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이 진하게 올라오는 밀크티 한 잔, 이겸을 위한 아메리카노 한 잔, 그리고 디자인이 독특하고 귀여운 디저트 몇 가지.이겸은 늘 그렇듯 시간을 철저히 지키는 사람이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카페에 들어서자 이미 도착해 있는 별아를 보고 먼저 사과의 말을 꺼냈다.“미안합니다. 제가 조금 늦었습니다.”“아니에요. 제가 일찍 온 거예요.”별아는 미소를 지으며 이겸에게 자리를 권했다.이겸은 부드러운 시선으로 별아를 바라보다가 조심스럽게 물었다.“저를 찾으신 이유가... 혹시 중요한 일인가요?”별아는 잠시 숨을 고른 뒤, 말을 이었다.“유 변호사님, K시에서는... 지금 제 변호사 친구는 유 변호사님밖에 없어요.”말끝을 조금 흐렸다.이번에도 이겸이 자신을 도와줄지, 별아는 확신할 수 없었다.“그래서요, 유 변호사님께 한 가지 부탁을 드리고 싶어요.”“그렇게 말씀 안 하셔도 됩니다. 제가 도와드릴 수 있다면, 그게 오히려 제 영광이죠.”별아는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유 변호사님, 다시 한번 이혼합의서를 작성해 주실 수 있을까요? 서명하고 나면 한 달 안에 정리될 수 있는 걸로요.”별아는 이겸이라면 자기 뜻을 이해해 줄 거라고 생각했다.“이번에는... 하강준의 재산은 받지 않으려고 해요.”이번에 이겸은 별아가 왜 마음을 바꿨는지 묻지 않았다.어떤 이유든 상관없었다.이겸은 결국 그녀의 편에 설 사람이었다.“별아 씨,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아마 이게... 별아 씨에게 내 마지막 쓸모일지도 모르겠군.’‘그래도 괜찮다. 별아 씨가 행복하다면...’‘그걸 지켜볼 수 있다면... 방해하지 않고.’...며칠 뒤, 별아는 수지와 함께 쇼핑을 나갔다.카페에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별아는 자신의 계획을 털어놓았다.수지는 듣는 내내 표정이 굳어졌다.위험성이 너무 컸다.“하강준이 사람이 별로인 건 맞는데, 그렇다고 바보는 아니잖아. 서류든 계약서든, 어떻게 안 보고 바로 사인해?”강준은 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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