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 여기 오래 머물지 못할 거 같아요. 집에 가서 짐 좀 챙기고 항공편도 알아봐야 해서요.”김미진도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며 연신 당부했다.“그래, 그래. 초연아, 꼭 조심해야 한다. 절대 무리하지 말고. 언제 어디서든, 제일 중요한 건 네 안전이야. 그걸 꼭 기억해야 해.”민초연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걱정하지 마세요, 아줌마. 반드시 조심할게요.”그 말을 남기고 민초연은 곧장 돌아서서 떠났다. 떠나기 전, 그녀는 반드시 연락을 드리겠다고, 도착하면 바로 상황을 보고하겠다고 약속했다.그 말이 김미진의 마음에 딱 들었다. 자신이 생각하던 것이었다.잘 아는 지인이 직접 가는 게 훨씬 나았다. 그렇게 하면 예상 밖의 일이 생길 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됐다.김미진은 문 앞에 서서 떠나가는 민초연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가슴속에 여러 감정이 교차했다.‘이제 아이가 다 컸구나.’이젠 예전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가 아니라 세상에서 제 몫을 할 수 있는 어른이 되었다는 생각에 뿌듯함과 허전함이 동시에 밀려왔다.그런데 이상하게도 김미진의 마음 한구석에는 알 수 없는 감정이 맴돌았다.그때, 이 집사가 딸기가 담긴 접시를 들고 김미진 뒤에 다가왔다.그의 표정은 어딘가 어두웠고 복잡했다.그는 아까 김미진과 민초연이 나눈 대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듣고 있었다.처음엔 별다른 생각이 들지 않았다.하지만 곱씹어 보니 뭔가 이상했다.‘김미진이 지금 하는 말이 단순한 부탁일까? 결국은 민초연을 이용해 안다혜를 보러 가려는 게 아닐까?’이런 일은 사실 김미진이 얼마든지 사람을 시켜서 처리할 수 있는 일이었다.그런데 굳이 어린 애 같은 민초연을 보내다니, 이건 뭔가 석연치 않았다.이 집사는 점점 걱정되기 시작했다. 만약 훗날 민초연이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그 순진한 아이의 마음이 얼마나 상처받을까 생각했다.그는 속으로 중얼거렸다.‘내가 왜 이제야 눈치챘을까. 사모님이 이렇게 속이 깊은 분이었다니.’아니면 그동안 자신의 앞에서는 절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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