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시연은 아빠가 왔다는 말을 듣자 눈이 밝아져 뒤도 안 돌아보고 야 노인을 따라갔다. "할아버지, 저희 빨리 나가요. 아빠 얼굴 봐야죠."
"사연아, 아빠..." 야영은 뒤에서 그녀를 불렀다. 하지만 두 사람은 이미 나가고 '쿵'하고 문 닫는 소리만 들리고 그녀만 여기에 갇혔다.
야영은 힘 없이 털썩 자리에 앉았다. 바닥으로 떨어지자 많은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야 노인과 여시연은 아직 미련이 많이 남았다.
시연이의 피로 하서관을 키우는 건 시연이의 몸을 해하는 짓이 아닌가?
지금 시연이는 이미 벼랑 끝까지 밀어져 무슨 일이 생기면 절대 도망갈 수 없다. 과연 이게 시연이에게 좋은 거일까?
아니다.
화서주의 군왕이든 야 노인이든 시연이를 위해 생각하지 않았다. 다들 시연이를 하서관을 복수하기 위한 바둑이라 생각한다.
웃긴 건 시연이는 이 점을 눈치 채지 못했다. 그리고 이 엄마는 그녀에게 버림을 받아 무슨 말을 해도 시연이는 듣지 않을 것이다.
야영은 이 모든 것이 하서관을 향한 것이다. 설마, 그 신비로운 화서주의 군왕도 임수정과 연관이 있는 것인가?
임수정!
또 임수정!
......
육한정은 걸어 나오자 앞에서 고귀한 실루엣의 남자가 보였다. 여군목이다.
여군목은 육한정을 바라보고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여군목은 대략 짐작이 갔다. "시연이와 결혼할 건가요?"
육한정의 잘생긴 얼굴은 차가워졌다. "저에게 다른 선택지가 있나요?"
여군목,"그럼 서관이 잘 보살펴요. 서관이의 성격은 말 안 해도 알죠? 정의를 위하여 깨끗이 죽을망정, 너절하게 살지는 않는 애니까."
육한정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때 방탄 성능을 탑재한 고급 외제차가 그들의 앞에서 멈췄다. 그리고 훈련이 된 검은색 옷을 입은 남자들이 줄줄이 나와 공손하게 양 옆으로 지키고 있다. 마지막 리무진이 천천히 다가와 중간에 멈췄다.
이렇게 큰 소란을 피워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여군목과 육한정도 눈길이 갔다. 그들은 검은색 옷의 남자들을 훎어보자 은퇴를 한 고용병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