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림이 이렇게 쉬운 문제조차 풀지 못하는 걸 보자 최국환은 순간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둘째 아들은 원해부터 몸이 약했고 공부에서도 뛰어난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내 생각을 고쳐먹었다.
‘몸이 약하니 학업에 쏟을 수 있는 에너지가 부족한 거겠지.’
그렇게 스스로 납득한 후 차분하게 문제를 설명해 주기 시작했다.
설명이 끝나자마자 최동림은 금세 깨달은 듯한 표정을 짓더니 환하게 웃었다.
“이제 알겠어요! 아빠, 감사합니다.”
사실 그는 이 문제를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엄마가 그랬다. 이렇게 하면 아빠와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거라고.
최국환은 한 번만 듣고도 문제를 이해하는 아들이 기특해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
“앞으로 모르는 문제 있으면 언제든 아빠한테 물어보렴.”
“네!”
최동림은 얌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한편, 설윤은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다.
문을 닫자마자 불을 켜기도 전에 갑자기 누군가가 그녀를 강하게 벽으로 밀쳤다.
순간적으로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놀라 비명을 지르려던 찰나 거친 손이 빠르게 그녀의 입을 틀어막았다.
딸깍.
문이 잠기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곧 천장의 조명이 켜지며 은은한 불빛이 방 안을 환히 밝혔다.
설윤은 순간적으로 눈을 가늘게 뜨고 빛에 적응하려 애썼다.
그리고 마침애 눈앞의 인물을 또렷이 마주했다.
최동철.
그는 문 앞에 서서 한쪽 손으로 그녀를 벽에 가둔 채 싸늘한 시선으로 내려다보고 있었다.
“뭐야? 한 달 만에 봤다고 날 못 알아보는 거야?”
낮고 서늘한 목소리.
“설마요.”
설윤은 그의 손을 가볍게 치우고 여전히 평정심을 유지한 채 나지막이 되물었다.
“그런데 이렇게 늦은 밤에 무슨 일이신데요. 최 대표님?”
최동철은 비릿한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는 아무 말 없이 그녀를 가만히 응시했다.
탐색하는 듯한 어딘가 날카로운 시선.
설윤은 속으로 한숨을 삼켰다.
어쩐지 불안했다.
그녀는 눈길을 피하며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