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บททั้งหมดของ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บทที่ 1361 - บทที่ 1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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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1화

어두운 주차장, 그리고 어느 승용차 안.얼굴에 멍이 든 남자가 초조한 얼굴로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그리고 그의 차 뒷좌석에는 어린 여자아이가 유난히 달콤하게 자고 있는데 남자는 손목시계를 바라보며 물었다.“약속한 지 10분이 지났는데 왜 안 나오지? 정말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맞아?”조수석에 앉아 있던 구씨 가문의 둘째인 구태준이 한껏 원망스러운 듯 다시 말을 이었다.“그러니까 내가 그냥 구승훈이랑 거래하자고 했잖아. 설마 구승훈이 자기 친딸이랑 그깟 주식을 안 바꾸겠어? 왜 하필 꼭 그 사람에게 일을 맡겨야 하는데?”구정우는 옆에서 쉴 새 없이 중얼거리는 구태준을 보고 신경질적으로 답했다.“좀 닥쳐봐요.”“구정우, 그래도 난 네 작은 삼촌인데 그게 무슨 말버릇이야?”구정우가 피식하고 코웃음을 쳤다.“부끄럽지 않아서 지금 삼촌이란 단어를 입에 올려요? 그리고 구승훈이 과연 당신을 삼촌이라고 생각이나 할까요? 구승재조차 지금 당신을 안중에 두지도 않던데, 보아하니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것 같네요. 구승현이 왜 그리도 멍청한가 했더니 아빠를 닮은 거였어요.”“이런 미친놈이! 능력 있으면 네가 그럼 직접 구승훈이랑 싸워보든지, 말로만 하지 말고!”“제가 사생아로 태어나지 않고 구씨 가문이 사람이었으면 구승훈은 진작에 제 손으로 죽여버렸을 겁니다!”“여초연도 처리하지 못한 일을 네까짓 게? 어디서 굴러먹다 온 잡종 새X 주제에!”구태준의 비아냥거리는 말에 구정우는 더는 못 참고 단번에 그의 목을 졸랐다.“죽고 싶어요?”순간 구태준의 얼굴이 삽시에 창백해지면서 막 반항하려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총소리가 들려왔다.아무리 소음기를 꼈다고 해도 밀폐된 지하 주차장이다 보니 소리가 유난히 잘 들려 단번에 총소리라는 사실을 알아챌 수 있었다.순간 두 사람은 차 전체가 흔들릴 정도로 깜짝 놀랐다.구승훈은 사람들을 데리고 이미 가장 빠른 속도로 주차장 구석구석부터 수색하고 있었다.그러던 와중에 한 차가 유난히 반동이 큰 걸 발견하고는 사람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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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2화

구정우는 애초에 구승훈을 차로 치어 죽이려고 했기에 엑셀을 있는 힘껏 밟았다.그러나 차가 아무리 빠르다고 해도 구승훈은 진작에 그의 행동을 눈치채고 있었기에 구연정을 손으로 받아서 조심스레 머리를 감싸 쥐고는 빠르게 옆으로 굴러갔다.바로 이때, 옆에 다른 차 한 대가 쏜살같이 달려오더니 그대로 구정우의 차를 박아버렸다.쾅 하는 소리와 함께 구정우가 타고 있던 차가 방향을 잃고 계속 돌진하다가 공교롭게도 구태준의 다리를 밟고 지나갔다.순간 주차장에 그의 비명이 울려 퍼졌다.구정우 또한 방금 그 차에 치이면서 핸들에 머리를 부딪히게 되어 이마에서는 피가 줄줄 흐르고 있었는데 그는 무의식적으로 피를 닦다가 울화가 치밀어 올랐다.하지만 오늘에는 구승훈을 죽여버리기 힘들겠다고 판단한 구정우는 여전히 바닥에 누워 비명을 지르고 있는 구태준을 뒤로 한 채 힘껏 엑셀을 밟아 자리에서 도망치기 시작했다.구승재도 원래 그의 뒤를 바로 쫓아가려 했으나 구승훈이 말렸다.그리고 차에서 내린 구승재의 얼굴은 여전히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저 사람들이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일을 꾸몄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지금 구승훈은 이미 구씨 가문과 정안 그룹을 갈랐지만 그 후로도 구승훈은 구씨 가문 사람들을 모른체 하지 않았다.그는 나올 때 할아버지나 구씨 가문의 몇몇 친척들에게 모두 섭섭지 않게 돈을 나눠줬는데 그 돈으로 안락한 노후를 보내면 안 되나? 굳이 이렇게 일을 크게 만드는 모습이 구승재의 눈에는 모두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았다.그러다가 바닥에 누워 있는 구태준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리고 구승훈에게 물었다.“형, 이제 어떡하지?”구승훈은 품 안의 구연정을 가만히 내려다보다가 조심스레 그녀를 구승재에게 넘겨줬다.“여기는 일단 준봉한테 맡기고 넌 연정이를 데리고 병원에 가봐.”말을 마치자마자 그는 돌아섰다.“형...”구승재가 갑자기 그를 불렀다.“조심해.”그러나 구승훈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손만 가볍게 흔들었다.같은 시각, 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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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3화

그리고 왠지 여기서 물러서면 임명우가 더욱 선 넘는 짓을 벌일 것 같았다.하여 새빨개진 두 눈으로 임명우를 노려보는데 통증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지 손을 더욱 꽉 쥐었다.임명우가 다시 그녀를 자극하려던 이때, 강하리가 갑자기 칼을 쥐고 있던 손을 휙 돌리면서 날카로운 칼날이 임명우의 귓불을 스치게 되었고 빠르게 피가 흘러나왔다.그러나 여기서 멈춘 게 아니라 강하리는 그대로 칼을 그의 귀에 꽂아버렸다.광기가 서린 눈빛과 행동도 거침이 없었다.그러고는 다시 책상 위의 큐브를 집어 들고 그대로 임명우의 머리를 향해 내리쳤다.임명우는 갑작스러운 공격에 당황했는지 이를 꽉 깨물고 아픈 귀를 부여잡았다.그러다가 다시 살기가 가득 돋친 눈빛으로 칼을 뽑더니 그대로 강하리의 목덜미에 가져다 댔다.“자기야, 내가 오늘 피를 너무 많이 흘렸는데 이걸 다 어떻게 갚을래?”그러자 강하리가 고기를 젖히더니 갑자기 웃기 시작했다.“임명우 씨, 방금 나한테 했던 말을 그대로 똑같이 해줄게. 능력 있으면 어디 나한테 손을 대보시든지.”말을 마치자마자 그녀는 한 걸음씩 임명우에게 다가갔다.광기가 가득 돋친 눈에 피까지 흘리며 웃고 있으니 변태 같은 임명우의 눈에는 이 모습이 어딘가 섹시해 보였다.임명우는 한참 동안 그녀를 빤히 바라보더니 칼을 대뜸 그녀의 얼굴에 가져다 댔다.“죽이기는 아직 아깝고, 그 대신 망가뜨릴 수는 있지.”역시나 그의 행동은 매우 빨랐는데 그녀가 반응하기도 전에 강하리의 얼굴을 그어버렸다.이 순간, 강하리는 얼굴이 따끔거리다가 빠르게 뜨거운 액체가 흘러내리는 걸 느낄 수 있었다.그러나 이때, ‘탕’하는 총소리와 함께 임명우가 칼을 쥐고 있던 손에 총알이 관통되면서 피가 그녀의 얼굴에 튀게 되었다.그리고 사무실의 유리 벽도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강하리가 고개를 돌려보니 두 눈이 시뻘게진 채 온몸에 살기를 마구 뿜어내며 서 있는 구승훈의 모습이 보였다.무의식적으로 구승훈에게 달려가려는데 갑자기 임명우가 그녀의 허리를 잡아 책상 앞으로 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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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4화

그렇게 정안 그룹 빌딩은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그나마 다행인 게 무고한 직원들을 다치게 할 수는 없어 준봉은 구연정 찾으러 다니면서 미리 15층에 있던 사람들을 전부 대피시켰다.구승훈은 임명우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진 후에야 다시 돌아섰다.그리고 강하리의 얼굴에 난 상처를 보자마자 자기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졌으나 그는 이를 꽉 깨물며 애써 참고는 단번에 그녀를 안아 올리더니 천천히 소파에 앉혔다.무의식적으로 그녀의 얼굴을 만지려다가 다시 멈칫했다.괜히 만지는 게 조심스러웠다.그러나 강하리는 오히려 무덤덤하게 자기 얼굴을 만지며 그에게 물었다.“연정이는?”구승훈은 그제야 강하리의 손에 난 상처도 보게 되었는데 칼에 깊게 찔려 뼈가 다 보일 정도로 심각했다.구승훈은 마음속 죄책감만 더 는 것 같아 냉큼 강하리를 다시 안아서 밖으로 나갔다.그리고 어느샌가 그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여 있었다.자신이 늦게 도착한 탓이고 그가 시간을 지체했기에 강하리가 이 정도로 심하게 다쳤다고 생각했다.그러나 강하리는 그의 셔츠를 붙잡고 계속 똑같은 물음만 물었다.“연정이는 어떻게 됐냐고? 승훈 씨, 연정이는?”“연정이는 괜찮아. 계속 의식이 없길래 승재더러 병원에 데려가 보라고 했어.”그의 말에 강하리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잡고 있던 셔츠도 놔줬다.그러다가 문득 구승훈의 셔츠에 묻은 자기 피를 보면서 눈을 꼭 감더니 한껏 힘없는 목소리로 물었다.“내 얼굴에 난 상처 엄청 보기 흉해?”순간 구승훈은 자기도 모르게 코끝이 찡해졌지만 애써 활짝 웃으며 답했다.“나야 좋지, 뭐. 더 이상 똥파리들이 꼬이지 않을 테니까.”강하리는 그가 입을 삐쭉거리며 답하는 모습에 결국에는 웃음이 터졌다.그런데 웃다 보니 얼굴에 난 상처가 살짝 벌어져 또다시 통증이 느껴졌다.“내가 못 생겨지는 건 아무 상관 없어? 구승훈 씨, 만약 얼굴에 상처가 이대로 남아도 계속 날 좋아해 줄 거야?”구승훈이 말없이 강하리를 내려다보니 그녀는 계속 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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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5화

역시나 가는 길 내내 강하리는 구승훈과 단 한 마디의 대화도 나누지 않았다.구승훈도 어쩔 수 없지만 크게 신경 쓰지는 않았다.지금은 그녀가 진짜로 화가 난 건지, 아니면 그저 가볍게 성질을 부리는 건지 완벽히 구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그리고 지금은 오직 그녀의 손에 난 상처가 매우 걱정될 뿐이고 혹시나 상처가 너무 깊어 신경이라도 건드렸으면 큰일이라 생각했다.차는 빠르게 병원에 도착했다.그리고 구승훈이 온몸에 피를 흘리며 응급실에 도착한 모습을 본 구승재는 깜짝 놀라 뛰어왔다.“형, 이게 무슨 일이야?”그러자 구승훈이 한껏 어두운 얼굴로 답했다.“조금 다쳤어.”말을 마치자마자 강하리를 냉큼 의사에게 맡겼다.이때, 강하리가 침대에 실려 가다가 눈을 번쩍 떴다.“승훈 씨.”아주 작게 불렀는데도 구승훈은 알아듣고 냉큼 그녀의 곁에 다가와 안 다친 손을 꼭 쥐었다.“아까 승훈 씨가 분명 내 얼굴에 흉터가 남아도 좋아해 줄 거라고 했지?”그녀의 말에 구승훈은 잠깐 멍해졌다가 빠르게 웃으며 답했다.“응, 약속해.”그러자 강하리가 그와 눈을 맞추더니 피식하고 웃었다.“그럼 내일부터 날 다시 좋아해 줘.”말을 마치자마자 그녀는 구승훈의 손을 놓고 의사에 의해 응급실 안으로 밀려들어 갔다.구승훈은 여전히 그 자리에서 떠나가는 강하리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왔다.저 바보는 그럼 여태껏 자기 앞에서 열심히 구애한 건 뭐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해졌다.그러다가 문득 그녀의 마지막 한마디가 조금 안심되었다.“연정이는?”그는 고개를 돌려 구승재에게 물었다.“아직 검사받고 있긴 한데 의사 말로는 큰 문제가 없대. 그저 수면제 성분이 있는 걸 조금 흡입했을 뿐이라고 하는데 그래도 걱정돼서 전면 검사로 해달라고 했어.”구승훈은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더니 다시 강하리가 들어간 응급실 쪽을 빤히 바라보았다.이때, 구승재가 머뭇거리더니 결국에는 못 참고 그에게 물었다.“형, 작은 아버지는 어떡해? 치료해 드려야 하나?”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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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6화

강하리가 병실에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천아름이 다급히 뛰어왔다.아까 일이 발생하기 전에 사실 천아름과 구승재는 같이 그녀의 사무실을 나왔다가 위험한 일이 발생했다고 해서 잠깐 자리를 피하게 되었다.그리고 지금 모든 일이 해결되어 풀려나자마자 천아름은 병원으로 달려온 것이다.“나 좀 봐봐.”천아름은 그녀의 얼굴을 이리저리 살폈다.“흉터 지겠는데?”말하다가 갑자기 버럭 화를 냈다.“세상에, 어떻게 얼굴을 이 지경으로 만들 수 있어? 구승훈 그놈은 대체 뭐 하는 인간이야? 뭐 하다가 이제야 나타난 건데?”천아름은 울화가 치밀어 펄쩍펄쩍 뛰었다.여자에게 얼굴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말할 필요도 없고, 더구나 다른 사람도 아니고 강하리인데 말이다.천아름은 여태껏 강하리의 얼굴을 부러워하기도 했고 좋아하기도 했다.예술을 하는 사람들은 모두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처음에 강하리와 친구 하려고 접근했던 원인이 온전히 그녀의 예쁜 얼굴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그런데 지금 다른 곳도 아닌 얼굴을 다쳤으니 천아름은 마치 자신이 다친 것처럼 가슴이 아팠다.그러나 강하리는 천아름의 모습을 보고 그저 싱긋 미소만 지을 뿐 오히려 덤덤했다.강하리는 예쁜 외모로 여태껏 많은 일들을 수월히 처리할 수 있었지만 동시에 많은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다.만약 구승훈이 정말 그녀의 얼굴에 흉터가 있다고 지금보다 자신을 소홀히 대한다면 이 남자는 이제 더 이상 만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그러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지금처럼 자신을 아껴준다면 더 이상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 쓸 필요가 없는 것 같았다.애초에 강하리가 먼저 구승훈을 따라오지 못하게 해서 벌어진 일이었고 그녀의 말을 따라준 것도 어찌 보면 나쁜 일이 아니었다.적어도 그가 모든 일을 혼자 처리하는 게 아닌, 강하리와 같이 일을 해결해 나갈 의향이 있는 모습이었기 때문이다.이 일로 인해 강하리는 두 사람 사이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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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7화

발걸음이 병실 안에서부터 점점 또렷하게 들리자 문 어구에 서 있던 구승재는 쓴웃음을 짓더니 빠르게 옆 방 진료실로 들어갔다.진료실에서는 구승훈이 한창 의사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는데 구승재는 몇 마디 듣고 있다가 창가에 기대어 멍때렸다.그 모습을 본 구승훈이 다가와 물었다.“무슨 생각해?”그러자 구승재는 빠르게 정신을 차리고 싱긋 미소를 지었다.“아니야. 작은아버지 쪽에는 이미 사람을 시켜서 구준우 씨한테 보냈는데 어디에도 없더래. 아마 집으로 돌아갈 엄두가 나지 않는 것 같은데 경찰 쪽에서도 지금 수색 중이라고 전달받았어.”구승훈이 고개를 끄덕이다가 다시 물었다.“경찰 쪽에서는 임명우 씨에 대한 조사한 결과가 나왔대?”그러자 구승재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임명우 씨가 회사 단지를 나서자마자 누군가의 차를 탔더라고. 당연히 CCTV에 찍혀서 차 번호를 확인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두 개의 교차로를 지나가더니 CCTV 하나가 고장 나면서 더 이상 찍힌 기록이 없어. 그 뒤로 찾아보니까 차량이 감쪽같이 사라졌고.”구승재는 미간을 찌푸리면서 다시 말을 이었다.“이런 우연이 있을 수 있나. 하필 그 차량이 찍힌 카메라가 고장 났다?”그러나 구승훈은 오히려 덤덤한 얼굴이었다.“임명우 씨가 뭐 하는 사람인지 까먹지 마.”기술 지원을 기반으로 한 회사의 오너로서 이런 일은 그 사람한테 아무것도 아니었다.“그러면 지금은...”“여씨 가문을 잘 감시해.”지금 임명우의 처지라면 믿을 구석이 아마 여씨 가문 밖에 남지 않았을 것이다.그러다가 구승훈은 문득 임명우가 마지막으로 했던 말 한마디가 떠올랐다.“이틀 후에 선물 하나 해드릴게요.”깊은 생각에 잠긴 구승훈의 얼굴에 순간 먹구름이 잔뜩 꼈다.오늘 임명우가 구연정을 두고 납치극을 벌였지만 사실 구승훈을 도발하려고 일부러 도전장을 내민 것처럼 보였다.이틀 뒤의 선물이라...분명 반가운 선물은 아닐 것이다.구승훈은 먼 곳을 바라보다가 다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요 며칠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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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8화

구승훈은 한껏 어두운 얼굴로 자기 다리를 안고 있는 한순자를 가만히 내려다보았다.그리고 고개를 들자마자 구승재가 빠르게 달려와 한순자를 끌어냈다.“어르신, 댁에 할아버지가 편찮으시면 병원에 가야지 왜 형수님한테 오셨어요? 형수가 의사도 아닌데 뭘 안다고요. 번지수 잘못 찾아왔습니다.”그러나 한순자는 막무가내로 더 큰소리로 울부짖으며 무슨 말을 해도 구승훈의 바짓가랑이를 놓지 않았다.“하리는 살려낼 수 있을 거야. 무조건 살려낼 거야! 과거에는 다 내 잘못이었어. 내가 사과한다고 전해주고 무슨 벌이든 달게 받을 테니까 우리 집 영감만 제발 살려줘. 여기서 무릎 꿇으라고 하면 당장 꿇을게!”말을 마치자마자 한순자는 냉큼 자세를 고치더니 무릎을 꿇었다.그 모습에 구경꾼들은 또다시 웅성거리다가 시작했다.“너무 매정한 거 아니에요? 자기 할아버지인데 정말 안 구해준다고?”“나이도 많은 분이 이렇게까지 사정하고 무릎까지 꿇었는데 안에 있는 사람이 너무 매정하네.”“쉿, 조용히 해요. 병실 안에 있는 분이 이 병원의 원장, 즉 심씨 가문의 조카 딸이라고요. 보통 권력이 있는 사람이 아니에요.”“권력은 무슨, 내가 보기에는 그냥 양심에 털이 난 사람인 것 같은데? 원장이라는 사람이 자기 집 어르신들은 이렇게 나 몰라라 대하면서 어떻게 우리 같은 환자들을 잘 돌볼 수 있겠어? 갑자기 이 병원에 온 게 후회되네.”“저도요.”...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가 끊임없이 귀에 들려오는 바람에 가만히 듣고 있던 구승훈은 자기도 모르게 얼굴이 굳어졌다.손을 살짝 들자 구승재는 한순자를 끌어내던 걸 멈췄다.그 모습에 한순자는 다시 구승훈을 안으려 했으나 한발 빨랐던 구승훈은 냉큼 자리에 몸을 웅크리고 앉았다.그리고 미소를 지으며 한순자와 눈을 맞췄는데 순간 그의 사악한 미소를 보게 된 한순자는 자기도 모르게 소름이 끼쳤지만 그녀로서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다.진시연은 현재 중환자실에 누워있는데 살 확률이 그리 높지 않다고 했다. 그리고 아들까지 잡혀 들어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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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9화

다들 가면서도 한순자를 한 번씩 뒤돌아보았는데 죄를 지으면 반드시 벌을 받는다는 말이 이런 경우를 가리킨다고 저마다 수군거렸다.그러자 한순자의 얼굴이 점점 창백해지더니 더 이상 쇼하는 건 먹히지 않는 것 같아 눈물을 닦고는 냉큼 자리를 떴다.천아름은 방금 한순자의 억지스러운 오버 연기를 봐서 그런지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하여 담배 한 대를 꺼내고 다시 라이터도 꺼내 불을 붙이려는데 누군가가 그녀의 입에 물고 있는 담배를 그대로 채갔다.고개를 들고 보니 구승재였는데 그가 자기 담배를 쓰레기통에 버리는 걸 본 순간 천아름은 자기도 모르게 코웃음이 났다.하여 두 손을 주머니에 찔러넣고 삐딱한 얼굴로 물었다.“왜, 또 누나한테 훈계 두시게?”그러자 구승재도 동일한 모습으로 두 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고 답했다.“우리 형수님은 담배 냄새를 싫어해. 이따 다시 들어갈 거면 피우지 마.”천아름이 그를 힐끔 보더니 아무 대꾸도 하지 않고 그저 창밖을 내다보았다.“오후에 미팅이 있던데 같이 갈래?”구승재의 물음에 천아름은 그를 쳐다보지도 않고 답했다.“너 지금 여친 있잖아? 그런데 누나한테 계속 집착하면 안 되지 않아?”그러자 구승재가 피식 웃더니 그녀의 뒤에 다가와 무덤덤하게 답했다.“우린 순수한 남매사이잖아? 뭐가 문제인데? 그리고 업무상 우리 천아름 누님한테 물어볼 것도 있고.”그의 말에 천아름이 입을 삐쭉거리며 말했다.“밥 사줘. 고기 먹고 싶어.”“돈 없어. 그냥 보통으로 먹어.”“싫어. 난 꼭 고기 먹을 거야.”“차라리 날 잡아먹어라.”순간 천아름의 발걸음이 멈칫하더니 뒤돌아 그에게 말했다.“그럼 팥이 들어간 계란빵 사줘.”구승재는 계란빵이란 단어에 순간 고개를 들고 천아름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혹시나 그해 여름의 그 계란빵을 기억하는지 확인해 보고 싶었으나 천아름은 전혀 모르는 눈치였다.하여 다시 시선을 거두고 덤덤하게 답했다.“그래. 계란빵 사줄게.”구승훈이 병실에 도착했을 때는 강하리가 두 눈을 꼭 감은 채 침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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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0화

구승훈과 한참 동안 웃고 떠들었지만 강하리는 여전히 기분이 좋지 않았다.그리고 이렇게 다쳤으니 외교부로 돌아가는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특히 다친 손이 오른손이었기 때문이다.게다가 한순자가 하루가 멀다고 이쪽으로 찾아오니 마음이 더욱 심란해졌다.강하리도 방금 안 사실인데 진강석이 급성 백혈병으로 골수 이식이 필요한 상황이고 만약 이식을 받지 못하면 이 고비를 넘기기 어렵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처음 이 소식을 들었을 때 강하리는 사실 아무 느낌도 들지 않았다.갑자기 마음이 너그러워져서 진강석이 불쌍해 보인다거나, 아니면 받은 대로 똑같이 복수해 줘야겠다는 생각도 없었다.그러나 진태형만 생각하면 여전히 마음이 편치 않았다.그는 평생 한 여자만을 기다렸던 사람인데 결국에는 만나보지도 못하고 지금 감옥에 갇혀있다.만약 진태형이 감옥에서 나왔을 때 자기 아버지마저 이 세상에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얼마나 슬퍼할지, 강하리는 그 생각만 하면 가슴이 저렸다.누가 뭐래도 자기 친아버지니까 말이다.아무리 진태형이 강하리를 위해 진씨 가문의 두 어르신과 가까이 지내지 않았다고 해도 사실 그는 누구보다도 가족 간의 정과 의리를 중요시하는 사람이었다.그러니 어찌 자기 부모님에게 그토록 무자비한 행동을 벌일 수 있겠는가?강하리는 침대에 기대어 밖에서 들려오는 한순자의 목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다가 이 일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해 봤다.“생각도 하지 마. 난 절대 반대니까.”이때, 옆에 앉아 사과를 깎고 있던 구승훈이 뜬금없이 말했다.그러자 강하리는 머뭇거리다가 그에게 답했다.“아빠한테 더 이상 상처 주기 싫어.”“아버님이 알게 되셔도 난 허락하지 않을 거야.”미간을 한껏 찌푸린 채 진지하게 말하는 그의 모습을 본 강하리는 이상하게 웃음이 터져 나왔다.“승훈 씨, 난 당신이 이 세상에 뭐 하나 무서운 게 없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네?”구승훈은 자기 앞에서 깔깔거리며 웃는 강하리를 물끄러미 바라보았지만 그는 도저히 웃을 수 없었다.그녀의 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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