บททั้งหมดของ 다섯 번째 결혼기념일에서: บทที่ 51 - บทที่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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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화

그녀는 눈을 감은 채, 금방이라도 잠들 것처럼 중얼거렸다.“응, 알아.”이하나를 이미 차단해 둔 터라 그녀가 뭘 보내도 더는 보이지 않았다.“왜 그래? 오늘은 그냥 바로 잘 거야?”그가 눈살을 찌푸렸다.“어디 아파? 나 좀 보자.”그는 몸을 굽혀 그녀의 얼굴을 확인하려 했다.“혹시 몰래 울고 있는 건 아니지?”말도 안 되는 소리!“일어나봐, 나 좀 보게.”온하준은 두 손을 그녀의 허리 아래로 넣어 그대로 안아 올렸다.그녀가 눈을 뜨자, 그의 시야에 들어온 건 마른 눈동자였다. 예전처럼 금세 붉어지지도,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지도 않았고 그저 옅게, 마치 얇은 안개를 하나 두른 듯했다.“진짜 피곤하긴 한가 보네.”그는 그녀를 다시 내려놓으며 말했다.“그럼 자...”이불을 덮어준 뒤, 그녀가 눈을 감은 걸 한동안 바라보던 온하준은 망설이다가 결국 말을 꺼냈다.“강지연, 나 내일 출장을 가.”‘출장?’그녀는 바로 눈을 번쩍 떴다.‘수도에 가서 지문 등록을 할 수 있을 거야. 온하준 모르게!’순간적으로 너무 기뻐 강지연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심지어 눈빛마저 환하게 변했다.“며칠 가는데?”“한, 삼사일? 느리면 일주일.”그녀의 반응이 너무 크자 온하준은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그래? 누구랑 가?”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물었지만 속으론 이미 신나 죽을 지경이었다.그는 더더욱 머뭇거리는 표정이었다.“김도윤이랑...”잠시 뜸을 들이다가 말을 이었다.“아마 하나도 올 것 같아.”“응.”그녀는 다시 누웠다.“그래, 돌아오기 전에 말해. 아주머니한테 음식 해두라고 할게.”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눈빛으로 그녀를 봤다.“너 안 화나?”그녀는 고개를 저었다.“얼른 자. 내일 출장이잖아, 쉬어야지.”“지연아, 우리 여러 명이 같이 가는 거야...”그가 강지연의 눈을 들여다보려고 가까이 다가왔다.그러나 그녀는 바로 손을 뻗어 그를 밀어냈다.“가서 씻어. 나 이미 씻었어. 너무 가까이 오지 마.”그는 눈썹을 찌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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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화

누가 알았겠나, 그 준비가 전부 쓸데없는 짓이 될 줄은.강지연은 씁쓸하게 웃었다.“너 챙겨주려고 일부러 준비한 거야. 자, 내가 네 부인 노릇 잘하고 있지?”“너는..”온하준은 바닥에 떨어진 상자를 집어 들더니 그대로 힘껏 쓰레기통에 내던졌다.“난 이런 거 필요 없어. 설령 애가 생겨도 내가 충분히 책임질 수 있어. 게다가 지금 난 아이가 없는 게 딱 좋아.”그는 캐리어를 잠그더니 조용히 들고 나갔다.강지연은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그러다 고개를 저으며 마음속의 불쾌함과 서운함을 전부 밀어냈다.그녀도 준비해야 할 일이 있었다. 어제 작성했던 서류에 필요한 것이 남아있었다.아침을 간단히 먹고 은행에 가서 잔고증명서를 발급받은 뒤 곧장 집으로 돌아와 방에서 서류를 계속 채워 넣었다.그렇게 한참을 적다 보니 어느덧 오후가 되었지만 그녀는 아직 다 끝내지 못했다.‘지체할 시간이 없어. 공항에 가야 해.’결국 남은 서류를 전부 챙겨 길에서 마저 작성하기로 했다.진경숙이 그녀가 캐리어를 끌고 나오는 걸 보고 눈을 크게 떴다. 평소엔 집 밖에 잘 나가지도 않는 사람이 캐리어를 끌고 있다니?“학교 기념행사예요. 이틀이면 돌아올 거니까 남편한테는 말하지 마세요, 걱정할까 봐요.”“아, 네.”진경숙은 고개를 끄덕였다.강지연은 택시를 불러 곧장 공항으로 향했다. 밤늦게 수도에 도착한 그녀는 먼저 조 선생님께 도착했다는 문자를 보내고 다음 날 비자센터에서 보자고 한 뒤 바로 호텔로 이동했다.호텔에 도착하자마자 쉬지도 않고 노트북을 열어 서류 작성에 다시 집중했다. 새벽 세 시가 되어서야 겨우 모든 서류를 마치고 학교로 이메일을 보낼 수 있었다.그녀는 알람을 맞추고 그대로 잠들었다.잠이 부족했지만 다음 날 아침 그녀의 상태는 이상하리만큼 좋았고 하나도 피곤하지 않았다.북쪽 도시는 날씨가 맑았다.남쪽처럼 비가 질척거리게 내리지도 않았다.차 안에서 창밖을 바라보는 순간, 다섯 해 만에 마주하는 이 거리 풍경이 마치 꿈처럼 아련하게 가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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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화

그녀는 전화를 받지 않고 후배들의 안내를 받으며 조민서 옆에 자리를 잡았다.아무도 그녀의 다리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마치 보지 못한 것처럼.하지만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무용수 다리에 문제가 있다는 건 얼마나 눈에 띄는 일인지. 분명 조민서가 후배들에게 미리 말해두었을 것이다.어찌 됐든 이 작은 대기실에서 그녀는 지난 5년간 받아본 적 없는 가장 따뜻한 배려를 낯선 사람들에게서 받고 있었다.가방 속 휴대폰은 계속 진동했지만 그녀는 아예 전원을 꺼버리고 선생님, 후배들과의 대화에 집중했다.장시범도 와 있었다.강지연은 은근히 놀랐다.‘해성 가무단의 수석 아니었던가? 어째서 여기 있는 거지?’조민서가 웃으며 설명했다.“이번 공연은 여러 가무단이 함께 연출하는 거야. 단체마다 맡은 작품이 있어.”장시범이 그녀를 향해 미소를 건네자 그녀도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로 답했다.비자 절차는 금방 끝났고 사람들은 하나둘 먼저 나갔다.강지연과 조민서가 마지막이었다. 절차가 끝나고 밖으로 나오자 강지연은 미리 준비해 온 돈을 조민서에게 송금했다. 그러면서 학교나 이번 순회공연 위원회에 전달해달라고 부탁했다.선생님이 그녀를 팀에 넣어준 건 순수한 배려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먹고 자고 이동하는 데까지 다른 사람에게 얹혀 갈 수는 없었다.그녀는 늘 스스로 해결하는 쪽을 택했다.조민서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넌 참, 이렇게까지 계산할 필요가 없는데.”다행히도 그녀는 돈을 받았다.“알겠어. 어떻게 정식 경비로 넣을 수 있는지 알아볼게.”그때 장시범이 그들을 불렀다.“조 선생님, 지연 선배.”돌아보니 그가 차에 기대어 두 사람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다.조민서는 강지연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을 이었다.“지연아, 내가 해도 되는 말인지 모르겠는데...”“선생님, 말씀하세요.”강지연은 선생님이 자신을 생각하는 마음에 하는 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지연아, 혹시 네 다리, 다시 치료해 볼 생각은 없니?”강지연은 순간 얼어붙었다.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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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화

장시범은 차를 몰아 그녀를 데리고 오래된 골목 쪽으로 향했다.한의사는 골목 입구의 작은 한의원에서 진료를 보고 있었고 그 앞엔 이미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장시범은 그 줄을 보더니 강지연이 오래 서 있기 힘들까봐 걱정됐다.“제가 가서 줄 설게요. 선배 차례 되면 부를 테니까 차에서 기다려요.”강지연은 난처했다.“괜찮아요. 내가 하면 돼요.”장시범은 차를 길가에 세우고 내려가 줄을 섰다.강지연은 차에 혼자 남자 그제야 휴대폰을 꺼내 전원을 켰다.부재중 전화가 열 통 남짓이었는데 그중 여덟 통은 온하준, 두 통은 진경숙이 보낸 거였다.온하준은 어디냐고 메시지까지 보냈다.‘이하나랑 출장 간 거 아니었나? 그 와중에 나한테 연락을 왜 한 거지?’그녀는 먼저 진경숙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가 연결되자마자 진경숙은 숨도 고르지 않고 다급하게 말했다.“대표님께서 사모님 찾으셨어요. 전 잘 모르겠다고 말씀드렸어요.”“네, 알았어요. 고마워요, 아주머니.”전화를 끊자마자 또 다른 전화가 걸려 왔다.온하준이었다.“지금 어디야? 전화는 왜 이렇게 안 받아? 휴대폰은 왜 꺼져 있고.”목소리만 들어도 화가 났다는 걸 알 수 있었다.“무슨 일이야?”“지금 경적 소리 들리는데, 집 아니지?”그는 의심스러운 투로 물었다.“맞아. 잠깐 바람 좀 쐬러 나왔어. 무슨 일 있어?”“없어. 끊자.”그는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렸다.강지연은 휴대폰을 가방에 넣고 줄 서 있는 쪽을 바라봤다. 장시범은 간호사 복을 입은 여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손에는 휴대폰이 들려 있는데 대기 번호를 확인하는 듯했다.곧 간호사가 고개를 끄덕였고 장시범이 곧바로 이쪽으로 걸어왔다.“온라인 예약 순서대로 보는 거라네요.”장시범이 차 문을 열며 말했다.“우리 번호가 앞이라 다음이면 바로 진료 볼 수 있어요.”강지연은 서둘러 차에서 내렸다.“아까 줄 서 있는 분들한테 물어보니까 여기선 별별 진료를 다 본대요. 하지만 정형외과 쪽을 유독 잘 보신대요.”장시범이 덧붙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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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화

골목 반대편에서 성큼성큼 걸어오는 사람은 다름 아닌 온하준이었다.“무슨 일이야?”온하준은 주변엔 눈길도 주지 않은 채 곧장 이하나에게 다가갔고 얼굴에는 진심 어린 걱정이 가득했다.이하나는 입술을 삐죽 내밀며 그의 팔에 매달려 투정 부렸다.“하준아, 여기 사람들이 우리가 외지인이라고 막 무시해! 비어 있는 번호라길래 열 배 주고 사겠다는데도 절대 안 된대! 너무한 거 아니야?”온하준은 그녀의 어깨를 다독이며 달랬다.“괜찮아. 내가 얘기해 볼게.”이하나는 더 크게 소리치며 몸을 비틀었다.“난 오늘 이 진료소 뒤에 있는 번호 전부 다 살 거야! 외지인이라고 아무나 무시하는 거 아니라고 알려줘야지! 하준아, 나 아까도 말했잖아. 이 줄 서 있는 사람들...”그녀는 줄 전체를 손가락으로 훑으며 말했다.“한 사람당 200만 원씩 줘! 전부 돌아가라고 하고 오늘은 우리가 통째로 빌리자!”그 말을 들은 온하준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는데 눈빛은 완전히 사랑으로 가득했다.그 모습을 보자 강지연은 헛웃음만 새어 나왔다.저런 황당한 요구를 듣고도 이하나가 귀엽게 보이는 걸까? 대체 어디가?하지만 온하준은 그런 투정이 잘 먹히는지 이하나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웃음을 터뜨렸다.“식당 통째로 빌리는 건 들어봤어도 병원 통째로 빌리는 건 처음인데, 좀 불길하지 않아?”채 1분도 안 되는 짧은 순간에 온하준은 이하나를 보고 두 번이나 웃었다. 그리고 그 웃음은 진심에서 우러나온 것이었다.강지연은 그제야 깨달았다. 사랑하는 것과 사랑하지 않는 것의 차이가 얼마나 뚜렷한지.강지연의 시선은 이하나의 머리카락을 쓸어내린 온하준의 손에 멈췄다.그 손은 예전에 그녀의 머리를 아무렇지도 않게 쓰다듬었고 어깨를 감싸안아 주기도 했으며 때로는 누구보다 따뜻하게 품어주기도 했었다.그 기억이 스치자마자 설명할 수 없는 불쾌감이 묵직한 파도처럼 가슴속에서 일렁였다.하지만 그토록 애정을 독차지하고 있으면서도 이하나는 여전히 만족하지 못했다. 그녀는 그의 소매를 붙잡고 흔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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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화

그가 화를 내도 강지연은 조금도 두렵지 않았다.장시범이 반사적으로 그녀를 막으려 하자 온하준이 버럭 소리쳤다.“거기 서 있지 말고 이리 와!”강지연은 고개를 들었다.이제 곧 그녀 차례인데 왜 안 가겠는가. 그녀는 온하준 앞까지 다가가 미묘하게 웃으며 말했다.“이 번호, 내 거야. 다리 보러 왔는데 다른 사람한테 대신 줄 거야?”다리라는 말에 온하준의 안색이 순식간에 시커멓게 변했다. 그 단어는 그의 치명적인 약점이자 그들 결혼의 금기였다.“하준아...”이하나가 그의 소매를 붙잡았다.온하준이 간신히 숨을 고르며 낮게 말했다.“하나야.”“하준아, 나 안 봐도 돼. 괜찮아. 지연 씨 먼저 보게 해. 우리 이미 지연 씨한테 너무 많은 걸 빚졌잖아.”이하나는 전과 달리 한결 부드럽고 온순한 표정으로 말하며 눈시울까지 그럴듯하게 붉혔다.“하나야, 미안해.”이하나는 고개를 저으며 부드럽게 웃었다.“괜찮아. 나 말고 누가 너 이해해 주겠어?”그녀는 온하준의 팔을 살짝 잡아 문가에서 한걸음 물러섰다.그리고 강지연에게 온화하게 말했다.“지연 씨, 들어가요. 난 다음에 올게요.”강지연은 그 말을 듣는 순간, 이 싸움은 결과가 어떻든 결국 자신이 진 것 같다고 느꼈다. 만약 진료 순서를 양보했다면 당연히 진 것이겠지만 지금 이렇게 자리를 지켰는데도 이상하게 여전히 진 기분이었다.하지만 이기고 지는 게 다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선배, 같이 들어가요.”장시범이 빠르게 다가와 그녀의 팔을 붙잡았다. 그는 그녀가 덜 절뚝거리도록 부축하며 진료실 안으로 함께 걸어갔다.강지연은 굳이 뿌리치지 않았다. 괜히 감정이 치밀어 올라 온하준과 이하나 앞에서 더 초라해질까 두려웠다.그때, 뒤쪽에서 이하나가 간호사와 얘기하는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려왔다.“간호사님, 저도 번호 하나 잡을 수 있을까요? 어느 날이 비어요?”“어디가 불편하세요?”간호사가 물었다.“음, 제가 임신이 잘 안돼서요...”그 말이 떨어지는 순간, 장시범이 붙잡고 있었는데도 강지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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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화

“온하준, 체면 지키고 싶으면 나가.”강지연의 단호한 말에 온하준은 더는 억지로 버티지 않았다.“진료 끝나면 보자.”그렇게 말한 그는 결국 조용히 문을 나섰다.진료를 본 의사는 나이가 지긋했다. 강지연이 증상을 설명하자 그는 그녀의 다리를 아주 꼼꼼히 살폈다. 그는 시간이 너무 오래 지나 회복을 장담할 수는 없지만 시도해 볼 수는 있다고 했다.그는 회복 프로그램을 하나 짜주었고 그중엔 매일 침을 맞아야 한다는 항목도 있었다.하지만 그건 강지연에게 현실적으로 무리였다. 그녀가 해성에 산다고 하자 의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침 치료는 문제없습니다. 내 제자가 해성에 있어요. 그 친구에게 맡기면 됩니다. 다만 마음의 준비는 하셔야 해요. 다시 춤을 출 수 있을지 그건 확신 못 합니다.”“네, 알고 있어요. 감사합니다.”애초에 다리에 큰 기대를 걸지 않았기에 충격도 크지 않았다.의사는 일단 침을 한 번 놓아보고 이렇게 덧붙였다.“지금은 수도에 계시니 사흘 정도 여기서 더 맞고 가세요. 상태를 좀 더 지켜보는 게 좋습니다.”하지만 그녀는 내일 해성으로 돌아가야 했다.잠시 고민하던 강지연은 어차피 온하준에게 수도에 온 걸 들킨 마당에 굳이 서둘 필요도 없다고 여겼다. 결국 항공권을 모레 오후로 변경했다.“선배.”진료실을 나오자마자 장시범이 조심스레 물었다.“학교, 오랜만에 가보고 싶지 않아요?”“좋아요.”장시범은 기뻐하며 그녀를 차로 안내했다.밖으로 나와 보니 온하준은 이미 사라졌는데 이하나와 선물이라도 고르러 간 듯했다.차에 오른 강지연은 장시범과 함께 대학으로 향했다.익숙한 강의실, 기숙사, 연습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깊은 감회가 들었다.대학 4년은 그녀 인생에서 가장 찬란했던 시간이었다. 하지만 그 찬란함은 5년 전 여름에 그대로 멈추고 말았다. 되돌아볼 용기조차 없을 만큼 아프게.“요즘 성과 발표전 해요. 조 선생님도 전시관에 계실 텐데, 잠깐 만날래요?”장시범의 안내에 따라 둘은 전시관으로 향했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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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화

예전엔 그녀는 거의 외출하지 않았었다.필요한 옷이 많지 않았기에 대부분은 온하준의 옷을 고르고 주문하는데 시간을 썼다.그 사실이 문득 서글퍼졌다. 강지연은 씁쓸하게 웃으며 매장 직원에게 여자 예복으로 부탁했다.그제야 직원은 연신 사과하며 여성용 신상품 사진들을 다시 보내왔다.그녀는 연한 살굿빛 드레스를 하나 고르고 편한 플랫슈즈와 작은 클러치백까지 골라 결제했다. 그리고 호텔로 배송해 달라고 요청을 마쳤다.옷을 고르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온하준의 전화가 걸려 왔다.강지연은 그의 이름이 뜬 화면을 보는 순간, 깊은 피로감이 몰려와 아예 전화를 끊고 번호까지 차단했다.한 시간쯤 지나 드레스가 도착했는데 입어보니 생각보다 잘 어울렸다.그녀는 곧바로 샤워를 하고 침대에 누웠다. 노트북은 가져오지 않았지만 잠들기 직전 그녀는 마음속으로 조용히 중얼거렸다.‘온하준과의 이별, D-22. 오늘 차단 완료. 세상이 조용해짐.’다음 날은 D-21.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강지연은 학교에서 온 메일을 확인했고 기쁘게도 비자 회신이 도착해 있었다. 이제 유학 비자를 신청할 수 있게 된 것이다.다만 이쪽 공연 투어 비자가 아직 내려오지 않아 비자 일정은 며칠 뒤로 잡고 해성에서 예약하는 걸로 계획을 바꿨다.‘돌아가서 준비할 시간도 생길 거야.’오늘은 장 여사의 가족 파티가 열리는 날이었다. 장시범도 분명 바쁠 테니 그녀는 혼자 치료를 받으러 갔고 장시범에게는 이미 맞고 돌아왔다고 둘러댔다. 연회장에서 보자며 굳이 데리러 오지 말라는 말도 여러 번 당부했다.오후 호텔로 돌아온 그녀는 잠시 눈을 붙였고 깨어나자마자 곧장 연회 준비에 들어갔다.화장과 헤어는 직접 해도 충분했다. 간단한 화장품이라도 가져왔기에 참 다행이었다. 메이크업을 마치고 드레스로 갈아입는 순간, 장시범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선배, 데리러 갈게요.”강지연은 그를 번거롭게 하고 싶지 않아 둘러댔다.“나 이미 나왔어요. 도착하면 전화할 테니까 행사장 앞에서 기다려줘요.”그렇게 말하고 클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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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화

보아하니 김도윤은 이제 강지연을 정말로 미워하게 된 모양이었다. 예전엔 그저 온하준에게 어울리지 않는 여자라 생각했지만 오 대표와의 협력 사업이 무산되면서 그 분노가 구체적인 원한이 되어버린 듯했다.그녀로서는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사업이 틀어진 걸 왜 그녀 탓으로 돌리는 걸까? 두 사람이 가짜 부부인 척하자고 한 것도 온하준의 제안인데.“지연 씨, 그만 돌아가요. 정씨 가문 파티는 초청제로 진행돼요. 우리 모두 초청장이 있지만 지연 씨는 없잖아요. 괜히 하준이한테 폐 끼치지 마요.”“지연 씨가 들어가려면 하준이가 일일이 지연 씨 신분을 설명해야 하고 혹시라도 사람들이 못 믿겠다고 버티면 입구에서 소란이라도 날 거 아니에요. 그러면 하준이 체면이 뭐가 되겠어요?”이하나는 온하준을 위한다는 듯한 태도로 간절하게 말했다.김도윤의 말투는 한층 더 날카로워졌다.“이 여자는 그냥 하준이한테 버림받을까 봐 무서운 거야. 하준이가 수도 올라오니까 덩달아 따라오고 연회에 오니까 또 따라오고. 하준이 발목 잡은 지가 벌써 5년이야. 본인 입장, 본인 체면만 챙기고 하준이가 죽든 말든 상관도 하지 않지.”“도윤아, 지연 씨한테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이하나는 여전히 친절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나, 지연 씨 마음 충분히 이해해. 하준이가 없으면 어떻게 살아가겠어? 하준이를 붙잡는 게 아마 지연 씨 인생에서 마지막 희망일 거야. 생각하면 참 안쓰럽지...”김도윤은 싸늘하게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하나야, 넌 그래서 늘 당하는 거야. 너무 착한 거지.”그때, 뒤에서 묵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무슨 얘기 하고 있었어?”온하준이었다.강지연은 계단 두 칸 위에 서 있었지만 온하준은 베이지색 드레스를 입은 여자가 자기 아내라는 걸 모른 채 곧장 이하나 쪽으로 향했다.그때 김도윤과 이하나가 같은 방향을 보고 있는 걸 보자 비로소 고개를 돌렸다.“...강지연?”순간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곧 차분한 얼굴로 돌아왔다.“여기까지 왔으면 말이라도 해주지 그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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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화

“강지연!”온하준이 그녀를 불렀다.장시범 여동생은 온하준과 그 일행을 몰랐기에 강지연에게 물었다.“언니, 아는 분들이세요?”강지연은 온하준을 보고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잘은 몰라요.”‘당신들이 원하는 대로 나는 멀리 떨어져 있을게. 절대 피해 주지 않을 테니까 안심해.’“아, 그럼 우리 가요.”그녀는 뒤돌아서서 온하준 일행에게 밝게 웃으며 말했다.“안녕히 계세요, 나중에 안에서 봐요.”장시범의 여동생은 다가가기 쉬운 성격이었다. 입장하기 전, 강지연은 그녀의 이름이 장시연이라는 걸 알게 됐다. 어머니를 닮아 춤을 좋아하고, 어릴 적엔 어머니 손을 잡고 그녀의 공연을 본 기억도 있다고 했다.언니가 하나 있는데 이름은 정시안이고, 언니는 아버지 성을, 자신과 오빠는 어머니 성을 따른다는 것까지 술술 털어놓았다.내부로 들어가고 나서야 친구가 부르는 바람에 자리를 떴지만 아니었으면 장시연은 강지연 옆에 붙어 끝없이 수다를 떨었을 것이다.그럼에도 친구에게는 이렇게 말했다.“나 오늘은 지연 언니랑 있을 거야. 너희랑은 안 놀아.”강지연은 미안한 마음에 장시연에게 혼자 있어도 괜찮으니 얼른 가보라고 했다. 장시범도 고개를 끄덕이며 같은 말을 하자 장시연은 다시 오겠다는 약속을 남기고 친구들에게 달려갔다.“우리 동생은 어릴 때부터 예쁨 많이 받고 자라서 성격이 좀 활발하고 말이 좀 많아요.”장시범이 웃으며 그녀를 자리로 안내했다.“정말 귀엽네요.”강지연은 진심으로 천진하고 생기 넘치는 장시연이 마음에 들었다.장시범이 다시 웃으며 말했다.“선배, 잠깐만 앉아 있어요. 마실 것 좀 가져올게요. 주스 괜찮죠?”“네, 고마워요.”강지연은 고개를 끄덕였다.그가 자리를 비우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온하준 일행이 들어왔다.정확히 말하면 선두에 선 온하준이 곧장 그녀를 향해 걸어왔고 뒤의 두 사람은 어쩔 수 없이 뒤따르는 모양이었다.그는 그녀 앞에 서자마자 따졌다.“강지연, 대체 뭐 하자는 거야?”“무슨 말이야?”강지연은 의자에 앉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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