บททั้งหมดของ 다섯 번째 결혼기념일에서: บทที่ 31 - บทที่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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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화

다시는 춤출 수 없다는 말은, 강지연에게도 온하준에게도 치명적인 한 방이었다.그녀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온하준이 그 말을 들었을 때의 표정, 처음에는 놀라 얼어붙었다가 곧 혼이 쑥 빠져나간 것 같은 그 순간을...그때부터였다.살아 있던 온하준은 죽었다.둘은 동시에 ‘영원’이라는 두 글자의 족쇄를 함께 뒤집어썼다.그녀는 영원히 무대를 잃었고, 그는 영원히 그 일에 대해 속죄하는 죄인이 되었다.‘내가 걔한테 빚졌어.’이 말이 그의 인생 전체를 짓눌러 버리는 전부가 되었다.그때부터 온하준은 죽고, 살아 있는 건 ‘강지연의 남편’뿐이었다.온기도 감정도 없는, 걸어 다니는 로봇 하나.죽은 물처럼 고여 있으면서, 남편이자 사위, 형부가 해야 할 일들을 정해진 순서대로 하나씩 처리해 나가는 사람.그런데 지금 그는 다시 살아났다...이하나가 돌아왔고, 그의 인생에 다시 빛을 데려왔다. 그는 다시 웃기 시작했고, 눈동자에는 다시 빛과 불꽃이 피어올랐다.강지연은 속으로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이 지경이 됐는데도 왜 아직도 그녀를 놓아주지 않고, 자기 자신도 풀어 주지 않는 걸까.“다 왔어.”온하준의 목소리가 그녀의 생각을 끊었다.어느새 그들은 그녀의 집이 있는 단지의 지하 주차장에 도착해 있었다.그녀는 말없이 차에서 내렸고, 온하준은 문을 열어 뒷좌석에 실려 있던 것들을 하나씩 꺼냈다. 아버지 몫의 명품 담배와 술만 있는 게 아니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커다란 선물 상자도 하나 더 있었다.큼직한 상자 몇 개를, 그는 세 번이나 나눠 옮겨서야 엘리베이터 안에 전부 실을 수 있었다. 그의 친구들이 지금 이 꼴을 보면 틀림없이 또 뒤에서 그녀 욕을 할 것이다.저 여자는 태어날 때부터 우리 하준 잡으려고 태어난 년이라느니, 우리 하준이 어떤 사람인데 망한 집 딸 하나 때문에 하루 종일 뛰어다니면서 그 집 머슴 노릇을 하냐느니, 그런 식으로...강지연은 저도 모르게 비웃음을 흘렸다.이 점에 관해서라면, 사실 그의 친구들이 무슨 말을 해도 이상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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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화

“아버지, 체면이라는 걸 좀 챙기세요.”강지연은 자신의 집에서 이렇게까지 사치를 부릴 수 있다는 걸 도저히 상상할 수 없었다.‘나는 평범한 집에서 자랐는데, 일곱 자릿수라니...’부모가 이렇게 오래 살아오면서, 자기 힘으로 모은 돈이 일곱 자릿수나 되기는 할까?강성호는 그 말을 듣자마자 금세 발끈했다.“너 지금 누구한테 말하는 거야? 싸가지 없는 년이!”“그래요! 저 싸가지 없어요! 남한테 이렇게 뻔뻔하게 이것저것 요구하는 사람이 얼마나 잘 가르쳤겠...!”짝!쨍한 소리가 나며 강지연의 말이 뚝 끊겼다.강성호가 손을 번쩍 들어 올려 그녀의 뺨을 후려치려는 순간, 온하준이 잽싸게 그녀와 강성호 사이를 가로막으며 그녀를 끌어안았다.그 한 대는 그대로 온하준 몸에 꽂혔다.“이 죽일 년아! 오늘 같은 좋은 날에 일부러 기분 잡치러 온 거냐? 오늘 그냥 죽여 버릴 줄 알아!”강성호는 씩씩대며 악다구니를 질렀다.온하준이 몸을 돌려 강지연을 뒤로 숨기고 정면으로 강성호를 마주했다.그러자 강성호는 바로 기가 죽어 얼른 웃는 얼굴을 만들어 붙였다.“사위, 우리 딸이 말귀를 몰라서 그래. 실례했네.”온하준이 말했다.“아버님, 지연이가 요즘 기분이 좀 안 좋아요. 너그럽게 봐 주세요.”강성호는 그 말에 담긴 속뜻을 바로 알아들었다.내 아내니까 함부로 손대면 안 된다는 소리였다.강지연은 자기 앞에 서 있는 머리 하나는 더 큰 온하준을 바라보며 가슴 한쪽이 다시 저릿해졌다.온하준이 자신을 지켜 주고 있었다.그게 사실이기는 했다.하지만 그게 뭐 어떻다는 건가.집안 식구들이 자기한테 어떻게 굴든 이제 와서는 별로 개의치도 않는다.정작 그가 나서 줬어야 했던 순간에 그는 어디서 뭘 하고 있었는데?딱 한 마디로 말하자면, 그는 언제나 선을 정확히 긋는 사람이었다.가까운 쪽과 먼 쪽, 누구 편을 들어야 하는지 늘 분명하게 나눴다.강성호가 자신을 때리는 건 못 보게 막지만, 만약 오늘 그녀와 맞붙은 사람이 그의 친구였다면? 이하나였다면?유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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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화

당연히 이런 말은 절대 입 밖으로 꺼낼 수 없었다.입을 잘못 놀렸다가는 아버지랑 어머니가 집을 뒤집어엎을 거고, 그러면 여기서 벗어나는 일만 더 어려워질 테니까.유서원이 또 시작했다.“너 말이야, 너 벌써 결혼한 지 5년이야. 얼른 사위랑 아들 하나 낳아서 사위를 꽉 묶어 놔. 네가 안 낳지? 그러면 밖에는 애 낳아 줄 년들 널리고 널렸어! 넌 어쩜 이렇게 머리가 안 돌아가냐? 내가 분명히 말하는데, 올해 안에 임신 안 하면 다시 이 집에 들어올 생각은 하지도 마...”“...”“내가 딱 말해 줄게. 넌 평생 쓸모없는 인간으로 살 수밖에 없어. 나중에 우리가 너한테 기대고 살 거라고는 생각도 안 해. 네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사위를 꽉 붙드는 것뿐이야. 네 생각만 하지 말고 집안 생각도 좀 해 봐. 나랑 네 아버지 늙으면 어쩌고, 너희 동생 태하는 앞으로 어떻게 살라고?”유서원은 그녀의 귀 옆에서 줄줄이 훈계를 이어 갔다.정말 지긋지긋했다.집안 사람들이 온하준한테 뭐 하나 더 뜯어내려고 할 때마다, 강지연은 땅이 갈라지면 그 안으로 들어가 숨고 싶었다.그녀의 체면, 이 결혼 안에서의 자존심이라는 것은, 이런 구걸과 요구에 밟혀서 바닥에 머리 들 틈도 없이 짓이겨졌다.온하준이 돈 쓰는 데 인색하지 않은 탓에, 오히려 그녀의 가족이라는 작자들은 점점 더 변태적으로 욕심을 부렸다.하지만 온하준이 어떤 성격의 사람인지, 속으로 이 집안을 얼마나 업신여기는지 아는 사람은 그녀 혼자였다. 그런데도 이 사람들은 온하준이 진심으로 자기들을 좋아한다고 믿고 있었다.“이제 됐어요. 앞으로 또 온하준한테 뭐 달라고 하거나 돈 내라고 하면, 나 그냥 그 사람이랑 이혼할 거예요!”더는 참을 수 없어서 터져 나왔다.유서원은 그 말을 듣고 비웃음을 터뜨렸다.“네가? 사위랑 이혼을 해? 그다음에는 길바닥에 나가서 구걸이라도 할 생각이야? 사위 없이 네가 어떻게 살아? 몸이라도 팔게? 설마 진짜 밖에 딴 남자라도 있냐? 너 생각이라는 걸 좀 하고 살아. 멀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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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화

“자, 우리 사위, 닭 다리 하나 먹어.”유서원은 한껏 공을 들여 온하준의 그릇에 반찬을 집어 올리면서 굳이 공용 젓가락까지 써 가며 챙겼다.“아니에요, 아니에요, 아버님이 드세요. 오늘은 아버님 생신이잖아요.”온하준은 그릇을 슬쩍 옆으로 피했다.강지연은 속으로 코웃음을 쳤다.온하준은 애초에 이 집 반찬을 안 좋아했다. 매운 건 좋아하지만 기름진 건 질색이었다. 지금 이 하얀 닭고기 그릇 위에 둥둥 떠 있는 두툼한 기름층은, 온하준의 모든 취향을 정확하게 정면으로 거슬러 버렸다.하지만 유서원의 열정이 그렇게 쉽게 막힐 리가 없었다.그녀는 쉬지 않고 온하준의 그릇에 반찬을 퍼 담으면서, 연신 공용 젓가락 쓰는 거라고 강조했다.순식간에 온하준의 그릇에는 반찬이 작은 산처럼 수북이 쌓였다.강지연은 난감함을 감추지 못하는 그의 눈빛을 보며 속으로 딱 한 마디만 했다.‘꼴 좋다.’예전 같았으면, 그녀는 아무렇지 않은 척 슬쩍 그의 그릇에서 조금씩 자기 쪽으로 옮겨와 부담을 나눠 가졌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그럴 마음이 들지 않았다.‘네가 알아서 다 먹어.’온하준이 몇 번이나 눈빛으로 도움을 청해 왔지만, 그녀는 못 본 척했다.강지연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에는 완전한 체념이 담겼고, 그는 작은 한 숟가락씩 억지로 떠 넣으며 겨우겨우 먹고 있었다.그리고 유서원이 입을 열었다.“지연아...”‘이제 시작이네.’엄마가 ‘지연아’ 하는 순간은 언제나 뻔했다. 꼭 부탁할 일이 있을 때 이름을 그렇게 불렀다. 부탁은 딸한테 하는 척하면서 실질적으로는 사위에게 하는 것이었다.유서원은 그 수순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하소연은 사위에게 직접 하는 것이 아니라, 딸에게 들려주면 되었다. 사위가 옆에서 다 듣고 있으니까.이게 바로 이 집에서 ‘도구’ 강지연이 맡은 역할이었다.“지연아...”유서원은 눈을 가늘게 뜨고 웃으며 말했다.“우리 집에 기쁜 소식이 생겼다?”강지연은 호응해 주지 않았다.이 집의 ‘기쁜 소식’이 자기와 관련 있는 일은 단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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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화

“집을 꼭 사야 하는 거예요?”유서원이 잠깐 멍해졌다가, 강지연이 뭘 하려는지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강지연은 비웃음을 흘렸다.“방법 하나 있네요.”“뭔데?”강태하와 유서원이 동시에 물었다.두 사람 눈에는 기대감 같은 게 번뜩였다.강지연은 가방을 들어 올리며 날카롭게 말했다.“제가 온하준이랑 이혼하고, 강태하 여자친구를 온하준이랑 결혼시키죠. 집은커녕 온하준이 가진 거 전부가 그 애 것이 될 거예요. 그렇다면 저희가 중간에서 떼먹을 것도 없고, 깔끔하잖아요.”맞은편에 앉아 있던 가족 셋은 전부 얼이 빠졌다.옆에 있던 온하준만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그건 강지연도 예상 못 한 반응이었다.이 정도 말이면 그가 기분 나빠할 줄 알았다. 고개를 숙여 그의 얼굴을 힐끗 보니 정말로 웃고 있었다. 입가의 웃음기조차 아직 다 가시지 않은 채였다.어쨌든, 이쯤 되면 더 이상 밥을 먹고 있을 상황은 아니었다. 강지연은 몸을 돌려 바로 밖으로 걸어 나갔다.가족 셋은 멍해져서 말리는 사람 하나 없었다. 뒤에서 온하준이 어떻게 수습하든 이제는 상관하고 싶지도 않았다.그녀는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엘리베이터가 올라와 문이 열렸을 때, 마침 온하준도 나왔다. 둘은 함께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갔다.“오늘 왜 그래? 그렇게까지 화낼 일인가?”온하준이 B1 버튼을 눌렀다.강지연은 깊게 숨을 들이켰다.“온하준, 나 하나만 물어볼게.”그가 살짝 놀란 눈으로 그녀를 봤다.“말해.”“너 마음속에서, 내 다리는 도대체 얼마짜리야?”강지연은 자기 발을 가리키며 물었다.온하준의 눈빛이 어두워졌다.“갑자기 그건 왜 묻는데?”강지연의 눈가가 뜨끈해졌다. 가슴까지 결리는 기분이었다.“난 그냥 네가 이 다리 때문에 빚을 얼마나 더 갚으려고 하는지 알고 싶은 거야.”온하준은 침묵했다.“네가 우리 집 식구들 싫어하는 거 알아. 왜 그 사람들이 뭐만 말하면 네가 다 들어주는지도 알아. 다 이 다리 때문이지 뭐. 네 머릿속에서 이 다리 값은 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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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화

온하준의 휴대전화가 울리면서 차 안에 흐르던 음악이 뚝 끊겼다.발신자는 울하나였다.그 이름을 보는 순간 강지연의 눈물도 멎어 버렸다.온하준은 블루투스를 바로 꺼 버리고 차를 갓길에 세운 뒤 전화를 받았다.저쪽에서 무슨 말을 하는지는 들리지 않았지만, 강지연은 온하준의 표정이 점점 굳어지고 어두워지는 것만은 확실히 볼 수 있었다.“나 바로 갈게.”전화를 끊은 그는 강지연을 향해 말했다.“지연아, 너 먼저 집에 데려다줄게. 하나가 아파서, 나 지금 가 봐야 해.”예상했던 말이었다.강지연은 차 문을 열며 담담하게 말했다.“됐어. 나 혼자 갈게.”“지연아...”그의 뒷말은 쿵 하고 문을 닫는 소리에 그대로 잘려 버렸다.그런데도 온하준은 단 한 순간도 멈춰 서지 않았다.바로 차를 돌려 지체 없이 급히 떠났다.멀어져 가는 차를 바라보면서, 강지연은 몸과 마음이 모두 허물어진 듯 감각조차 흐릿해지는 걸 느꼈다. 누군가 날카로운 발톱으로 심장을 끝까지 쑤셔 놓고도 이제는 아프지도 않은 상태처럼.스스로 차를 불러 갈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 순간 휴대전화가 울렸다.택배 기사였다.“안녕하세요, 과일 두 상자가 도착했는데요, 댁에 계세요?”‘과일?’그녀는 아무것도 주문한 기억이 없었다.“어디서 온 건가요?”“같은 시 안입니다. 포도고요. 보내신 분 성은 강 씨예요.”강지연은 바로 알았다. 할머니였다...할머니는 시골에 살아서 마당에 포도나무를 길렀다. 그 포도를 손녀 먹으라고 보낸 것이다.회색빛이 조금씩 퍼지는 하늘을 올려다보던 그녀는 갑자기 할머니가 너무 보고 싶어졌다.“집에 사람 있어요. 집으로 넣어 주세요. 그리고... 냉장고에 넣어 달라고 꼭 전해 주세요.”그녀는 더는 참지 못하고 바로 택시를 불러 할머니 집으로 향했다.세상에서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아직 하나라도 있다면, 그건 할머니뿐이었다.할머니는 은퇴한 선생님이었다. 고향인 시골로 내려가 오래된 집을 지키며 꽃, 과일, 채소를 키우며 혼자 조용히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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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화

병원에서 밤낮으로 강지연을 지켜 준 사람은 여전히 할머니였다.지난 일들이 한 장 한 장 필름처럼 머릿속에서 되감기 되듯 떠올랐다. 그러다 생각은 온하준이 자신과 결혼하겠다고 했을 때로 이어졌다.그때 부모는 그야말로 기쁨이 폭발했었다. 다리가 망가진 딸에게, 하늘에서 사위가 떨어진 셈이었으니까.예물을 얼마나 받아낼지 셈하는 것 말고는, 다른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었다.오직 할머니만이 그녀의 손을 꼭 잡고 말했다.“지연아, 언제 어느 때든 제일 사랑해야 하는 건 너 자신이라는 거, 절대 잊지 마라...”그때부터 이미 눈치채고 계셨던 걸까. 이 결혼이 좋은 인연이 아니라는 걸, 다만 그녀를 말려도 막을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던 걸까.강지연은 차창 밖을 바라보며 눈가가 화끈하게 아려 왔다.‘할머니, 미안해요. 저는 자신을 제대로 사랑하지 못했어요...’할머니 집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완전한 밤이었다.집 안에는 불이 켜져 있었고, 따뜻한 주황빛 조명이 마치 가슴속 깊은 곳에 작은 전등을 켜 준 것처럼 번져 나왔다.그녀는 저도 모르게 눈가가 촉촉해졌다.차에서 내려 마당으로 들어가 문을 두드렸다.“누구냐?”할머니가 안에서 묻는 소리와 함께 문 쪽으로 다가오는 발소리가 들렸다.문이 열리자, 할머니는 문밖에 서 있는 그녀를 보고 두 눈이 초롱초롱해졌다.“지연아! 어떻게 온 거냐?”강지연의 눈가는 다시 뜨겁게 쏟아질 것처럼 아파졌다.자칫하면 울음을 터뜨려 할머니를 놀라게 할까 봐, 얼른 할머니를 꼭 끌어안고 귀 옆에서 투정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할머니, 포도 보내 준 거 보고 나니까... 갑자기 너무 보고 싶어서 왔어요...”“이 녀석이 참...”할머니는 기쁜 얼굴로 중얼거리고는 그녀의 등 뒤를 바라보았다. 온하준이 함께 온 줄 알았던 것이다.“혼자 온 거냐?”“네. 온하준은 바빠서요. 저 혼자 잘 올 수 있어요.”강지연은 할머니 손을 잡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할머니, 나 배고파요. 뭐 먹을 거 없어요?”할머니는 투덜대는 척 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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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화

강지연이 살짝 웃었다.정말로 자신을 사랑해 주는 사람 앞에서는 숨길 수 있는 일이란 게 거의 없었다.“할머니.”그녀는 할머니 팔을 끼고 어깨에 기대었다.“나... 외국에 나가서 공부하고 싶어요. 할머니는... 괜찮다고 생각해요?”할머니는 이제 그녀가 마음을 그대로 꺼내 보일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할머니는 그 말을 듣자 두 눈이 금세 빛났다.“좋지! 할미가 아직 돈 좀 있다. 걱정하지 마라.”강지연의 눈가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녀는 할머니의 허리를 꼭 안았다.“할머니, 지금은 나도 돈 있어요.”언제나 이렇게 한결같이 자신을 밀어주는 사람은 오직 할머니뿐이었다.“그래, 우리 지연이 이제 돈도 벌고 잘나가지만, 지연이 건 지연이 거고, 할미가 지연이 쓰라고 모아 둔 돈도 따로 있어.”할머니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부드럽게 말했다.“할머니...”그녀는 이 애정이 너무 좋아서 한편으로는 마음 한구석이 불안해졌다.“근데... 나가면 몇 년은 못 올 수도 있어요. 그럼 내가 할머니 보고 싶으면... 어떡해요?”“바보야.”할머니가 웃었다.“할미 보고 싶으면 영상 통화하면 되지. 할미 아직 젊어, 알겠냐. 그냥 이 집에 있을 거고, 어디 가지도 않아. 나중에 우리 지연이가 공부 다 끝내고 돌아와서 여기서 지낼 거면, 할미는 지연이 올 때까지 여기서 기다릴 거고, 지연이가 나가서 외국에서 살겠다면, 할미가 따라갈 거야. 그때는 말이지, 우리 지연이는 절대 할미 귀찮다고 하면 안 된다?”“할머니가 어떻게 귀찮아요!”강지연이 얼른 말했다.“나중에 내가 할머니 모시고 여기저기 진짜 많이 다닐 거예요. 같이 세계 일주도 할 거예요.”“그래야지.”할머니는 웃으면서 그녀를 끌어안고 아이 재우듯 등을 토닥토닥 두드렸다.“할미는 말이다, 우리 지연이가 날 데리고 세계 여행을 시켜 줄 날만 기다릴 거야.”그날 밤, 강지연은 할머니와 한 침대에서 같이 잤다.한밤중이 되자 또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그때야 비로소 깨달았다.왜 비 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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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화

어떤 일은 한 번 멈춰 버리면 다시 시작하려고 해도 정말 안 되기도 한다...그녀는 몇 번이나 또 넘어졌는지조차 모르겠다.아무리 해도 예전처럼 빙글빙글 돌고 뛰어오를 수가 없었다.또 한 번 바닥에 내동댕이쳐지고 거센 통증이 몰려왔다.그녀는 바닥에 엎드린 채 얼굴 위로 땀과 눈물이 함께 흘러내렸다.결국 포기했다.‘강지연,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야. 5년 전, 의사가 이미 다시는 춤출 수 없다고 말했잖아. 5년이 지난 지금 몸은 대나무처럼 굳어 버렸는데, 대체 어떻게 다시 날아오르겠어?’문득 밖에 누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개를 들고 바라보니, 통유리 창밖에 할머니와 어떤 남자가 함께 서 있는 게 보였다.그 남자는... 장시범이었다.‘할머니가 왜 저 사람이랑 같이 있는 거지? 이 엉망인 꼴을 남한테 다 들켜 버린 걸까?’머릿속이 새하얘질 만큼 당황했다.“예전에는 춤을 추던 애인데, 지금은 다리 저는 폐인이지. 쓸모없는 거랑 뭐가 달라?”“걔가 뭘 도와 줄 수 있는데? 밖에 나가서 사람들 상대도 못 하지, 집에서는 물 한 잔 떠다 주라면 쏟을까 봐 걱정해야 하지 않겠어? 하준아, 물 마셔... 이렇게, 이렇게, 이 정도면 되나?”“하준아, 하준아, 하준아, 물 마셔, 하준아, 아... 또 넘어졌네, 하준아, 안아 줘...”온하준 친구들의 비웃음이 마치 악몽 속 주문처럼 다시 귓가에 맴돌았다.그녀는 놀란 짐승처럼 창가 쪽으로 기어가 거의 굴러가다시피 해서 커튼을 확 잡아당겨 내렸다. 그리고 커튼 뒤에 몸을 기대고 앉아 입을 틀어막았다.어떻게든 울음소리가 밖으로 새 나가지 않게.“지연아? 지연아?”문밖에서 할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안 돼요! 할머니! 들어오지 마요! 제발, 들어오지 마요!”최대한 울먹임을 숨기려 애쓰며 말했지만 눈물은 이미 둑이 터지듯 쏟아지고 있었다.그녀는 처절했다. 할머니에게 이런 초라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더더욱 남들에게 이런 수치와 모멸의 순간을 들키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원하는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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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화

정말 꿈에도 몰랐던 건, 장시범이 할머니 제자였다는 거였다.오늘 이 근처 초등학교에 공연을 하러 왔다가, 막 차에서 내리자마자 우연히 할머니를 만나 이야기 나누며 그대로 집까지 따라 들어온 거였다.그러다가 강지연이 춤추는 그 장면을 보게 된 것이다.예전에 춤을 잘 못 춰서 나무 아래에서 혼자 몰래 마음 아파하던 그 소년이 지금은 망가진 그녀를 들어 올려 주고, 그때 그녀가 해 주었던 말을 그대로 돌려주며 그녀를 깨우치고 있었다.장시범은 오후에 또 공연이 있어서, 할머니 집에는 잠깐만 앉아 있다가 물 한 잔 마시고 곧 나갔다. 대신 공연이 끝난 뒤 저녁은 이 집에 와서 먹기로 약속했다.오늘, 강지연 마음속의 ‘춤추는 영혼’은 완전히 눈을 떴다. 계속 가만히 있지 못하고 연습실에서 하루 종일을 보냈다.기본기 몇 가지를 아주 간단하게만 연습했을 뿐인데, 금방 체력이 따라주지 못했다.그래서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쉬고, 좀 나아지면 또 서서 몇 번 움직여 보고, 그렇게 몇 번이나 반복하는 동안 어느새 오후가 다 지나갔다.장시범이 공연을 마치고 집에 왔을 때도 그녀는 여전히 연습실에 있었다. 방금 한 차례를 끝내고 헉헉 숨을 몰아쉬며 바닥에 앉아 있던 참이었다.“선배님!”장시범이 기쁜 얼굴로 연습실 안으로 들어오더니, 그녀의 맞은편에 다리를 꼬고 앉았다.“공연 엄청 성공했어요? 왜 이렇게 신나 보여요?”강지연은 그의 눈에 비친 빛이 밖의 노을빛보다 더 눈부시게 느껴졌다.그는 히죽 웃었다.“성공하긴 했죠. 그래도 제가 이렇게 기분 좋은 건 그 때문은 아닌데요.”그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강지연은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 그래서 더는 묻지 않고 입을 닫았다.“선배님, 저는요, 지금... 삶이 다시 숨 쉬는 소리를 들은 것 같아요.”장시범의 눈동자가 반짝였다.강지연은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무슨 뜻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그는 두 팔을 가볍게 펼쳐 나비처럼 몇 번 휘저어 보였다.“나비가 고치에서 나와서 다시 날개를 펴는 소리요.”그제야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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