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윤아는 꿈에서 깜짝 놀라 깨어났고, 권재민도 갑작스러운 그녀의 움직임에 눈을 떴다. 그는 윤아의 이마를 만지며 안심시키려 했지만, 윤아의 머리와 몸은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그러자 깜짝 놀란 재민은 급히 침대 옆 램프를 켜고 윤아에게 무슨 일인지 물었다.
윤아는 깨어났지만, 여전히 그 끔찍한 꿈에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
눈동자에 초점이 없자 재민은 인중을 꼬집어 그녀를 현실로 끌어내려 했고, 윤아는 약간의 고통을 느끼며 정신을 차렸다.
윤아가 정신을 차리고 나서는, 두려움에 떨며 재민의 팔을 꼭 잡고 울음을 터뜨렸다. 재민은 윤아를 안고는 달래주며 조금씩 진정시켜 주었다. 그리고 윤아는 자신이 꾼 끔찍한 꿈을 재민에게 들려주었다.
“재민 씨, 나 아까 되게 무서운 꿈을 꿨어. 얼굴을 가린 사람이 나를 잡아가서 엄청 좁은 방에 가뒀어.”
“방 안에는 달라 침대 하나였고 랜턴도 없이 엄청 작은 창문 하나밖에 없었어. 문도 못 찾아서 살려달라고 그렇게 소리 질렀는데 그 누구도 도와주지 않았어.”
“그러다가 기절을 해서 다시 깨어났을 땐 병원 침대에 누워있었는데 두손 두발이 다 묶여 있었어.”
“그리고 어떤 여자애가 들어왔는데, 온몸이 기계에 묶여 있는 게 죽은 사람 같았어.”
“소리를 질렀는데 목소리가 안 나오고, 눈은 거즈로 가려져서 얼굴을 볼 수조차도 없었어.”
“그 여자애를 잘 고정하고는 의사가 내 곁으로 왔어. 얼굴을 꽁꽁 가렸는데 약간 먹이를 바라보는 늑대의 눈빛이었어.”
“그리고는 내 배를 가르더니 우리 아기를 꺼냈어. 엄청 조그맣고 핏덩이 같은 그런 애를 한쪽으로 버리더니 내 피를 뽑기 시작했어.”
“내 피가 그 여자애한테 수혈한 것 같은데 난 점점 죽어가는 모습이어서 엄청 놀라서 깼어. 근데 모든 게 너무 생생해.”
윤아는 이야기를 하다가 다시 울음을 터뜨렸고, 재민은 윤아의 눈물을 닦아주며 말했다.
“그건 그저 꿈일 뿐이지 현실이 아니야. 나는 너를 무슨 짓을 해서든 지킬 거야. 그 누구든 너에게 손대면, 내가 죽여버릴 거야.”
재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