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번째 결혼기념일에서

다섯 번째 결혼기념일에서

By:  네입클로버In-update ngayon lang
Language: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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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연과 온하준의 다섯 번째 결혼기념일, 온하준의 첫사랑이 귀국했다. 그날 밤, 강지연은 온하준이 그토록 그리워하던 첫사랑의 이름을 부르며 홀로 화장실에서 욕망을 해소하는 것을 발견했다. ‘이게 온하준이 5년째 나를 건드리지 않았던 이유구나.’ 온하준이 말했다. “강지연, 하나 혼자 돌아와 있는 게 불쌍하잖아. 나는 친구로서 도와주는 거야.” “알았어.” 온하준이 또 말했다. “강지연, 오늘 연회에는 내놓을만한 비서가 필요해. 하나가 너보다 잘할 것 같아.” “그래, 데리고 가.” 강지연이 더 이상 화내지 않고, 울지 않고, 신경을 쓰지 않을 때, 온하준이 도리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너 왜 화를 안 내?” 화가 안 나니까 내지 않았을 뿐이다. 왜냐하면 강지연은 떠나기로 결심했기 때문이다. 그들의 결혼은 고이다 못해 썩은 물과 같았다. 그녀는 그동안 몰래 영어 공부를 하고 시험을 보면서 유학 준비를 했다. 모든 준비가 끝난 날, 그녀는 이혼협의서를 꺼냈다. “장난하지 마. 네가 나를 떠나서 살 수 있겠어?” 강지연은 항공권을 예약하고 멀리 떠나 연락을 완전히 끊었다. 온하준이 다시 강지연의 소식을 보게 된 건, 그녀가 붉은 드레스를 입고 해외에서 전통 무용을 하는 모습이 인터넷에서 열기를 일으킬 때였다. 그는 이를 악물었다. “강지연, 네가 어디에 있든 꼭 잡아 오고 말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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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Kabanata
제1화
욕실 안에서 물 흐르는 소리가 났다.온하준이 샤워를 하고 있었다.새벽 세 시, 그는 막 돌아온 참이었다.강지연은 욕실 문 앞에 서 있었다. 그에게 상의하고 싶은 일이 하나 있었다.그녀는 조금 긴장했다. 이제 막 그에게 말하려는 이 일을, 그가 듣고 과연 동의해 줄지 알 수 없었다.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생각하던 찰나, 안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강지연은 귀를 기울여 한참을 듣고서야 그 소리가 무엇인지 알아챘다. 그가 스스로 욕구를 해결하고 있는 소리였다...거칠게 섞인 숨소리와 억눌린 신음이 한 번 한 번, 무수한 망치질처럼 그녀 가슴을 촘촘하고도 강하게 내려쳤다.아려 오는 통증이 파도처럼 번져 나갔고, 그녀는 그 아픔 속에 잠겨 허우적거리면서 숨조차 쉴 수 없었다.사실 오늘은 두 사람의 결혼기념일이었다. 강지연과 온하준이 결혼한 지 다섯 해째 되는 날이었다.하지만 그들 사이에는 단 한 번도 부부 사이의 관계가 없었다. 알고 보니 그는 이렇게 혼자 해결할망정 그녀에게는 손가락 하나 대고 싶지 않았던 걸까?온하준의 숨소리가 점점 더 가빠질수록, 그는 마치 극도로 억누르다 못해 터져 나오는 듯 낮게 소리를 뱉었다.“하나야...”그 한마디가 그녀에게 마지막 일격이 되어 내리꽂혔다.강지연의 가슴속에서 쿵 하는 소리가 울렸고, 무언가가 산산이 부서져 가루가 되어버린 것 같았다.그녀는 필사적으로 입을 틀어막아 울음을 터뜨리지 않도록 버텼다. 그리고 바로 몸을 돌려 도망치듯 뛰어가려 했다.하지만 첫걸음을 내딛자마자 중심을 잃고 비틀거리며 세면대에 부딪혔고, 그대로 바닥에 나동그라졌다.“강지연?”욕실 안에서 온하준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직 숨이 완전히 가라앉지 않은 탓에 애써 목소리를 고르려 하는 것이 느껴졌지만, 거친 숨소리는 여전히 짙게 배어 있었다.“나... 나 화장실 가려고 했어. 네가 샤워 중인 줄은 몰랐어...”그녀는 서툰 거짓말을 늘어놓으면서 허둥지둥 세면대를 붙잡고 어떻게든 일어나려고 애썼다. 하지만 마음이 급할수록 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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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온하준이 결국 금기를 깨고 술을 마셨다. 목소리만 들어도 이미 조금 취한 게 느껴졌다. 하지만 온하준이 이렇게까지 큰 소리로 웃고 떠드는 사람이었나?강지연이 알고 있는 온하준은 이랬다.고등학교 때 그는 차갑고 무뚝뚝한 수재였다. 문제집을 풀 때는 말할 것도 없고, 운동장에서조차 그를 좋아하는 여자애가 물을 건네도 한 번도 받아 준 적이 없었다.나중에 자신의 남편이 된 온하준은 더더욱 공손하고 예의 바른 사람이었다. 감정 기복이란 게 전혀 없는 사람 같았다. 웃지도 화내지도 않고 언제나 담담했다. 너무 담담해서 가끔 그의 손가락에 스치기라도 하면 체온마저 차갑게 느껴질 정도였다.영상 속 카메라는 사람들 얼굴을 하나씩 훑고 지나갔다.그 사이로 살짝 취기가 오른 온하준이 보였다. 눈동자에는 빛이 번쩍였고, 그는 잔을 들고 카메라를 향해 웃으며 외쳤다.“이하나, 돌아온 거 환영한다!”그제야 알았다.그도 웃을 줄 아는 사람이라는 걸. 그에게도 저렇게 뜨거운 순간이 있다는 걸. 그도 여자의 이름을 이토록 다정하게 불러 줄 줄 안다는 걸.다만 그 웃음을 그녀에게는 한 번도 보여주지 않았고, 그 뜨거움을 그녀를 향해 준 적도 없으며, 그 입에서 그녀의 이름이 다정하게 나온 적은 더더욱 없었다.“사모님, 일어나셨어요?”문밖에서 진경숙의 목소리가 들렸다.강지연의 하루는 늘 정해진 패턴대로 흘러갔다.진경숙은 아직 그가 일어날 기척이 없자, 혹시 도움이 필요할까 봐 일부러 물어보는 것이다. 어쨌든, 강지연의 다리에 문제가 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강지연은 휴대폰을 옆에 내려놓았다.“일어났어요, 바로 나갈게요.”말을 꺼내는 목소리가 쉰 데다가 코끝이 막힌 것처럼 뭉개져 나왔다.아침 식탁에는 진경숙이 만든 만두가 올라와 있었다. 하지만 강지연은 하나를 겨우 먹고는 더 이상 넘어가지 않았다.“사모님, 점심하고 저녁은 뭐로 챙겨 드릴까요?”진경숙이 우유 한 잔을 건네며 물었다.“아무거나요, 그냥 먼저...”그녀는 예전처럼 온하준이 좋아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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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그 과장된 몸짓에 안에서는 웃음이 그칠 줄을 몰랐다.이하나는 온하준의 옆에 딱 붙어 앉아 아예 그의 어깨에 기대 쓰러지듯 깔깔 웃고 있었다. 그리고 온하준은 그런 와중에도 한마디 말도 하지 않았다...김도윤이 웃으면서 몸을 돌렸다.“하준아, 이게 딱 네 와이프...”‘맞지?’라는 말은 끝내 나오지 못했다.문 쪽에 서 있는 강지연을 본 순간, 그의 얼굴에 걸려 있던 웃음이 그대로 굳어 버렸다.“형... 형수님...”모두의 시선이 문 쪽으로 향했다.그리고 전부 얼어붙었다.이하나는 온하준의 어깨에서 몸을 떼고 일어나 웃으면서 말했다.“어, 여기서 소문만 듣던 하준이 아내분이구나? 안녕하세요, 얼른 들어와요. 저는 하준이 절친이에요.”강지연은 룸 안에 있는 사람들을 쭉 훑어봤다. 가슴속은 이미 싸늘하게 식어 있었다.온하준이 마침내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 쪽으로 걸어왔다.“지연아, 너 어떻게 왔어? 다들 그냥 장난친 거야, 신경 쓰지 마.”강지연은 온하준의 얼굴을 바라봤다. 그가 이렇게까지 낯선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사람들이 자기 아내를 비웃고 있을 때, 그가 서 있는 자리는 아내 곁이 아니라 그 사람들 쪽이었다.“맞아요, 형... 형수님, 미안해요. 나 그냥 장난 좀 쳐 본 거예요. 화 풀어요.”김도윤이 잔을 내려놓으며 사과했다.“지연아!”온하준이 다가와 그녀를 끌어안으려 했다.그 순간, 강지연은 문득 조금 전 온하준의 어깨에 기대 웃던 이하나를 떠올렸다. 욕실에서 스스로를 위로하던 그의 손을 떠올렸다. 그리고 절정의 순간, 그가 목이 터져라 불렀던 ‘하나’라는 이름을 떠올렸다.그 생각이 스치자, 지금 자기 허리로 뻗어 오는 이 손이 갑자기 견딜 수 없을 만큼 더럽게 느껴졌다.그녀는 황급히 몸을 피했다.“지연아.”허공만 허우적대는 자기 손을 내려다보던 온하준은, 그런 반응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내가 대신 사과할게. 화 좀 풀어, 응? 집에 돌아가면 선물 사 줄게. 갖고 싶은 거 있으면 뭐든 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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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이하나는 눈치를 보다가 알맞은 순간에 말을 끼워 넣었다.“하준아, 너 사람이 형수 욕 좀 했다고 기분 상해하지는 마. 다들 진짜 너 생각해서 하는 말이야. 너도 알잖아, 우리 안 지가 몇 년인데. 말이 조금 지나쳤다고 쳐도 그냥 한 번 듣고 넘기면 되는 거지, 괜히 마음에 담아 두지 마.”“나 화 안 났어.”온하준은 휴대폰을 집어넣었다.“그만해. 지연이 갈 데도 없어. 어디 멀리 가겠어, 됐어.”어차피 지난 5년 동안 그녀는 집 말고 다른 어디에도 가 본 적이 없었다. 갈 만한 곳도 딱히 없었다.김도윤은 슬쩍 이하나를 힐끔 보더니 중얼거렸다.“역시 우리 하나가 속도 넓지. 너희 그때 안 헤어졌으면...”“무슨 소리야?”이하나는 눈을 크게 뜨고 김도윤을 흘겨봤다.“오늘 하루 종일 입을 못 닫고 헛소리만 하네! 하준아 이제 결혼까지 했는데, 그런 말 하는 거 진짜 아니지...”말은 그렇게 해 놓고, 시선에는 묘하게 서운함이 배어 있었다. 그러다 온하준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말했다.“나 이번에 돌아와서 아무것도 바라지 않아. 그냥 너희가 아직도 나를 받아 줄 수 있고, 예전처럼 내 옆에 있어 주면 그걸로 됐어.”“그게 무슨 바보 같은 소리야? 넌 영원히 우리 팀 마스코트야. 누가 너를 괴롭히면 우리 다 가만 안 둔다? 하준아, 맞지?”김도윤이 의리를 과시하듯 가슴을 쿵 하고 두드렸다.온하준은 별다른 말 없이 잔을 들어 가볍게 흔들기만 했다.이 장면, 어디선가 본 것 같았다.오래전에도 그는 늘 이렇게 북적거리는 친구들과 이하나가 웃고 떠드는 모습을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다.장난이 도를 넘어서고 일이 자기 앞으로까지 넘어왔을 때야, 슬쩍 나서서 공정한 것처럼 정리를 하고는 했다.그리고 지금도 사람들이 다시 그에게 의견을 구하자, 그는 옅게 웃으며 말했다.“당연하지.”...강지연은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예약해 둔 호텔에 그대로 들어가 묵었다.그동안 쌓이고 쌓였던 서러움과 고통이 호텔방 문이 닫히는 순간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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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그날 이후로 강지연은 다시 책을 집어 들었다.그때는 이것저것 깊이 생각하지도 않았다. 그냥 너무 창백해져 버린 자기 인생에 살짝이라도 숨을 붙여 줄 무언가가 필요했을 뿐이었다.뭔가에 몰두하고 있으면 그날 들었던 그 말이 떠오를 때마다 무너져 내리는 일은 덜 할 것 같았다.누가 알았겠는가.그렇게 그녀 혼자만의 비밀스러운 의지로 남아 있던 것들이 오늘에 이르러서는 그녀 자신을 건져 올릴 구명줄이 될 줄은.내일은 반드시 시험을 잘 봐야 했다.그리고 여기를 떠날 것이다.멀리, 아주 멀리, 갈 수 있는 데까지 멀리.그렇게 생각해도 가슴은 여전히 아프고 또 아팠다.강지연은 심지어 이 아픔이 온하준 때문인지, 아니면 스스로가 바쳐 버린 5년이라는 시간 때문인지조차 구분이 되지 않았다.하지만 그것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중요한 건 따로 있었다.이제는 이런 고통 속에 스스로를 더 이상 가두지 않겠다는 것. 설령 이 고통이 아주 오랫동안 계속되다가 천천히 옅어지더라도, 그녀는 스스로를 구하기 위해 먼저 자신을 끌어 올리기로 했다.그녀는 배달 음식을 시켰다. 담백한 저녁 식사와 일회용으로 갈아입을 속옷 몇 벌.그리고 호텔 프런트에 전화를 걸어 다음 날 아침에 깨워 달라고 모닝콜을 요청했다.그런 다음 억지로라도 눈을 감고 잠을 자려고 애썼다.아마 전날 밤을 꼬박 새워 버린 탓일 것이다.그날 밤 그녀는 뜻밖에도 꽤 푹 잤다.다음 날, 정해 둔 시간에 맞춰 일어나 휴대폰 전원을 켰다.순식간에 쏟아져 들어오는 메시지 알림들.손에 쥔 휴대폰이 쉬지 않고 떨렸다.전부 단 한 사람에게서 온 메시지였다.[온하준]강지연은 그 메시지들을 열어보지 않았다.시험에 영향을 받을까 봐, 괜히 마음이 흔들릴까 봐.호텔에서 간단히 아침을 먹고 준비를 마친 뒤, 그녀는 시험장으로 향했다.이 호텔은 시험장과 가까워서 걸어서 가도 5분이면 충분히 도착할 거리였다.호텔 문을 나서자마자, 손에 들고 있던 휴대폰이 다시 진동하기 시작했다.온하준에게서 걸려 온 전화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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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강지연은 참지 못하고 목이 메었다.“온하준...”“응, 왜?”온하준이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왜 그래? 울고 싶어? 울 거면 울어. 참지 마.”온하준의 목소리는 정말이지 물처럼 부드러웠다.수술실에서 나와 간호사와 함께 병실로 돌아오던 그날도, 그는 침대 곁을 지키며 물기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지연아, 아파? 아프면 울어도 돼, 참지 마...”그때의 강지연은 믿었다. 이렇게 물살 같은 다정함은 최고의 진통제라고.하지만 오래 걸려서야 알게 됐다. 한 남자의 다정과 배려는 끝내 사랑으로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온하준, 우리 이혼하자.”그녀는 낮게 말했다. 손을 빼내며 따끔거림이 번져 시야가 흐려졌다.온하준이 미간을 좁혔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했다.짧은 침묵 끝에 그는 직원을 불러 깨끗한 그릇을 가져오게 하고, 생선 한 점을 집어 고개를 숙인 채 가시를 발라냈다.그리고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지연아, 네가 아직 화난 건 알아. 근데 이혼을 입에 올리는 건 이성적이지 않아. 나랑 이혼하면 너는 어떻게 살 건데? 혼자서 괜찮겠어?”강지연의 숨이 거칠어졌다.5년 동안, 모든 이들 눈에 그녀는 그의 부속물이었다. 그를 떠나면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을 불쌍한 사람. 그 역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나 할 수 있어!”처음으로 온하준의 앞에서 강하게 말했다.처음으로 자신을 위해 기어이 한마디 했다.그는 짧게 웃었다. 여전히 그녀의 심정을 질투쯤으로 여기는 듯 잘 발라낸 생선을 그녀의 앞에 놓으며 말했다.“먹어. 오늘까지는 화내도 돼. 근데 밥 먹고 나서 더는 화내면 안 돼.”“나 화 안 났어. 정말 이혼하고 싶어!”어떻게 말해야 이 말이 단순한 심통이 아니라는 걸 그가 이해할까.“강지연.”그가 젓가락을 내려놓았다.“됐고, 오늘 회의 두 개랑 미팅 하나까지 다 미뤘어. 너랑 놀아 주려고 온 거야. 내일이랑 모레는 이렇게 못 해. 다시 말하지만 하나는 우리 친구야. 내 친구들이랑 같은 무리라고. 내가 하나를 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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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강지연은 온하준과 이하나가 잠깐의 어색함을 넘긴 뒤, 새로운 호칭에 금방 익숙해져 협력사와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지켜봤다.‘둘이 참 잘 어울리네...’그녀는 조용히 사진 한 장을 찍고 등을 돌렸다. 가슴속 깊이 박혀 있던 그 바늘이 다시 찌르듯 올라왔다.잘게 쪼개진 날카로운 통증이 순식간에 가슴팍으로 번졌고 코끝마저 얼얼했다.“강지연!”백화점을 거의 벗어나려던 찰나 누군가가 그녀를 불렀다.뒤돌아보니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에 선 사람이 두 손을 흔들었다.선생님이었다. 예전에 다니던 무용학원의 선생님 조민서.“선생님!”그녀는 놀라움에 눈이 환해졌다.조민서는 재빨리 에스컬레이터를 내려와 다가오더니 그녀의 양손을 꼭 잡았다. 표정도 환했다.“멀리서도 네 얼굴은 딱 보이더라. 불러 보길 잘했네! 요즘 어떠니? 벌써 5년이네.”강지연은 살짝 숙연해졌다.5년이 흘렀고, 자신은 이렇게 망가졌다. 무슨 낯으로 선생님을 뵐 수 있을까.“바쁘니? 안 바쁘면 우리 자리 잡고 티타임 할까?”조민서가 그녀의 손을 이끌었다.바쁘지 않았다.예전 같았으면 자괴감에 스스로를 더 닫아 버리고 무용계 사람들과는 거리를 뒀을 것이다. 하지만 휴대폰 속 춤 앨범을 연 순간 그녀의 어두운 하늘에 작은 균열이 생겼다.빛이 스며들기를 갑자기 갈망하게 되었다.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 선생님.”말끝에 이유 없이 눈가가 촉촉해졌다.둘은 1층 중앙의 영국식 티 살롱으로 들어갔다.“선생님, 동창들은 다 어떻게 지내요?”그녀는 너무 오래 자신의 세계에서 이탈해 있었다. 모든 동창 단톡방도 다 나와 버렸었다.조민서가 그녀를 민감하게 살폈다.“정말 알고 싶니?”조민서는 그녀의 사정을 알고 있었다.원래는 대학교에 쉽게 진학할 인재였지만 갑자기 포기했고, 나중에는 해성까지 직접 찾아와 위로해 주기도 했다.그녀는 세차게 고개를 끄덕였다.조민서는 조용히 이야기를 풀었다.5년이면 사람 인생을 바꾸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동창 중 몇은 가무단에 들어가 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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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조민서가 때마침 전화를 받았다. 통화 내용으로 보아 누가 그녀를 찾는 모양이었다.강지연은 선생님의 일정을 붙잡아 두기 어려웠다. 정말로 일어나야 했다.온하준이 곧장 말했다.“오 대표님, 조 선생님, 어디에 묵고 계세요? 제가 모셔다드리죠.”두 사람은 바로 옆 호텔에 머무는 중이라 굳이 데려다 줄 필요는 없었다. 대신 조민서는 강지연이 걱정되어 어디에 사는지 물었다.강지연은 온하준을 한 번 흘깃 보더니, 거리 이름과 아파트 단지 이름을 또박또박 말했다.“여보, 나는 택시 타고 갈게. 너는 지연이 좀 바래다줘.”조민서가 말했다.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온하준이 덧붙였다.“저희가 강지연 씨 사는 단지 옆 단지에 살아요. 저희가 모셔 드리죠.”“그건...”조민서는 잠시 망설였다.강지연은 오히려 담담하게 받아들였다.“좋아요. 그럼 온 대표님께 부탁드릴게요.”그녀는 ‘온 대표님’이라는 호칭에 힘을 실었다.온하준은 그 말을 듣자 미간을 살짝 좁혔다. 강지연은 못 본 척했다.그렇게 정해져 온하준과 강지연, 그리고 이하나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갔다.주차장에 도착하자 이하나는 더 나아가지 않고 입구에 서서 방긋 웃으며 말했다.“됐어, 하준아. 너희는 집으로 가. 나는 혼자 차 탈게. 지연 씨, 사모님 자리 돌려줄게요.”‘돌려준다니, 그게 무슨 소리지? 내가 언제 빌려준 적이 있었던가?’이하나는 강지연의 팔을 끌어안고 살랑살랑 흔들며 달착지근한 목소리로 이어갔다.“지연 씨, 화내지 마요. 오늘 오해는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 하준이가 이번 협력을 엄청 신경 쓰잖아요. 오 대표님은 부부 사이가 좋은데, 파트너도 부부 사이가 좋으면 프로젝트에 플러스라서, 우리도 그 오해를 굳이 풀지 않았던 거예요. 아무래도 지연 씨는...”그녀는 무심코 강지연의 다리를 슬쩍 내려다보고는 더 바짝 다가붙었다.“지연 씨, 우리한테 화내지 않을 거죠?”“우리?”강지연은 차갑게 웃었다.“누구랑 우리라는 거죠?”이하나의 표정이 바로 굳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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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온하준이 고개를 숙여 상처에 살짝 입김을 불었다.“이따 약 좀 발라. 흉지면 안 되잖아.”강지연은 이런 눈빛의 온하준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그녀가 교통사고로 온몸이 다치고 한쪽 다리를 절게 되어 다리에 흉터가 가득했을 때조차, 그는 이렇게 뼛속까지 아파하는 표정을 자연스럽게 지은 적이 없었다.그도 부드럽게 물은 적은 있다. 아프냐고, 아프면 울라고. 하지만 그건 마음 아파서가 아니라 죄책감이었다.온하준은 그녀의 상처를 조심스레 떠안고 돌보는 사람이 아니었다. 상처투성이인 그녀를 마주하면 피했고, 외면했고, 보지 않았다.“괜찮아, 나 진짜 안 아파!”이하나의 목소리는 더 귀엽게 깔렸다.“강지연.”온하준이 고개를 들었다.“하나가 얼마나 착한데. 아직도 사과 안 해?”“내가 왜 사과해야 해?”언제부터인지 통증이 강지연의 눈으로 밀려와 시야가 흐려졌다. 이 순간, 그녀는 온하준의 얼굴을 똑바로 볼 수 없었다.“내 남편 아내를 사칭한 사람한테 사과까지 해야 해?”“강지연! 너 왜 이렇게 독해졌어! 이건 하나가 이미 설명했잖아. 오 대표가 오해한 거고, 협력 프로젝트 때문에 우리가 그냥 맞춰 준 거야! 왜 그걸 붙잡고 못 놔?”온하준은 또 화를 냈다.그의 ‘하나’를 건드리기만 하면, 그는 반드시 화를 냈다.강지연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아니, 온하준, 네가 틀렸어. 난 붙잡을 마음 조금도 없어. 현장에서 너희를 까발리지도 않았잖아. 사모님 자리 원하는 사람 마음대로 가져. 온하준, 나 이혼하자고 했지. 빨리 허락해. 그래야 모든 게 명분이 서.”그녀가 현장에서 밝히지 않은 건 그럴 필요가 없어서였다.어차피 이혼할 건데, 굳이 일 하나를 더 만들 필요가 있나. 나중에 조민서를 만나면 또 두 사람과의 인연을 또 설명해야 한다. 정말 할 짓이 못 된다.“강지연! 너 성질이 갈수록 괴팍해진다니까!”온하준의 분노는 더 치솟았다.“뭐든 선이 있어야 하는 법이야. 너 당장 하나한테 사과해!”“안 해!”강지연은 몸을 돌려 걸어가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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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온하준도 아팠을까?아팠을 것이다. 그의 인생은 강지연이라는 짐을 평생 짊어져야 하니까, 벗어날 수 없으니 안 아플 수가 없지.온하준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곁에 있는데, 그녀의 존재 때문에 당당히 이름 붙일 수 없으니 안 아플 수가 없지.양심과 탈출 충동 사이에서 계속 끓였을 테니 안 아플 수가 없지.‘그러니까, 온하준. 날 놓아 줘. 놓아주면 안 되겠니?’강지연은 혼자 집으로 돌아왔다.앞에 시계 상자 열 개가 놓여 있었다.그녀는 그 상자들을 한참이나 멍하니 바라봤다.순간 상자 하나하나를 벽에 내던지고 싶었다.하지만 그러지 않았다.충동으로 해결되는 문제는 없으니까.마음을 겨우 가라앉힌 뒤, 중고 거래 앱을 열어 명품 매입 상인을 찾기 시작했다.곧 같은 도시의 업체를 발견했고, 다음 날 오전 10시에 수거 오기로 약속을 잡았다.10시는 진경숙이 장 보러 나가는 시간이기도 했다.그 일을 마치자 노트북을 켜고 비자 준비 관련 정보를 몽땅 찾아보기 시작했다.조민서의 팀은 한 달 뒤 출발이다. 온하준과의 이별도 정말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컴퓨터 앞에 앉아 잡념 없이 게시글을 하나둘 읽어 내려가자, 가슴이 들썩였고 세상은 어느 때보다 고요하면서도 벅찼다.모르는 새 밤이 새 버렸다.너무 집중한 나머지 온하준이 돌아온 것도 몰랐다. 등 뒤 방문 쪽에서 ‘뭐 하고 있어?’라는 소리가 들리기 전까지는.강지연은 그제야 허둥지둥 노트북을 덮었다.온하준은 언제나처럼 온화했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그녀의 곁으로 와 낮은 음성으로 물었다.“드라마 보는 거야? 무슨 드라마가 그렇게 재밌어? 지금까지 안 자고?”그녀와 할 말이 없으니 건네는 소리였다.강지연은 노트북을 꼭 눌렀다. 아직 창을 닫지 못했다.“네가 싫어하는 드라마야.”“난 안 봤는데, 내가 싫어하는지 네가 어떻게 알아?”그가 노트북을 열려고 손을 뻗었다.‘안 돼. 방금 전까지의 검색 기록을 보이게 하고 싶지 않아.’그녀는 손에 힘을 더 주었다.그는 그녀가 아직 화가 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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