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은 양측의 최고 강자들뿐 아니라, 다른 전장들에서도 이미 결과가 굳어져 가고 있었다.
이원의 신뢰받던 직원들 역시 모두 심각한 부상을 입은 상태였다. 이씨 가문의 경호원들도 더더욱 상대가 되지 못했고, 저택 곳곳에 쓰러져 생사를 알 수 없는 이들로 가득했다.
고씨 가문의 강자들 역시 호씨 가문 강자들에게 압도당하며 전투를 이어갔지만, 이미 두 명은 완전히 전투력을 잃고 쓰러진 상태였다.
오늘 이곳에 모인 손님들, 이원의 삼촌들을 비롯한 이씨 가문의 인물들은 공포에 질린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몇몇은 저택 뒤뜰로 몰래 물러나 도망칠 기회를 엿보았다. 그 누구도 복수심에 불타는 호동욱이 미쳐 날뛰어 이씨 저택을 피로 물들일지 예측할 수 없었다.
그 순간, 저택 안쪽에 앉아있던 남미숙은 창밖의 위태로운 상황을 바라보며 조롱 섞인 미소를 지었다. 남미숙의 눈에는 어딘가 만족스러운 기운이 감돌았다.
“하하하하. 천수, 지현, 지금 이 꼴을 보라고! 이게 다 윤도훈이라는 놈이 이씨 가문에 가져온 재앙이잖아! 이제야 좀 후회돼? 결국 내가 옳았어! 내가 맞았다고! 난 평생을 살 만큼 살았고, 이젠 지쳤어. 하지만 오늘 너희가 윤도훈 때문에 자멸하는 꼴을 본다면 난 그걸로 충분히 보람차! 꼴 좋다. 정말 잘됐네! 하하하하하!”
남미숙은 정신 병원에서 머물며 이미 마음이 완전히 뒤틀려 버린 듯했다. 아니, 어쩌면 원래부터 극도로 이기적이고 편협한 인물이었을지도 몰랐다.
지금 이 순간, 호씨 가문 강자들이 이천수와 서지현을 죽이려 하고, 이씨 가문 전체를 몰살시킬 수도 있는 상황에서도 남미숙은 비웃음과 광기 어린 웃음을 터뜨렸다.
퍽-
“으아악!”
갑작스러운 충격음과 함께 이원이 땅에 쓰러졌다. 그는 입에서 내장이 섞인 피를 한가득 토하며, 몸속 장기들이 거의 망가졌음을 느꼈다. 죽음의 그림자가 코끝까지 다가오는 듯한 느낌이 이원의 온몸을 엄습했다.
그렇게 쓰러진 이원은 거의 움직일 수 없는 상태로, 마치 이미 죽은 사람처럼 땅에 누워 있었다.
한편, 그 모습을 본 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