이 있는데, 나라도 체면 때문에 절대 고개를 숙이지 않을 거야!""구만리를 쉽게 제압했다고 해도, 명산의 진정한 강자들 앞에서는 아직 한참 멀었군 그래!"군중 속에서 몇몇 나이 든 문주들이 수군거리
진법 안에서 펼쳐지는 이 정도의 환영술은, 허회원의 무공 수준을 감안하면 상당한 경지에 이른 기술이었다.한지훈이 이전에 사용했던 환술 진법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수준이 높았지만, 가짜는 결국 가짜일 뿐이었다.만약 그 검광이 진짜로 자신의 몸을 베었다면, 한지훈은 이미 산산조각 나 지금처럼 멀쩡히 서 있을 수는 없었다.즉, 자신이 입은 부상은 허회원의 손에 들린 장검 때문이었다.검이 움직이는 것이 보이지 않은 이유는 단순했다.허회원의 무도 경지가 매우 높아서, 그의 검이 너무 빨라 전혀 분별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만약 다른 사람을 상대했다면 허회원의 이번 공격이 성공했을지도 모른다.그러나 문제는 그의 상대가 한지훈이라는 사실이었다.천생서문에는 이런 속임수에 대한 기록이 이미 있었고, 한지훈은 이 내용을 거의 달달 외우다시피 익혔던 터였다.우윳빛 광채가 퍼져 나가자, 강력한 압박감이 제단 전체를 뒤덮기 시작했다! 허회원은 자신의 가장 자신 있던 절기가 이렇게 간단히 무너질 줄은 상상도 못 했다.하지만 이보다 더 놀라운 것은, 허회원이 멍하니 서 있는 사이 또 한 번 청명한 파열음이 들려왔다! “퍽!”허회원의 손에 들린 장검이 갑자기 산산조각이 나더니, 조각 중 하나가 그의 오른쪽 어깨에 박혔다.“푹!”둔탁한 소리와 함께 허회원은 어깨에 밀려드는 고통을 느꼈다.그가 아직 충격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훨씬 더 강력한 힘이 그의 몸을 향해 들이닥쳤다.이번에 한지훈은 진법이나 자기장을 활용하지 않았고, 오직 자신의 육체적 힘만으로 허회원에게 돌진했다.허회원은 눈앞에서 번쩍하는 그림자를 보았을 뿐이었다.다음 순간, 한지훈은 허회원에게서 세 걸음도 채 안 되는 거리에 다다랐다.“아?!”허회원은 자신도 모르게 놀라서 비명을 질렀고, 뒤로 물러나려 했지만 한지훈은 이미 오릉군 가시를 손에 쥔 채 맹렬히 찌르고 있었다! 제기랄!허회원은 속으로 저주를 퍼부었다.진종도 그만의 단점이 있었고, 이는 바로 근접전에서의 취약함이었다. 허회
조금 전 한지훈이 부상을 입은 순간, 허회원은 긴장을 풀어버렸다.그에게 있어 한지훈은 그저 과거 자신이 상대했던 자들과 다를 바 없는 존재였고, 무력하게 화산 절기에 쓰러질 운명일 뿐이라 여겼다.하지만 누가 상상했겠는가?한지훈이 그 난공불락의 절기를 뚫어내리라니!그는 깊은 후회를 느꼈고, 한지훈을 과소평가한 자신의 어리석음이 원망스러웠다.결국 한지훈의 손에는 천생서문이 쥐어져 있지 않은가! 그러나 이제 후회해 봤자 소용이 없었다.한지훈은 냉소를 지으며 허회원이 처박힌 사람 모양의 깊은 구덩이 앞에 선 뒤, 가볍게 몸을 날려 구덩이 안으로 뛰어들었다.“쿵!”한지훈의 두 발이 허회원의 등을 강하게 짓누르며 착지했고, 곧이어 뼈가 부러지고 근육이 찢어지는 끔찍한 소리가 공기를 가르며 울려 퍼졌다.“으아아악!”허회원은 돼지가 도살당할 때와도 같은 비명을 질렀다.“널 내 스승으로 모시라고?”한지훈은 마지막 숨을 몰아쉬는 허회원을 내려다보며 차갑게 물었다.허회원은 이를 악물고 고통을 참으며, 얼굴은 고통으로 일그러졌다.한지훈이 그의 등을 짓누르고, 다른 한쪽 발로는 그의 머리를 짓밟고 있었다.이런 상태에서 무슨 대답을 할 수 있겠는가?한지훈을 제자로 삼겠다니?그런 되지도 않는 소리를 왜 했던 건지!비록 지금 처참한 꼴이 되었지만, 그래도 자신이 이 깊은 구덩이에 처박혀 있는 점에 대해 조금은 다행이라고 생각했다.수치스럽기는 했지만, 적어도 수많은 사람들에게 조롱당하는 것보다는 나았다.“어떻게 이럴 수가!”임비양은 두 눈을 크게 뜨며 구덩이 안의 광경을 주시했고, 한지훈이 허회원을 짓밟고 있는 모습은 충격 그 자체였다.“후...”단해룡은 머리를 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천성대진을 사용한 후 그의 체력도 이미 한계에 달했기에, 지금 그가 나서서 막고 싶어도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그는 이미 경고한 바 있었다.한지훈을 풀어주는 것은 맹수를 산으로 돌려보내는 것과 같다고!그러나 빌어먹을 허회원은 그의 말을 의심했고, 이 사달이 난
상황이 이 지경까지 이르게 된 이상, 그 누구도 감히 한지훈과 싸우려 하지 않았다. 심지어 단해룡마저, 한지훈이 한시라도 빨리 두 사람을 죽이고 가능한 한 빨리 이곳을 떠났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그리고 한지훈이 그를 귀찮게 하지 않는 한, 그는 앞으로 영원히 은거하면서 더 이상 세속 분쟁에 개입하지 않을 거라고 결심했다. 이렇게나 위험한 상황에 이르게 될 줄은 몰랐다. “너희 화산 묘기로, 날 죽이겠다고 하지 않았어?”한지훈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임비양에게 눌리게 된 허회원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허회원이 미처 입을 떼기도 전에, 한지훈은 임비양의 척추뼈를 더욱 힘껏 밟았다. 뼈가 뚝하고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임비양은 온몸에 경련을 일으킬 정도로 고통스러워했다. “어디 감히 나더러 죽으라고 망언을 해? 오늘 과연 누가 죽게 될지 똑똑히 지켜봐!”“철컥! 철컥!” “푸!”임비양은 너무 아픈 나머지 결국 피를 뿜어냈다. 한지훈에게 몇 번이나 짓밟히게 된 탓에, 그의 척추뼈 몇 마디는 이미 부러졌다. 어떤 뼈마디는 심지어 옷을 뚫고 밖으로 튀어나오기도 했다. 임비양은 그 고통을 도무지 감당할 수 없었고, 현장에서 지켜보고 있던 많은 사람들도 보기만 해도 아파 나는 것 같아 모두 자신의 허리를 만지기 시작했다. “아니... 한지훈! 나... 난 천산의 제자야. 너... 나한테 이렇게 함부로 해서는 안 돼!” 임비양은 입에서 피거품을 내뱉고는, 한지훈을 가리키며 큰소리로 외쳤다. “함부로 해선 안된다고?”그 말에 한지훈은 차갑게 웃더니 이내 가볍게 손을 흔들었다. “푸!”곧이어 오릉군 가시가 은빛을 띤 채, 바로 임비양의 목구멍을 찔렀다. “안돼!”오릉군 가시가 목구멍을 뚫는 동시에, 임비양은 절규하듯 노호하였다. 그러나 그게 그의 마지막 모습이었고, 이내 임비양은 힘없이 쓰러지게 됐다. 그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피는, 허회원의 뺨을 타 그의 입으로 곧장 흘러들었다. 갑자기 전해져 오는 피비린내에 허회원은 깜짝 놀라 두 눈
한지훈의 말을 듣고 있던 제단 위 수많은 사람들은, 일제히 침묵하였다. 화산의 진종 수좌마저 한지훈의 손에 처단된 상황에, 그 수많은 사람들 중 누구도 감히 한지훈에게 도전장을 내밀지 못했다. 만약 방금 있었던 두 번의 대결에서, 한지훈이 모두 요행으로 이겼다면 이는 한지훈의 실력이 확실히 강하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었다. 필경 허회원은 구만리와는 달리, 바탕이 단단하고 심지어 화산의 수좌이기 때문이다. 진법만 놓고 보아도, 단해룡는 그와 비교할 급이 안된다. 그러나 한지훈은 단번에 진종 제자를 제압하여, 상대적으로 약한 약점을 하나 잡고는 허회원을 아예 불구로 만들었다. “한지훈, 너 시체도 아닌 잿더미가 된 채 죽고 싶지 않다면, 당장 날 풀어주는 게 좋을 거야!”허회원은 여전히 굴복하지 않았다. 그는 이미 패배했고 만신창이가 되었지만, 그의 배후에는 화산이 있기에 그는 두려울 게 없었다. 그러나 한지훈의 배후에는 누가 있는가? 사당? 혹은 국왕? 하지만 명산에게 있어서, 사당이나 국왕은 전혀 위협이 되지 않았다. 아무리 용국이 한지훈을 지키고 싶어 해도, 과연 그가 앞으로 몇 번이나 무사히 추격과 암살을 피할 수 있을까? 하물며 진법 고수들은, 반경 천 리 밖에서도 누군가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다. “이 와중에도 못하는 말이 없네?”한지훈은 눈을 가늘게 뜬 채, 차갑게 허회원을 노려보았다. “난 너한테 독설을 퍼붓는 게 아니라, 화산을 대표하여 우리의 뜻을 밝힌 거야! 네가 나를 죽이려 하는 건 곧, 화산을 향해 선전포고를 하는 거야!” 허회원은 피거품을 뱉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척추마저 부러진 바람에 숨쉬기조차 힘들었다. 그래서 말을 한마디씩 할 때도 매우 느릿느릿 입을 떼고는 한다. “뭐? 화산에게 선전포고를 하는 거라고? 너희들 진작에 나한테 선전포고하지 않았어?”이내 한지훈은 한 손으로 허회원의 멱살을 잡고, 다른 한 손에는 오릉군 가시를 든 채 직접 허회원의 아랫배를 찔렀다. “푸!”그러자
숭산에서 지위가 매우 높은 그는 반쪽짜리 장교라고도 할 수 있다. 게다가 실력은 절대적으로 유회원보다 한 수 위였고, 결코 그보다 약하지는 않았다. 사실 그의 장점 중 하나는, 언제 어디서나 어떤 상대를 마주하더라도 매우 조심하고 신중하다는 것이다. “사부님, 저희 꼼짝도 하지 않으면 이대로 한지훈을 풀어주게 되는 거 아닌가요? 장교님께서 저희더러 천생 서문을 가지고 돌아오라고 하셨잖아요!”이때 젊은 남자가 작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 말에 백연무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한지훈은 확실히 3번의 경기를 연승하면서, 특히나 직접 허회원까지 참살하면서 사람들을 충격에 빠트렸다. 그로 인해 아무도 감히 한지훈에게 도전할 수 없게 됐다. 그러나 반대로 한지훈 또한 도망가고 싶어도 쉽지는 않았다. 단해룡은 말할 것도 없고, 4대 가문의 대표들 또한 한지훈을 죽을 수 있는 이 절회의 기회를 쉽게 놓치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한지훈은 절대로 쉽게 도망가지 못할 것이다.“남은 전력들을 모두 안배해. 그리고 우린 조금 있다가 다시 출발할 거야. 아직 늦지 않았어!”백연무는 담담하게 말했다. 한지훈을 대처하려면 반드시 온 전력을 다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허회원 같은 말로를 맞이하게 된다. “네!”명령을 받든 젊은 남자는 백연무를 향해 손을 흔들고는, 이내 몸을 돌려 산 아래 방향으로 걸어갔다. “한지훈 한 명을 상대하는데 이렇게까지 조심할 필요 있어?”이때 숲 속에서 또 누군가 나타났다. 커다란 몸집에 검은색 긴 셔츠를 입고, 얼굴에는 검은 망사까지 두르고 있었다. “무 문주가 웬일로 이렇게까지 한가한 거지? 여기까지 와서 그저 관전을 하려는 거야, 아니면 직접 손을 나서서 번거로움을 해결하려는 거야?”백연무는 고개조차 돌리지 않았다. 그는 목소리만으로도, 자신의 뒤에 있는 사람이 바로 무적천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비록 그는 단해룡의 초청을 거절했지만, 한지훈을 죽일 수 있다는 절호의 기회에 마음이 통한 무적천은 절대 놓치고 싶지
“사부님, 그나저나 칠성 대진은 저희 숭산 진산의 비밀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대단한 진법을 고작 한지훈을 상대하려고 쓰는 건 좀 아닌 것 같은데요? 사부님의 수법으로도 얼마든지 한지훈을 죽일 수 있지 않습니까?”이때, 젊은 남자가 백연무를 따라 맞은편 산봉우리로 걸어가면서 석연치 않게 물었다. 하지만 그가 모르고 있던 사실은, 같은 천왕계 강자들이라 하더라도 우열을 가릴 수 있다. 천신계의 차원에서 비교하는 것은 바로, 누가 진법에 대한 이해가 더 깊고 누가 진법을 잘 운용하는가였다. 백연무는 명산이 든든히 지원해 주고 있고, 무수한 고서적 기록까지 갖고 있었기에 한지훈 앞에서 당연히 거만할 자격이 있었다. 하지만 백연무의 제자조차도 백연무의 신중함을 이해할 수 없었다. “오디, 잘 들어. 고수들이 제대로 겨루게 되면 단 한순간만에 생사가 결정될 수도 있어!”“허회원 봐봐. 만약 나랑 맞붙게 됐다면 허회원은 굳이 내가 백 수를 들 필요도 없긴 한데, 그가 어떻게 단 한 수로 한지훈에게 패하게 된걸가?” 백연무는 천천히 걸어가면서 옆에 있는 젊은 남자에게 말했다. “그건... 그가 방심한 게 아닐까요?” 그러자 오디가 눈살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방심했을 뿐만 아니라, 가장 중요한 점 하나를 놓쳤지. 그건 바로 한지훈이 줄곧 천성대진에 눌려 전력을 발휘할 수 없었다는 거야!”“우리가 보기에는 한지훈이 끝에 다다른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아! 일단 천성대진이 사라지게 되면 한지훈은 곧 전력을 회복하게 될 거야. 이런 상황에서 허회원은 곧 오성 용급 천왕계 고수를 무시한 셈이지!”“게다가 놈 또한 마찬가지로 진법에 대해 잘 알고 있어. 그러니 천성대진이 사라지게 되면 허회원은 더 이상 아무런 우세도 없는 거야. 그렇게 그가 오만하게 굴다가 바로 죽음을 자초하게 된 거잖아!”“숲속의 호랑이가 사냥하는 걸 목격한 적 있어?”백연무가 고개를 돌려 물었다. “어... 두 번 정도 본 적 있습니다!” 오디가 작은 소리로 대답했다.
뒷짐을 지고 있는 한지훈의 맞은편에는, 단해룡과 수백 명의 종문 고수들이 그를 겹겹이 에워싸고 있었다. 지금 이 순간, 단해룡이 일단 명령을 내리기만 하면 화산, 항산, 4대 가문 그리고 수천수만 명의 무종 고수들은 일제히 한지훈에게 공격을 가할 것이다. 한지훈과 단해룡은 숨 죽인 채 서로 기싸움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바로 이때, 오솔길을 따라 두 명의 그림자가 나타났다. 단해룡은 서서히 보이는 그림자의 정체가 백연무라는 것을 똑똑히 보아내고는, 얼굴의 긴장한 기색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오늘 무슨 축제인지는 모르겠지만, 다들 이곳에 모이니 정말 시끌벅적하긴 하네!”백연무는 느릿느릿 걸어 들어섰다. “털썩!”곧바로 모든 사람들은 일제히 백연무를 향해 절을 했다. 같은 수좌임에도 불구하고, 백연무의 지위는 결코 허회원과 비교할 수도 없었다. 백연무는 5대 명산에서도 명성이 자자했다. 비단 그의 실력 때문만이 아니라, 흉악하고 악랄한 그의 성격 때문이었다. 게다가 모두들 알다시피, 그는 백 퍼센트의 자신이 없는 한 절대 먼저 나서지를 않는다. 보아하니 백연무는 오늘을 위해 충분한 준비를 한 것 같았다. 이내 백연무는 위풍당당한 걸음으로 제단까지 올라갔다. 뜻밖의 그의 등장에, 대장로의 동공이 저도 모르게 움츠러들었다. 정말 예상치도 못했다. “선배님!”이내 대장로 또한 백연무를 향해 엎드려 절을 했다. 대장로가 공손한 모습을 보이는 것만으로도, 백연무의 지위가 초연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어라? 너였구나. 그동안 줄곧 무종 사당을 위해 일했다면서. 오늘은 어쩐 일로 이 시끌벅적한 곳까지 찾아온 거야?”백연무는 고개를 돌려 대장로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대장로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는 말했다. “선배님, 북양 왕은... 정말 어쩔 수 없이...”“뭐라고? 북양 왕?”대장로가 말을 다 마치기도 전에 백연무가 그의 말을 끊었다. “그... 사실 전에 북양 왕 한지훈과 장 씨 집안, 그리고 화산 제자들 사이에 약간의 갈
이소비의 심기를 건드렸다가는, 그에게도 불똥이 튈 수 있었다. 바로 그때, 서 씨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저벅저벅 한지훈에게로 다가갔다. 서 씨의 이 남자는, 이미 삼성 천왕계의 실력을 갖춘 자였다.그래서 방금 단 한 수만으로 삼성 전신계 고수를 죽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의 눈에 한지훈은, 응당 고수라면 지니고 있을 강자의 기운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기에 그저 평범한 사람에 불과할 거라고 믿었다. “꼬맹아, 어디 한번 말해 봐. 어떻게 하려고...”오만한 표정을 한 서 씨가 주먹을 꽉 쥐고는 비웃는 듯한 표정으로 한지훈을 훑어보며 치명타를 가할 준비를 하고 있는 찰나, 한지훈은 갑자기 고개를 돌려 그의 말을 가로챘다.. “그러니까 네 말은, 그렇게 잘난 너희 천산 운검각이 마음대로 누군가의 인생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거야?”한지훈의 물음에 모두들 웃음을 터뜨렸다. 서 씨는 어이없다는 듯 웃으면서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봐, 천산 운검각으로부터 미움을 사게 되면 넌 사망 증명서를 받은 거랑 마찬가지야! 너희 같은 평범한 사람을 죽이는 건 개미 짓밟는 것과 같다고!”“게다가 네 목숨은 값어치도...”“쾅!”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의 몸은 순식간에 10여 미터 밖으로 날아가 호텔의 돌기둥에 부딪혀 쓰러졌다. “털썩!”서 씨의 몸은 땅에 심하게 떨어지게 되면서, 대리석 바닥에는 사람 모양의 큰 구덩이까지 생겼다.“너...”서 씨의 얼굴은 붉게 달아오르며, 분노 가득한 눈빛으로 한지훈을 노려보았다. 그러나 곧바로 그는 입에서 피를 토해내고는 죽게 되었다. 순식간에 펼쳐진 장면에 이소봉 일행은 깜짝 놀라 비틀거리며 소파에서 일어났다. 그가 아는 서 씨는 비록 절정의 고수는 아니지만, 삼성 천왕계 고수 하나쯤은 충분히 상대할 수 있었다. 그런 그가 한지훈의 공격도 알아채지 못하고 죽는 것을 목격한 것이다.사실 서 씨는 천산이 이소비의 아버지에게 파견하여, 그의 안전을 전문적으로 책임지게끔 하였다.즉 그는 천산의
이소비의 말에, 호텔 지배인은 순간 멍해졌다. 그들의 말은 틀린 게 하나도 없었다. 설령 지배인이 지금 당장 경찰에 신고하여 그들을 법정에 세운다 하더라도 기껏해야 며칠 동안 구류될 뿐이다. 하지만 그의 가족들은 어떻게 될까? 놈들은 뱉은 대로 얼마든지 실행한 사람들이었다. 일시적인 분노를 참지 못해 온 가족을 위험에 빠뜨릴 순 없었다. 하물며 상대는 천산 운검각 사람들이니. 때가 되어 수많은 종문들을 찾아가 용서를 빌더라도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비록 묘당이 현재 무종을 어느 정도 통제하고 있지만, 그것도 단지 큰 범위에서뿐이었다. 지배인 같은 일반인은 묘당의 보호 대상이 아니다.그렇게 지배인이 망설이는 사이에 한지훈은 천천히 찻잔을 내려놓고는 고개를 돌려 지배인에게 말했다. “저희가 예약한 방, 지금 입주할 수 있나요?”한지훈의 말에 가장 먼저 충격을 받은 사람은 바로 육천릉이였다. 잇달아 이소비 일행도 한지훈을 향해 의아한 눈길을 보냈다. 방금 이소비가 말했듯이 상대는 천산 운검각 사람들이었다. 게다가 호텔은 이미 그들의 손에 장악되었는데 한지훈은 뜻밖에도 이 상황에 입주를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소비는 바로 화를 내지는 않았다. 사실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지훈의 일거수일투족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방금 경비원이 서 씨로부터 일격을 당하여 살해될 당시, 거의 모든 사람들이 고개를 돌려 그쪽을 바라보았지만 한지훈만이 처음부터 끝까지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 심지어 방금 그가 천산 운검각이라는 다섯 글자를 뱉을 때에도 다른 사람들은 모두 놀라 허겁지겁 도망쳤지만 한지훈은 줄곧 침착하고 태연자약했다. 이는 한지훈이 필연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설명하였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소비는 굳어진 표정으로 한지훈을 훑어보고는 눈살을 찌푸렸다. “천산 장 씨 집안사람인가?”그러나 한지훈은 고개를 저었다. 한지훈은 천산 장 씨 집안의 사람이 될 수 없었다. 왜냐하면
한 경비원이 앞으로 나아가려는 순간, 서 씨가 손을 들자 쾅 하는 소리와 함께 경비원은 순식간에 7~8미터 밖으로 날아가 피를 토하며 죽었다.단 한 방에 동료가 죽게 된 것을 목격한 다른 한 경비원은 깜짝 놀라 거듭 뒤로 물러섰다. 감히 다시 앞 발을 내디딜 수가 없었다. “당... 당신들 어떻게 감히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행패를 부리는 거야? 이 세상은 아직 무종의 천하는 아니야, 용국의 국법을 따라야 한다고!”호텔 지배인은 눈앞에서 경비원이 살해되자, 벌컥 화를 냈다. 무종의 세력은 비록 강하긴 하지만, 현재로서 용국의 실권을 쥐고 있는 것은 여전히 묘당이었다.그렇기에 무종이 막무가내로 선을 넘어서는 안 됐다. 방금 그들이 행패를 부린 것 또한, 이미 국법을 위반한 행위였다. “내 인내심도 한계가 있어!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호텔은 우리가 전세 낼 테니까 즉시 사람들 치워버려!”이소비는 지배인을 차갑게 쳐다보며, 그가 방금 한 위협은 조금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당신...”“왜, 당신네 사장님의 배후가 그렇게 든든해? 우리 천산 운검각보다도 더 강하냐고?” 이소비는 다리를 꼬고는 비꼬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말에 지배인은 갑자기 멍해졌다. 한편 서 씨는 차가운 눈빛으로 다른 경비원을 쳐다보았고, 그러자 경비원은 놀라서 급히 뛰어나갔다. 천산 운검각이라는 이 다섯 글자는, 그야말로 신과도 같았다. 옆에서 듣고 있던 주숙객들은 곧이어 짐을 챙기고는 급히 프런트로 달려가 체크 아웃했다. 로비에서 입주를 기다리던 다른 손님들도 찍소리도 내지 못하고 후다닥 밖으로 뛰어나갔다. 그렇게 얼마 안 되어 호텔 로비 전체는 텅 비어버렸다. 영기가 소생한 이후로 무종은 세상을 휩쓸고 있었다.뿐만 아니라 5대 명산의 각종 원과 종문을 역시 세상을 장악하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천산이 새로 설립한 천산 운검각은 가장 극악무도한 조직의 대명사였다. 운검각에는 사실 부유한 상인들이 대거 포진해 있었다.천산과 그들의 관계도
그 말에 육천릉은 순간 멍해졌다. 그는 호텔에도 전세를 놓으려는 사람이 있을 줄은 몰랐다. 게다가 지금 양산시는 호텔은커녕, 작은 여관들도 사람들로 붐비는데 대체 어디 가서 묵으라는 거지? 육천릉은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거절하고 싶었지만, 이 씨 집안은 천산과는 깊은 관계를 갖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몇 년 전과는 달리, 무종 세력은 이미 세속 곳곳에 스며들었다. 육천릉은 사업가로서 이루어낸 성과가 많은 건 사실이지만, 여러 큰 명산들 앞에서 그의 재부는 조금도 볼품없는 먼지와도 같았다. 눈 깜짝할 사이에 천산은 얼마든지 세속의 자신들의 세력을 동원하여 그를 잿더미로 만들 수도 있었다. 육천릉이 멍한 표정으로 제자리에 선 채 전혀 체크아웃할 의사가 없어 보이자 이소비는 미간을 찌푸리고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육 대표, 당신 내 체면을 세워줄 생각이 없다는 거야?”“아니면, 육씨 집안은 이젠 우리 천산을 안중에 두지도 않는다는 건가?”그 말에 육천릉은 저도 모르게 몸서리를 쳤다. 이소비로부터 미움을 받게 되면, 그 후과를 과연 누가 감당할 수 있을까? 어떻게 감히 천산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을 수 있겠는가? 단지 소상인일 뿐인 그는 말할 것도 없고, 설령 천성 갑부가 이소비의 앞에 서있더라도 감히 큰소리를 치지는 못할 것이다. 어느새 이소비뿐만 아니라 그의 주변의 몇몇 사람들까지도 모두 좋지 않은 눈빛으로 차갑게 그를 보고 있었다. 이소비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 하나 기세가 대단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방금 가장 먼저 입을 연 그 여자는, 전혀 상상도 못 할 거물의 여자 친구이기도 했다. 그런 그들이라면 얼마든지 마음대로 육천릉 같은 사람 하나는 쉽게 끌어내릴 수 있었다. “도련님, 제 말 좀 들어보세요. 저는...”육천릉이 말을 떼기도 전에 양복을 걸친 한 중년 남자가 갑자기 다가왔다. “무슨 일이야? 누가 날 찾는 거야?”중년 남자는 무리 앞에 다가와 이소비 일행을 힐끗 보았다. “당신
자소화의 등장 소식은, 수많은 구경꾼들을 몰려들게 하여 어느새 인산인해를 이루게 되었다. 고급 호텔은 물론이고, 웬만한 작은 여관들도 사람들로 붐볐다. 다행히 육천릉은 출발하기 전에 일찍이 호텔을 예약해 뒀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들은 아마 차 안에서 비집고 누워 밤을 보내야 했을 것이다. “한 선생님, 바로 앞에 제가 예약한 호텔이 있습니다. 저희는 오늘 밤, 여기서 묵는 거로 하죠.”육천릉은 저 멀리에 보이는 호화로운 한 호텔을 가리키며 한지훈을 향해 말했다. 한지훈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다시 보니 육천릉은 정말 세심한 사람인 것 같아, 그에 대해 약간의 호감도 가지게 되었다. 곧이어 자소화가 완전히 피어나게 되고 약효 역시 절정 상태에 이르게 될 무렵, 천릉자와 장령풍 두 사람도 대양산 기슭에 모이게 됐다. 두 사람의 등장에 이내 또 수많은 사람들이 주목하였다. 필경 두 사람은 바로 이 사건의 핵심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천릉자는, 인터넷상에서 줄곧 사기를 펼쳐 이미 적지 않은 사람들은 그를 한지훈이라 간주하고 있었다. 곧이어 천릉자가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 양산시 전체의 교통이 마비되었다. 공항에 둘러서서 천릉자와 기념사진을 찍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더욱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이 상황에 천릉자는 더욱 기세등등해졌다. 그렇게 짧은 몇 킬로미터를 무려 세 시간이나 달려서야, 한지훈 일행은 비로소 망천 호텔에 도착하였다. 호텔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직원은 급히 마중 나와, 육천릉을 도와 주차를 해주고 한지훈을 데리고 함께 호텔 로비로 들어섰다. 육천릉은 일단 한지훈을 휴식 구역으로 모시고는, 그는 운전기사와 함께 직접 한지훈을 도와 체크인까지 하였다. 곧이어 육천릉이 체크인을 마치고 한지훈에게로 다가가는 순간, 몇 명의 젊은 남녀들도 문을 밀고 호텔로 들어섰다. 최신 트렌드에 맞춘 옷차림에 하나같이 당당한 기세가 가득한 젊은이들은, 한눈에 봐도 출신이 심상치 않은 부잣집 자녀들이었다. “아이고, 피곤해 죽겠네.
낙천기가 차갑게 웃어 보였다. 사실 이 모든 건 그의 계략이 아니라, 오히려 오대 명산이 뒤에서 조종한 일이었다.심지어 이번 일에는 무신종의 그림자까지 얽혀 있었다!그들이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단 하나, 용국 백성들의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한지훈의 이미지를 깎아내리기 위함이었다.영웅이 아닌 평범한 사람으로 만들어야만, 무종이 국왕을 끌어내리고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희망이 생기기 때문이다!그가 보기엔, 설령 한지훈이 아직 살아 있다 한들 뭐 어쩌겠는가?지금의 오대 명산에는 고수들이 즐비하고, 심지어 그의 사부 천릉자 또한 이미 한지훈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수준에 도달해 있었다.이런 상황에서 한지훈이 다시 무슨 큰바람을 일으킬 수 있겠는가!그는 손짓으로 주변의 젊은 남녀들을 물러가게 한 뒤, 곧바로 전화를 꺼내 천릉자에게 걸었다.신호음이 들리자마자, 그는 아부하는 목소리로 말했다.“사부님, 이미 지시하신 대로 전부 준비해 두었습니다. 기자들도 저희 쪽 인물로 배치했습니다.”“다만 한 가지 의문이 있습니다. 이번 일은 한지훈과 아무런 관련도 없는데, 굳이 그를 끌어들이는 것이 혹여 한지훈의 지지자들을 자극해 반발을 사지는 않을까요?”실제로 요 몇 년간, 한지훈이라는 이름은 거의 언급되지 않고 있다.게다가 이번 천릉자와 장령풍이 벌이는 자소화 쟁탈전은 전혀 한지훈과 관계가 없었다.이 시점에서 한지훈의 이름을 다시 언급한다는 건 오히려 그의 존재를 사람들 뇌리에 더 강하게 새기는 게 아닐까?“흥!”천릉자의 콧소리가 전화를 타고 전해졌다.“이 안의 현묘한 계책을 네 놈이 어찌 알겠느냐?”“한지훈의 이름을 다시 꺼내는 이유는, 바로 사람들이 기억해 내게 하기 위함이다. 단지 일성 준천신 경지에 머물러 있는 자에 불과했다는 것을 말이다!”“그래야만 그의 위상을 점차 약화시켜, 민심 속 신망을 걷어낼 수 있지!”“게다가, 넌 아직도 한지훈이 용국 사람들의 마음속에 어떤 존재인지 모르는구나. 예전의 한씨공관은 지금도 군대에서 특별히
사실 한지훈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 두 가지 진법은 통달하고 있었다.비교하자면 장씨 가문의 삼절진이 더욱 오묘하고 무궁무진했다.하지만, 둘 중 누구라 해도 한지훈 앞에서는 감히 견줄 수조차 없었다!비록 똑같이 일성 준천신계 강자라 해도, 그 내실은 하늘과 땅 차이였기 때문이다.한지훈이 그동안 더 이상 돌파하지 않은 이유는 단 하나, 기초를 더욱 단단히 다지기 위함이었다!한지훈 일행이 대양산에 도착했을 때, 이곳은 이미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게다가 많은 언론 매체들 역시 정보를 입수하고는 가장 먼저 최고의 촬영 위치를 선점하며, 이 천하제일의 대결을 기다리고 있었다.대양산에서 15리 떨어진 곳부터는 이미 각 대명산이 구역을 나눠 금지구역으로 설정해 버렸다.일반인은 산기슭 근처조차 접근할 자격조차 없었다!그리고 여러 명산의 제자들 역시 모두 구경을 위해 몰려들었다.그중에는 자신의 제자들을 데리고 경험을 쌓게 하려는 거물급 인사들도 있었다.이런 명산 제자들 앞에서 평범한 사람들은 감히 가까이 다가가지도 못했다. 괜히 잘못 건드렸다가는 본인뿐 아니라 가족에게까지 재앙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한 선생님, 제 생각에는 저희도 여기까지만 가죠. 더 이상 안쪽으로 들어가면 안 됩니다! 제 먼 친척 중 한 명이 명산 제자를 한 번 잘못 봤다가, 결국 그쪽 사람들에게 가문 전체가 몰살당했어요!”육천릉이 조심스럽게 말했다.그 친척도 나름 지역에서 이름난 인물이었지만, 단지 그 사소한 실수 하나로 인해 온 가족이 목숨을 잃고 만 것이다. “오? 그 후 어떻게 됐습니까? 설마 명산 제자라고 해서 사람을 함부로 죽여도 되는 겁니까?”한지훈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이 몇 년간, 한지훈은 줄곧 은거하며 세상의 일에 무관심하게 지냈다.하지만 지금의 명산 제자들이 이토록 오만방자하게 굴고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하…… 그 뒤야 뭐 있겠습니까. 그냥 아무 핑계 하나 대더니, 무슨 문파간 원한이었다나 뭐라나…… 그러더니 결국 흐지부지됐죠.”
최근 몇 년간 영기가 회복되면서, 몇몇 명산들은 그야말로 제자들이 넘쳐날 정도로 번창했다.그 안에서도, 하늘이 내린 듯한 재능을 지닌 자들도 드물지 않았다.그중에서도 천릉자는 항산에서 최근 몇 년 사이에 새로 받아들인 제자였지만, 그의 성장 속도는 말 그대로 공포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였다! 불과 3~4년 만에, 병왕계의 풋내기에서 항산의 젊은 세대 중 유일하게 천신계 경지에 도달한 자로 우뚝 선 것이다!“사실 그렇게 단정 지을 수는 없어. 한지훈이 아무리 대단하다 해도, 천릉자와는 비교가 안 되지. 걔는 고작 3년 조금 넘는 시간 안에 병왕계 경지에서 일성 준천신까지 올라갔으니까!”“그래, 저런 성장 속도만 보면 한지훈도 감히 따라갈 수 없지!”“예전에 한지훈이 천신계 경지에 도달하는 데 거의 10년 가까이 걸렸잖아!”이때, 양령아도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며, 사람들의 댓글을 하나하나 읽고 있었다.그녀는 이를 악물며, 마침내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쟤네가 뭔데 한지훈이랑 비교를 해?!”“당시에 지구는 아직 영기가 복원되지도 않았어! 그런 환경에선 3년이 아니라 300년을 줘도 천신계는 불가능했다고!”흑병대의 정예였던 양령아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그 시절에는 사령관 경지 하나만 도달해도 어마어마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는 것을!지금의 사령관 경지 강자들에겐 그 고통이 뭔지도 느껴보지 못한 허울뿐이었다.하물며 천신계 경지라니?“흥, 내 생각엔 한지훈도 이미 오래전에 미래를 내다봤기 때문에 은거를 선택한 거야!”“은거라기보단, 도망친 거겠지. 그때 걔는 명산들과 생사를 걸 정도의 원한이 있었으니까!”이런 비아냥이 양령아의 댓글 아래 붙기 시작하자, 사람들은 더 이상 한지훈을 언급하지 않았다.대신 화제는 바로 장씨 가문의 장령풍으로 옮겨갔다.왜냐하면, 이번에 그들이 노리는 것은 바로 자소화였고, 이걸 손에 넣는 자는 단시간 내에 이성 현급 천신계 경지로 돌파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장씨 가문은 항상 명산들 사이에서 거리를
각 대명산과 무신종에서 탐내는 보물을 어찌 평범한 사람들이 쉽게 손에 넣을 수 있겠는가?!설령 대명산과 무신종 같은 초대형 세력이랄지라도 경계를 늦출 수는 없다.한순간의 방심으로, 단 한 송이 자소화 때문에 양대 세력 간 대규모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육천릉이 보기에, 비록 한지훈의 실력이 각 세력에서 정성껏 길러낸 젊은 세대들에 미치진 못해도, 자신들과 같은 사람들이 감히 짐작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혹여 운이 좋아서 한몫 챙기게 된다면 얼마나 기쁜 일이겠는가?!설령 얻지 못하더라도, 마음속 깊이 감사를 품게 될 것이다.그때 나씨 가문이 약재 방면의 몫을 자기 가문에 더 많이 나눠준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음, 알겠습니다. 우선 먼저 돌아가세요, 필요하면 제가 사람을 보내 부르겠습니다.”한지훈은 미묘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이 자소화만큼은, 반드시 손에 넣고야 말리라!누가 탐내든, 한지훈은 결코 이 꽃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좋습니다, 한 선생님. 준비되시면 언제든 연락만 주세요. 제가 직접 모시러 가겠습니다!”육천릉은 정중하게 고개 숙이며 물러갔다.육천릉이 멀어지자, 앞마당 옥기 상점의 한 점원이 한지훈을 힐끔 바라보며 말했다.“한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보통 사람은 아니신 것 같네요?”한지훈은 그를 흘긋 보더니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나도 너랑 똑같은 평범한 용국 국민일 뿐이야.”“한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한 씨이시고, 나 대표님조차 선생님께 그렇게 공손한 걸 보면… 설마 그분은 아니시겠죠?”점원은 조용히 물었다.그가 말한 '그분'이란, 물론 세계에 명성을 떨쳤던 북양왕 한지훈을 가리킨 것이다!한지훈이 은거한 뒤로, 수많은 이들이 그의 행방을 추측해 왔다.조정에서도 끊임없이 한지훈을 찾고 있지만, 누구도 그의 실체를 본 사람은 없었다.“말했잖아, 나도 너처럼 평범한 사람이야. 북양왕이 어떻게 이런 작은 가게에서 일하겠니?”한지훈은 담담히 설명했다.“그래도 제 눈에 선생님은 평범해 보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