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자식, 빨리 왔네. 내 사람은?”
아귀가 어두운 표정으로 따져 물었다.
서강빈은 두 손을 호주머니 안에 넣고 덤덤한 표정으로 그에게 걸어갔다. 서강빈은 룸 안의 부하들을 쭉 둘러보며 그들의 위치와 그들이 이용할 수 있는 무기들을 파악한 뒤, 아귀의 앞에 다리를 꼬고 앉았다. 그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
“묶어뒀는데.”
“팍.”
아귀는 화가 난 듯 테이블을 힘껏 내리치며 소리쳤다.
“이 자식, 감히 내 사람을 건드려? 네가 누구든 오늘 밤엔 절대 이곳에서 살아 나갈 수 없을 거야.”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옆에 있던 7, 8명의 부하들이 흉악한 표정을 지으며 살기등등하게 서강빈을 에워쌌다. 그들은 허리춤에서 서늘한 빛을 번뜩이는 비수를 꺼냈다.
서강빈은 두려워하는 기색은 전혀 없이 자신의 잔에 술을 따랐다. 그는 술을 한 모금 마시며 반문했다.
“아귀라고 했지? 우리 사이에 원한 같은 건 없을 텐데. 내 추측이 맞다면 당신 뒤에 다른 사람이 있지? 기회를 한 번 줄게. 얘기해, 누군지. 그러면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그냥 떠날게.”
“하하하!”
아귀는 그 말을 듣더니 고개를 젖히며 크게 웃었다. 그는 같잖다는 표정으로 웃으며 말했다.
“이 자식, 내가 잘못 들은 건 아니지? 내게 기회를 준다고?”
“여기가 어딘지 알아? 여긴 팰리스야, 내 구역이라고. 널 죽이고 아무 데나 묻어도 아무도 몰라.”
서강빈은 들고 있던 잔을 흔들거리면서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그 말은 이 기회를 소중히 여기지 않겠다는 거지?”
“탕.”
아귀는 테이블 위 술병을 들어 올린 뒤 그것을 바닥에 힘껏 내던지면서 버럭 소리를 질렀다.
“빌어먹을 놈, 내 구역에 와서 큰소리를 쳐? 내가 송주에서 그동안 헛짓거리나 한 줄 알아?”
“저놈을 족쳐! 저놈이 무릎 꿇고 나랑 얘기하게 만들어.”
아귀가 화를 냈다.
그와 이렇게 건방진 말을 한 사람은 없었다.
‘죽으려고!’
그 순간 7, 8명의 부하들이 비수를 들고 흉악한 표정으로 서강빈을 향해 돌진했다.
서강빈은 주위를 둘러보며 중얼거렸다.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