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오늘은 토요일이라 윤이는 유치원이 아닌 집에 있었다.
“엄마, 나 윤이 데리고 놀이터로 가서 놀고 올게요.”
탁유미가 김수영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러지 말고 집에서 좀 쉬어.”
김수영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탁유미는 평소 일 때문에 항상 늦게 잤기에 김수영은 늘 그런 딸을 대신에 오전이면 자신이 윤이를 데리고 나가 놀았다.
“괜찮아요. 윤이랑 같이 있고 싶어서 그래요.”
탁유미는 지금 1분 1초가 아쉬웠다.
이에 감수영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그럼 점심 맛있게 해놓을 테니까 늦지 않게 돌아와. 네가 좋아하는 거로 해둘게.”
“네.”
탁유미는 옅게 미소를 지으며 윤이를 데리고 밖으로 향했다.
주말이라 그런지 놀이터에는 아이들 데리고 놀러 나온 사람들이 무척이나 많았다.
평소 윤이는 놀이터에 도착하면 항상 또래 아이와 함께 신나게 같이 놀았다. 하지만 오늘은 어쩐 일인지 친구가 먼저 다가오는데도 고개를 푹 숙인 채 고민이 많은 얼굴로 탁유미의 옆에 앉아 움직이려 하지 않았다.
“윤이 왜 그래? 왜 친구랑 안 놀아?”
탁유미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엄마는... 나쁜 사람이 아니에요. 그렇죠?”
윤이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결국에는 그녀를 향해 이 질문을 던졌다.
어제 룸에서 들었던 말로 여태 혼란스러운 모양이었다.
이제 고작 4살이라고는 하나 나쁜 것과 좋은 것 정도는 윤이도 알아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아이는 꽤 예민한 구석이 있었기에 분위기만 봐도 심상치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탁유미는 아이와 눈을 맞추며 말했다.
“응, 엄마는 나쁜 사람이 아니야.”
그녀는 아이의 얼굴을 조목조목 훑어보았다.
윤이는 이경빈을 많이 닮았지만 영롱한 두 눈과 웃을 때의 느낌은 그녀 판박이였다.
다만 근 몇 년간 탁유미는 먹고 사는데 바빠 좀처럼 웃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윤이만큼은 앞으로 많이 웃기를 바라며 자신 때문에 슬퍼하거나 움츠러들지는 않기를 바라고 있었다.
“엄마 말 기억해. 엄마는 그 누구도 해한 적이 없어.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