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현주는 이메일을 열자마자 두 장의 사진을 확인했고 양시연은 연이어 몇 장의 사진을 더 보냈다.
사진을 찍는 양시연의 동작이 반복될 때마다 소현주의 온몸은 마치 얼어붙은 듯 굳어버렸다.
“말도 안 돼.”
소현주는 고개를 저으며 믿을 수 없다는 듯 양시연을 바라보았다. 그러다 갑자기 웃음을 터뜨리며 외쳤다.
“이 이메일 양시연 씨가 일부러 나를 괴롭히려고 다른 사람한테서 얻은 거죠?”
소현주는 자신과 대화를 나눈 사람 그리고 연정훈의 질문에 답한 사람이 누구든지 간에 절대 양시연일 리 없었다고 생각했다.
양시연은 소현주의 반응을 예상이라도 했던 듯 잔잔히 웃으며 손으로 배를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소현주 씨뿐만 아니라 나도 믿기 어려운 일이에요.”
“가식 떨지 마요.”
소현주는 그녀의 말을 끊고 억눌린 감정을 더는 참지 못한 듯 떨리는 목소리로 외쳤다.
“양시연 씨일 리가 없어요. 절대로 그럴 리가 없어요.”
그녀의 단호한 부정 속에는 절망과 무너진 감정이 고스란히 드러났고 양시연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연정훈 씨는 아직 몰라요.”
소현주의 눈빛이 흔들렸고 양시연은 덤덤하게 말을 이었다.
“하지만 곧 알게 될 거예요.”
양시연은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연정훈 씨와 진심으로 소통했던 사람은 나였고 결국 정훈 씨가 사랑하고 곁에 남길 선택한 사람도 나예요. 소현주 씨의 의심은 틀리지 않았어요. 사실 나에겐 이메일을 살 능력도 있지만 진짜인지 가짜인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내가 말하면 연정훈 씨는 무조건 믿을 테니까요.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정훈 씨는 나라는 걸 알았을 때 기꺼이 믿으려고 할 거예요. 정훈 씨가 얼마나 놀라고 기뻐할지 전 이미 상상이 가거든요.”
“닥쳐!”
소현주는 비명을 내지르며 소리쳤다. 헝클어진 머리카락이 그녀의 혼란을 그대로 드러냈고 행동은 이미 통제 불능 상태였다.
방 안을 서성이며 옷과 머리를 마구잡이로 잡아 뜯던 소현주는 기진맥진한 끝에 침대에 주저앉아 울음을 터뜨렸다. 소란이 커지자 간호사가 문을 두드렸다.
양시연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