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철의 입술이 설윤의 쇄골을 스쳤다.
“아무도 모를 거야.”
“그만해요. 저... 임신 중이에요. 안 돼요.”
“알아.”
“회장님은 최동림 공부 봐주시러 가셨으니까 곧 돌아오실 거예요.”
“아버지는 오늘 서재에서 밤새 일할 거야.”
“그렇다고 해도... 당신이 계속 방에 없으면 이상하게 생각할 수도 있어요.”
“문 잠갔어. 그리고 다들 내가 방해받기 싫어하는 거 알잖아.”
“그럼 어떻게 나왔어요?”
“테라스로.”
설윤은 가만히 눈을 감았다가 한숨을 내쉬었다.
결국 조용히 말했다.
“흔적 남기지 않게 조심해요.”
“응.”
잠시 후, 최동철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설윤은 입술을 꼭 다문 채 빠르게 손을 닦아내고 일어났다.
그녀는 서둘러 창문과 테라스 문을 열어 공기를 환기시켰다.
찬 공기가 얼굴을 스치자 정신이 맑아지는 것 같았다.
옷을 단정히 여민 최동철이 테라스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간다.”
“잠깐만요.”
설윤이 그의 팔을 잡았다.
최동철이 걸음을 멈추고 의아한 눈빛으로 돌아봤다.
그 순간, 설윤은 커다란 종이티슈 덩어리를 그의 주머니에 밀어 넣었다.
최동철은 잠시 말을 잃었다.
“이건 당신 거예요. 가져가세요. 회장님이 보면 제가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최동철은 말없이 그녀를 내려다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설윤은 그가 창문을 넘어 테라스로 이동하는 걸 지켜봤다.
본가의 방들은 각자 테라스를 가지고 있었고 서로 멀지 않은 거리였다.
최동철의 방은 설윤의 방 바로 옆은 아니었지만 중간에 빈 객실 하나만 두고 가까운 편이었다.
그는 방으로 돌아가기 전 가볍게 손을 흔들어 보였다.
설윤은 곧장 방을 점검했다.
이상한 흔적은 없는지, 냄새가 남아 있지 않은지.
모든 걸 확인한 뒤에야 깊은 숨을 내쉬었다.
한편, 최동철은 방으로 돌아오자마자 종이티슈를 쓰레기통에 던지고 책상 앞으로 갔다.
“똑똑.”
컴퓨터를 켜고 일을 시작하려던 순간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최동철은