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안다혜는 어머니와 내기를 했다. 서진우가 그녀를 사랑하게 되면 두 사람의 사랑을 허락한다는 조건이었다. 서진우가 온순하고 굳센 여자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된 그녀는 가난한 여대생으로 위장해 그에게 접근했다. 그러나 서진우는 첫사랑을 품에 안고 그녀를 비웃었다. “너처럼 속물에 찌든 거지가 어떻게 서아랑 비교가 되겠어?” 그녀는 비참하게 실패하고 집으로 돌아가 막대한 재산을 물려받았다. 시간이 흘러 안다혜는 값비싼 명품 옷을 입고 엄청난 권력자인 금욕적인 불자의 손을 잡고 화려하게 서진우 앞에 나타났다. 그때서야 서진우는 후회했다. 곧 그는 트위터에 공개적으로 고백했다. [예전에는 내가 씩씩하고 독특한 여자를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다혜야. 너를 만나고 나서야 사랑은 예외라는 것을 알았어.] 그날 밤, 얼굴을 드러내지 않던 윤씨 가문의 도련님이 오랫동안 간직해 온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사진 속 소녀는 자유분방하고 생기발랄했다. 그는 안다혜의 손을 잡고 정식으로 발표했다. “윤 여사, 예외는 없어. 넌 내가 늘 그리워하고 오랫동안 꿈꿔온 사람이니까.”
Lihat lebih banyak“민성이 얼마나 큰데, 닮은 사람쯤이야 당연히 많죠.”안소현은 일부러 딴소리하며 화제를 돌렸다. 그녀는 자신의 가문이 민성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너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이 소식이 밖으로 새어 나가기라도 하면 민성에서 어울리는 재벌가 자제들 사이에서 그녀의 체면은 완전히 끝장이었다.그건 창피한 정도가 아니라 망신을 크게 당하는 일이었다.게다가 그녀가 돌아왔다는 걸 알게 되면 김미진 쪽에도 분명 연락이 갈 테니 굳이 자신이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정 안 되면 마지막 비장의 카드를 꺼내면 된다.웬만하면 이 카드는 쓰지 않기로 했는데 지금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게 문제였다.상황이 바뀌면 그에 맞춰 유연하게 움직일 줄도 알아야 했다.그렇게 생각한 안소현은 재빨리 얼굴을 가렸다.그녀는 사람들에게 자기 얼굴을 보이는 게 싫었다.여기는 자신이 사는 곳인데 이런 꼴로 사람들 눈에 띄기라도 하면 그건 진짜 최악이었다. 그건 정말 자기 집 앞 망신당하는 꼴이 된다.그런 상황을 감당할 배짱도 없었고 절대 스스로를 그렇게까지 망가뜨릴 수 없었다.한편 허종혁은 여전히 반쯤 미친 사람처럼 옆에 멍하게 서 있었다.안소현은 제대로 그를 바라보지 않았지만, 예전과는 확연히 달라졌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예전의 그는 기세도 좋고 자신감도 넘쳤지만, 지금은 머리가 산발이거나 지저분한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전체적으로 훨씬 흐트러져 보였다.재벌가의 도련님 같지 않았다.지난 한 달 그는 절반 가까운 시간을 경찰서에서 보냈고 늘 불안에 떨며 지냈으니 그런 환경에서 멀쩡할 리가 없었다.분명 누군가는 그를 괴롭혔을 것이고 일부러 곤란하게 만들거나 상처를 줬을 것이다.안소현이 보기에도 날카로웠던 그의 모습들이 다 닳아버린 느낌이었다.하지만 허종혁은 아직도 자신의 약혼자라는 신분을 갖고 있으니 이런 얘기를 밖에다 할 수는 없었다.김미진이 오면 무조건 이 약혼부터 파기해야 했다.정말 너무 창피했다.그리고 이 남자는 이제 더는 이용 가치가 없었
주태빈은 고개를 끄덕이며 일행이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봤다.그러다 그는 안소현과 시선이 마주치는 순간에 잠깐 멈칫했다. 이상하게도 왠지 모르게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그 생각이 드는 순간, 주태빈은 자신의 따귀를 때리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나 미쳤나? 저렇게 지독한 여자가 취향인 건가?’이 지경까지 와놓고 아직도 여자를 생각하고 있는 자신이 한심했다. 게다가 둘 사이에 특별한 접점도 없었고 주태빈이 먼저 다가갈 일은 절대 없었다.주태빈의 앳된 얼굴에서 더는 망설임이 보이지 않았다.그는 자신이 앞으로 어떤 인생을 살 것인지, 어떤 삶을 선택할 것인지 분명히 알고 있었기에 안소현 같은 여자는 그의 선택지에 들어갈 수 없었다.무엇보다도 두 사람은 애초에 맞지 않았다.그걸 깨닫자 주태빈은 더는 망설이지 않고 돌아섰다.민성은 그가 머물 곳이 아니었다.병실에서 안소현과 함께했던 그 시간은 그저 자신에게 이 인연이 남긴 마지막 추억쯤으로 여기기로 했다.안소현은 주태빈이 미소를 지은 채 떠나는 모습을 보며 그가 완전히 마음을 접었다는 걸 알아차렸다.이제 주태빈을 이용해 여기서 빠져나가는 일도 불가능해졌다.결국 안소현은 깊게 숨을 들이쉬고 경찰서 안으로 들어갔다. 앞으로 자신에게 어떤 일이 더 벌어질지, 그녀도 알고 싶었다.최근 벌어진 일들은 이미 그녀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고 이 기간은 그녀의 인생에서 가장 암울한 시간이었다.안소현의 입가에 씁쓸한 미소가 번졌지만, 그녀는 금세 마음을 다잡았다. 설령 삶이 자신을 무너뜨렸다고 해도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야 했다.삶은 계속돼야 했고 안소현이 이 정도로 쉽게 무너질 거로 생각하면 오산이었다.현지 경찰은 어딘가 불안정해 보이는 안소현의 모습을 보며 괜히 소름이 돋았다.‘이 사람 뭐지? 들어올 때부터 표정이 좀 이상한데.’이상하게도 그는 안소현의 정신 상태가 옆에 있는 허종혁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고 느꼈다. 설마 만국 경찰서에서 일부러 저 둘을 보내 우리를 곤란하게 하려는 건가 하
안소현은 너무 민망해서 할 수만 있다면 비행기에서 그대로 나가버리고 싶었다.왜 사람은 민망할 때 꼭 더 민망한 일이 겹치는 건지, 주태빈의 말에 그녀는 눈앞이 캄캄해졌다.지금 그녀는 누가 자신을 알아보는 것 자체가 싫었는데 이 경찰은 왜 이렇게 눈치가 없는 건지 짜증 났다.“아, 아니에요. 너무 졸려서 잠깐 자려고요.”안소현은 속으로 제발 더는 말을 걸지 말라고 계속 기도했다.‘사람들이 다 이쪽을 힐끔거리며 보고 있는 게 보이는데 저 둔한 사람은 그걸 정말 못 느끼는 걸까?’게다가 그녀는 국내에 도착하면 다시 경찰서로 끌려가야 한다. 그게 무슨 자랑스러운 일이라고 이렇게 티를 내는 건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주태빈이 뭔가를 더 물으려 하자 안소현이 재빨리 손으로 그의 입을 막았다.“됐어요, 경관님. 여기까지 동행하시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조금 더 쉬세요. 이따가 경찰서 가면 또 인수인계도 해야 하잖아요.”주태빈도 그 말이 맞다고 여겼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주태빈이 더는 캐묻지 않자, 안소현은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만약 이 난장판이 더 길어졌다면 대체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다.너무 창피했다. 게다가 지금 허종혁의 상태로 봐서는 귀국하면 허산 그룹 주가도 분명 영향을 받을 것이다.안소현은 속으로 허씨 가문은 이제 확실히 버려야겠다고 생각했다.그리고 전에 문제 됐던 자신의 계좌 거래 명세도 어떻게든 해결책을 찾아야 했다.무엇보다 경찰서에 오래 묶여 있을 순 없었다. 시간 낭비일 뿐만 아니라 이미지에도 치명적이고 파급력도 컸다.허종혁은 한 번 크게 경고받은 뒤로는 확실히 얌전해졌고 비행 내내 안소현을 가리키며 욕을 하거나 소리치지도 않았다.그 덕분에 안소현은 한결 편안해졌다고 느꼈다.미친 사람이 하는 말을 믿는 사람은 없다고 해도 그가 계속 떠들어대는 걸 견디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옛말에 사람이 미쳐버린 뒤에 계속 입에 달고 사는 말이 있다면 그게 그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라는 말도 있었다.
그 말들을 들을 때마다 안소현은 긴장감이 느껴져 가슴이 두근거렸다.허종혁과 어떻게 말을 섞어야 할지, 어떻게 소통해야 할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도대체 허종혁이 왜 이렇게 변해 버린 건지, 이유조차 알 수 없었다.더 어이없는 건 바보가 됐다면서도 입으로는 그녀를 비난하는 말을 또박또박 내뱉는 것이었다.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동행한 주태빈은 처음엔 썩 내키지 않는 표정이었지만 안소현의 체면을 봐주기로 했다.어쨌든 한때 호감을 느꼈던 여자였으니 이 정도는 봐주는 게 맞다고 생각한 것이다.주태빈은 허종혁이 쏟아내는 말들을 듣다 말고 무의식적으로 안소현에게로 시선을 옮겼다.그런데 안소현은 그 눈빛에 자극받은 듯 흥분했다.“경관님, 왜 그렇게 보시는 거예요?”안소현은 자기 자신을 가리키며 불만스럽게 말했다.“저 사람은 바보잖아요. 바보가 하는 말을 믿는다는 거예요?”주태빈은 안소현의 말을 듣고 나서야 그 말도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허종혁의 상태가 어떤지 경찰인 그들도 이미 잘 알고 있었으니까 말이다.순간 주태빈은 머쓱해졌다. 그는 코끝을 쓸어내리며 안소현의 옆모습을 바라봤지만, 뭐라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안소현은 다시 한마디 덧붙였다.“그게 정상적인 반응이죠. 누가 바보랑 말꼬리를 잡고 싸우겠어요?”그제야 주태빈도 정신이 번쩍 들었다.그렇다. 허종혁이 저런 상태라는 건 경찰서에서도 이미 소문이 나 있었다.그런데 자신이 방금 허종혁의 말이 맞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 건 결국 정상인보다 바보의 말이 더 믿을 만하다고 생각한 꼴이 된다.‘그럴 리가 없지.’그 생각이 들자 주태빈의 얼굴엔 난처한 기색이 스쳤다.안소현은 그 미묘한 표정 변화를 정확히 포착했고 얼굴에는 은근히 만족하는 기색이 번졌다.역시 정신만 똑바로 차리고 있으면 결국 자신의 편에 서는 사람이 생기는 것이다.바보 하나쯤은 무서울 게 없었다.주태빈은 계속 떠들어대는 허종혁을 보며 짜증이 치밀었다.그는 허종혁 앞으로 다가가 단호하게 호통쳤다.“조용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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