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야 윤태호가 둘 다 아직 밥을 못 먹었다는 게 생각났다.“어머니, 나 배고파요.”윤태호가 툭 내뱉자 백아윤이 바로 맞장구쳤다.“밖에 나가서 먹지 말고 그냥 집에서 먹어요. 아주머니께서 해주신 집밥 진짜 좋아해요. 호텔 셰프 음식보다 훨씬 맛있잖아요.”그 한마디에 전혜란의 입가에 미소가 활짝 번졌다.“그래, 아윤이 말이 맞네. 그럼 점심은 집에서 먹자.”눈치 빠르게 아부하는 백아윤의 모습에 임다은은 속으로 뾰로통했다.‘마치 나만 아주머니가 해 준 밥을 안 먹어본 사람처럼 말하네.’전혜란이 말했다.“마침 아침에 비둘기탕을 끓여놨으니까 점심엔 그거 먹자.”임다은이 곧바로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비둘기탕은 기운 보충에 딱이죠. 백 교수, 오늘 꼭 많이 먹어! 어젯밤 전투 치르느라 고생 많았잖아?”“뭐라고요?”전혜란이 깜짝 놀라며 물었다.“아윤아, 전투를 치렀다고? 어디 다친 데는 없지?”“저... 그게...”백아윤이 말문을 열기도 전에 임다은이 먼저 끼어들었다.“다친 데는 없는데 그냥... 피 좀 봤을 뿐이죠.”그 말에 백아윤은 눈이 부릅뜨며 임다은에게 입을 다물라고 눈치를 보냈다.“피? 어디서 피가 났는데? 어서 보여줘 봐.”전혜란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다가왔다.“아주머니, 진짜 괜찮아요.”백아윤은 얼굴이 화끈 달아올라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을 지경이었다.“죽은 목숨이 그렇게 많은데 괜찮긴.”임다은이 아무렇지 않게 내뱉은 말에 윤태호는 속으로 죽은 목숨이 몇억은 될 거라고 생각했다.전혜란은 상황을 오해하고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아윤아, 도대체 무슨 일이야? 무슨 사고라도 난 거야?”“그게...”백아윤은 얼굴까지 붉게 달아오르며 말문이 막혔다.당신 아들이 나를 피나게 했다고 말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어머니, 다은 누나가 농담하는 거니까 진지하게 듣지 말고 얼른 밥 해주세요. 진짜 너무 배고파요.”윤태호가 급히 끼어들었다.“그래도 아윤아, 너 정말 괜찮은 거지?”전혜란은 여전히 걱정스러워했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