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아는 처음에는 김지민과 몇 가지 업무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그녀는 회사에 새로 와서 여러 절차에 익숙하지 않다며 지민에게 조언을 구하는 핑계로 그에게 접근했다.
며칠이 지나자 두 사람은 친해졌고, 사적으로 함께 커피를 마시며 클래식한 프로젝트 협업에 대해 분석하고 공부했다. 지민은 능력 있고 학구열이 높은 승아에게 호감을 가졌다.
승아와 지민이 사례를 분석할 때, 지민은 승아의 분석이 정확하고 독특하다고 느꼈다. 그녀가 자신에게 능숙하지 않다고 말한 것과는 전혀 다르게 말이었다. 그러자 지민이 농담하듯 말했다.
“승아 씨는 이 분야에 정통한 것 같아요. 내가 가르칠 필요도 없을 것 같은데?”
승아는 전문적인 것에 대해 열정을 가지고 있어서, 지민이 농담할 때, 잠시 당황했지만 애써 침착하게 말했다.
“농담도 참. 지민 씨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에요. 저는 어젯밤에 미리 공부한 거예요. 그렇지 않았다면 절대 이해할 수 없었을 거예요.”
지민은 승아가 겸손하다는 것을 알고 웃으면서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한편 승아는 지민이 더 이상 말하지 않자 그가 자신을 의심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저에게 알려주고 싶지 않으신가요? 권은우 사장님이 저에게 모르는 것이 있으면 언제든지 여러분께 물어보라고 하셨어요.”
지민은 승아의 다정한 목소리를 듣고 마음이 사르르 녹아내렸다.
“아뇨, 그럴 리가요. 무슨 문제든지 물어보세요.”
“정말요?”
승아는 놀란 척했지만, 그건 지민에게 무엇이든 물어볼 수 있기 때문이 아니라 그의 컴퓨터에 접근할 기회가 생겼기 때문이었다.
그날, 승아는 특별히 어려운 전문적인 문제를 골라 지민에게 질문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민은 컴퓨터에서 자료를 찾아봐야 했다.
지민의 컴퓨터에는 프로젝트의 기밀 파일이 모두 들어 있었다. 그리고 그는 평소 다른 컴퓨터를 사용했기 때문에 굳이 이 컴퓨터를 켤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오늘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는 컴퓨터를 켜야만 했다.
그러자 지민은 미안한 표정으로 승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