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시후는 살짝 놀란 표정을 짓다가 이내 모든 걸 알아차린 듯한 얼굴을 했다.“엄마, 하린 이모 질투하지 마요. 사실 엄마도 하린 이모랑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어요. 우리 다 하린 이모랑 사이좋은데 엄마만 나쁘잖아요. 그럼 엄마한테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 봐야죠.”최수빈은 알아서 무시하며 주시후를 차갑게 쳐다보았다.“같은 말 두세번 하기 싫어. 내려.”주시후는 최수빈을 바라보며 잠시 침묵하다가 곧 가벼운 웃음을 터뜨리며 곧장 차에서 뛰어내렸다.“엄마, 날 이렇게 대한 걸 후회하지 마요. 앞으로 엄마 차 타라고 해도 절대 안 타요!”최수빈은 주시후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주예린을 안아서 차에 태운 뒤 운전석으로 돌아가 이내 차에 시동을 걸었다.주예린은 백미러를 통해 주시후가 사라지는 모습을 보며 말했다. “엄마, 정말 오빠를 버려요?”“엄마한텐 너 하나밖에 없어.”아직 어린 주예린은 최수빈의 말 속에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 이해하지 못했다.그저 마음속으로 이번에는 엄마가 정말로 주시후 때문에 화가 났다고 생각했다....최수빈은 호텔로 돌아간 후 계속해서 대회 준비를 이어갔다.이 대회는 그녀에게 매우 중요한 인생의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었다.똑똑한 주예린은 어린이집에서 숙제를 내주어도 그녀가 도와줄 필요가 없었다.놀라울 정도로 기억력이 좋은 아이는 뭐든 설령 이해가 되지 않더라도 한번 보면 다 기억했다.그래서 주예린은 늘 그녀가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하지만 주시후는 매번 신경을 쓰며 일일이 따라다니면서 숙제를 도와줘야 했고 편식하는 아이 때문에 새로운 음식도 많이 배워야 했다.그런데 5년간 퍼부은 진심의 대가가 고작 이런 것이라니.갑자기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나서 최수빈이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열자 송미연이 그녀의 품에 뛰어들었다.“자기, 보고 싶었어!”최수빈은 웃으며 그녀를 밀어냈다. “여긴 어떻게 왔어?”“주민혁과 이혼한다길래 축하하러 왔지.”송미연은 문 앞에 놓인 술 상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오늘 밤 취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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