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튿날, 호텔 방에서 나오는데 이지혜가 방 앞에 쪼그리고 앉아 있는 게 보였다. 이지혜는 내가 나오자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며 궁색한 표정을 지었다.“이혼 얘기하러 온 거 아니면 꺼져.”“진수야... 정말 한 번만 더 기회를 주면 안 될까?”“이지혜. 쇼 그만해. 나랑 이혼하고 정우성 만나면 되잖아. 기뻐도 모자랄 판에 이게 뭐 하는 짓이야?”“아이들한테 비밀로 하고 소문도 안 낼 거지?”나는 70이 넘는 나이지만 여전히 우아한 이지혜를 보며 갑자기 서글퍼지기 시작했다.‘하필 왜 이런 사람을 좋아했을까?’“잔말 말고 지금 바로 이혼 서류에 사인해. 아니면 너 학교에서 얼굴도 못 들고 다니게 당장 대자보 써서 붙일 거야.”이지혜는 내가 소문 내지 않는 대가로 모든 재산을 내게 넘겨줬다. 빈털터리가 된 이지혜에게 나는 한 달 내로 집에서 나가 달라고 요구했다.한 달 후, 다시 이지혜와 만난 곳은 법원이었다. 우리는 가져온 서류를 찢으며 완전히 돌아섰다. 멀지 않은 곳에 정우성의 차가 세워져 있었다.부동산을 처리하는 게 여간 복잡한 일이 아니었고 혹시나 사기를 당할 것 같아 차라리 다 세를 주기로 결심했다. 집이 5, 6채는 되었기에 매년 임대료만 받아도 잘 먹고 살 수 있었다.집에 돌아갈 때 비행기를 선택했는데 처음 타보는 거라 수속이 조금 번거로웠다. 하지만 돈이 있으면 안 될 게 없었고 2시간 만에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인스타에 너무 오래 게시물을 올리지 않았다는 생각에 고양이를 기르고 텃밭을 가꾸는 영상을 올렸다. 그냥 심심풀이로 올렸을 뿐인데 핫해질 줄은 몰랐다. 어느 한 동영상은 좋아요만 100만 개가 넘었고 팔로워도 몇만 명이나 늘었다. 그날 나는 축하의 의미로 만두를 직접 빚어서 삶았다.따듯한 만두를 입에 넣으려는 불청객이 찾아왔다. 아들이 기세등등해서 들어오더니 바로 캐묻기 시작했다.“아빠, 엄마랑 이혼했어요? 누구 맘대로 이혼해요? 나이도 많은데 쪽팔리지 않아요? 왜 자꾸 쪽팔릴 일을 만들어요? 내가 반대한다고 했잖아요.”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