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위기에 대해 알고 있지만, 이 위기에 대한 인식은 M국 경제를 하락 시킨 금융 쓰나미라는 단순한 개념에 머물러 있다. 그리고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위기를 초래한 가장 유명한 사건은 세계 4대 투자 은행 중 하나인 홀딩스 주식회사가 파산한 것이었다.하지만 이진기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의 진정한 핵심이 서브프라임 신용대출 위기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M국은 국민 소비를 자극하고 자국의 세계 최강국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장기간에 걸쳐 양적 완화 정책을 시행해 왔다.그리고 M국의 양적 완화 정책은 RB국의 것과는 조금 달랐다. 양적 완화 정책의 본질은 M국이 화폐를 추가로 인쇄하여 국내 복지 및 M국 정부 자체의 부채를 없애는 데 사용했다는 것이며, 이 과정은 수십 년에 걸쳐 이루어졌다.다른 나라가 이런 식으로 행동했다면 애저녁에 끝났을 것이다.하지만 M국은 다르다. 전 세계 금융 및 군사 정치의 패권을 유지함으로써 M국은 가장 핵심적이고 중요한 체제를 구축했는데, 그것이 바로 달러 체제이다. 그것의 학술적 정식 명칭은 브레튼 우즈 체제, 즉 세계 달러본위체제이다.자세히 설명하려면 수만 단어로도 설명이 부족하지만, 이것의 핵심은 전 세계가 달러를 결제통화로 사용한다는 것이며, 달러의 인쇄권은 M국 연X준비은행의 손에 달려있다는 것이다.즉, M국의 양적 완화 정책으로 인해 달러 결제를 지원하는 전 세계 모든 국가가 M국의 고소비, 고부채, 고복지를 위해 대가를 지불하게 된 셈이다.그래서 M국은 수십 년 동안 이런 식으로 행동해 왔던 것이고, 전 세계 사람들이 공동으로 그 대가를 지불함으로써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하지만 결코 만능이 아니었다. 장기간의 국내 양적 완화 정책으로 인해 시장과 은행 손에 많은 돈이 생겼다. 자본과 화폐의 이윤 추구 성향으로 인해 돈은 반드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산업을 찾아야 한다.전 세계 모든 국가가 이 문제에 직면했을 때, 자본은 주식 시장과 부동산으로 향했으며, M국도 예외는
분명히 누군가는 알아챘을 것이다. 하지만 누가 신경 쓰는가, 대부분은 뒤통수만 맞지 않으면 된다는 생각이었다.광란의 축제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전생과 같은 시간대로 발전한다면, 7년 후인 2008년에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가 M국에서 폭발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진기는 화려함의 가짜 가면을 찢고 M국의 핵심을 무너뜨리는 사람이 되려고 한다.한편 이진기의 말을 듣고 있던 곽천영은 충격에 빠졌다. 이런 말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보통 사람이 이렇게 입방정 떤다면 큰 문제는 없지만, 높은 위치와 막대한 힘을 가진 사람이 말할 때는 반드시 근거가 있게 말해야 한다. 그렇기에 아무리 오만한 사람이라도 M국 금융의 핵심을 무너뜨리겠다는 말은 감히 하지 못할 것이다.하지만 곽천영은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대신 매우 간단한 질문을 했다. [내가 무엇을 해야 하나?]단순한 질문, 아홉 글자에 곽천영이 이진기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지지가 담겨 있었다. 또한 이 깊은 애정과 의리를 느낀 이진기는 깊게 숨을 들이키고 말했다. “천영 어르신, 곽씨 가문이 해야 할 일은 M국의 서브프라임 신용 시장을 최대한 공매도하는 것뿐입니다.”곽천영은 잠시 침묵한 후 말했다. [좋아, 내가 진규에게 너한테 연락하라고 전하마.]단지 그 한마디였다. 곽천영은 왜 그래야 하는지, 어느 정도 확신이 있는지 묻지 않았다.한편 이진기는 주먹을 꽉 쥐었다. 곽천영의 이러한 무조건적인 지지와 신뢰 있다면 이진기는 모든 것을 걸고 미래를 위해 싸울 것이다.곽천영과의 통화를 마친 후, 이진기는 잠시 고민하더니 두 번째 전화를 걸었다. 이번에는 황대준이었다. 그러나 전화를 받은 것은 황태준의 집사였고, 황태준의 집사가 메시지를 전한 후 한참 기다려 서야 이진기는 황태준과 통화할 수 있었다.[여우 같은 녀석, 네 전화는 정말 받고 싶지 않았는데.]전화 저편에서 황태준의 목소리를 듣고 이진기는 웃으며 말했다. “태준 어르신이 저 같은 후배에게 주는 칭찬인가요?”[흥, 할 말
이진기의 말이 이미 분노로 가득 찬 황태준의 호흡을 갑자기 가빠지게 만들었다. [여우야, 네 자신도 지키기 어려운 판에 나를 위협하다니? 나 황태준이 H 상업을 이끌고 전국에서 사업을 할 때, 넌 아직 진흙놀이를 하고 있는 애송이였어. 그런데 그런 네가 나를 위협하다니?]이진기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보세요, 태준 어르신과 같은 선배님과 이런 일을 상의할 때, 제가 제일 걱정하는 부분이 바로 이런 겁니다. 제가 말만 하면 나이를 들먹이시잖아요. 맞아요, 태준 어르신은 먼저 사업에 뛰어드셨고 대단하신 분이시죠. 그렇게 특별한 시대에 H 상업을 일으키신 것만으로도, 솔직히 말해 전국의 다른 세 상인회 중 아무도 태준 어르신의 상대가 되지 못할 겁니다. 태준 어르신께서 십 년이나 이십 년이라도 더 젊으셨다면, 저는 태준 어르신에게 이런 말을 할 용기조차 없었을 겁니다.하지만 태준 어르신도 나이가 드셨잖아요. 저는 태준 어르신께 진심으로 하나만 묻겠습니다. 지금의 진희가 국내 어느 회사나 상인연합회와 싸워야 한다면, 얼마나 큰 압력을 느낄까요?”이진기의 말은 황태준을 놀라게 하기는커녕, 황태준이 비웃음을 터뜨리게 만들었다.[여우야, 정말 국내 상업계를 네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해? 진희가 크긴 커도, 아직 내공이 부족해. 네가 몇 번이나 견딜 수 있겠어? 그리고 맞아, 단기간에 진희를 이렇게 큰 규모로 발전시킬 줄은 아무도 예상치 못했지. 하지만 시간이 너무 짧았고, 규모는 크지만 뼈대는 약해. 너에게는 내공을 쌓고 뼈대를 다듬을 수 있는 시간이 너무 없었어.그런데 H상업을 공격하고 싶다고? 좋아, 공격해 봐. H상업이 망하면 너의 진희도 끝나. 나 같은 늙은이는 어차피 땅에 묻힐 때가 됐으니 아쉬울 게 없지. 이런 내가 너를 공격한다면, 그건 내가 후배가 나보다 잘나가는 걸 보기 싫어서라고 밖에서 떠들어 댈 거야. 하지만 네가 선제 공격을 한다면, 누가 나를 탓할 수 있겠어?]‘태준 어르신...’이진기는 눈살을 찌푸렸다. 정말 다루기 어려운
곽천영의 전언을 받고, 곽진규는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단지 이진기에게 필요한 것이 있다면 언제든지 지시하라고 했다.이진기는 상황을 곽진규에게 대략 설명한 뒤, 비디오 회의 소프트웨어를 곽진규에게 보내 곽진규를 회의에 초대했다. 이진기가 온라인 회의실에 들어갔을 때, 각 업계의 대표들이 이미 카메라 앞에 앉아 있었다.4대 은행과 같은 국영기업들은 절차가 엄격하며 정규화 된 기관들이다. 임원진뿐만 아니라 비디오와 녹음을 담당하는 팀도 배치되어 있었다. 그래서 화면에 비친 그들은 이미 잘 정립된 업계 내의 비디오 협상 회의처럼 보였다.한편 이진기는 물을 마시는 황태준을 보며 웃으며 말했다. “여러분, 내일이 바로 한세븐 펀드의 생사를 결정할 때입니다. 그래서 오늘, 저는 여러분과 함께 급하게 돈을 모으려고 합니다.”회의에서 이경한이 무덤덤하게 말했다. [돈이 문제가 아닙니다. 문제는 얼마나 필요하고, 어떻게 쓰고, 어떻게 갚을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이진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맞아요, 그게 우리 모두가 관심 있는 문제죠. 그래서 저도 더 이상 말 돌리지 않고 바로 조건을 말씀드리겠습니다. H상업을 제외한 세 상인연합회에서, 각각 9조원을 출자해 주셨으면 합니다. 경한 도련님과 종현 도련님 두 분께서도 각각 9조원을 출자해 주시길 바랍니다. 4대은행도 각 은행이 저에게 9조원의 대출을 제공해 주셨으면 합니다. DV은행과는 다른 거래가 있으니 따로 계산하겠습니다.”이진기는 말이 마치고 영상 화면을 바라봤다.이경한이 미세하게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H상업은 얼마를 출자하는 거죠?][14조4천억.]황태준이 직접 대답했다.이진기는 다소 놀랐다.‘이 늙은 여우, 아직 담보 조건도 말하지 않았는데 직접 대답하다니, 내 제안을 수락한 건가?’황태준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다른 세 상인연합회의 대표들은 이 숫자를 듣고는 갸우뚱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때 이경한은 허허 웃으며 다시 물었다. [곽씨 가문은 어떻
H국에서는 윗사람들의 생각이 곧 법이다. 국내 4대 은행은 각자 독립적으로 사업을 영위하며 치열하게 경쟁하지만, 결국 같은 뿌리에서 나온 형제와 같다. 윗사람들이 결정한 정책은 그들의 행동지침 중 최우선을 차지한다. 이는 모든 국영 기업의 공통적인 특징이다.9조 원은 결코 작은 액수가 아니며, 4대 은행이 합하면 총 36조 원에 이른다. 어느 개인이든 이 네 은행으로부터 동시에 이 같은 거액을 빌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개인이나 기업의 신용 한도에는 명확한 제한이 있으며, 이는 공동으로 적용된다. 한 기업의 신용도가 아무리 높다 해도, 그 시가총액이 1800억 원이라면 신용 한도는 최대 8억 원이며 시가총액을 초과할 수 없다. 만약 한 회사에서 1440억 원을 모두 빌렸다면, 다른 은행은 그 기업에 더 이상 대출해 줄 수 없다. 이는 신용 총액을 초과하기 때문이다.이진기가 이 특별한 시기가 아니었다면, 4대 은행으로부터 이처럼 많은 돈을 한 번에 빌리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다.이경한, 반종현, 황태준을 포함한 다른 세 상인연합회 사람들도 이 소식을 듣고는 모두 얼굴이 창백해졌다. DV은행 산하의 최고 인재를 지휘할 권한은 정말로 엄청난 것이었다.이경한과 반종현이 부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가운데, 조수연은 여유롭게 말했다.[이경한 씨, 이것저것 물어보기만 하고, 결국 이 돈을 내놓겠다는 건지 아닌지 말은 안 하네요.][저는 의견 없습니다.]이경한이 단호하게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DV은행과 곽씨 가문, 하나는 공식 기구이고 하나는 비즈니스계, 양쪽의 최고 권력이 모두 이진기를 지지하는데, 만약 이경한이 반대한다면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 것이다.[저도 의견 없습니다.]반종현이 따라 말했다. 계란이 바위를 이길 수 없는 법, 이경한과 반종현은 자신들이 이진기 앞에서 계란이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하지만 조수연 씨, 우리 모두 입장을 밝혔는데, 조씨 가문은 왜 아무 말도 없습니까?]이경한은 손해 보는 걸 싫어하는 성격이었기에 웃으며
상위 계층의 시각은 예리하고 날카로워, 명문가 자손들을 꿰뚫어 볼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이진기를 선택한 것이다.명문가의 후손들, 특히 최고급 가문의 엘리트들은 평범한 사람들보다 품격이 높을 수밖에 없고, 태생부터 큰 이점을 가진다. 그러나 상위 계층은 그들을 모범으로 삼을 수 없었다.신분이나 배경은 중요하지 않았다. 상위 계층이나 그 자신들이 일반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다면, 일반인들은 그 사실을 영원히 알 수 없을 테니까. 문제는 국가를 위해 싸울 사람이 필요할 때, 그들이 진정으로 목숨을 걸 수 있느냐이다.그들은 자기만의 가문과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목숨을 걸기 어렵다. 따라서 그들은 결코 이진기를 대신할 수 없다.[알겠어요.]반종현이 갑자기 결심한듯 말했다. [그럼 전 1조4천4백억 더 얹겠습니다. 이진기 씨, 적다고 하지 마세요. 이 1조4천4백억은 제가 움직일 수 있는 전 재산이니까요.]이경한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마음속으로 욕설을 퍼부었다. ‘이 눈썹 짙은 배신자가 배신을 때리는 속도가 참 빠르네? 이렇게 빨리 말할 줄이야.’[이 정도 돈이 전 재산이라고요? 이진기 씨, 그럼 저는 1조8천억을 더 얹겠습니다. 돈은 제가 반종현 씨보다 더 많아요.]그러자 반종현이 비웃으며 말했다. [3600억 밖에 더 내지 못하면서 그런 말을 하시네요? 이거 너무 쪼잔해 보이시는데요.][종현 도련님은 3600억도 더 못내시잖아요.]이경한이 받아 쳤다.그때, 이진기가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됐어요, 됐어. 그만 싸우고 두 분이 추가로 낸 이 돈, 그럼 고맙게 받겠습니다. 하지만 저를 신임한다면 이 돈을 빌려준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이번에는 투자라고 생각 하는게 어떻습니까? 한번 해보시겠어요?”그 말에 이경한과 반종현은 갑자기 진지해졌다. 둘은 서로 눈빛을 주고 받은 후 동시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그렇게 합시다. 이진기 씨가 목숨까지 걸었는데 우리가 이 정도도 못 하겠어요?]이진기가 웃으며 말했다. “후
조수연의 말을 들은 이진기의 입가에 경련이 일어났다. 이진기는 정말로 할 말을 잃었다. 어느 누구의 집에서도 다리에 장애가 있다고 큰소리로 말하는 건 금기사항일 것이다. 말하지 말아야 할 뿐만 아니라 당사자 앞에서는 피해야 하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조수연은 조형석을 절름발이라 부르며 이를 즐기는 듯했다. 조형석 본인 역시 이에 대해 별다른 반응이 없어 보였다. 심지어 이경한과 반종현도 그렇게 부를 수 있었던 것 같다. 이를 보니 조형석은 상당히 온화한 성격인 듯했다.조형석은 이진기에게 언제나 신비한 인상을 주었지만, 실제로는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었다. 오직 조수연을 통해 단 두 마디의 대화만 나누었을 뿐이다. 한 번은 이진기가 만나서 이야기하고 싶다고 했을 때, 그때 이진기는 M국과 전쟁을 시작했었다. 다른 한 번은 조형석이 단호하게 거절했을 때였다. 이제 이 한때 G시의 100년 재능을 집약한 젊은 세대의 리더와 직접 대화할 시간이 되자, 이진기는 기대감에 부풀어 올랐다.화상 화면에서 조수연이 자리에서 일어나고 잠시 후, 휠체어에 앉은 조형석이 이진기 앞에 환하게 웃으며 나타났다. 조형석이 이진기에게 준 첫 인상은 평범했다. 평범한 외모와 옷차림으로 사람들 속에서 전혀 특별해 보이지 않는 조형석에게서 유일하게 눈에 거슬리는 것은 조형석의 휠체어뿐이었다. 그 외에는 이 평범해 보이는 조형석이 무엇이 특별한지 전혀 알 수 없었다.[처음 뵙겠습니다.]조형석은 웃으며 이진기에게 먼저 인사를 건넸다.이진기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조금 의외지만, 이해가 가는군요.”[왜 그렇게 말하시죠?]조형석이 흥미를 보였다.“너무 평범해서요, 하지만 대가들이 평범함으로 무장해 숨어 사는 것도 바로 이런 도리겠죠?”이진기가 웃으며 말했다.그러자 조형석이 웃으며 말했다. [그 말, 참 듣기 좋네요.][얼마나 취했길래 이진기 씨가 오빠를 이렇게 칭찬하는 거예요?]조수연의 목소리가 화상 밖에서 들려왔다. 그러나 이진기와 조형석은 조
“다 말했어.” 조형석은 마치 분노로 불타오르는 조수연이 보이지 않는 것처럼 말했다.“제대로 들은 게 하나도 없는데! 그리고 누가 마음대로 화상 통화를 끄라고 했어요? 이진기 씨가 대체 어떻게 하려는 건지 물어볼 참이었는데!”조형석이 천천히 말했다. “네 그 생각들은 그만 접어 둬, 이렇게 큰 일에 얼마나 많은 눈들이 쏠려 있는지 모르겠니? 할아버지한테 혼나고 싶지 않으면 그냥 구경꾼이나 해. 이 일에 절대로 관여해서는 안 돼, 따라해서도 안 돼.”말을 마칠 때쯤, 조형석의 목소리는 보기 드물게 엄격해졌다.평소에는 유하고 말하기 쉬워 보이며, 비록 절름발이로 놀림을 받아도 화를 내지 않는 조형석이었다. 그러나 이때 목소리를 조금만 높여도 온몸에서 산 같은 위엄이 느껴진 달까. 그러자 조수연은 가슴을 툭 치며 원망스럽게 말했다.“따라하지 않으면 됐지, 왜 그렇게 심하게 말해요?”그 순간, 조형석은 다시 유하게 돌아와 말했다. “하지만 구경꾼으로 있는 건 괜찮아. 그리고 나 좀 밖으로 데리고 나가줘. 햇볕 쫌 쬐야겠어. 일주일 내내 비가 내려서 못 나간 바람에 답답해서 죽을 것 같아.”이윽고 조수연이 조형석을 데리고 집 밖으로 나왔다. 그러나 아직도 포기가 안되는지 다시 물었다.“그런데 무슨 이야기를 나눈 거예요? 형석 오빠가 도움을 준다고 했을 때 외에는, 이진기 씨가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하면서 기회를 잡으라고만 했잖아요. 그게 도대체 무슨 상관이죠? 형석 오빠가 도와준다고 말하는데도 그런 태도로 말하다니?”조형석이 웃으며 말했다. “이게 바로 이진기가 사람을 대하는 방법이야. 이진기가 그렇게 많은 세력에게서 돈을 빌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명확한 계산을 하고 있는 거야. 하나하나 명확하게, 진다면 할 말이 없지만, 이긴다면 이자는 미리 약속한 대로 분명히 줄 거야, 하지만 한 푼도 더 받진 못할 거야. 만약 우리가 스스로 기회를 잡는다면 말이 달라지지, 이건 우리 것이 되니까.”조형석이 실눈을 뜨고 말했다. “나도 궁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