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과장된 몸짓에 안에서는 웃음이 그칠 줄을 몰랐다.이하나는 온하준의 옆에 딱 붙어 앉아 아예 그의 어깨에 기대 쓰러지듯 깔깔 웃고 있었다. 그리고 온하준은 그런 와중에도 한마디 말도 하지 않았다...김도윤이 웃으면서 몸을 돌렸다.“하준아, 이게 딱 네 와이프...”‘맞지?’라는 말은 끝내 나오지 못했다.문 쪽에 서 있는 강지연을 본 순간, 그의 얼굴에 걸려 있던 웃음이 그대로 굳어 버렸다.“형... 형수님...”모두의 시선이 문 쪽으로 향했다.그리고 전부 얼어붙었다.이하나는 온하준의 어깨에서 몸을 떼고 일어나 웃으면서 말했다.“어, 여기서 소문만 듣던 하준이 아내분이구나? 안녕하세요, 얼른 들어와요. 저는 하준이 절친이에요.”강지연은 룸 안에 있는 사람들을 쭉 훑어봤다. 가슴속은 이미 싸늘하게 식어 있었다.온하준이 마침내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 쪽으로 걸어왔다.“지연아, 너 어떻게 왔어? 다들 그냥 장난친 거야, 신경 쓰지 마.”강지연은 온하준의 얼굴을 바라봤다. 그가 이렇게까지 낯선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사람들이 자기 아내를 비웃고 있을 때, 그가 서 있는 자리는 아내 곁이 아니라 그 사람들 쪽이었다.“맞아요, 형... 형수님, 미안해요. 나 그냥 장난 좀 쳐 본 거예요. 화 풀어요.”김도윤이 잔을 내려놓으며 사과했다.“지연아!”온하준이 다가와 그녀를 끌어안으려 했다.그 순간, 강지연은 문득 조금 전 온하준의 어깨에 기대 웃던 이하나를 떠올렸다. 욕실에서 스스로를 위로하던 그의 손을 떠올렸다. 그리고 절정의 순간, 그가 목이 터져라 불렀던 ‘하나’라는 이름을 떠올렸다.그 생각이 스치자, 지금 자기 허리로 뻗어 오는 이 손이 갑자기 견딜 수 없을 만큼 더럽게 느껴졌다.그녀는 황급히 몸을 피했다.“지연아.”허공만 허우적대는 자기 손을 내려다보던 온하준은, 그런 반응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내가 대신 사과할게. 화 좀 풀어, 응? 집에 돌아가면 선물 사 줄게. 갖고 싶은 거 있으면 뭐든 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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