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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2화

Author: 유진
사진을 한 장 옆으로 넘기자 이번에는 그녀를 포함한 세 사람의 사진이 보였다.

윤이는 놀이공원에서 돌아온 뒤로 시간이 날 때마다 탁유미의 휴대폰을 들고 세 사람이 함께 찍은 사진을 바라보았다.

사진을 보는 아이의 얼굴에는 정말 세상을 다 가진 듯한 웃음이 걸려 있었다.

그 모습에 탁유미는 사진을 지우려다가도 결국 다시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탁유미는 시선을 내려 회전목마를 타고 있는 세 사람의 사진을 바라보았다.

윤이는 활짝 웃고 있었고 그녀는 안전바를 꼭 잡은 채 무언가를 참는 듯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

얼굴이 하얗게 질린 것으로 보아 당시 통증이 일었던 게 분명해 보였다.

그리고 이경빈은 고개를 돌린 채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마 두 사람의 관계를 모르는 사람이 봤으면 그녀를 걱정해서 보고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실상은 증오해 마지않는 관계인데 말이다.

두 사람은 같은 회전목마를 타고 상당히 가까운 거리에 있었지만 마음의 거리는 하늘과 땅처럼 멀었다.

이대로 이경빈과는 죽을 때까지 평생 다시는 보지 않기를 그녀는 진심으로 바랐다.

하지만 그 생각을 하자마자 윤이가 큰소리로 누군가를 불렀다.

“아빠!”

그 목소리에 탁유미가 고개를 들어보니 윤이가 활짝 웃으며 이경빈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이 보였다.

이경빈이 왜 여기에 있는 거지?

탁유미는 이쪽으로 걸어오는 이경빈을 의아하게 바라보았다.

이경빈은 윤이가 코앞까지 다가왔는데도 눈길 한번 주지 않았고 발걸음을 멈추지 않은 채 계속해서 성큼성큼 걸어왔다.

얼음장 같은 그의 얼굴에 탁유미는 순간 불안감이 밀려왔다.

아니나 다를까 이경빈은 탁유미의 바로 앞에 서더니 차갑기 그지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 당장 나랑 같이 병원으로 가. 가서 수진이한테 사과해. 수진이가 너 때문에 또 유산을 해버렸어. 3개월 된 아이가 그렇게 또다시 수진이 뱃속에서 사라졌다고!”

탁유미는 그 말에 미간을 찌푸렸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공수진은 또다시 같은 판을 짰다.

공수진은 이번에도 또다시 탁유미를 가해자로 만들려고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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