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기적을 일으키는 남자: Bab 771 - Bab 780

891 Bab

제771화

“걱정 마요, 아윤 누나. 어머니가 누나를 싫어할 리 없어요.”윤태호는 속으로 피식 웃었다.두 사람 사이가 이렇게까지 가까워진 걸 알면 전혜란은 아마 좋아서 날뛸 것이다.전혜란은 예전부터 백아윤처럼 건강한 체형이면 아들 낳을 팔자라며 늘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하지만 백아윤은 여전히 긴장된 얼굴이었다.“태호야, 나 아주머니 선물을 너무 적게 산 거 아니야? 그냥 우리 다시 쇼핑몰 가서 몇 개 더 사자.”윤태호가 들고 있는 쇼핑백만 해도 열 개가 넘었으며 전부 다 백아윤이 전혜란에게 주려고 산 선물이었다.“누나, 지금 그게 부족해 보여요? 거의 상점 하나 털었어요. 가족처럼 지내는 사이인데 이렇게까지 안 해도 돼요.”“누가 너랑 가족...”말이 끝나기도 전에 윤태호가 현관문을 열며 외쳤다.“어머니! 저 왔어요.”그런데 안에서 나온 사람은 전혜란이 아니라 임다은이었다.윤태호는 본능적으로 심상치 않은 기운을 직감했다.이 둘이 마주치면 무조건 싸움 난다.“다은 누나, 언제 왔어?”윤태호가 어색하게 웃으며 물었다.“좀 전에.”임다은의 시선이 곧장 백아윤의 팔로 향했다.윤태호 팔에 자연스럽게 팔짱을 낀 백아윤을 본 임다은은 입꼬리를 올리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그 시선을 느낀 백아윤은 재빨리 팔을 떼면서 표정도 순식간에 차가워지더니 늘 그렇듯 완벽한 얼음 여신으로 돌아갔다.“어머, 이게 누구지? 백 교수 아니야? 오랜만이야. 우리 집까지 와주다니, 참 영광이네.”임다은은 상냥한 미소를 지었지만 그 말투에서 묘한 하대가 느껴졌다.백아윤의 입가에는 미소 하나 없었다.“오랜만이야. 그런데 언제부터 여기가 너의 집이 된 거지?”“왜? 설마 이 집 안주인 자리를 노리는 거야?”임다은이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전에 내가 뭐라 했는지 기억나? 내가 있는 한 넌 절대 이 집 안주인이 될 수 없어.”“뭐라고...”“어젯밤엔 태호가 잘 챙겨줬어?”임다은이 능청스럽게 웃었다.“필요하면 내가 몇 가지 팁 좀 알려줄까? 확실하게 배워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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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2화

윤태호와 백아윤은 평소와는 완전히 다른 전혜란의 모습에 그 자리에서 말 그대로 얼어붙었다.전혜란은 화장을 곱게 하고, 머리까지 단정하게 올려 묶은 데다가 검은색 정장 차림에 스타킹과 하이힐까지 신은 모습은 딱 봐도 세련된 커리어우먼 그 자체였다.게다가 이상하게도 그렇게 차려입은 전혜란은 순식간에 스무 살은 젊어 보였다.윤태호는 눈이 휘둥그레져서 물었다.“어머니, 이게 다 뭐예요? 어디 나가세요?”백아윤도 놀란 얼굴로 물었다.“아주머니, 이 차림은 설마 출근하시는 거예요?”전혜란이 환하게 말했다.“역시 아윤이가 눈썰미가 좋네. 어때? 괜찮아?”“괜찮은 정도가 아니에요. 완전 멋져요!”백아윤이 감탄했다.“그렇게 입으시니까 완전히 어려 보여요.”“이건 다 다은이가 골라준 거야.”그 말을 듣자 백아윤의 표정이 순간 굳었다.“어머니, 진짜 출근하실 거예요?”윤태호가 물었다.“그래.”전혜란은 고개를 끄덕였다.“다은이가 자기 회사에 번역 일 맡아달라고 해서 그러기로 했어.”“번역이요?”윤태호가 잠시 귀를 의심하고 있는 사이 임다은이 웃으며 설명했다.“그냥 번역이 아니라 고급 통역 자리야. 이 일 부탁드리려고 아줌마 설득하는 데 꽤 걸렸어.”“어머니께서 그걸 하실 수 있을까?”윤태호가 조심스레 물었다.“왜 못 해?”임다은이 웃으며 말했다.“아줌마랑 대화해봤는데 나보다 외국어를 훨씬 잘하셔. 거기다 몇 개 국어나 하시잖아. 솔직히 말하면 그냥 통역으로 모시는 게 오히려 아깝지.”그제야 윤태호는 기억났다.전혜란은 16살에 국내 최고 명문대에 합격했고 5개 국어에 능통하며 피아노, 서예, 그림까지 다재다능했던 사람이었다.19살엔 파격적으로 대학 강단에 올랐고 그 시절 봄영 지역 최고의 천재 소녀라고 불렸었다.만약 아버지 윤무성의 일만 아니었다면 지금쯤 이미 유명한 교육가가 되어 있었을지도 몰랐다.“다은이가 너무 과찬하네. 나 외국어에서 손 놓은 지 오래야. 괜히 일 망치면 어쩌나 싶어.”“아주머니, 그런 말씀 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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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3화

그제야 윤태호가 둘 다 아직 밥을 못 먹었다는 게 생각났다.“어머니, 나 배고파요.”윤태호가 툭 내뱉자 백아윤이 바로 맞장구쳤다.“밖에 나가서 먹지 말고 그냥 집에서 먹어요. 아주머니께서 해주신 집밥 진짜 좋아해요. 호텔 셰프 음식보다 훨씬 맛있잖아요.”그 한마디에 전혜란의 입가에 미소가 활짝 번졌다.“그래, 아윤이 말이 맞네. 그럼 점심은 집에서 먹자.”눈치 빠르게 아부하는 백아윤의 모습에 임다은은 속으로 뾰로통했다.‘마치 나만 아주머니가 해 준 밥을 안 먹어본 사람처럼 말하네.’전혜란이 말했다.“마침 아침에 비둘기탕을 끓여놨으니까 점심엔 그거 먹자.”임다은이 곧바로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비둘기탕은 기운 보충에 딱이죠. 백 교수, 오늘 꼭 많이 먹어! 어젯밤 전투 치르느라 고생 많았잖아?”“뭐라고요?”전혜란이 깜짝 놀라며 물었다.“아윤아, 전투를 치렀다고? 어디 다친 데는 없지?”“저... 그게...”백아윤이 말문을 열기도 전에 임다은이 먼저 끼어들었다.“다친 데는 없는데 그냥... 피 좀 봤을 뿐이죠.”그 말에 백아윤은 눈이 부릅뜨며 임다은에게 입을 다물라고 눈치를 보냈다.“피? 어디서 피가 났는데? 어서 보여줘 봐.”전혜란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다가왔다.“아주머니, 진짜 괜찮아요.”백아윤은 얼굴이 화끈 달아올라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을 지경이었다.“죽은 목숨이 그렇게 많은데 괜찮긴.”임다은이 아무렇지 않게 내뱉은 말에 윤태호는 속으로 죽은 목숨이 몇억은 될 거라고 생각했다.전혜란은 상황을 오해하고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아윤아, 도대체 무슨 일이야? 무슨 사고라도 난 거야?”“그게...”백아윤은 얼굴까지 붉게 달아오르며 말문이 막혔다.당신 아들이 나를 피나게 했다고 말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어머니, 다은 누나가 농담하는 거니까 진지하게 듣지 말고 얼른 밥 해주세요. 진짜 너무 배고파요.”윤태호가 급히 끼어들었다.“그래도 아윤아, 너 정말 괜찮은 거지?”전혜란은 여전히 걱정스러워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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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4화

“백경표가 위독하다는 말에 윤태호는 얼굴이 굳었다.예전에 백아윤이 할아버지 건강이 안 좋다고 말하긴 했지만 이렇게 갑작스럽게 위독 소식이 들릴 줄은 몰랐다.왠지 모르게 불길한 예감이 스쳤다.“누가 전화했어요?”윤태호가 물었다.“사촌오빠, 백경수.”백아윤의 짧은 대답에 윤태호는 왠지 모르게 그 이름이 신경 쓰였다.한 번도 만난 적은 없지만 왠지 믿을 수 없는 사람 같았다. 너무 계산적이고, 뭔가 꿍꿍이가 있을 것 같은 그런 느낌이다.혹시 일부러 백아윤을 해정으로 부르려는 거 아닌지 싶었다.그때 임다은이 옆에서 끼어들었다.“백경수 말은 좀 걸러 들어. 아윤아, 나 같으면 바로 확인해 볼 거야.”“저도 그렇게 생각해요.”윤태호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알았어. 확인해 볼게.”백아윤은 곧바로 휴대폰을 꺼내 담당 주치의에게 전화를 걸었다.“이 교수님, 저예요. 할아버지 상태가 어떠세요?”잠시 정적이 흐른 뒤 수화기 너머로 의사의 피곤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백 교수님... 솔직히 말씀드리면 장군님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가능하면 빨리 오세요. 지금 바로 오시면 마지막이라도 보실 수 있습니다.”그 말을 듣자 백아윤은 눈물이 터졌다.그때 윤태호의 휴대폰으로 모르는 번호가 전화를 걸어왔다.“여보세요? 윤 선생, 나 장지한이야.”“장 교수님?”윤태호는 깜짝 놀랐다.“무슨 일이시죠?”“지금 백 교수랑 같이 있어?”윤태호는 백아윤을 한번 보고 대답했다.“네, 바로 옆에 있어요.”“그럼 전해줘. 방금 본원에서 연락이 왔는데 백 장군님이 위독하시다네. 본원에서도 급히 해정으로 올라가서 전문팀을 꾸리기로 했어. 지금 나도 이동 중이니까 백 교수한테 꼭 전해. 지금 당장 해정으로 출발하라고.”“네, 알겠어요.”전화를 끊은 윤태호가 그 내용을 그대로 전하자 백아윤은 눈물을 훔치며 단호히 말했다.“그럼 지금 바로 출발할게.”“저도 같이 갈게요.”윤태호가 말하자 임다은이 곧바로 가방에서 차 키를 꺼내 던졌다.“이거 써. 내 차로 움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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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5화

“예전엔 그저 태호가 평범하게 살길 바랐어. 조용하고 안전하게 평생을 보내면 그걸로 됐다고 생각했어.”전혜란의 목소리가 낮게 가라앉았다.“근데 요즘은... 점점 그 사람하고 닮아가는 것 같아.”전혜란은 하던 말을 멈추고 고개를 저었다.“됐다, 이런 얘긴 하지 말자. 다은아, 나중에 태호가 너 힘들게 하면 나한테 말해. 내가 대신 혼내줄게.”“감사해요, 아주머니.”임다은은 달콤하게 웃으며 답했다.“그럼 잠깐 쉬고 있어. 밥이 다 됐으니까.”전혜란이 다시 주방으로 들어가자 거실에 혼자 남은 임다은은 중얼거렸다.“아주머니가 아까 윤태호가 아버지랑 닮아간다고 그랬지? 말투로 보아하니 그 아버지란 사람도 보통 인물은 아닌가 보네.”임다은은 호기심이 생겨 곧바로 휴대폰을 꺼내 들고 비서 손주희에게 전화를 걸었다.“주희 씨, 지금 당장 백아윤 이름으로 미주에서 해정행 항공권을 예매해요. 가장 빠른 걸로요.”“네, 바로 사 놓을게요.”공항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백아윤은 전혜란이 싸준 찰밥을 한입 베어 물며 창밖을 바라봤다.“찹쌀밥을 먹는 것도 벌써 십 년 만이네. 그땐 부모님이 살아 계셨는데.”백아윤의 목소리가 점점 떨렸다.“이젠 두 분 다 떠나신 지 몇 년이나 됐어. 요즘은 꿈에서도 자주 봐. 너는 잘 살아야 한다, 아프지 마라. 매번 그 말만 남기고 사라지셔.”백아윤이 결국 눈물을 쏟아내자 윤태호는 아무 말 없이 휴지 한 장을 건넸다.백아윤은 눈가를 훔치며 말했다.“해정에 오기 전에 장 교수님께 할아버지 검진을 부탁드렸거든. 그때까지만 해도 괜찮다고 했어. 근데 불과 며칠 만에 이렇게 될 줄이야...”백아윤은 흐느끼며 말을 이었다.“할아버지는 어릴 때부터 나한테 정말 잘해주셨어. 난 그때 일들도 아직 다 기억나.”백아윤은 할아버지와의 추억을 하나씩 꺼냈고 윤태호는 그저 조용히 들어줬다.지금 백아윤에게 필요한 건 위로나 조언이 아니라 조용히 들어주는 사람이었다.“의학 공부하면서 수많은 죽음을 봤지만 정작 부모님이 돌아가시던 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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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6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서 윤태호는 문득 한 가지 생각이 스쳤다.만약 백경표가 끝내 눈을 감는다면 백아윤은 그 약혼을 어떻게 풀 수 있을까?“부디 하늘이 도와서 아무 일 없으셔야 할 텐데.”윤태호는 마음속으로 조용히 기도했다.집에 거의 다다를 무렵 윤태호의 휴대폰이 울렸으며 화면에는 차송주의 이름이 떴다.“빨리 병원으로 좀 와주세요!”상대방의 목소리가 다급했다.“지금 어떤 환자가 와 있는데 무조건 교수님한테서만 진료받을 거라고 하면서 병원에서 난리를 치고 있어요.”“무슨 환자야?”“여자 환자인데 눈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요. 근데 문제는 그 남동생이에요. 지금 병원 로비에서 경비랑 싸우고 있어요.”“알겠어, 바로 갈게.”윤태호는 곧바로 차를 돌려 병원으로 향했다.약 30분 후 병원 도착해 한의과 쪽 복도에 들어선 순간 윤태호는 그대로 얼어붙었다.복도 끝까지 환자가 빽빽하게 줄 서 있었으며 적어도 수백 명은 되어 보였다.“헐... 도전 프로그램이 끝난 지 하루도 안 됐는데 벌써 이렇게 몰려왔다고? 이 정도면 실적이 올라가는 건 한순간이겠네. 이번에 이현서랑 붙은 건 진짜 신의 한 수였어.”윤태호가 혼잣말처럼 중얼거리고 있을 때 어디선가 누군가가 외쳤다.“윤 교수님 오셨다!”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복도에 있던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들었다.“윤 교수님! 저 폐기종이에요, 꼭 좀 봐주세요!”“저는 맹장이 터질 것 같은데 수술 말고 한방으로 치료 가능할까요?”“저는 송화군 계수면에서 왔어요! 교수님이 이장님의 조카사위라면서요?”“윤 교수님, 저는... 포피가 좀 길다는데 봐 주실 수 있을까요?”거기에다 오십 대 초반쯤 되어 보이는 아주머니 한 명이 살짝 다가와서 눈짓하며 속삭였다.“윤 교수님, 한방으로 가슴 키울 수 있다던데 저도 좀... 가능할까요?”윤태호는 한 손으로 관자놀이를 누르며 말했다.“여러분, 잠깐만요! 잠깐만요!”윤태호가 두어 번 큰 소리로 외치자 겨우 소란이 가라앉았다.“저를 믿고 찾아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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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7화

“나 안 가.”젊은 남자는 계속 버티면서 말했다.“누나, 윤 교수님은 명의셔. 분명히 누나 눈을 고쳐주실 거야.”“그만하자, 의사 선생님들 일하셔야 하잖아. 게다가 경찰이라도 오면...”“누나, 그만 말해. 내가 이번에 해정까지 온 이유는 오직 하나야. 누나 눈을 고쳐줄 거야. 누나가 다시 볼 수만 있다면 난 죽어도 좋아.”“소천수! 너 왜 이렇게 고집이 세?”여자는 화가 난 듯 목소리를 높였다.“이러다간 정말 너랑 인연 끊을 수도 있어.”“누나! 어차피 여기까지 왔잖아. 윤 교수님을 꼭 만나야 해. 난...”“저를 찾으세요?”윤태호가 문가에서 입을 열자 순간 복도 안의 모든 시선이 그에게 쏠렸다.“윤 교수님, 드디어 오셨네요.”차송주가 급히 달려와 남자를 가리키며 말했다.“바로 이 사람입니다. 병원에서 난동 부리면서 경비 몇 명을 때렸습니다.”윤태호는 남자를 다시 훑어봤다.짧게 자른 머리에 뚜렷한 이목구비를 가졌고 눈매는 선하지만 거칠었다.티셔츠는 해지고 군데군데 구멍까지 뚫려 있었으며 딱 봐도 형편이 넉넉한 사람은 아니었다.“왜 이런 소란을 피우는 거죠?”“소란 피운 게 아니에요. 저는... 교수님을 찾으러 온 거예요.”말을 마친 남자는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윤 교수님, 뉴스에서 본 적 있는데 진짜 명의라고 들었어요. 제발 저희 누나 좀 고쳐주세요.”“이름이 뭐죠?”“소천수예요.”“천수 씨, 일단 일어나세요.”하지만 소천수는 고개를 저었다.“교수님께서 누나의 치료를 맡아주신다고 하지 않으면 절대 안 일어날 거예요.”윤태호는 피식 웃었다.“제가 아직 거절한다고는 안 했잖아요?”“정말요?”남자의 얼굴이 확 밝아졌다.“그럼... 누나를 치료해 주시는 거예요?”“전 의사입니다. 환자를 치료하는 게 제 일이고요. 미리 말해두지만 저는 신이 아니어서 모든 병을 고칠 순 없습니다. 누나분의 눈도 검사를 해봐야 가능성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일단 일어나세요.”“감사합니다, 윤 교수님!”소천수는 허리를 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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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8화

윤태호는 어리둥절했다.전예서가 웬 경찰들을 데리고 소천수를 잡으러 온 걸까?게다가 전원 제압 총을 들고 긴장한 얼굴로 서 있는데 마치 소천수가 흉악범이라도 되는 양 행동했다.혹시 눈앞의 남자가 진짜 큰 범죄자라도 되는 걸까?“소천수, 넌 이미 포위됐다. 오늘은 절대 못 도망가니 이제 항복해라!”전예서가 외쳤지만 소천수는 마치 이 상황을 예상이라도 한 듯 태연했다.“제 동생을 잡아가지 마세요.”위기의 순간 여자가 소천수 앞에 나서며 말렸다.소천수는 전예서를 향해 담담히 말했다.“형사님, 윤 교수님이 저희 누나 눈부터 치료하게 해주세요. 그 후에 제가 따라갈게요.”“안 돼. 너는 살인범이다. 당장 데려가야 한다.”살인범이라는 소리에 차송주와 주변 사람들은 겁에 질려 뒤로 물러섰지만 윤태호만은 오히려 호기심이 일어 그 자리에 가만히 서서 구경했다.“전 팀장님, 증거라도 있으세요? 이분이 살인범이라는 근거가 있나요?”윤태호가 질문하자 전예서는 비로소 그에게 눈길을 주더니 냉랭하게 답했다.“경찰 수사를 방해하려는 건가?”“그럴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무슨 일인지 알고 싶어서요.”윤태호의 대답에 전예서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소천수는 살인을 저질렀어요. 3년 전에 서북 지방에서 범행을 저질렀고 그때 36명을 살해한 죄질이 극히 나쁜 놈이죠. 거기에 도주하다가 검거를 피해 잠적했어요. 지난 3년간 수배 상태였는데 어젯밤에야 감시카메라에 찍혀서 해정에 온 걸 알게 됐고요.”“소천수, 당장 우리와 함께 가자!”전예서가 외쳤다.“그건 제 동생과 상관없어요.”소천수 옆에 선 여자가 이를 악물고 소리쳤다.“그 사람은 제가 죽였어요. 저를 데려가고 제 동생을 놔두세요.”“소이안 씨, 당신 문제도 이제 조사해 볼 거예요. 하지만 소천수가 살인을 저질렀다는 증거는 명백하니까 당장 연행해야 해요.”전예서가 소리쳤다.“얘들아! 소천수를 데려가라!”“아까도 말했듯이 윤 교수님이 제 누나 눈을 고쳐주시면 그때 같이 갈게요. 강제로 잡아가면 그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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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9화

소천수는 주먹을 꽉 쥐고 끝까지 싸우려는 자세를 취했으며 순식간에 분위기가 팽팽해졌다.“콜록콜록...”윤태호는 기침을 두어 번 하고는 말했다.“전 팀장님, 여기서 진압 인원을 철수시켜 주실 수 있을까요? 여기는 병원입니다. 실탄까지 들고 있으니 환자들이 다 놀라 죽는다고요.”“안 됩니다.”전예서는 윤태호를 향해 소리쳤다.“수사 중엔 관계자 외 퇴거해야 합니다.”“전 팀장님, 누가 관계자고 아닌지는 누가 정하나요?”“제가 누구를 말하는지 잘 알고 계시잖아요.”전예서가 무례하게 대답했지만 윤태호는 여전히 웃으며 말했다.“그렇게 나오실 거면 그냥 철수하시죠. 여기서는 제 말이 통합니다.”“수사를 막으려는 건가요? 윤 교수님, 범인을 놓치면 감당할 수 있겠어요? 교수님까지 체포해 버릴 수도 있어요.”“제가 범죄자면 모르겠는데 저는 범죄자가 아닙니다. 전 팀장님이라고 함부로 저를 잡아가실 수 있나요? 제 신분을 아실 텐데요.”윤태호가 웃으며 받아치자 전예서는 성을 내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윤태호는 더는 신경 쓰지 않고 소천수 앞으로 다가가 물었다.“정말 사람을 죽였어요?”“네.”소천수가 단호하게 답했다.“왜 죽인 거죠?”윤태호의 질문에 소천수는 심호흡하고는 한마디를 내뱉었다.“복수를 위해서요.”“무슨 원한 관계였는데요?”윤태호는 계속 캐물었다.“같은 하늘 아래에 숨 쉬고 있을 수 없을 만큼의 원한이요.”소천수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그놈들 때문에 우리 할아버지와 부모님께서 돌아가셨어요. 강제 철거 때문에 그놈들이 우리 가족을 죽였고 누나의 눈도 그놈들이 멀게 한 거예요. 지난 3년 동안 경찰에 쫓기면서 자수도 생각해 봤어요. 그런데 제가 자수하면 누나는 어떡해요? 아무것도 볼 수 없는 상태인데...”소천수는 다시 무릎을 꿇었다.“윤 교수님, 제발 저희 누나 좀 치료해 주세요. 이렇게 부탁드릴게요.”소천수가 절을 하며 간절히 빌자 윤태호는 여자를 유심히 바라보았다.“이름이 소이안인가요?”“네.”소이안은 작게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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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0화

전예서의 얼굴이 굳었다.“윤 교수님, 그게 무슨 뜻이죠? 소천수가 언제부터 교수님 환자였죠? 혹시 수배범을 감싸주시는 거예요?”윤태호가 진지하게 답했다.“아니요. 저는 천수 씨를 감싸주려는 게 아니라 보호하려는 겁니다.”“무슨 차이가 있나요? 수배범을 감싸주면 저도 어쩔 수 없이 교수님까지 끌고 갈 수밖에 없어요.”말을 마친 전예서는 재빠르게 권총을 뽑아 윤태호의 머리를 겨눴고 그 장면을 본 소천수는 당황해하며 말했다.“윤 교수님,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고마운데 제가 한 일은 제가 감당할게요. 교수님까지 끌어들이고 싶지 않아요, 저는...”“그 입 다무시죠!”윤태호는 소천수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단호하게 끊어버리고는 곧 전예서를 향해 말했다.“저는 누가 총을 제 머리에 겨누는 걸 아주 싫어합니다. 그래도 여자라서 참겠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소천수 씨는 제 환자입니다. 오늘은 아무도 소천수 씨를 데려갈 수 없습니다. 전 팀장님, 이만 물러가 주시죠.”전예서는 비웃듯 코웃음을 내뱉었다.“윤 교수님이 명왕전 소속이라고 해서 제가 못 건드릴 거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오늘은 반드시 소천수를 데려가야겠어요. 누구도 막을 수 없어요.”“그럼 한번 시도해 보시죠.”윤태호는 비아냥거리며 웃더니 휴대폰을 꺼내 전화번호를 누른 후 몇 마디 하더니 전화를 끊었다.단 5초도 지나지 않아 전예서의 휴대폰이 울렸다.“받으세요. 제 추측이 맞다면 전 팀장님 상사한테서 걸려 온 전화일 거예요.” 윤태호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전예서는 콧방귀를 뀌며 전화 화면을 힐끗 보고는 얼떨결에 통화 버튼을 눌렀다.“국장님…”“전예서, 지금 네가 어디 있든 당장 복귀해.”국장의 단호한 목소리에 전예서는 급히 해명했다.“국장님, 서북 지역에서 쫓던 수배범이 해정에 왔습니다. 지금 당장 잡아야 합니다.”“그따위 건 신경 쓸 필요 없고 당장 복귀해!”“국장님, 이놈은 분명 수배범...”전예서는 굴하지 않고 끝까지 해명했다.“내 말을 못 알아듣겠어? 당장 복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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